원래 이 포스팅 제목은 '도서정가제 단상'.. 뭐 이런 거였다.

 

그런데 이젠 '알라딘 지지'로 제목을 바꾸었다.

 

한기호 소장의 글 <70여 출판사, 이미 줄줄이 알라딘과 거래 정지 결정>을 본 후에 말이다.

 

한기호 소장이 출판분야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은 알고 있었고, 그가 쓴 모든 글을 본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공감을 해왔었다.

 

하지만, 그가 출판사들에게 알라딘의 응징을 권하는 것을 보고, 말문이 막혔다.

 

출판사들끼리 담합하여 응징을 하려 한다 해도 한기호 소장은 막아야 할 장본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알라딘 뒤에는 여전히 책을 보고, 즐기고, 사랑하는 고객이 있다. 동네 서점, 지역 서점을 즐겨 가는 고객이 있듯이, 알라딘에서만 주로 구매하는 고객이 있고, 또 알라딘 자체만의 커뮤니티가 있다.

 

그런데, 알라딘을 응징하자고? 그래 응징하는 출판사 숫자가 10개에서 70여개로 늘어가니 기분이 좋은가? 좋겠지.

 

내가 알라딘을 두둔하는 이유는 다른 이유가 아니다.

 

알라딘은 최소한의 공론으로 만들어 놓았다. yes24'YES 블로그' 메인 화면 속 검색창에 '도서정가제'를 치니 역시 관련 글들이 쭈루룩 나온다. 그런데 날짜가 2007, 2008년 심지어 20042005년이 제일 먼저 뜬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yes24 검색 체계가 아주 x신이든지, 아니면 그쪽 커뮤니티는 이런 이야기 자체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다른 커뮤니티 사람들이 알라딘에 들어와 반대 혹은 찬성에 의견 개진을 했기 때문에 그럴수도 있다. 온라인 서점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원래 여러 서점 ID를 가지고 있으니까

 

알라딘 응징의 첫 번째 이유는 크게 소비자를 호도했다는 것이다. 고객들이 바본가? 당연히 다수는 도서정가제 반대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그렇다면 2007년 도서정가제 개정할 때, 사람들이 찬성해서 개정한 것인가? 당시 내 관점에서 보면, 도서정가제 이야기가 오가더니 어느 순간 개정되었다는 어렴풋한 느낌만을 가지고 있다. 또 알라딘만의 입장을 이야기했다는 점도 들 수 있겠다. 그들은 출판 생태계라는 거국적인 이야기를 하는것과는 달리 알라딘은 자신의 이야기만 했다는 것. 이게 괘씸하게 작용했었을 것이다.

 

두번째 이유는 직접 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알라딘 중고샵 때문이라는 생각도 든다. 중고샵 자체가 없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대대적으로 그리고 소비자가 피부에 느낄 정도로 편리하게 조성되기는 아마 처음이었으리라. 그래서 알라딘이 눈에 가시겠지. 내가 생각하기에 중고샵에 대한 이 감정을 그대로 알라딘에 퍼부은 꼴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단편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요구하는 법은 얼마나 단순할까. 이게 내 의견이다.

 

알라딘이 초기 그런식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출판계는 분명 아쉬워할 일이지, 비분강개할 필요가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떤 이들은 역지사지로 생각해서 작은 출판사나 중소서점 입장에서 생각하라 하지만, 역시나 역지사지로 생각해보면 알라딘은 그들의 의견 표명을 자신의 입장속에서 적절히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오히려 출판계가 이번 도서정가제 관련하여 책을 사랑하는 고객들에게 머리숙여가며 자신들의 의견을 밝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출판업과 관련하여 발생한 수많은 불법들은 누가 저질렀는가? 바로 출판계 그들 자신이 아닌가. 온라인 서점이 홍보비 대라하면 홍보비 대주고, 자신들의 책 베스트 셀러로 올리기 위해 사재기 하고, 질 낮은 책 찍어내고, 작가와 번역가의 지적노동의 가치를 떨어뜨려 그들의 노동을 쥐어짜고 등등.. 모두 모든이 아닌 일부 출판계가 가담을 하긴 했지만,  여러 곳에서 터진 일부의 비리를 일부라고 할 수 있나, 결국 그들 자신이 한 짓거리이지. 결국 그들이 자정노력을 위해 소비자들에게 단합된 행동을 보인적이 있었나? 최소한 나는 모르겠다. 기억에 없다.

 

그들은 알라딘을 제재하기 앞서 오픈마켓에 대한 제재를 가했어야 한다. 내가 봤을때 오픈마켓은 굉장히 위험스러운 이벤트를 많이 했었다. 일단 1만에 10, 1만에 3.. 뭐 이런 것들 말이지. 도서와 관련하여 오픈마켓은 저그의 스풀이다. 어쨌든 나는 오픈마켓에 대한 제재가 없었다는 것. 그리고 그러한 불량 생태계가 나오도록 방치했다는 점에서 출판계는 이미 망할 징조를 보였다고 생각한다. 알라딘에 대한 보인 단합을 오픈마켓에서 진즉 보였어야 한다.

 

최소한 출판계는 자신들의 예측실패와 출판 생태계의 무심한 방치 그로인한 출판 네트워크 고갈에 대해 고객들에게 사죄하고 이번 한번만 기회를 달라며 애걸했어야 옳다. 그런데 이것은 뭐, 완전히 뒤바꼈다.

 

도서정가제에 대한 이야기들이 조용한 것은 의외로 관련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도서정가제에서 오로지 가격만을 가지고 얘기한다. 당연히 맞는 말이긴 한데, 가격이야기가 나오고 뒤에 이어서 나와야 할 이야기들이 없다. 가격 다음에 나오는 것이 근거 없는 낙관주의에 대한 이야기 뿐이다. 누구말대로 도서정가제 홍보를 무슨 만병통치약 선전하듯이 한다. 그 뒤에 파생될 결과들에 대한 예측은 없고 그냥 단순한 기대뿐이다.

 

도서정가제가 되면 출판사들의 재고 처리는 기존과 비교하여 어떤 식으로 되어질 거라든지, 아니면 재고와 관련 출판사들의 위험부담은 얼마나 증가하고 어떤식으로 상쇄시키려는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없고, 중고책과 엮어진 부분은 어떻게 기대가 되고, 어떤 것은 특별히 신경써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없고, 전차책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도 없고, 좀 더 싼 문고판이 나온다거나 이 문고판의 역할을 전자책이 떠맡을 거라는 것이라는 얘기도 없고, 도서정가제가 안착되면 중소서점은 어떤 식으로 판로를 개척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없고, 중소서점이 가지고 있는 취약성, 그러니까 베스트셀러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든지 뭐 암튼 이런 얘기도 없고, 문제집과 참고서에 대한 가격책정에 대한 이야기도 없고 암튼 이런 이야기 하나도 없다. 이런 정보를 조사하기는 했는지, 아니면 조사했지만 공개는 못하는지 이런 얘기도 없다. 설마 이런 얘기가 사람들에게 알릴 필요가 없다는 것은 아니겠지? 사람들이 요즘 관심있어라 하는 시사적인 이슈에 비하면 이것은 세세한 정보는 없고, 그냥 근거 없는 낙관주의 하나로 퉁쳐버린다.

 

제일 웃긴 것은 '도서정가제'에 대한 정확한 배경에 대한 설명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유럽쪽, 특히 프랑스와 스웨덴이 대표적으로 도서정가제를 시행 한다고 그러는데, 나는 이게 궁금한 것이다. 우리가 하려는 것처럼 10%의 할인은 유예를 둔 것인지, 아니면 어느정도까지 할인을 허용하는지, 이것도 아니면 할인이 정말로 없는 것인지, 또 정말 2~3년 구간의 값을 그대로 제 가격대로 팔고 있는 것인지. 뭐 이런 정보들이 나오지도 않고 그냥 유럽쪽(비영어권)은 도서정가제를 시행하는 선진국가들이 있다는 것으로 퉁쳐버리고.


한기호 소장의 글을 보면, 온라인 서점의 경우 무식한 책팔이처럼 묘사하는 부분도 있다. 그러니까 책문화를 선도하고 개선하기는 커녕 책만 팔려고 한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정말 그런가? 만약 온라인 서점이 없어진다면, 이처럼 다양한 책이야기를 어디서 들을 수 있다는 말이지? 물론 한기호 소장의 말에 따르면, 서점 주인, 도서관 사서가 이 기능을 맡을 것이라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앞서 말했지만, 이런 것은 온라인 서점을 욕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를 무시하는 것이다. 나는 어떤 전문적인 사서보다 독자들의 이야기가 더 좋다. 나 자신도 물론 리뷰나 책 얘기를 많이 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내가 읽은 책들, 나는 과학 서적에 관심이 많으므로 내가 알고 있는 것이라든지, 정보의 소스를 통해 이야기하려고 노력은 한다. 많이 몰라서 그렇지. 생각은 꽤 하고 있다.


특히 소설이나 영화 이런 것들과 과학을 접목시키고도 싶고, 과학 이론 하나가지고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배워서 짧게나마 글도 쓰고 싶기도 하다. 그런데 동네 서점이나 지역 서점이 마련한 문화 공간을 통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고? 나는 지역 문화 공간이 필요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이런 다양한 얘기들이 온라인 서점의 공간, 그리고 인터넷 공간을 통해 흘러나오며, 이것은 책과는 별도로 또 우리에게 소중한 정보이고 자산인 것이다.


그런데 서점들이 온라인 서점을 압박한다. 공론화 시켰다는 죄로. 물론 그들의 입장에서는 잘못된 정보로 고객들을 호도했다는 것이 크겠지만, 당신들은 얼마나 정보를 풀어놨느냐고...


나는 정말 앞서 10개 출판사 리스트를 알고 싶기도 하고, 한기호 소장은 70여개의 출판사로 확대되었다는데, 그 출판사들의 리스트도 알고 싶다. 


강유원 박사가 일부 대형 출판사들을 비판하고, 또 번역가나 일부 저자를 거론하며 그런 몹쓸 출판사들과 계약 맺는 것을 통탄하던데(물론 이분의 통탄은 욕....), 당시 나는 너무 오버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강유원 박사의 이런 것을 100% 옳다고 보지는 않지만, 이번 기회로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아무튼, 출판사들에게 무서운 것은 책을 안사주는 것도 무섭겠지만, 리뷰나 페이퍼에서 언급하는 것처럼, 관련 출판사 책들을 될 수 있으면 얘기 안하는 것 또한 무서울 것이다(강유원 박사의 경우 좋지 않게 생각하는 출판사에서 괜찮은 책이 나온 경우 어떻게 하냐는 물음에, 몰래 산다고 답했다. 그리고 아무에게도 말안한다고 그랬지.ㅋㅋ). 책은 몰래 보고 재밌어도 리뷰나 페이퍼 쓰지 말자..!!


내가 이 글을 쓴 이유는 도서정가제라기 보다는 알라딘을 응징하자는 것 때문에 그렇다. 나는 '도서정가제' 찬성한다. 그 이유는 '도서정가제'가 되고 난 후, 어떻게 출판관련 사항들이 바뀌는지 알고 싶기 때문이다. 가령 우리 동네 동네 서점이 생길까? 사람들은 책은 많이 사게 될까? 그 반대일까? 아니면 지금 수준일까? 전자책 값은 어떻게 될까? 저질 책들은 사라질까? 뭐 등등 궁금하다. 정말 아름다운 세상이 되는지 궁금. 그래서 찬성한다.


물론 본심은 도서정가제에 너무 매몰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가령 신간은 10% 할인 허용, 구간은 1년 6개월에서 2년으로 늘리고 최대 30%할인까지...아니...인심썼다..25% 할인... 쿠폰은 없애든지 말든지 신경 안쓰고.. 뭐 이런 정도면 나로서는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왜 이리 완전도서정가제에서 '완전'에 너무나 매몰되는지..


참... 한가지 더... 그런데 서점가면 재밌나요? 서점에서 30분 이상 못있겠던데..길어야 1시간이고.. 그냥 책표지만 보든가..대충 책 페이지 넘기고 마는데... 도서관은 일단 책 등에 적힌 제목 읽어가는 것도 좋다. 뭔 책 읽을까. 고를까 하다보면 1시간도 후딱 지나가고. 도서관좀 어떻게 살려줘요... 책 값 올라서 그나마 삐질 삐질 들어오는 신간, 이젠 한 두 방울씩 들어오겠네... 


ps. 


너무나 잡설이 길었다... 수정은 나중에... 일단 올려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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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크 2013-01-25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판계가 알라딘에 책 공급 중지 한다는 의미는 --> '알라딘 이용하는 이 알라디너 x신들아'... 하고 말하는 것과 같다..

하이드 2013-01-26 0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기호 소장의 버럭질을 보면, 진짜 황당합니다. 그 분의 글을 찾아 읽지는 않아도 많이 읽어왔는데, 이번에 알라딘에 별 험악한 말 다 쏟아내는거 보고 진짜 질렸습니다.

저역시 반대 출판사 10개도 알고 싶고, 70개 출판사라고 하는데 그 출판사 이름도 다 알고 싶습니다. 나름 찾아봤는데, 창비,마음산책,돌배게,산지니. 정도밖에 안 나오네요. 전 이 출판사들 불매할겁니다.

쿼크 2013-01-25 22:08   좋아요 0 | URL
저도 한기호 소장 애를 쓰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번 대응 과정은 전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저같은 도서정가제 '찬성'론자도 고개를 절로 저으니까요. 한기호 소장의 글을 읽으면..이 모든 것의 원죄는 '인터넷'이죠. 뭐 저는 그렇게 느껴지더군요.

저로서는 불매하고 싶지만, 혹 몰래 사게 될까봐..불매라고 딱 말하기는 뭐하지만 충동구매로 이 출판사들 책 사지는 않으려구요. 대신 리뷰나 페이퍼는 정말 쓰고 싶지 않은데... 제가 1년에 몇 편 쓰지 않는 관계로 저의 경우엔 굉장히 영향력이 없을듯.. 어쨌든..이번 출판계의 대응과정은 자신들 잘못을 다른 곳으로 시선 유도하는 것이라는 생각도 많이 듭니다. 출판계 살려달라고, 한 번만 기회 달라고, 이런 절절한 성명은 없는지...

yes24가서 그쪽 사람들은 뭐라고 생각하나 읽어보고 싶어 클릭하고 읽었는데 내용이 이상해서 보니 2007년글....뜨악 했죠.. 저는 알라디너분들이 찬성이든 반대든 상관 없이 이번 출판계 집단 행동에 대해서 정말 무겁게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글 남겨주서셔 감사합니다.

기억의집 2013-01-25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은 책방은 90년 이후부터 서서히 사라지던 추세였던 것 같아요. 유브갓메일이란 영화가 99년도 영화였는데, 맥라이언이 운영하던 어린이책방이 대형서점때문에 망한 것으로 설정된 것을 보면. 온라인 서점때문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저도 도서정가제 찬성이든 반대든 의미가 없는 사람이에요. 저같은 경우는 구간 잘 안 사거든요. 구매 내역보면 90%이상이 신간이에요. 그러니 도서정가제가 저한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미국 아마존의 경우 신간이라도 일년정도 지나면 30,40% 할인이 가능한 것 같아요. 반면에 유럽아마존 찾아보면 도서정가제라 할인율은 없고 구간도 제값 받는 것 같습니다. 제가 그쪽 언어를 몰라 구간책 찾기가 힘들더라구요. 일본아마존도 도서정가제 지키고 있고요. 그런데 도서정가제 앞세운 나라라도 출판업계가 호황인 곳 어디에도 없는 것 같아요. 다들 죽겠다는 소리만 해댈 뿐. 결국 도서정가제가 출판산업을 동네서점을 부흥시킨다는 미래예측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책이 사양산업이니깐요. 책말고도 세상이 재미난 거 투성인데 진득히 앉아 누가 책을 읽겠어요. 게다가 거의 모든 유럽 아마존이 킨들에 열 올립니다. 전자책이 대세인 거죠. 전자책은 출판의 유통구조를 뒤집을 수 있는 매체거든요. 일단 운송비가 안 드니깐요. 유통구조를 압축할 수 있는 킨들에, 전자책에 열 올린다고 봐요. 도서정가제, 혓물 켜는 게 아닌 가 싶습니다.

저는 서점 좋아하는데요~ 한달에 한번은 가는 것 같아요^^

쿼크 2013-01-25 23:32   좋아요 0 | URL
저도 유브갓메일 너무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너무 좋아해서 비디오로 사서 몇 번이나 봤는지 몰라요. 특히 맥라이언이 가을 아침 뉴욕 거리를 거닐며 출근하는 모습. 그때 나오는 크렌베리스의 'Dreams'를 정말 좋아했지요. 저도 작은 책방 좋아해요. 특히 어렸을 때는 잡지 나올 때가 되면 뻔질나게 들락거렸지요. 정말 잡지 살때는 대형 서점보다 작은 서점이 더 좋았어요.

저는 신간보다도 구간을 정말 좋아한답니다. 특히 도서관에서 원하는 구간이 있을 때, 심지어 그런 책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제가 알고 싶어하는 내용이 들어있는 구간을 발견했을 때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지요. 너무 좋아서 이 책 신청자는 누굴까. 감사하는 마음도 가집니다(정말임. 그런 책이 한 두권 있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제 지역 도서관에 책 신청할 때는 제가 원하는 것 뿐만 아니라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좋은 책들 혹은 소수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들을 꼭 신청합니다(특히 과학분야..이게 의외로 중요하더라구요..과학분야는 제가 신경써서 신청합니다..).

도서정가제의 경우 약간만 (물론 구간..) 할인폭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뭐 출판계에서 저같은 사람만 있으면 장사는 안되겠지요. 저는 그냥 개인적 호기심이 생기더군요. 도서정가제가 어떻게 사회를 변화시킬지. 사회까지는 멀더라도 최소한 출판계(서점과 도서관, 그리고 독자 포함)는 어떻게 바뀔지 기대보다는 궁금하더라구요. 그래서 찬성한거죠.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그리고 외국 사례 알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정말 할인율이 없는 곳도 있군요. 저도 아마존에 자주 들어가는데(이 경우엔 신간 구경..), 항상 표지가 새롭게 바뀌든지, 출판사가 바뀌든지 하여 구간 자체라는 개념을 들이밀기가 좀 어려운 경우가 많더라구요. 같은 책들인데 개정을 자주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표지도 다양하구요. 어쨌든 외국은 어떤지 알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도 한 달에 한 번은 서점 가는데 왠지 갈때마다 그냥 쑥 한번 훑어보고만 오는 것 같아요. 앞으로는 좀 찬찬히 보고 와야겠어요...

긴 댓글 감사드립니다. ^^

Kitty 2013-01-26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댓글 보다가 한 가지 말씀드리고 갑니다.
미국은 신간, 구간을 막론하고 할인 제한이 전혀 없습니다.
오프라인에서도 신간 (하드커버 포함) 베스트셀러는 거의 30% 정도 할인해서 팝니다.
서점 유료 멤버십 가지고 있으면 40% 정도까지 할인 더 해주기도 하고요.
서점에 들어가서 제일 좋은 매대에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30% 이상씩 할인해서 파는 책은 대부분 신간 베스트셀러입니다.
베스트셀러 할인이 아닌, 일반 책의 경우에도 서점 할인쿠폰 10-15%를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고요.
아마존 신간 가격은 보통 이 오프라인 할인 가격보다 약간 더 쌉니다. 40% 전후 수준.

쿼크 2013-01-26 00:23   좋아요 0 | URL
미국 아마존 제한 없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상당히 싸게 파는 군요. 그만큼 지역 제한이 철저한 이유도 알겠습니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전자책 리더기가 많이 보급되면, 국내 시장은 아직 작기는 하지만 아마존과 같은 외국서점과도 경쟁이 생길 듯 싶어요. 킨들로 외국서적 보시는 분들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니까요. 참고로 제가 자주 가는 전자책 카페에서는 아마존이 국내에 들어와 다 쓸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사람도 제법 있더군요. 지지부진한 이북시장에 짜증난다 이거죠.

유럽 시장이 궁금해지는군요. 그곳은 어떻게 가격 방어를 하고 활로를 넓히고 있는지 어떤지가요.

어쨌든.. 댓글 감사드립니다.

목숨은단수란걸명심해! 2013-01-26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기억으론 한기호 소장의 소장 바로 직전의 전직이 창작과비평사 영업상무로 알고 있습니다.
당연히 출판사의 입장에 서서 발언하는게 그의 역할 아니겠습니까.
일반독자들이라면 책값이 인상되는 것에 반대하듯이, 한기호소장은 출판사 이익에 목매는게 자연스런 현상이겠죠.
그러니까 출판계 대변인격인 그의 말에 더 이상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쿼크 2013-01-26 16:44   좋아요 0 | URL
그렇죠.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겠죠. 그래도 한기호 소장의 독자에 대한 인식이 이렇더라고 한번쯤 말할 필요도 있을 것 같아 글 한번 적어봤습니다...방문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습관의 힘 - 반복되는 행동이 만드는 극적인 변화
찰스 두히그 지음, 강주헌 옮김 / 갤리온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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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창시절, 영어 공부할 때 특이하다 싶은 단어들이 몇 개 있었다. 그 단어들 중 하나가 ‘locomotive’였다. 알다시피, 우리말로는 ‘기관차’라 한다. 단순히 기차를 가리키는 단어인 ‘train’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꽤 어렵게(?) 느껴지는 단어이다. 뭐랄까 물체가 가리키는 생김새와 그 지칭 단어 사이의 연관이 쉽지 않다고나 할까. 왠지 추상적인 단어를 가리키는 것 같지만 확실한 물건을 가리킨다. (이와 비슷한 종류로서 ‘vehicle’이라는 단어도 나에게는 낯선 단어였다) 하여튼 이 ‘로코모티브’라는 단어 속에는 위치라는 의미가 들어있고, 또 동기[혹은 자극]이라는 의미도 들어있다.

 

습관의 고리

 

찰스 두히그는 베스트 셀러 『습관의 힘』에서 습관은 ‘신호 - 반복된 행동 - 보상’이라는 3단계의 고리를 통해 이루어져 있다고 언급한다. 책을 읽어나가며 기관차가 떠오르는 이유는 저자가 언급한 습관의 단계와 앞서 말했던 기관차라는 단어의 속뜻이 상응하는데 있을 듯싶다. 자극이라는 것을 곧 뇌의 신호로 대치하고, 위치라는 속뜻은 행동의 결과로 대치하면 이게 곧 습관의 고리와 다를 바 없다. 더 중요한 것은, (습관을 개조하기 위해) 반복 행동과 보상을 찾아내면, 남은 문제는 습관의 신호를 찾아내는 것이다.(p.385) 라고 언급한 대목에서이다. 개인의 습관을 바꾸기 위해서는 단순히 의지를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뇌가 반복적 행동 패턴을 묶어놓은 꾸러미를 풀어놓기 직전의 신호를 알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뇌 또한 경제적 이득을 취한다. 매번 하는 행동을 매번 다량의 자원을 소비하여, 좀 더 긴 과정을 통해 해소시킬 필요는 없다. 매번 하는 행동이라면 그래서 예측 가능한 패턴으로 인지된다면 좀 더 적은 자원의 소비를 통해 행동으로 이끌어 낼 수 있다. 그러니까 습관을 바꾸려면 어떤 신호를 받게 되는지 알아야 한다. 기관차도 마찬가지다. 기관차는 꽤 많은 무동력 차량을 끌고 철로를 달리는데, 일단 철로를 달리면 어느 곳에서나 방향을 바꿀 수는 없고 철로를 변경해주는 신호 변환기가 있는 지점까지 가야 한다. 그곳에 다다르기 전까진 말하자면 아무 생각 없이 달리는 것이다.

 

씨앗 그리고 자각

 

2010년을 뜨겁게 달구었던 영화, <인셉션 Inception>이 떠오른다. 한 사람의 정신에 침투하여 본인도 모르게 현실 속에서 특정한 행동을 이끌어 낸다는 것이 이 영화의 줄기이다. 본인조차도 알 수 없어야 하므로, 의식의 영역보다 깊숙이 잠복해있는 무의식의 영역에서 현실에서 행동으로 싹트게 할 특정한 씨앗을 심어야 한다. 즉 현실에서 내비칠 반응을 무의식 속에서 조절하여 밖으로 이끌어내는 것이다. 영화는 이렇게 개인의 무의식 속에 박혀있는 파편화된 데이터를 가지고 예측화한 패턴으로 바꾸려고 노력한다. 이렇게 ‘자각’을 바꾸려 하는 것을 보면 이 ‘자각’이라는 경계가 우리가 알고 있는 만큼 견고하지 못하다는 의미일 수 있다.

 

그렇다면 자각이란 무엇일까? 자각은 한 마디로 깨어 있다는 것이다. 깨어 있는 것만으로 끝이 아니라 깨어 있으면서 시간과 공간에 자리 잡고 있는 다양한 상수와 변수를 인지한다는 의미이다. 즉 변수와 상수가 주변에 놓여있는 상황이 바로 환경이고 나 자신이 어떤 환경 속에 놓여 있는지를 인식하는 것, 이게 자각인 것이다. 여기서 결정이란 것과 계획이라는 것이 생긴다. 물론 부산물로서는 습관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어쨌든 자각은 현재의 나를 만들어낸다. 경험과 배움이 쌓여 하나의 인격체로써 개인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런 개인들이 모여 공동체를 만든 것 이것이 사회이다. 사회는 한마디로 깨어있는 자각들이 얽혀 있는 네트워크다.

 

찰스 두히그의 『습관의 힘』이 단지 개인의 습관이라는 영역에서 머물렀다면 이런저런 자기계발서에 머무르고 말았을 것이다. 부록으로 뇌에 좋은 영양소나 음식이라도 소개했다면 더욱 정형화되어 있는 자기계발서쯤으로 치부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좀 더 앞으로 나아갔다.

 

만약 자각하지 못하는 상태, 그러니까 무의식의 상태에 있는 개인이 사회에 영향을 끼친다면 어떻게 될까? 이렇게 쓰니 무슨 좀비가 창궐하며 휩쓸고 다니는 골목이 생각날 법도 하지만, 말 그대로 개인의 무의식이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얘기를 하고자 함이다. 이 부분이 개인의 습관과 사회의 관습이 교묘히 얽혀있는 부분이다.

 

몽유병이 심한 환자가 자고 있는 상황에서 살인을 저지르면 그에게 살인죄를 물을 수 있을까? 책에서도 한 예로 등장하지만, 이 살인자는 자고 있는 상황에서 역시나 옆에서 잠들어 있는 아내를 죽인다. 이 사람은 몽유병보다 더 독한 야경증을 가지고 있다. 이 사람은 자기의 의지가 발현되지 않았다. 그에게 어떤 죄를 물어야 할까? 이 경우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인지되는 범죄의 기본 요소를 가지고 있지 않은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그래서 결국 무죄를 선고받는다. 하지만 상처를 여전히 안고 있는 무죄이다. 개인으로선 그나마 무죄로 끝났지만, 사회의 경우 이 사건이 남긴 자취가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런 사건을 해석하고 사회적인 제도로 뭔가를 내놓아야 한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진화하고,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제는 우리의 무의식 상태에서 벌어지는 일들의 경우에도 대처할 수 있는 사회적 장치가 필요해진 것이다.

 

이 책은 금방 읽힌다. 재미도 있고, 지루하지도 않다. 하지만 쉽지만은 않다. 여러 분야를 넘나든다. 자기계발서 면모도 보이고, 사회과학 서적의 풍미도 얹어져 있고, 가장 중요한 것이 뇌과학 분야가 페이지 곳곳에 녹아있다.

 

자동행위(오토매티즘)

 

우리는 종종 무의식에서 행동을 취하고 있는 자신을 볼 수 있다. 가령 집 주변 골목길을 걸어가는데 다른 생각에 빠져있었기 때문인지, 집에 어떻게 왔는지 기억이 없는 것이다. 때로는 뒤에서 차가 빵빵거려서 의식이 돌아오는 것처럼 주위의 갑작스러운 변화로 멍함에서 깨어나든지 한다. 이런 상황을 영어로는 zone-out이라 한다. 우리말로는 그냥 멍한 상황이라는 뜻이다. 이 경우에도 사건은 여지없이 일어난다. 쭉 뻗어있는 고속도로 위를 대형 화물차가 지나가고 있는데, 이 길이 지루한지 화물차 운전사는 zone-out 현상에 빠져들었다. 이 경우 반복적으로 지나가는 나무라든지, 교통표지판 같은 것이, 앞서 말한 습관의 고리에서, 신호에 해당될 수 있다. 결국 이 신호를 뇌가 해석하여 무의식에서 동작하는 작은 꾸러미를 풀어 놓는다. 무의식이 지배하는 습관이 나와 기계적으로 운전대를 잡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운이 나빠 사고가 났고 애꿎은 두 명이 죽었다. 이 사람이 운전한 걸까? 운전하지 않은 걸까? 앞서 말했듯이 사회는 개인의 무의식이 낳은 비용도 치러야 한다. 참고로 무의식에서 하는 행동을 법적 용어로 오토매티즘(automatism)이라 한다. 우리말로는 자동행위, 혹은 자동행동이라고 하는데 이는 피고를 변론하는데 쓰인다고 한다. 어쨌든 뇌가 오류를 일으켜 발생한 사건을 가지고 정신적인 마음의 문제로 치부할 것인가? 아니면 물질인 뇌가 일으켰으니까 단순 물리적 문제로 다루는 것이 좋을까? 이런 사건 역시 고전적이며 복잡한 mind-body problem(마음-몸의 문제, 혹은 마음과 물질의 문제)을 껴안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논쟁으로 밤을 지새울 수 있는 ‘자유의지free will' 문제까지 파고들 수도 있다.

 

체크리스트

 

다시 본연의 자기계발서로 돌아와 보자. 무의식이 문제를 일으킨다면 대부분이 부정적인 문제와 연관이 깊지, 긍정적인 현상과 관계있지는 않다. 가령 몽유병에 걸려 돌아다니다 찰과상을 입을 확률이 크지, 책 보고 공부하며 지식을 습득할 경우의 수는 아예 없다. 또, 손톱을 물어뜯거나 코를 팔망정 그 시간에 훌륭한 인격을 키우는 것과 같은 습관은 없다. 다시 말해 우리는 습관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야 한다. 무의식에서 발현하는 습관과 절제되고 계획된 매우 의식적인 습관 두 가지로 말이다. 습관을 바꾸고 싶다고 말한다면 무의식의 습관에서 의식 속에서 관장할 수 있는 습관으로 변경함을 말할 것이다.

 

책에서 가끔 ‘체크리스트’를 언급한다. 그렇다. 우리가 의식의 세계에서 습관을 키우려면 훈련이 필요하고, 매우 인위적이 될 수밖에 없다. 그 하나의 대표적 방법이 바로 ‘체크리스트’를 만드는 것이다. 무의식의 신호를 뒤에서 자동차가 빵빵거리게 하는 인위적이고 의식적인 신호로 바꿔야 한다. 체크리스트는 사실 이 책의 범위를 넘어가는 내용이다. 왜냐하면, ‘체크리스트’란 것이 또 책 한 권 분량이다. 물론, 내용이 방대해서 책 한 권 분량이 되는 것이 아니라, 제목 자체가 체크리스트란 책이 한 권 있을 뿐이다.

 

찰스 두히그의 『습관의 힘』과 아툴 가완디의 『체크! 체크리스트』 두 권의 책을 놓고 비교해보면, 유사한 내용이 하나 나온다. 바로 병원 관련한 내용인데, 병원 자체가 가지고 있는 두통거리는 바로 의료사고 문제이다. 이 의료사고 문제를 각 책에서는 조직이 가지고 있는 병폐적인 습관(혹은 관습)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두 책에서 공통으로 말하는 것이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고 확인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위험(혹은 병폐적인 습관)을 제거하는 것이 체크리스트의 목적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체크리스트는 바로 위험 관리를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보이지 않는, 언제 어디서나 튀어나올 수 있는 문제를 관리의 영역으로 끄집어 들여와 위험도를 부여하고 그 위험성을 항시 자각하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 병원의 경우 체크리스트는 권위를 분산시켜 한 명의 책임자에게 몰려있는 권위를 낮추는데 그 의의가 있다. 중요한 점은 이 책임자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권위가 낮아진다고 해서, 그가 짊어진 책임의 수위마저 낮아진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권위자가 권위를 나눔으로써, 하급자도 평상시 발언권이 생겨 위험을 챙기는 인원이 많아짐을 의미한다. 물론 그렇게 했음에도 사건이 발생했다면, 책임은 여전히 상위 책임자가 그대로 짊어진다. 어쨌든, 체크리스트에 대해서는 길게 설명할 수는 없다. 별로 좋지 않은 글이지만, 예전에 내가 썼던 리뷰가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한 번쯤 읽어봐도 좋겠다. (『체크! 체크리스트』 리뷰 클릭!!)

 

다만, 체크리스트와 관련하여 일반적인 예 하나를 언급하고자 한다면, 바로 운전할 때이다. 어떤 운전자는 습관적으로 신호등이 노란불일 때 속력을 내서 교차로를 지나가는 버릇이 있다면, 이때 체크리스트에 이렇게 적는 것이다. 별거 아니다. “노란불일 때는 무조건 멈추자.”라고. 작은 것 같지만, 운전할 때 노란불을 보면 운전자의 뇌를 막 두드린다. 멈추라고. 바로 이게 작긴 하지만 체크리스트의 강점이다. 말 그대로 (습관의) 신호에 반응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의 불필요한 습관을 의식 속에서 건드려주는 것은 체크리스트만큼 좋은 게 없다. 또 하나 예를 들자면, 안전띠 메는 경우에도 이용할 수 있다. 습관이란 것이 사소한 거에서 굳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웃고 지날 일은 아니다. 메모와 비슷한 것 같지만, 몇 가지 단계를 집어넣을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선 매뉴얼처럼 사고 후의 응급방침에도 적용된다.

 

인셉션하기

 

인셉션이라는 단어도 상당히 어려운 단어이다. 사전적 의미는 ‘시초’, ‘발단’, ‘개시’라는 뜻인데, 영화에서는 두 가지의 의미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무의식에 씨앗을 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타인의 무의식에서 빠져나갈 때 필요한 ‘킥’의 개념이다. 습관을 바꾸기 위해서는 두 가지의 적절한 노력이 필요할 듯싶다. 전자인 무의식에 씨앗을 심는 것은 찰스 두히그의 『습관의 힘』에서 설명하는 습관의 고리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을 가리키며, 후자인 ‘킥’은 아툴 가완디의 『체크! 체크리스트』에서 말하는 체크리스트를 가리킨다. 슬쩍 지나갈 수 있는 것들을 뇌를 두들겨 진행 방향을 예전에 계획했던 방향으로 바꾸는 것 말이다. 먼저 내가 가지고 있는 습관이나 버릇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앞의 두 가지를 적절히 사용하여 긍정적인 방향으로 습관의 방향을 바꾸도록 노력해보자. 



PS.

* 이 책과 관련하여 엮어서 읽어볼 수 있는 책 몇 권 소개해본다.(클릭하면 책 정보 페이지로 이동)


1. '데이비드 이글먼'의 『인코그니토』 .

2. KBS 이영돈 PD가 제작한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묶어낸 『마음』 .

3. 스티븐 핑커의 책들 다수...

4. 그리고 『습관의 힘』에 후반부 쯤 소개되어 있는 '데이비드 포스터 윌리스'의 에세이 『이것은 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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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제가 추천한 책들은 아닙니다. 


먼저 얼마전에 아태이론물리센터에서 선정한 2012 과학서적들이 있죠. 


(소스는 이곳....)


2012 과학서적들의 리스트를 정리 겸해서 올려봅니다.


               
            




다음으로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 New Scientist에서 선정한 2012 올해의 과학서적 입니다.

(출처는 요기 --> http://www.newscientist.com/blogs/culturelab/2012/12/the-top-10-science-books-of-2012.html )


1. Sebastian Seung의 「Connectome입니다.


2. Caleb Scharf의 「Gravity's Engines」 입니다.  


3. Oliver Sacks의 「Hallucinations」 입니다.


4. Stephen Cave의 「Immortality」 입니다.


5. Aarathi Prasad의 「Like a Virgin」 입니다.


6. Charles Femyhough의 「Pieces of Light」 입니다.


7. George Church 와 Ed Regis의 「Regenesis」 입니다.


8. Dan Ariely의 「The (Honest) Truth About Dishonesty」 입니다.


9. John Coates의 「The Hour Between Dog and Wolf」 입니다.


10. Sean Carroll의 「The Particle at the End of the Universe」 입니다.


이상이네요~~


외국책의 경우 Connectome」과 「Gravity's Engines」, 「Pieces of Light」 그리고 「The Particle at the End of the Universe」를 읽고 싶네요..~~


커넥톰에 대해서는 2008년쯤 (찾아보니 2008년 1월) 아주 잠깐 이야기를 했었는데.. 관련 교양서적이 서서히 나오기 시작하는군요.


예전에 소설 '그렉 이건'의 「쿼런틴」을 읽는 도중, 기사(WIRED) 하나와 엮어서 잠깐 언급을 했었지요.  


예전 제가 쓴 글을 잠시 가져와보면...


이 학문은 뇌과학(neuro-science)과 네트워크(network)의 만남의 결정체이다. 뇌안의 모든 시냅스를 매핑시켜 회로도와 같은 '다이어그램 'diagram'을 통해 그 기능을 하나 하나 알아본다는 것이다. 이 다이어그램을 'connectome'으로 칭하고 있다. 위에 언급한 소설 『쿼런틴』의 '모드'기능은 뇌안의 시냅스의 자체적 재배선(rewiring)을 통한 강화 기술임을 볼때, 아직까지는 요원하지만 인간의 신경학적 질병의 요소를 파악하는데 좀 더 시간이 단축되어질 것 같다. 기사에서는 자폐나 정신분열증과 같은 쪽에 기여를 할 것으로 내다본다고 나와있다.

...

이 학문의 추구점은 뇌의 여러 신경 배선들의 결합에 의한 뇌기능 연구이다. 곧 이는 소설속에서 시냅스의 재배선에 따른 '모드'사용에 대한 언급으로 봤을때 'connectomics'가 그 토대이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러니까 '모드'라는 기술을 개발하여 사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뇌의 신경학적 회로에 대한 기능을 알아야 하며, 이를 임의로(물론 의미를 지닌 재배선이다) 경로를 바꿔줌으로써 인체는 그에 맞는 육체적, 정신적 강화 혹은 보완을 보인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쓰여 있군요..^^ (참고로 커넥톰을 다루는 학문이 커넥토믹스(connectomics).. 그러니까 우리말로는 '연결체학'쯤 됩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뉴런의 리와이어링(재배열)'이 될듯 싶어요. 잠깐 언급을 했지만 꺼져있는 뉴런에 불을 밝힘으로써 자폐나 정신분열을 미시적 수준에서 다룬다는 것은 그만큼 리스크가 크더라도 인류 과학사에 남을 획기적인 발자취라 생각됩니다. 당시에 이 기사를 읽고나서 한 친구에게 통신주에 관심 끄고 뇌과학쪽 주식을 사서 묻어두라고 얘기했었는데... 물론 20년쯤 묻어둬야한다고도 말을 했었죠.. 


참...「쿼런틴」은 그 후에 조금 읽다가 '앙상블'이 어쩌고 저쩌고 나오면서 내팽겨버렸습니다. 책이 음...어느정도 인내심을 요하는 책이라서요... 기회되면 다시 한번 도서관에서 빌려다가 읽어봐야겠네요.. 찾아보니 품절이더라구요... 


그나저나 올리버 색스는 꾸준히 책을 내놓는군요.. 놀랍...


***** 추가 (2014. 04. 21) *****

알라딘의 '미리보는 인문교양' 코너에서는 작년(2013) 상반기에 나온다고 했었는데.....커넥톰이 번역되어 나왔네요. 

조금 늦게 나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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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레 미제라블 (10권 한글+영문)
빅토르 위고 지음, 베스트트랜스 옮김 / 더클래식 / 2012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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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반값이어서 구매는 했지만(물론 전자책 얘기임..)...이거 너무 싸게 산거 아닌가 할 정도로 미안해지기는 처음. 다른 출판사 책들도 걱정도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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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19일은 나의 평행우주가 새로이 갈라져 나온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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