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설계
스티븐 호킹.레오나르드 믈로디노프 지음, 전대호 옮김 / 까치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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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이 필요한 사람은 사실 '스티븐 호킹'인지 모르겠다. 루게릭 병이라 부르는 '근 위축성 측색 경화증'을 앓고 있는 호킹은 어느 누구보다도 신의 손길이 필요하다. 그런데 반대로 뒤집어보면 이미 신의 손길이 호킹의 어깨위로 드리웠기에 굳은 상태의 몸과는 다르게 그의 뇌는 여전히 활발한 지적 활동을 벌이는지도 모를 일이다. 분명한 것은 호킹은 과학 기술의 도움으로 자신의 육체적 제약을 뛰어 넘었다는 사실이다. 그의 목소리는 비록 몸 밖에서 울리기는 하지만 기계의 도움을 받아 강연도 하곤 한다. 이번 신간을 통해 신이 필요없다고 주장한 그는 좀 더 냉정하게 자신과 세상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이 스친다.

  호킹은 책 첫머리에서 '철학은 이제 죽었다'라 고 못박는다. 엥? 철학이 죽었다고? 앞으론 생각할 필요 따위는 없는 건가? 글쎄. 얼핏 보면 호킹이 무리수를 두는 발언으로 오해할 수 있다. 과학과 인문학 사이에 선을 그어버리는 것 이상으로 벽돌을 올리고 그 사이를 시멘트로 발라버리는 것과 다르지 않게 여길 수 있다. 오해의 여지가 있음에도 왜 호킹은 철학은 죽었다고 언급했을까? 그것도 '이제'라는 부사를 집어넣은 이유는 뭘까?

모형 의존적 실제론

  철학은 사람들 머릿속을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생각, 사고, 느낌들을 거두어 언어라는 도구로 질서를 부여하는 학문이다. 이 생각 저 생각 비슷한 생각들끼리 묶어두고 못을 박는다. 못이 박힌 생각의 틀은 다른 생각의 틀과 대치하기도 하고 반대로 흡수하기도 한다. 결국, 이런 틀은 사고의 정형화 내지는 구체화이며 생각의 흐름에 대한 모델링 작업이다. 그런데 이 책「위대한 설계」전반을 관통하는 핵심은 바로 우주에 대한 모델링, 실재에 대한 모델링, 존재에 대한 모델링이다. 철학이든 과학이든 똑같은 모델링(구체화, 모형화)을 위한 학문인데 왜 유독 철학만 지워져야 할까?


  호킹은 '실재란 무엇인가'라는 장(
)에서 <모형 의존적 실재론>이라는 입장을 견지(堅持)한다. 그렇다면 <모형 의존적 실재론>이란 도대체 뭘까? 책을 읽어나가며 생각했던 것을 차근차근 풀어보고자 한다. 

  호킹은 우리 세계(우주)를 실재의 세계로 보고 있다. '호킹이 이 세계를 실재라고 생각한다고?' 당연한 것을 호킹은 왜 언급했을까? 당신도 나도 당연히 실재인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 세상이 실재인 것을 또 어떻게 알 수 있는가?'라는 물음이 뜬금없다 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확실히 대답할 만한 성질의 질문도 아니다. 보통 우리가 관습적으로 하는 행동 중에 꿈 같은 일(사건)이 벌어지면 자기 볼을 꼬집는다. 사건이 일어난 곳이 현실이라고 강한 확신이 든다면 남의 볼을 꼬집기도 하지만 어쨌든 아픔을 느끼는 순간 꿈 같은 일은 꿈속에서 벌어진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것을 인지한다. 바로 그거다. 통증을 느끼는 것. 그것이 현실이라는 가장 큰 이유이다. 통증은 하나의 논리 과정이다. 볼을 꼬집음으로써 생리학적 도미노를 넘어뜨리며 우리는 통증을 느낀다. 또 옆 사람도 자신의 볼을 꼬집으면 똑같이 통증을 느껴야 한다. 호킹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이거다. 실재라는 현실을 알기 위해서는 볼을 꼬집어봐야 한다. 이것이 바로 <모형 의존적 실재론>이다. 

  볼을 꼬집는 것. 이것은 앞서 말한 논리와 일관성을 의미한다. 볼을 꼬집었는데 볼이 아픈 것이 아니라 배가 아프다거나 어떠한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면 정말로 꿈이거나 아니면 현실에 무슨 문제가 있다는 거다. 현실의 문제는 질병에 걸렸다는 의미이다. 어쨌든 논리가 앞뒤 모순을 해결한다. 또 옆 사람의 볼을 꼬집으면 당연하게도 옆 사람도 볼이 아파야 한다. 즉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논리와 일관성은 '모형'을 존재케 하는 두 가지 축이다. 우리는 그렇게 모형을 세우고 그런 모형에 의지하며 세상을 살고 있다.

  고대인들은 과연 논리와 일관성이 없었을까? 그들도 논리와 일관성이 있었다. 하늘이 움직이니 천동설을 생각했고 어느 곳에서 하늘을 살펴보아도 시시각각 변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으므로 천동설을 유지하려는 일관성도 갖추었다. 결국 그들은 '천동설'이라는 모형을 완성 지었다. 물론 지금 관점으로는 천동설이라는 모형은 논리와 전혀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어쨌든 당시에는 그것이 바로 논리였다. 

  다른 한 가지 예를 더 들어보자. 책에는 주전원을 가지고 예를 들었지만 나는 다른 예를 든다.  고대인들은 지구의 대륙 대부분이 북반구에 모여 있는 것을 보고 분명 남반구에도 지구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거대한 대륙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을 하였다. 이를 아리스토텔레스는 라틴어로 Terra Australis(혹은 Terra Australis incognita)라 불렀는데  "the unknown land of the South", 즉 "알려지지 않은 남쪽의 땅"을 의미한다. 결국 시간이 흘러 남반구에서 대륙을 발견한 후에 "남쪽의 땅"이라는 의미로 오스트레일리아로 부르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프톨레마이오스는 Terra Australis에 걸맞는 대륙에 대한 조건을 아리스토텔레스가 의미했던 것보다 더 확장했고, 나중에 해양을 통한 상업과 탐험이 활기를 띠면서 사람들은 Terra Australis에 대한 생각이 잘못된 이론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결국 호주 대륙을 발견하고 이름을 버리기 아까워 단순히 남쪽 땅이라는 의미의 오스트레일리아로 부르기 시작한다. 그런데 나중에 남극 대륙을 발견하고 붙일 이름이 없자 '북쪽 반대 땅'이라는 의미의 'antarctica'로 부르기 시작한다.) 자, 가보지는 않았지만 왠지 지구 남반구에도 대륙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을 하였다. 그리고 나중에 보니 거대한 땅이 있었다. 그들은 정말 예측을 잘 하고 건실한 모형을 세운 것일까?

  고대인들이 나름의 논리와 일관성을 갖추었다 해도 뭔가가 모자란 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신념 혹은 믿음은 갖추었을지망정 여러 근거를 가리키는 데이터는 가지고 있지 않았다. 즉 그들은 한 두가지 측면만 보고 모형을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데이터 없는 모형, 이것이 고대인들이라는 태생적 한계로 인해 어쩔수 없이 채택해야만 했던 모형이다. 그래서 호킹은 어느 정도 과학과 기술이 꽃피우는 지금부터라도 데이터에 대한 믿음을 갖자는 의미로 '철학은 이제 죽었다'라는 말을 남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형 의존적 실재론"이라는 입장을 채택할 것이다. 이 입장에 서면, 물리학적 이론 혹은 세계상 (대개 수학의 성격을 띤) 모형과 그 모형의 요소들을 관찰 자료와 연결하는 규칙들이다. 이 입장은 현대 과학의 해석에서 기본 골격의 구실을 한다.
p. 54 <실재란 무엇인가?> 중에서...

즉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모형은 추론이나 관찰을 통해서 그려낼 수는 있지만, 세세한 데이터 없이는 엄밀한 모형을 구현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프톨레마이오스의 주전원 모형도 데이터 부족으로 말미암아 잘못 그려낸 모형일 뿐이다. 주전원 모형은 관찰과 들어맞지 못했다. '모형 의존적 실재론'에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만일 틀렸을 경우에 모형을 반증할(모형이 틀렸음을 증명할) 수 있는, 미래 관찰에 관한 상세한 예측들을 내놓을 것>이라는 항목이다. 

  그런데 재밌는 사실은 현대 과학 또한 관찰할 수 없는 것까지도 이론(모형)으로 내놓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관찰과 부합해야 한다는 항목과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호킹은 그래서 한가지 더 언급을 한다. '모형 의존적 실재론'은 부족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모형을 예측하는 것까지 포함해야 한다고 말이다. 즉, 모형에 오류가 발견되면 모형을 버리기 이전에 수정을 가해야 하며 이는 '우아한 틀 안에서 보장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우아한 틀 안에서의 예측은 이론이나 물질이 존재할 확률이 커진다. 프톨레마이오스의 주전원은 복잡성으로 인하여 우아함이 상쇄되었다. 모형의 우아함을 따지지 않는다면 지금도 우리의 궤도에 계속 원들을 추가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인본원리

 
자연에 대해 누구나 이야기할 수 있다. 뭐, 환경 오염에 대한 걱정부터 천연자원의 부족에 대한 논의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꺼낼 수 있겠다. 철학에서 파생된 다양한 학문을 통해 '자연'에 대해 인문학적 견해를 부여할 수도 있고, 과학을 통해 이룩한 기술로 '자연'과는 좀 다른 '인공 자연'이라는 것도 구현할 수 있다. 여기서 '깨끗한'이라는 형용사를 넣어 자연의 속성을 제한해보자. '깨끗한 자연'이라는 단어는 인간의 눈을 통해 들여다본 자연이다. 즉, 이 단어는 의식하고 있는 인간을 함축한다. 이런 단어는 어떠한 목적을 위해 일부러 의도(선동)한 정치적인 단어이다. 물론 '깨끗한 자연'이 정치적이라 볼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중립적 위치의 단어(자연이라는 단어)를 인간의 영역으로 끌어왔다. 이런 식으로 의미 부여(load)를 하는 단어들을 일컫는 말은 우리에게는 없는 것 같다. 영어로는 'loaded word' 혹은 'loaded language','loaded term'이라 부른다. 어떤 존재(물질 혹은 물체, 더 나아가 시스템까지 확장해서...)를 구현할 때 인간성(혹은 본성)을 지워버리면 철학은 더는 설명할 수 없다. 인간성을 지우게 되면 철학의 언어가 사라져 버리게 된다.

  만물을 인간의 관점으로 해석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철학의 요지이고 인문학 바닥에 깔린 초석이다. 인본원리로 돌아가 보자. 인본이라 해서 인간을 위한 그런 개념이 아니다. 인간을 위한 개념은 인과적 관계로 연결된다. 인과적이라는 개념은 인본원리가 아니다. 어떤 이유가 있어서 인간이 살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졌고, 그래서 인간에게 적합한 세상에 인간이 나온 것 뿐이다. 그것을 인간 스스로가 해석 할 뿐이다. 호킹이 말하는 인본원리, 특히 강한 인본원리는 상관관계로 맺어진 자발적으로 창조된 세계이다. 태양이 있고, 지구가 있고, 달이 있고, 목성이 있는 이 태양계는 각 행성들이 여전히 중력이라는 상관관계로 맺어져 있다. 너무 멀리 떨어진 행성은 상관관계의 끈이 너무 약해 제외 시킬 수 있다. 중력은 우주의 근본 법칙이다. 어쨌든 호킹은 책에서 이러한 상관관계를 단순히 '행운'이라고도 했지만, 중립적 위치에서 보면 '행운'이라기 보다는 그냥 그런 것이다. '행운' 또한 앞서 언급했던 'loaded language와 다를 바 없다. 과학은 오로지 데이터, 통계 그리고 근본 법칙만 보고 그 속에서 예측 해야 하지만 결과적으로 우리가 멀쩡히 존재하고 있기에 유리하게 해석할 수 밖에 없다. 호킹은 이것을 '행운'이라는 단어로 에둘러 말하고 있을 뿐이다. 결국 이 우주 모든 것들을 자발적 선택의 문제로 본다. 그래서 우리가 오해할 수 있는 인본원리(Anthropic principle) 보다는 선택원리(Selection Principle)가 더 나을 수 있다고도 언급한다. 법칙과 공간과 시간을 초월한 절대자의 설계가 아니라 법칙과 공간과 시간에 속박당하는 인간 스스로가 단지 의미 부여한 것일 뿐이라고 말이다. 그래서 선택원리가 더 낫다는 입장이다. 

  버스 타고 친구를 만나러 가는데 그 버스 안에 있던 사람들은 나와 인과적 관계에 있는 사람일까? 아니다. 단순히 상관 관계에 있는 사람일 뿐이다. 어느 시각 어단가에 볼 일이 있어 일정한 궤도를 따라 가는 버스를 타러 정류장에 나왔는데 마침 그 버스가 온다. 버스안 승객은 다 그렇게 탄 사람일 뿐이다. 인본원리에 따르면 버스 승객들 사이의 인연, 심지어 전생이나 후생의 관계에 집중하기 보다는 그냥 공기중에 떠다니는 먼지마냥 (확률 분포의) 덩어리로 봐야 한다. 이 덩어리는 내일 버스를 타도 겪게 되어 있다. 

M이론

  호킹은 M이론을 꺼내들기 위해 앞서 언급했던 모형 의존적 실재론과 인본원리를 소개했다. M이론은 실상 관찰된 것도 아니고 더욱이 확정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는 우리의 지적 영역안에서 만들어낸 가장 큰 돋보기이다. 호킹이 M이론에 대한 지지를 아낌없이 주고 있지만 책에서는 M이론에 대한 소개는 거의 없다. 그래도 이해할 수 있는 이유는 M이론을 자세히 설명해봤자 이해하는 사람도 몇 없을 뿐더러 다른 책에서 다룬 경우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M이론 이전에 끈이론, 초끈이론에 대한 설명도 해야 하며, 우리를 둘러싼 '공간'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M이론은 궁극의 이론이며 만물의 이론, 모든 것의 이론, 그리고 아인슈타인이 뭔가 발견하고 싶어했던 통일장 이론이다.

  하지만 언제든 M이론은 수정 될 수 있으며, 아직은 부족한 데이터를 모으기 위해 초국가적인 프로젝트도 이루어지고 있다.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CERN(유럽 입자 물리 연구소)이 그것이다. 호킹이 말했던 죽은 철학은 과학적 방법론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물론 이렇게 말한다면 오해할 수도 있다. 철학과 과학은 현대에 와서 그 사이의 각도가 너무나도 벌어져 있기는 하다. 호킹은 오히려 그렇게 벌어진 과학과 철학이 분명함에도 철학이나 인류문화사의 지식을 가지고 과학을 반증하려 하고 부정하려 하는지에 대해 정말 저 멀리 돌아가며 이 책을 썼다고 본다.

  공간이 11차원이라는 것을 철학에서는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는가. 모든 과학적 발견이 이뤄진 뒤에야(또는 과학적 방법론에 의한 추론의 과정에 있더라도) 철학이든 사상이든 인간의 해석으로 우주를 꿰어볼 수 있다. 앞에서도 잠깐 이야기했지만 데이터를 해석하는 것, 그것은 상관관계의 영역이다. 데이터가 쌓아있다 해도 거기에서 우리에게 정보를 줄 만한 데이터를 가려내는 작업도 쉽지많은 않다. 그런데 때로는 이런 시멘틱 데이터와 정크 데이터를 분리해 내는 그 과정에서도 과학은 공격을 받는다. 미리 결정을 해 놓고 말이다. 이러한 공격은 우리의 지적 능력을 상당 부분 봉쇄시킨다.

  M이론이 우리에게 주는 철학적 교훈이 있다. 그것은 우리가 상식이라고 믿는 것이 실은 우리가 상상조차도 할 수 없는 그 이상의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행성사이의 관계에서나 쓰일 법한 중력이 핵들을 상호 연결시켜 주는 힘과 원초적으로 같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사과가 땅에 떨어진 것이 바람에 의해서도 아니고  새나 다른 동물이 먹으려다 잘못해서 떨어졌다는 인과 관계에 의한 것이 아니라 통계적 수치에 따른 상관관계라면 머리 아플 것이다. 청바지의 주머니처럼 숨어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다.

  끝으로 호킹은 지적설계에 대한 반론의 입장에서 이 책을 썼다기 보다는 과학이 추구하는 "왜"라는 질문에 대해 인간이 관념적으로 어떻게 대해 왔는지, 또 현대에는 어떤 식으로 대하는지 대해 짧지만 비중있게 그럼에도 쉽게 읽어내려 갈 수 있도록 책을 썼다는 생각이 든다.

PS.
1. 호킹의 이 책은 예전에 '레오나르드 믈로디노프'와 같이 냈던 책 「짧고 쉽게 쓴 '시간의 역사'」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다.

2. <내 마음의 풍경> 이라는 블로그에서 '풍경'님이 "
바로 철학은 과학의 방법론을 배워야 하거나 그것과 연속성을 갖는 것이다." 라고 말씀 하셨는데 어쩌면 호킹이 「위대한 설계」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와 의미가 같다는 생각에서 링크를 해 봅니다. 예전부터 구독하고는 있지만 좋은 블로그. 추천 블로그...
링크 : <내 마음의 풍경> 중... wandering 46 포스트..

3.
「위대한 설계」와 관련된 나의 페이퍼 읽기....[튜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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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에서 멋있었던 여자들

** 동영상이 많아 페이지가 느려질 수도 있습니다.

1. 몇 년 전부터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는데 이제서야 한다. 지금 아니면 또 언제할까 싶다. 하고 싶은 얘기란 바로 '생생한 이미지 혹은 동영상'에 대한 것이다. 소제목을 붙이자면 <생생한 동영상에 대한 소고>쯤이려나? 언젠가 유튜브에서 90년대 걸그룹인 '핑클'과 '원더걸스'의 뮤직 비디오를 봤던 적이 있었다. 두 걸그룹 모두 같은 노래를 가지고 뮤직 비디오를 만들었다. 그러니까 원더걸스가 핑클의 노래를 리메이크 한 것이다. 당시에 봤던 뮤직 비디오 안에 담긴 노래는 <NOW>이다. 찾아보니 핑클의 now가 2000년 원더걸스의 now가 2009년에 나왔다. 특히나 인상깊은 것은 원더걸스 뮤직비디오에서는 플레이스테이션이 최신 기종으로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점...

** 핑클의 NOW 뮤직 비디오...


** 원더걸스의 NOW


2. 엄청난 초고화질의 동영상을 수 십년이 흐른 후에 당사자가 영상을 본다면 무슨 느낌일까? 그것뿐만이 아니다. 돌아가신 할아버지, 할머니 혹은 부모님의 생전에 찍은 고화질 영상을 접하면 어떤 감상에 젖어 들까 하는 것도 꽤 흥미로운 생각이다. 물론 영상 자체가 없는 것 보다는 낫겠지만, 상당한 감정의 요동이 있을 법 하다. 재밌는 것은 내가 죽은 후, 나의 고화질 영상을 손자의 손자가 본다면? 그 손자의 손자는 어떤 소감이 들까? 그 정도의 후손이라면 아마 뭉클한 감정 보다는 재미 있겠다고 느끼겠지. 흥미로울 수 있고.

3. 추억이 깃든 사진이라 하면 왠지 흑백이거나 색이 바랜 사진 속 이미지를 떠올린다. 그런데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제 추억이 담긴 이미지는 과거의 녹슨 시간을 담지 않는다. 이 말은 우리가 지금까지 느꼈던 추억이라는 것이 사실은 우리가 희미하게나마 기억했던 이미지 때문이 아니라, 말 그대로 낡은 기술로 인해 생생히 담지 못한 것을 당연하듯이 봐 왔던 것 때문은 아닐까? 이렇게 생각해보니 뭔가 억울하다. 할머니의 사진이 할아버지의 사진이 흑백이고 빛 바랜 칼라 사진인 이유가 시간이 흘러서가 아니라 기술이 발달되지 못해서라니. 갑자기 손해 본 느낌이 들고 부모님의 젊은 시절, 나의 어린 시절을 도둑 맞은 느낌이다. 젊음에 대한 시기 때문일까? 아직도 젊은데...

4. 어느날(정확히 언제인지 기억나지는 않는다) 70년대의 사진 한 장을 보았다. 어디서 봤는지도 모르겠다. 인터넷에서 본 것은 확실한데. 그 사진은 춤추는 무대를 찍은 사진이었다. 참, 한국에서 찍은 사진이다. 예전 말로 아마 캬바레라 부르는 곳일 테다. 늘씬한 여성이 요즘 보기에도 세련된 옷을 입고 쭉 뻗은 다리를 뽐내며 춤을 추고 있는데 주위 남자들은 여성과는 다르게 확실히 고전미가 넘쳐 흘렀다. 이 사진을 찍은 해가 내가 태어나기도 전이었는데 당시 사진 치고는 너무나 선명했다. 당시 사진 치고는이란 말은 틀렸다. 지금 찍은 사진도 이렇게 생생한 사진은 드물 것이다. 물론 흑백이긴 했지만 생동감 하나는 끝장이었다. 순간 이 여성들과 남성들의 인생이 궁금해지는 거다. 너무나 선명해서 지금은 할머니 할아버지 심지어 고인이 되었을 법한 분들로 도저히 여길 수 없었다. 나의 뇌는 요즘 사람들로 인식을 했으면 했지 도저히 지금 시간대에 할머니 할아버지로 인식하는 것은 가당치도 않았다. 뭐 가당치 않았다고 표현할 일인가만은 그래도 너무나 활발한 스텝을 밟고 있는 분들이 지금쯤은 관절이 약해져 있을 거라는 오버스런 생각을 하니 시간이 너무나 무서워지는거다. 이것이 2~3년 전 일이다.

5. 내가 좋아하는 CM송이 몇 있는데, 이 노래를 들으면 시공감각이 무너진다. 그러니까 아득히 지워져 있던 기억들이 물밀듯이 밀려 올라온다고나 할까? 아마 다들 그런 노래 한 두곡쯤 있을거다. 아 참...이 CM송은 오란씨 CM송이다. 작년인가 올해인가 새로 나온 버전도 있더라. 예전 노래와 지금 노래를 들어보면 역시 예전 노래는 시간으로 인한 노쇠가 역력하다. 듣는 순간 옛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창법이 구식이라 그러기 보다는 역시나 기술이 지금과 비교해 낡아서 이겠지. 노래에 잡음이 어우러져 더 그런듯.
(오란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송원섭의 스핑크스 2호점'에 자세히 실려 있습니다.)




5. CM송 하니 또 다른 노래가 생각난다. 앞서 언급했던 송원섭님의 블로그 말미에 영상이 업로드 되어 있긴 하지만 어쨌든 기억하고픈 추억속의 CM송으로 오란씨에 버금가는 코카콜라 CM송이 있다. 오란씨와는 다르게 굉장히 도시적인 노래이며 몸은 들뜨게 한다. 이 블로그를 쓰게 된 이유도 이 노래 때문인데, 엊그제 종종 들르는 'umberto'님의 블로그에서 보았다. 포스팅 제목은 '코카콜라 선전으로 보는 일본의 좋았던 시절'이다. 이 곳도 들러 글을 한 번 읽어보시길.... (내 블로그에도 역시나 노래를 올려본다...)

내가 앞에서 계속 주절거렸던 것이 바로 이 80년대 일본 코카콜라 광고 때문이다. 우리의 추억은, 기억은 단지 오래전의 기억 때문에 옛것인 것이 아니라 덜 익은 기술(물론 지금에 보기에 그렇다는 것, 그래서 상대적인 이유이기도 하지만) 때문에 자연스럽게 뇌리에 그렇게 박힌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래 일본 영상에 관한 글은 역시나 위에 언급한 'umberto'님의 블로그에 잘 나와있다. 일본 CF의 깨끗한 영상에 조금은 놀랐다.


6. 나는 라디오를 잘 듣지 않는다. 학창 시절에는 종종 들었는데 라디오를 듣고 있으면 DJ의 말들이 좀 거추장스럽다. 조용하게 흘러나오는 음악만 무의식 중에 듣고 싶은데, DJ들이 주절주절 거리는 것이 때로는 너무나 소음같이 들린다. 그래서 심야시간대에 조용조용 소리를 내는 DJ들의 프로그램을 듣는데 요즘엔 6시에 하는 이루마가 진행하는 라디오를 종종 듣는다. 사실 예약 녹음하면서 (예약 녹음 성공하면) 듣는다. 안들으면 또 그만인데 예약 녹음의 맛을 알았다. 이루마의 라디오 프로그램 듣기 전에는 라디오는 듣고 싶은데 심야에는 또 듣기 힘들고 또 조용조용한 DJ의 말투며 노래들을 듣고 싶은데 그런 것을 들을 방도가 없었다. 그렇다. 없었다였다. 그러니 얼마전부터 있다이다. 그것은 예전 라디오를 듣는 것이다. 그것도 심야 시간의 라디오를. 그래서 몇 년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고 정은임 아나운서의 프로를 들었다. 정은임의 영화음악을 들으면 또 기분이 오묘한 것이 90년대 것을 듣고 있노라면 특히 요즘같은 11월의 프로그램을 듣고 있노라면 시청자 사연이 또 시공감각적으로 나를 혼란에 빠뜨리는데, 예를 들면 이거다. 올 해 수능을 보는 친구 누구 누구야 일 년동안 학교에서 재밌게 잘 지냈고 이제 수능 치르면 각자의 길을 찾아서 떠나는구나. 수능 마무리 잘하고 대학가든 가지 않든(못가든) 친하게 지내자...뭐, 이런 사연이 종종 올라오는 거다. 그런데 이 시청자들은 90년대 학생들이니까 지금은 아마도 아이가 있는 어엿한 가정을 꾸린 어른이라는 거다. 이게 또 나의 시공감각적인 혼란을 일으킨다. 뭉클하기도 하고, 벌써 시간이 그렇게 흘렀는가 하는 생각도 들고. 또 예전에 극장가서 봤던, 혹은 비디오로 봤던 그런 영화들, 그래서 지금은 나의 기억속에서 상당히 지워져 버린 영화들이 신간 영화로 소개되곤 하는데 이게 또 오묘하다. 그래서 좀 듣다가 우선 놓아두고 이루마 것을 듣고 있는 것이다. 암튼 정은임의 영화음악을 듣다보면 중간 중간에 광고가 역시나 많이 나오는데 무슨 놈의 책 선전을 해대는지, 하여튼 그렇다. 90년대의 광고, 특히 라디오 광고도 꽤 촌티난다. 라디오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암튼 엊그제 수능을 치룬 듯 한데, 갑자기 정은임 아나운서가 읽어주는 당시 사연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이루마의 라디오는 듣기 편하다. 클래식과 old pop을 포함하여 조용조용한 노래를 마치 심야 시간대처럼 틀어준다. 그래서 듣기 좋다.  그런데 이루마의 라디오에서도 수능 이야기와 요즘 한창 시끄러운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 대해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방금 누가 금메달 땄습니다 하며...) 이게 또 십 년 후에는 또 다른 시공감각적인 뭉클함으로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7. 언젠가 '헤르타 뮐러'의 <숨그네>를 읽었다. 이 책은 2차 세계대전에 패해 당시 (구 소련) 수용소에 끌려갔던 독일계 루마니아 사람이 수용소에 있었던 일을 회고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정확히 기억은 안남...), 그 회고하는 와중의 기억들이 모두 물질로 감정 이입이 되는 거다. 그래서 기억과 감정이라는 것이 궁금해서 그린비에서 출간한 '황수영'의 <물질과 기억, 시간의 지층을 탐험하는 이미지와 기억의 미학>이라는 책을 구매해서 좀 읽다 말았다. 베르그손이 쓴 <물질과 기억>에 대한 해석서쯤 된다. 사긴 샀는데 3분의 1 읽고 우선 옆에 치워 놓았다. 읽다 말다 하다보니 읽은 것도 아니고 읽지 않은 것도 아닌 상태가 되어 앞 쪽만 여러번 읽었다. 그런다고 또 기억하냐 하면 그렇지 않다. 그래서 이 <물질과 기억>에 대한 해석서는 나의 기억력만 탓하고 마는 그런 책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기억 하면 이 책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물질이란 말이 나와도 이 책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이런...

8. 얼마전에 또 과거의 공간이 궁금해 중고로 나온 '서현'의 <그대가 본 이 거리를 말하라>라는 책을 구매하여 절반 쯤 읽고 나머지는 한 번 쭉 훑어 봤는데 남들의 공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 그렇게 공감가지는 않았다. 이 책은 90년대의 우리의 도시, 거리에 대한 감상을 쓴 것인데 이 책이 나온 해가 1999년이다. 그래서 조금은 세기말적인 비판이 많이 나온다. 도시를 거리를 시멘트로만 발라놨다느니 하는 그런 비평이 상당하다. 과거의 공간에 대해 낭만적으로 읽으려고 샀는데 읽어가면서 우리의 공간에 대해 상당히 회의주의자가 되어 버렸다. 뭐.. 다 읽지는 않았으니 또 내가 틀릴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그 잘난 정책들 때문에 우리의 행복했던 공간의 기억은 알고보면 못된 정책들의 찌꺼기로 남아 버렸다. 물어내...내 기억들....

9. 이것저것 붙여 넣고 이어 쓰다 보니 굉장히 난잡한 글이 되어버렸는데 아무튼 추억은 소중하다. 그런데 나는 초고화질의 내 자신의 동영상을 수십년이 지나 보는것에 대해 상당한 겁이 날 듯 하다. 만져질 듯 하면서도 아득히 먼 과거의 이미지들, 그것을 과연 추억이라 할 수 있을까? 물론 우리가 그렇듯이 이런 감정은 하루 아침에 몰려 오진 않을 거다. 천천히 나이 먹어가면서 고화질 영상들을 조금씩 자주 접하게 되면서 무뎌질 법도 하다. 그러니 또 겁낼 일도 아닐 듯... 그냥 그렇다는 ....


PS.
1. 귀찮아서 오타나 의미 불분명한 것들 수정은 나중에, 혹은 하지 않을수도
2. 나에게 생각 꺼리 재료를 제공해 주신 '송원섭'님과 '움베르토'님에게 감사의 배꼽 인사를... (..)
3. 글이 어수선해서 트랙백 하지 않음을 더불어 양해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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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0-11-25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blog.aladin.co.kr/maripkahn/733531
유튜브 연결을 할 줄 모라서.
저는 그룹사운드 (여성분은 리드 싱어로 나오는) 오란씨 CF가 인상 깊어 찾아보았는데, 없더라구요.

쿼크 2010-11-25 23:41   좋아요 0 | URL
유튜브 동영상은 해당 동영상 페이지에 가셔서 '소스코드'를 복사하여 알라딘 페이퍼의 'HTML 편집'으로 들어가셔서 그쪽에 붙여넣기 하면 됩니다. 오란씨CM을 그룹사운드가 불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예전 코카콜라 CF에서 '체리필터'의 '느껴봐'라는 곡을 사용한 적은 있었습니다. 그리고 트랙백 할께요~~

마립간 2010-11-26 12:06   좋아요 0 | URL
그룹사운드가 오란씨CM 노래를 부른 것이 아니구요, 그룹 사운드가 노래부르는 컨셉으로 CF를 만든 것이 있습니다.
동영상 집어 넣기에 관한 정보, 감사합니다.
 

블로깅은 등한시 하고, 이벤트에만 참가하는 듯 하여, 멋적긴 한데... 이왕 참여해서 적립금 1000냥이나마 벌어보자 하여, 새 박스 이벤트에 참가해봅니다. 더불어 뭔 책을 읽으려고 구매했는지 잠깐 '나의 책 근황'을 이야기해보고자 이렇게 글을 올려보네요..

먼저....박스 이벤트 참가...사진입니다. 박스나 봉투 아무리 찍어봤자 그게 그거고, 재활용 아이디어는 사실상 없어서 책과 함께 찍은 사진을 이렇게 올려봅니다. 원래 박스에 고양이들을 살포시 담아 찍으려고 했지만, 얘네들이 협조를 하지 않아...기냥 책과 같이 찍어봤습니다.

박스는 뭐, 밖에 내놓으면 폐지로 알아서들 재활용 될 것 같고, 비닐 봉투(?)는 사실 고양이들 집(그래봤자 조금 큰 박스) 아래에 방한용으로 깔아주면 괜찮을 듯... 재활용 아이디어는 다른 분들의 것들이 너무 좋아...포기...ㅠㅠ

아래 사진은 포토샵 브러시로 좀 꾸며봤습니다. ㅋㅋ...그러니까...이쁜 사진에 도전...



지난달(10월)과 이번달(11월)에 구매한 책들입니다. 지난달에는 [로마인 이야기2]와 [변호사 논증법]이라는 책을 구매했구요... 이번달에는 나머지 책들...[삼국지 11, 12], 스티븐 호킹의 [위대한 설계], 장하준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고종석의 [감염된 언어] 뭐, 이렇게 책을 샀습니다.

우왁...임시저장 하려다..등록 눌러버렸네... 암튼 계속 진행중.....




요즘 로마인 이야기에 꽂혔습니다. 예전부터 읽어야지 했는데 지난달부터 읽기 시작했습니다. 더불어 [로마제국 쇠망사]도 읽으려고 미리 4권까지 사놨습니다. '문학동네 장바구니 이벤트'에서 6권 사줬으면 좋았을텐데...쩝...

암튼...로마와 관련된 이야기를 읽기 시작했구요...초창기 로마의 정치, 군사 시스템에 흥미가 돋더군요.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고요...느리지만 말 그대로 진보해간다고 할까.... 얼마나 진보에 열성이었는지 결국 자기들 언어까지 버렸잖아요..흠...암튼 열심히 읽어보려구요...

다음으로 일명 강제적 독서 일환으로 지난달에 읽은 [변호사 논증법]이 있습니다. 그 뭐지..간행물 윤리 위원회인가 거기에서 추천한 '이달의 읽을 만한 책들'중 한 권 입니다.

** 그런데 한 번 등록 되면 임시저장하기는 없어지나요? 임시저장하기가 없어졌넹... 알라딘은 다(왠만해서) 좋은데 글쓰는 것이 너무 지랄같음.... 날라갈까 두려워 다시 ...등록...

언젠가 논리학 좀 읽어봐야겠다 했는데, 쉽고 재밌게 쓰여져 있습니다. 한번씩 읽어두면 좋을 듯...

다음 책은 역시나 스티븐 호킹의 [위대한 설계]입니다. 호킹 책은 믈로디노프가 쓰는 것 같아요. 믈로디노프의 책은 예전에 리처드 파인만과 인터뷰 했던 [파인만에게 길을 묻다]를 읽어본 적이 있습니다. 이 책이 뭐냐하면, 자기는 물리학 좀 그렇다. 소질이나 재능이 없는 듯...그리고 머레이 겔만이나 파인만 당신 같은 사람 보면 무섭...그래서 나 물포(물리 포기)하고 싶은데 그래도 될까? 뭐 이런 것들을 파인만에게 물어보는 책입니다. 재밌는 것은 믈로디노프도 이때 칼텍 교수였죠...ㅋㅋ..칼텍(캘리포니아 공대) 교수가 옆 방 교수한테 니네들이 너무 똑똑해 못해먹겠다고 말한다는 것을 상상하면 재밌죠. 실제 그런식으로 진로 고민을 하고요. 암튼... 믈로디노프가 파인만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근데 난 글쓰기 재능은 있는 것 같아요. 글쓸까요? 이렇게 파인만에게 묻자, 파인만은 이렇게 답하죠. '그런 쓸데없는 것 하지 말아, 글쓰는 것 처럼 낭비스러운 일은 아마 없을 껄!!!" ...
뭐..도서관에서 빌려본 책이라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렇게 말합니다. 결국 믈로디노프는 글쓰기를 포기 할까요? 아니죠..그래도 씁니다. 그래서 스타트렉 극장판 10편  '네메시스'인가 거기에 작가로 참여하죠.. 그런 사람이 ..... 헷갈려서 잠시 검색하니...네메시스가 아니라 '넥스트 제너레이션' 이더군요... 이건 극장판이 아니라 시리즈물.... 암튼 그런 사람이 호킹과 손잡고 [시간의 역사]를 말 그대로 짧고 쉽게 다시 썼죠.. 그게 [짧고 쉽게 쓴 '시간의 역사]라는 책이고, 후에 독자들이 읽고 궁금한 것, 또 질문한 것들을 모으고 다시금 하고 싶은 말을 정리하여 [위대한 설계]를 내놓았습니다. 어디선가 읽은 듯 한데..아마 맞을 듯 싶습니다. 그러니까 뭐 새로운 아이디어가 들어있는 책은 아니고, 과학과 존재 그리고 자유의지와 관련 호킹이 했던 것들을 다시금 정리한 책인듯 싶습니다. 아직 펼쳐보지 않아서...여기서...패스...

이런...제길슨... 한참 쓰다가 트랙백 걸지 않은 것을 알고...걸었으나...실패...결국 이벤트 마감 시간 넘기고 댓글로 등록..ㅠㅠ

아...암튼..다음 책은 '장하준'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책입니다. 이 책은 친구 선물용으로 구매했는데, 어제 주려했으나 만나지 못해 여전히 제가 가지고 있습니다. 주기 전에 서론과 1장까지는 읽어보았는데,....

** 참.. 이벤트 참가 안하려다 마지막 한 시간 남겨두고, 사진찍고, 글쓰고...ㅋㅋ...그러다 트랙백 놓쳐 마감시한 넘기고...10분이면 쓸 줄 알았는데...책 근황 이야기에 미쳐...시간이 훌쩍..

음...[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는 한 가지만을 말합니다. 세계의 경제 시스템이 과연 자유경제 시스템인가를요... 한마디로 이렇죠. 시장은 자유시장론임을 주창하지만, 알고보면 규제 덩어리라는것을요... 뭐...이 책은 자유시장이 나쁜놈이다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좀 알고나서 자유시장이든 뭐든 떠들자이죠. 사실 저는 이 책 내용에는 그리 관심은 없습니다. 이미 세계질서가 우리 가정속으로 들어오고 있음을 알고 있기에 장하준 교수의 책을 새로움을 발견했듯이 읽지는 않을 듯 싶습니다.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이 책 판매량이죠. 아무리 방송에서 신문에서 자유시장을 떠들어도, 사람들은 크게 들썩임 없이 있어도, 책 판매량은 은근히 미디어에, 정부에 압박을 주죠. 그러니까 공병호씨가 무섭다고 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듯 싶습니다. 책 내용보다도 판매되는 양이 무섭겠죠. 우리나라에서 경제학 서적 내놓으면 과연 이렇게 팔릴까요? 공병호씨 책도 이렇게는 팔리지 않을꺼에요. 그게 무서운거죠. 자신의 책은 자기계발서쪽에 분류되어 있지만, 이 책은 자기계발서 책장에 꽂혀있지 않죠.

암튼...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지금까지는 따로 생각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조금은 독립적으로 볼 필요도 있을 듯 싶습니다. 민주주의의 가치는 자유가 우선이죠. 자본주의 또한 마찬가지구요. 같은 자유지만 덩어리 경제, 블록 경제에서 국가는 앞으로도 계속 참견을 할 듯 싶구요. 그런데 관건은 제조산업이죠. 지식산업과 제조산업을 어떻게 묶어서 시장에 내놓느냐가 중요합니다. 그 묶어주는 것을 국가의 규제가 하는 일일테구요. 지식산업만을 주창 주장해봤자 아직은 돈이 안들어오니 국가는 여전히 제조산업에 목맬 필요가 있겠지요. 그러니 인터넷보다 세탁기가 여전히 더 중요할 듯 싶구요..물론 책은 읽어보질 않아서 이런 뉘앙스로 이야기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암튼..저는 이 책보다는 요즘 [세속의 철학자들]을 읽고 있습니다. 경제학이 과학과 철학을 대충 흡수했다는 느낌도 있구요. 모델링 자체도 여전히 실험중이죠. 그러니 장하준 교수가 그 모델링을 규제해야 한다는 것도 맞을 듯 싶어요. 내가 돈을 대출해 집을 샀는데, 그 집이 내 집인가, 은행 것인가를 판단 못하면 그게 미친 세상이죠. 그 은행은 다른 채권과 묶어서 다른 이들에게 넘기고, 다른 이들은 다른 펀드와 묶어 여전히 어떤 모델링 속에 그 돈들을 묶어 놓는다면 이 모든 실체는 허상이죠. 단 하나, 실물은 주택이 다 이고요. 그러니 결국 너도나도(채권자들은) 집을 찢어 갈 수 밖에 없을 듯...순식간에 대출 해 집 산 사람은 바보되는 거죠. 암튼 내년쯤에나 장하준 교수의 책을 읽을 듯 싶기도...

다음 책은 고종석의 [감염된 언어]...이 책은 아예 무슨 내용인지를 모릅니다. 아..한가지 언어순혈주의에 대한 책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세상을 구체화 시키는 것은 언어입니다. 문제는 다른 언어를 차용하여 세상을 그린다면 그 세상에 대한 감정은 우리 것인가...남의 것인가...뭐 이런 질문이 떠오를 수도 있겠네요... 나중에 함 읽어봐야겠어요..우선 구매만 해 놓은 상태..

다음은 역시나 제가 예전에 말했던 '요코야마 미쯔데루'의 [만화 삼국지]입니다. 10권까지 9월에 사서 읽었는데...지난달에는 읽지를 못했어요..막상 읽을때는 어서 빨리 제갈공명을 만나봐야 할 텐데...라고 주절거렸지만...이제서야 구매했네요..제갈공명은 11권부터 나옵니다. 뭐...택배온 날 바로 읽었습니다. 아...어서 빨리 13권을 빨리 읽어야 할 텐데...항상 이 만화책 사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아...한 권만 더 살껄...ㅋㅋ..

간만에 요즘 구매한 책에 대한 근황을 이야기 했네요...블로그도 좀 삐리하고...올릴 내용도 없고... 이벤트만 열심히...

그나저나 요즘 계속 읽고 있는 책은 앞서 말했던 로버트 L. 하일브로너의 [세속의 철학자들], 그리고 2006년도인가..퓰리처상 전기 및 자서전 분야에서 일등 먹었던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를 읽고 있습니다. 놀랐던 것은 몇 달 전에 읽었던 [막스 플랑크 평전]과는 비교 조차 안 될 정도로 두껍습니다. 인생 자체가 hopping입니다. 전자가 높은 에너지를 가진 준위로 튀듯이 그런 도약을 하는 인생을 삽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저준위로 다시 떨어집니다. 전자야 저준위가 가장 안정적인 상태일지 몰라도, 인간은 안그렇죠. 뭐...몰락이라고도 볼 수 있겠고요... 재밌는 것은 오펜하이머의 윤리적, 정치적 경향은 아주 이른 때부터 생겨났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 5분의 1 봤습니다...

앞으로는 읽고 있는 책들에 대해서도 좀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책 읽었다고 리뷰도 잘 쓰지 않으니...나중에는 읽었는지조차 기억이 가물거릴 듯....


ps...아....글들이 두서 없어서...읽는 분들에게는 죄송... 나중에 다시 정리를 해야 할 듯....완전 실시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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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크 2010-11-09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용 수정...윗 글 속,[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관련 단상 중에서, 이번 책 내용은 그리 관심이 없고 판매량에 흥미가 있다고 썼는데...장하준 교수에게 죄송스런 생각 한 가득 듭니다. 잘난 것도 없는데 왠지 잘난척 한 듯 보여 죄송스럽네요... 더 읽어보니...제가 보기에 번득이는 내용이 많았습니다...고개가 숙여집니다. 친구에게 선물하기로 구매했는데, 아..또 사야할 듯...내년이나 읽으려 했는데...~~

쿼크 2010-11-16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hanks aladin...1000냥 획득...
 

장바구니 이벤트에 또 참여합니다. 저번에는 물 먹었는데, 이번에는 운이 있었으면 하네요...

먼저 고른 첫 책은 '김훈'의 [내 젊은 날의 숲]입니다. 가격은 10, 800원...

김훈의 소설은 [칼의 노래]와 [바다의 기별]을 읽은 것이 전부입니다만, 그의 문체가 맘에 듭니다. 이번에 나온 신작도 너무 기대가 되구요. 너무 읽어보고 싶어요...

두 번째 책은 '천소'의 [그리고 상상하다]입니다. 부제는 '천재소녀의 특별한 그리기 훈련법!'이라고 지어졌네요.
가격은 좀 놀랄만한 26,820원 입니다... 이런 이벤트 아니면 쉽게 살 수 있는 책은 아닌듯...
예전부터 그로잉에 대한 관심은 있었는데, 책이 맘에 드네요... 종종 도서관에 가서 드로잉 관련 책도 빌려보고, 외국 사이트에 가입해서 드로잉 하는 법과 같은 pdf문서도 다운 받아보고 했는데, 쉽지는 않네요. RSS를 통해 드로잉 관련 블로그도 구독하고 있습니다만 참...대단한 사람들 많아요. 이 책은 책 자체로도 재밌게 볼 수 있겠어요....



세 번째 책은 '피터 밀러'의 [스마트 스웜]입니다. 가격은 13,500원이군요. 내년쯤이나 읽어볼 생각이었지만, 갑자기 문득 읽고 싶어졌어요. 사실 별 이야기는 없을 듯 하지만 그래도 마음이 쏠리는군요. 아직 스웜쪽 관련 연구가 많이 이루어진 것은 아닌 듯 하지만, 소설 속, 영화 속에서 나오는 스웜을 보고 예전부터 기대는 가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이머전스]부터 완독을 해야겠지만요.. 읽고 싶어요~~ 가격은 13,500원...



이렇게 총 세 권 도합 가격이 51,120원 되겠습니다.  

*** 저번 이벤트에서는 길냥이 삼형제로 앵벌이를 했지만 실패하여, 이번에는 앵벌이는 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벤트에 선정되지 않았다는 소식을 들은 첫째 랑이의 표정만 올려봅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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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삼국지 4 - 여포와 조조
요코야마 미쓰테루 지음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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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의 계략으로 동탁 여포의 손에 쓰러짐, 조조 100만 대군 지휘,여포는 조조를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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