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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11-03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인들 표정이 마치 세상 달관한 사람들 같아요...

파란여우 2004-11-03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저는 바둑이를 데리고 산책을 나가는 빨간 땡땡이 원피스 여인에게 올인합니다. 저군요^^
 


델비유, 죽음

죽음 (1890?) by 델비유 Jean Delville (1867-1953)
목탄 드로잉, 66 x 38 cm, 개인 소장


    그러자, 절망 끝에 미친 듯한 용기를 불러일으킨 가장무도회 참석자들은 검은 방으로 뛰어들어갔다. 그들은 흑단 시계의 그림자 속에 움직이지 않고 꼿꼿이 서있는 키가 큰 가면인을 붙들고 그의 수의와 시체 같은 가면을 마구 거칠게 잡아뜯었으나 그것들이 손에 만져지지 않는 것들임을 알고 이루 말할 수 없는 공포에 헐떡였다.
    이제 그들은 "붉은 죽음"이 나타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밤도둑처럼 온 것이었다. 가장무도회 참석자들은 그들이 잔치로 흥청대던 홀들을 피로 물들이며 하나씩 하나씩 쓰러졌고, 각기 쓰러진 절망적인 모습 그대로 숨이 끊어졌다. 흑단 시계의 수명도 잔치의 마지막과 동시에 끝이 났다. 삼각대 위의 불꽃도 꺼졌다. "어둠"과 "부패"와 "붉은 죽음"이 그 모든 것들 위에 무한한 지배를 누렸다.

    Then, summoning the wild courage of despair, a throng of the revellers at once threw themselves into the black apartment, and, seizing the mummer, whose tall figure stood erect and motionless within the shadow of the ebony clock, gasped in unutterable horror at finding the grave cerements and corpse-like mask which they handled with so violent a rudeness, untenanted by any tangible form.
    And now was acknowledged the presence of the Red Death. He had come like a thief in the night. And one by one dropped the revellers in the blood-bedewed halls of their revel, and died each in the despairing posture of his fall. And the life of the ebony clock went out with that of the last of the gay. And the flames of the tripods expired. And Darkness and Decay and the Red Death held illimitable dominion over all.

포우 Edgar Allan Poe (1809-1849) 作 "붉은 죽음의 가면 The Masque of the Red Death (1842)" 중에서


    "붉은 죽음'은 포우가 설정한 가상의 전염병 이름입니다. 병의 발작이 일어나면 땀구멍으로 피가 배어나와 얼굴과 온몸에 붉은 얼룩이 생기고 반 시간도 못 되어 사망에 이르는 끔찍한 병이죠. 아마도 이 병은 "검은 죽음 Black Death" 즉 흑사병 黑死病 이라는 별명을 가진 치명적인 전염병, 페스트를 모델로 한 것 같습니다.

    포우의 단편 "붉은 죽음의 가면"의 줄거리는 대강 이렇습니다. 어느 지역을 "붉은 죽음"이라는 전염병이 휩쓸어 그곳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지경까지 이릅니다. (실제로 페스트는 14세기 유럽 인구 3분의 1의 목숨을 앗아갔다죠.) 그러자 그 지역의 영주는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귀족들을 불러 고립된 성으로 피신합니다. 식량뿐만 아니라 모든 오락거리들이 갖추어진 그 성에서 영주와 귀족들은 바깥 세상의 참혹한 상황을 방관하며 환락에 빠집니다.

 
놀데, 가면들가면 정물 3 (1911) ▶
by 놀데 Emil Nolde (1867 - 1956)
캔버스에 유채, 74 x 78 cm
넬슨 미술관, 앳킨즈 박물관, 캔자스 시티


    그렇게 대여섯 달을 보내다가 영주는 성대한 가장무도회를 열게 되는데, 이 무도회는 구불구불 연결되어 있는 일곱 개의 홀에서 열립니다. 이 홀들은 푸른색, 자주색 등 각기 다른 빛깔이고 각 홀의 조명도 그 홀과 같은 빛깔이어서 환상적인 분위기가 연출됩니다. 그 중에서 일곱번째 검은색 홀만은 조명이 홀 빛깔과 다른 붉은 피빛이죠. 검은색 홀에는 또 거대한 흑단 괘종시계가 걸려 있습니다. 이런 색색의 홀들에서 화려하고 그로테스크한 가장을 한 사람들은 열광적으로 무도회를 즐기지만 한 시간마다 괘종시계가 울리는 동안은 이상한 불안을 느끼며 멈춰 섭니다.

    그러던 중 자정이 되어 괘종시계가 열두 번 치고 나자 가장무도회 참석자들은 못 보던 가장자가 하나 섞여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는 수의와 같은 옷을 입고 시체의 굳은 얼굴과 같은 가면을 썼으며 온통 붉은 피로 뒤덮여 있습니다. "붉은 죽음" 병으로 죽은 사람의 시체를 연상시키는 이 가장에 대해 영주는 분노하고 그를 죽이려 하지만 도리어 자신이 죽음을 당합니다. 사람들은 그가 바로 "붉은 죽음" 자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결말은 맨 위에 소개한 대로입니다.

    시각적 이미지로 가득 찬 산문시와도 같은 이 단편에서는 가장무도회의 환상적이고 찬란한 이미지가 전염병으로 죽은 시체의 현실적이고 비참한 이미지와 기괴하게 연결됩니다. 죽음의 공포에서 도피하기 위해 향락에 열중하던 인간들이 결국 피할 수 없는 죽음에 맞닥드리게 되는 이 이야기는 꽤 풍자적입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어떤 교훈을 제시하기보다는 오히려 허무주의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죽음을 예감하고 있는 가장무도회 참석자들은, 시간이 흐르는 것을 알리는, 즉 죽음이 한발한발 다가오고 있는 것을 알리는, 괘종시계 치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전율에 휩싸입니다. 그리고 시계 치는 소리가 멈추면 더 열광적으로 무도회를 즐기는 것이죠. 그래서 이 무도회는 마치 꺼지기 직전 확 타오르는 불꽃처럼 절망적으로 화려한 광채를 발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피가 흩뿌려지는 처절한 과정을 거쳐 장엄한 암흑과 죽음의 지배로 들어가는 것이죠. 이 모든 과정들이 섬뜩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습니다. 


롭스, 무도회의 죽음◀ 무도회의 죽음 (1865-75)
by 롭스 Félicien Rops (1833-1898)
캔버스에 유채, 151 x 85 cm
크뢸러-뮐러 미술관, 오테를로


    포우의 여러 단편에 나타나는 이러한 탐미주의 aestheticism와 그것을 구현하는 정교한 묘사와 절제된 구성은 보들레르 Charles-Pierre Baudelaire (1821-1867) 를 비롯한 프랑스 상징파 시인들을 감동시켰고 그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포우는 또 추리 소설의 선구자이기도 합니다. "모르그 가의 살인사건 The Murders in the Rue Morgue"이나 "도둑맞은 편지 The Purloined Letter" 같은 추리 소설들은 포우의 냉철한 분석력이 돋보이는 작품들입니다.

    탐미주의와 냉철한 분석은 서로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포우는 아름다움과 환상을 효과적으로 구체화하기 위해서 수학적인 분석력을 동원했다고 합니다. "도둑맞은 편지"를 보면, 탐정이 편지를 절묘하게 숨긴 범인에 대해서 시인이자 수학자인 자이기에 그런 창조적인 범죄를 할 수 있다고 논평하는 구절이 나오죠.

    포우의 이런 독특한 문학 세계는 그가 살아있던 당시 그의 고국인 미국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프랑스 상징파 시인들의 재평가에서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그의 독특한 문학 세계에 매혹되고 있지요.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일본인들의 포우 사랑이 각별하다는 것입니다. 일본 추리소설의 선구자이자 대가인 에도가와 란포 江戶川亂步 (1894∼1965) 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름을 잘 보세요. 에드거 앨런 포우를 존경해서 필명을 이렇게 지었다는군요. ^^ 뿐만 아니라 일본의 호러 판타지 만화들을 보면 포우의 소설들을 리메이크했거나 그 영향을 강하게 받은 작품들이 많더군요.

    이것은 일본 문화의 특성과 관련있지 않을까요? 이어령 박사는 그의 저서 "축소 지향의 일본인 (1982)"에서 일본인들은 언제나 마음 깊은 곳에 죽음을 생각하고 있기에 절박한 심정에서 다도茶道이든 사무라이의 무예이든 한 순간, 한 동작에 혼신의 힘을 다 쏟는 정신으로 임하며, 그 절박함은 예술 작품에도 이어져 일본의 미는 극도로 화려하고 섬세하면서 음산한 기운이 감돈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포우의 작품 분위기와 비슷합니다. 일본 문화의 그러한 점을 이해한 것인지 위의 롭스의 그림은 해골 모양의 죽음의 신이 화려한 기모노를 입고 있군요. 

     맨위의 델비유의 그림은 포우의 "붉은 죽음의 가면"을 주제로 한 것인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 그러나 이 그림의 이미지가 흑단 괘종시계 앞에 우뚝 선 "붉은 죽음"과 너무도 잘 맞아서 이 그림을 소개하게 되었답니다.


엔소르, 홉프로그홉프로그의 복수 (1898) ▶
by 앙소르 James Ensor (1860-1949)

 
    포우의 작품을 주제로 한 것이 확실한 그림도 하나 있습니다. 오른쪽에 있는 앙소르의 그림은 포우의 단편 "홉프로그 Hop-frog"의 마지막 장면을 묘사한 것입니다.

    이 단편 역시 가장무도회에서 일어나는 죽음의 이야기입니다. 이번에는 가장 무도회 참석자들이 모두 죽는 것이 아니고, 많은 무도회 참석자들이 바라보는 가운데 살인이 벌어집니다. (이쪽이 더 소름끼칩니다.) 그것도 산 채로 불에 태워죽이는 살인이죠.

    홉프로그는 어느 왕의 난쟁이 광대의 별명입니다. 그는 먼 나라에서 포로로 끌려온 신세인데, 함께 끌려온 난쟁이 처녀 트리페터와 연인 사이입니다. 어느 날 이 두 난쟁이들은 왕과 일곱 대신이 가장무도회에서 입을 의상을 정하는 것을 돕기 위해 왕에게 불리워 갑니다. 심술궂은 장난을 즐기는 왕은 홉프로그가 술을 못하는 것을 알면서도 억지로 술을 먹이고 이것을 말리는 트리페터에게 폭력을 휘두릅니다. 이것을 본 홉프로그는 앙심을 품지만 이를 숨기고 왕과 대신들에게 방금 우리에서 뛰쳐나와서 쇠사슬에 묶여 있는 여덟 마리의 오랑우탄으로 분장하라고 권합니다. 그리고는 이들을 오랑우탄으로 분장시키기 위해 타르를 바르고 삼을 붙입니다.

    그런 분장으로 가장무도회장에 들어선 왕과 대신들은 사람들이 진짜 오랑우탄인 줄 알고 기겁을 하는 것을 보며 흡족해 하지만 곧 그들을 묶고 있는 쇠사슬이 샹들리에 고리에 걸려 높은 천장으로 끌려 올라갑니다. 이것은 홉프로그의 계획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래에서 속수무책으로 올려다보고 있는 가운데, 고리를 타고 있던 홉프로그는 허공에서 발버둥치는 왕과 대신들의 오랑우탄 의상 (불에 잘 타는 타르와 삼으로 만들어진)에 불을 붙입니다. 순식간에 활활 탄 왕과 대신들이 시커먼 덩어리가 되어 맥없이 흔들릴 때쯤 그는 유유히 천장의 창문으로 사라집니다...

    이 이야기는 기괴하고 무시무시할 뿐만 아니라 가장무도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가면과 그로테스크를 사랑한 기이한 화가 앙소르를 더할 나위 없이 매혹했을 것입니다.


엔소르, 가면들

가면들 중의 앙소르 (1899)
by 앙소르 James Ensor (1860-1949)
캔버스에 유채, 117 x 80 cm, 개인 소장

 
    앙소르는 상징적인 주제를 충격적인 색채와 거친 붓놀림으로 나타내 표현주의의 선구자로 여겨집니다. 그는 특히 가면으로 인간의 위선을 풍자한 일련의 가면화들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그림에 나오는 어리석고 우스꽝스럽고 추악해 보이는 가면들은 사실 진짜 인간의 얼굴이고, 인간들이 들고 다니는 매끈한 얼굴들이 사실은 위선의 가면이라는 것이죠. 위의 자화상에서 그를 둘러싸고 있는 것들도 사실은 가면이 아니라 그의 주변의 인간 군상이라고 합니다.


엔소르, 죽음과가면들

죽음과 가면들 (1897)
앙소르 James Ensor (1860-1949)
캔버스에 유채, 79 x 100 cm
리에쥬 근현대 미술관, 리에쥬



Moon의 미술관 속 비밀도서관
http://ncolumn.daum.net/isis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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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Frederick Kensett - New England Sunrise

한편으로는 예전의 모습이 그립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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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巖 2004-11-03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님은 정상으로 되돌아온것 같군요. 나는 페이퍼가 등록이 안되는군요. 그러니까 댓글도 없고 무지 갑갑해요. 페이퍼 순서는 작성일 기준으로 순서 설정이 안되는것 같군요.

panda78 2004-11-03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암님, 오늘 7시 이후엔 그래도 잘 되는군요. 낮에는 먹통이더니.. 하루빨리 정상화되기를 기다려봅니다. ^^
 

요즘 마음에 들어하는 그림 중 하나입니다.

이번엔 잘 올라가려나... ? 알라딘의 새 시스템이 어서어서 안정되었으면 좋겠네요. 너무 심심해....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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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4-11-03 0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ㅂ^ 별 언니이이이- 며칠동안이나 못 뵈었지요! 아, 얼마나 그립던지,,,,, 흑흑흑흑!
와락, 덥석! 목욕한 지 좀 되었지만 이리 오셔요, 아이 사양마시고 이리로 홋홋 ^m^
 

Le coeur de Madeleine by Sandorfi
Le coeur de Madeleine

Le dos de l'Ange

Vishnya aux yeux clos by Sandorfi
 
 
 
 
 
Un ange vous regarde by Sandorfi

Un ange vous regarde

 

La palette de Safi

 

 

La faute d'Elsa by Sandorfi

La faute d'Elsa

 

 


L'oeil de Johanna
 
 
 

Ange et Ève - L'amour en bleu by Sandorfi
 
 
 
 

Le sommeil de Johanna by Sandorfi

 

 

 

Hommage à Népharène by Sandorfi

 

 

 

Scène d'intérieur - Modèles en chagrin by Sandorfi

Scène d'intérieur - Modèles en chagrin

 
 
 
 
 
 
 
 
 
이 그림이죠?  ^^
 
http://blog.naver.com/jarnet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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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10-30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나..대체, 누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