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3D 애니메이션 샤크를 보려고 하면서 이와 비슷했던 물고기 영화 '니모를 찾아서' 를 떠올렸을 것이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니모와 샤크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샤크는 슈렉을 만들었던 드림웍스에서 만든 것이고 니모는 디즈니와 픽사가 만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물고기가 등장한다는 것 때문에 이 영화는 보기 전부터 니모와 비교될 수 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태어났다.

샤크에는 화려한 이력들이 많다. 슈렉으로 재미를 봤던 데이비드 카젠버그가 제작을 했고, 라이온 킹에서 주옥같은 테마 음악을 들려주었던 한스짐머가 음악을 담당했다. 거기다 노래는 최고의 가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가 불렀다. 그것 뿐이면 말도 안한다. 샤크에 나오는 각 인물들의 목소리연기는 그야말로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한다. 주인공 윌 스미스를 비롯해서 로버트 드 니로, 안젤리나 졸리, 르네 젤위거, 잭 블랙. 거기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갱스터 TV시리즈 소프라노의 출연진들이 목소리 연기를 했다.

하지만 이 모든 화려한 캐스팅에, 될 수 밖에 없는 갖은 요소를 갖추고 있음에도 이 영화는 감히 실패작이라고 말 할수 있다. 첫째로 인물들의 캐릭터가 너무나 진부하다. 주인공인 오스카는 전형적인 뺀돌이 캐릭터. 하는 짓이 뻔한만큼 그가 갑자기 마음을 돌리는 계기도 너무나 뻔하다. 거기다 오스카의 친구로 등장하는 상어 레니는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인물이다. 그렇다. 니모에 나오던 상어들을 기억하는가? 채식주의를 하겠다고 물고기들을 앞에 두고서 '얘네들은 먹는 음식이 아닌 우리의 친구' 를 외치던 상어와 비슷하다. 다만 니모의 상어들이 의지력이 약해 가끔 친구들을 한입만 먹으려고 하지만 레니는 내추럴 본 베지테리언 이라는 것 정도. 그리고 이런 레니를 못 마땅해하는 상어계의 대부이자 레니의 아빠인 돈 리노는 전형적인 갱스터 두목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며 오스카를 유혹하는 팜므파탈 로라는 별로 하는일 없이 목소리만 끈적하고 몸짓만 야시시하다. 오스카의 여자친구이자 오스카의 마음을 돌리는 결정적인 이유가 되는 여자친구 물고기 엔지도 한치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진부함을 보인다.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진부하고 캐릭터들의 진부함보다 더 큰 문제는 너무 많은 스타군단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주인공에게 집중이 되어도 나갈까 말까 한 스토리가 산만하기 그지없다. 

예전 슈렉에서처럼 목소리 연기자와 캐릭터를 비슷하게 만드는 것은 처음 수렉때나 신선했지 지금은 유통
기한 하루 남은 프레시 샐러드 같은 느낌이다. 윌 스미스의 몸짓까지 닮아 흑인 래퍼 물고기 같은 오스카, 누가 안젤리나 졸리 아니랄까봐 두꺼운 입술에 육감적인 몸매를 가진 로라. 알 파치노의 쭉 찢어진 가는 입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돈 리노는 하나도 새로울 것이 없다. 거기다 처음부터 끝까지 힙합스러운 분위기는 클럽 마니아들에게는 반가울지 모르겠지만 일반인들에게는 하나도 와닿지 않는다. 같은 물고기가 등장한다는 이유만으로 자꾸 비교해서 미안하지만 니모의 경우에는 캐릭터들이 모두 확실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오바하지 않았었다. 샤크는 저 경우와 반대로 캐릭터는 약하지만 인물들은 끊임없이 오바를 한다. 거기다 신선한 주인공들이 등장했던 니모와 달리 샤크에는 외모만 봐도 어떤 인물인지 확연한 인물들이 등장해서 절대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목소리 연기자부터 제작, 음악에 이르기까지 드림팀을 모아놨건만 영화는 진부한 캐릭터들 때문에 이도저도 아닌것이 되어버린다. 거기다 화면에 너무 많은걸 집어넣으려고 해서 산만하기 그지없다. 아름다운 바닷속 풍경을 보여주었던 니모도, 디즈니 랜드를 비꼬았던 영주의 우스꽝스런 성이 나왔던 슈렉도 모두 보여주고자 했던것이 확실한데 샤크는 도무지 뭘 보여주려는 건지 알수가 없다. 이것저것 너무 욕심을 부린탓에 화면은 아름답지도 신기하지도 멋지지도 않고 다만 소란스럽다. 도무지 주인공이나 등장 인물에게 집중을 할 수가 없다.

샤크가 지닌 또 하나의 결점은 스토리가 너무도 재미없다는 점이다. 오스카가 사는 물고기 세계는 인간들의 세계와 마찬가지로 빈부격차가 심하다. 오스카는 출세지향적이지만 별 볼일없는 날건달 같은 물고기이다. 그런 물고기가 거짓말로 상어를 물리치고 나서 TV뉴스쑈로 대변되는 미디어의 주목을 받고, 늘 바라던 꿈의 팬트하우스에 살게 되지만 어느 순간 허망한 느낌을 가지게 되고, 그것은 곧 자기가 상어를 물리친게 아니라는 고백으로 이어진다. 그 고백은 물고기들에게 더 큰 감동을 안겨주고 오스카는 입술 두툼한 로라대신 자기를 응원하고 기다려준 여자친구의 품으로 돌아간다. 뻔한 캐릭터들 만으로도 부족했던지 샤크는 끝끝내 진부한 스토리를 가지고 어떤 예상의 허를 찌르는 기쁨도 제공하지 않은 채 조용히 끝이 난다. 도대체 하고 싶은 말이 뭔지. 아니 하고 싶은 말이 있기나 했는지 궁금할 정도이다.

큰 기대를 했건만. 결국 샤크는 죽은 캐릭터와 재미없는 스토리로 인해서 단지 화려한 목소리 연기자들이 등장했다는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남겨주질 못했다. 최근 개봉한 인크레더블이나 하울의 움직이는 성과 비교할때 그 반의 반도 안되는 수준이다. 혹시 극장에서 샤크를 보려는 사람들이 있다면 말리고 싶다. 정 보고 싶으면 비디오를 보라고. 아니면 언젠가 TV에 해 주는 그날까지 기다리라고 말이다. 간만에 영화비가 제대로 아까운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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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05-01-07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흠...계속해서 잘 된 애니메이션이 나오기는 힘든 일인가 봅니다...

▶◀소굼 2005-01-07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픽사는 언제나 잘되지만 드림웍스의 애니는 한번씩 죽을 쑤더군요. 왜 하울은 안오고 샤크는 왔는지 오늘도 궁시렁대는 소굼.

sooninara 2005-01-07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영이가 보러가자고 난리인데..어디 지가 알아듣지도 못할거면서..

아마 보러가야 할것 같습니다..

은영아..영어로만 말해서 넌 못 알아 들어라고 아무리 말해도..괜찮아요..보러가요 하거든요^^

明卵 2005-01-07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가 꼭 보라고 난리를 쳐서 보러 가려고 했는데, 이렇게 되면 비디오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겠네요.

드림웍스라고 하면 전 이집트 왕자만 생각나요. 슈렉도 있긴 하지만, 역시 제 머릿속에서 이집트 왕자를 누르기에는 역부족이군요.

마태우스 2005-01-07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렇단 말이죠. 하마터면 볼 뻔했다는....

LAYLA 2005-01-09 0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생때메 볼거긴한데......역시 미야자키 하야오는 인류의 재산인건가요. 돈을 쏟아부어도 사람 마음을 이렇게 잡지 못하는걸 보면...^^

플라시보 2005-01-09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그러게요. 계속 히트치긴 힘들겠죠.^^



sa1t님. 그런것 같아요. 드림웍스는 하나 대박나고 하나 죽쑤고... 샤크랑 하울이랑 비교하자면 하울이 훨씬 나아요. 물론 제 개인적인 견해지만^^



sooninara 더빙도 있어요. 아이랑 볼때는 더빙을 보는게 더 좋지 않을까요? ^^



명란님. 드림웍스 하면 전 그 초기 화면 (뭐라 불러야 할지 몰라서...) 만 생각이 나요. 달에서 아이가 낙시줄 드리우고 물에 파장 생기면서 드림웍스 글자 뜨는거요.^^ 전 이집트 왕자는 안봐서 그런지 슈렉이 생각나요.



마태우스님. 비디오 나올때까지 기다리세요.^^



LAYLA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만드는 족족 히트를 치는것 같아요. 대단한 감독이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후. 실로 오랫동안 기다렸던 스튜디오 지브리사의 신작 '하울의 움직이는 성' 은. 일본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 해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이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이다. 하울은 애니메이션 최초로 2004 베니스 영화제에서 본상을 수상했다. 거기다 일본에서는 개봉 44일만에 1,000만 관객 돌파라는 경이적인 기록까지 세웠다. 일본이 애니메이션 강국이기는 하지만 1,000만 관객이라는 숫자는 그쪽에서도 상당히 이례적인 모양이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미래소년 코난, 이웃집 토토로, 원령공주 (모노노케 히메), 붉은 돼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천공의 성 라퓨타, 등을 감독한 애니메이션 감독이며 그가 창립한 스튜디오 지브리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 외에도 반딧불의 묘, 추억은 방울방울, 귀를 귀울이면 등의 일본 애니메이션 걸작들을 만들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경우 디즈니와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데 그것은 내용에 기인한 것도 있겠지만 우선 셀의 수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셀이란 투명한 종이쯤으로 생각하면 되는데 만화영화의 경우 매 장면마다 배경과 인물을 계속 그리는게 아니라 배경은 한번 그려놓고 그 위에 인물의 움직임을 셀에 그려서 합친다음 촬영을 하고 또 그 위에 움직이는 장면을 올려서 촬영을 한다. 디즈니사 같은 경우에는 쌩노가다로 불리울 만큼 인물들의 동작을 그린 셀 수가 많아서 물 흐르듯 부드러운 동작을 보여준다. 반면 일본같은 경우 애니메이션이 발달한 시기가 경제적으로 그다지 풍요롭지가 않았기 때문에 셀 수가 디즈니에 비해 매우 적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앉은 상황에서 일어나는 동작이라고 할 경우 디즈니는 그 동작을 위해 10장을 그린다면 일본은 6장 정도를 그린다.) 그래서 인물들의 동작이 조금 딱딱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셀 수가 적다고 해서 무조건 단점만 있는것은 아니다. 셀 수가 적으면 상당히 역동적이고 힘있게 느껴진다. 반면 셀 수가 많으면 동작이 부드럽기는 하지만 파워풀한 느낌은 적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부드러워서 마치 인물들이 느물거리는 듯한 인상을 주는 디즈니보다는 일본쪽의 조금 딱딱하긴 하지만 힘있는 애니메이션이 훨씬 좋다.

헛소리는 이쯤 하고 본격적으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대해 살펴보자. 이미 제목에서 어느정도 짐작했겠지만. 나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얼마나 좋은 작품인지 혹은 재밌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을 생각이다. 내가 주목하는 것은 오로지 꽃미남 하울이다. 알다시피 하울의 목소리 연기는 일본 최고의 꽃미남이자 그를 밴치마킹한 것이 우리나라의 원빈인 '기무라 타쿠야' 이다. (기무라 타쿠야는 얼마전 왕가위 감독의 2046에서도 나왔었는데 그때는 그의 외모가 그다지 돋보이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다.) 어떤가. 짐작이 가는가? 그렇다. 이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하울은 그 목소리 연기를 기무라 타쿠야가 해야 할 정도로 아주 잘 생겼다. 아니 잘생겼다는 표현 정도로는 부족할 정도이다. 오죽하면 그가 치는 대사 중에는 이런 대사도 있다.

'아름답지 않으면 존재할 의미가 없어'

아...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이 대사는 주인공 소피가 '외모가 뭐가 그렇게 중요하냐' 고 말했을때 하울이 날린 대사이다. 하울이 저 대사를 칠때 극장안에서는 여성 관객들의 '아으으으으으...' 하는 탄식이 흘러 나왔었다. 하울은 저 대사를 칠 만큼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의 울트라 캡숑 메머드 무량대수급 꽃미남이다. 주인공인 소피가 처음 등장할때 우연히 골목길에서 마주치게 되는 하울. 이때부터 애새끼들을 제외한 모든 여성 관객들은 하울이 나올때마다 탄식을 내뱉었다. 내가 처음 이 영화를 보려고 했을때 이미 본 친구에게 '하울의 움직이는 성 어떠냐?' 하고 물었을때 그 친구는 딱 한마디만 했다. '하울이...잘생겨도 너무 잘생겼어' 그녀는 그말 이외에는 더 해 줄 말이 없다고 했다. 그리고 그녀의 말은 옳았다. 나 역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보고 나니 다른건 다 필요없고 그저 하울이 겁나게 잘생겼다는 것만 기억이 나니까 말이다. (나란 인간은 반지의 제왕을 보면서도 요정으로 나온 올랜드 블룸만 눈에 들어왔었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주인공 치히로를 도와주었던 마법사 남자아이 (이름 기억안남) 도 꽤나 꽃미남이었는데 하울에서는 그정도 꽃미남이 발에 차이고 길에 널렸다는듯 왕실 마법사 설리먼의 시종으로, 센과 치히로에서의 마법사와 똑같이 생긴 마법사가 여러명 등장한다. 역시 하울이 얼마나 초절정 매력 만빵 꽃미남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센과 치히로에서 그나마 좀 생겼군 싶던 남자가 하울에서는 하인밖에 안되다니...)

영화의 내용은 비교적 단순하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화 치고는 가장 밍숭하다 싶을 만큼 큰 메세지는 없다. 하지만 다른 작품들보다 월등하게 화면이 아름답다. 소피가 하울을 만나서 처음으로 함께 하늘을 나는 장면은 저것이 과연 만화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거기다 건물이며 자연등을 표현하는데 들인 공은 실로 만만치 않다. 디즈니가 요즘 배경을 거의 컴퓨터로 조지고 있는 반면.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은 비록 셀 수는 적을지 몰라도 하나 하나 손으로 그린 섬세한 배경에 있어서는 월등하게 앞선다. 어디까지가 애니메이션이며 어디까지가 컴퓨터그래픽인지 그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고 있지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끝까지 수공예를 고집하는 듯 하다. 그리고 그런 그의 고집 덕분에 우리는 굉장히 아름다우면서도 따뜻한 화면을 볼 수 있다.



아. 내용 얘기 한다고 해놓고 또 헛소리를 했다. 내용은. 소피라는 모자를 만드는, 별로 안이쁜 (이쁘지만 영화에서는 안이쁘다고 나온다.) 여자애가 어느날 마녀로 부터 할머니가 되어버리는 마법이 걸린다. 그 마법을 풀기 위해 하울이라는 마법사를 찾아가고 (하울은 다리가 달려서 움직이는 집. 즉 성에 살고있다.) 어찌어찌 해서 마법도 풀고 꽃미남 하울과 사랑도 맺게 된다는 내용이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화는 보통 전달하려는 메세지가 확실한 편이고 또 영화를 보고 난 다음에도 그 메세지가 강하게 남는게 특장인데 이번 영화에서는 크게 그런 메세지가 없다. 어쩌면 있었는데 하울이 너무 잘 생겨서 기억이 안나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간에 하울은 진짜 숨막히게 잘 생겼다. 조금 재수가 없는게, 머리카락 색이 바뀌었다고 해서 세상 끝난듯 절망할때는 한대 때려주고 싶지만 (바뀐 머리색도 잘 어울렸다.) 그래도 잘생겼으니 모든게 용서가 된다고나 할까? 이쁜 여자는 무슨짓을 해도 용서가 된다 라는 것은 남자만의 특권은 아닌 모양이다. 여자인 우리들도 잘생긴 남자는 어떤 재수없는 짓꺼리를 해도 다 용서가 되니 말이다.

음...위에 실로 거대한 기무라 타쿠야의 사진을 올리긴 했으나 마지막 보너스로 기무라 타쿠야의 사진을 한장 더 올리겠다.(맘 같아서는 시리즈로다 왕창 올리고 싶다.) 우리 배우 원빈과 상당히 닮기는 했는데 원빈이 좀 귀여운 이미지라면 기무라 타쿠야는 좀 더 남성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나한테 둘 중 고르라고 한다면 어느쪽이건 괜찮으니 남는쪽을 주시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라고 말하겠다. 아... 잘생긴 것들은 뭘 해도 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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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굼 2005-01-06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인 저로서도 목소리 정말 좋더이다; 하울을 보고 남은 것은 소피의 머리바뀜과 기무타쿠의 목소리 뿐;;

sooninara 2005-01-06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윈빈하고 키무라상하고 둘다 좋아요^^

키무라는 툭툭 던지는듯한 말투가 너무 멋진데..제가 아이들때문에 더빙판을 보느라 ㅠ.ㅠ 키무라 목소리를 못 들었답니다. 다음에 비디오 나오면 빌려다 봐야지..

잘생긴 것들은 뭘해도 좋아라고 생각한게 아줌마가 되고난 후라니..전 어릴땐 미남보면 후천성 두드러기 증세가 있어서..음 저것들은 내것이 될리도 없고 잘난척하고..라는 선입견이 아주 강했는데 이젠 아줌마가 되서 구경하는 입장이 되니 잘생긴것들이 너무 좋아요..ㅎㅎ

paviana 2005-01-06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전 친구들로부터 선천성미남밝힘증이라는 말까지 듣고 있답니다..

어떤친구는 저한테 `넌 장동건이 살인을 해도 용서하자고 할거야,잘생겼으니까 ' 라고 했더라지요.. ㅋㅋ

기무라 사진 시리즈로 올려주세요...

이번주에는 꼭 이거보러 가야되는데...

정말 잘생긴 것들은 뭘 해도 용서가 되지 않나요? ㅋㅋ

明卵 2005-01-06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아, 정말 재밌게 읽었어요!^^ 정말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제목에 이름이 들어가는 만큼 하울이 제일 큰 점수를 따주었어요. '이쁘지만 영화에서는 안이쁘다고 나온다'에 공감합니다. 그리고, '남은쪽을 주시면 감사히 받겠습니다'라니, 물론이지요! (푸하하하)

날개 2005-01-06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생긴 것들은 뭘 해도 다 좋아! 라니... 너무너무 공감하는 바이옵니다..ㅎㅎ

플라시보 2005-01-06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a1t님. 정말이지 남자가 봐도 기무라 타쿠야는 잘생기지 않았습니까? 거기다 그 박진감 넘치면서도 달콤한 목소리라니...일본 남자 배우들이 약간 투툭 내뱉듯 말하는 말투가 너무 좋아요. 어찌나 남성적인지...가서 그냥 팍 앵기고 싶다니깐요. 아하하하. (서른 되고 나더니 너무 뻔뻔해진거 아니냐?. 늙어도 곱게 늙자.)



sooninara님. 이런 애들 때문에 더빙판을 보셨군요. 나중에 비디오로 꼭 기무라 타쿠야의 목소리를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아름답지 않으면 의미가 없어. 저 대사를 칠때의 그 애절함과 뻔뻔함의 조화로움이란...아.... 그리고 전 미혼인데도 잘생긴 남자를 언제나 구경만 하는 입장인지라. 그들을 향한 제 검은 마음을 숨기지 않습니다. 우하하하.



paviana님. 선천성미남밝힘증이라. 흐흐. 부디 그 증상이 현실로 이뤄지길 간절히 기도하겠습니다. 잘생긴 것들은 뭘 해도 다 용서가 되고 말구요. 암요.^^ 그저 미소만 한번 씨익 날려준다면 용서 할애빈들 못하겠습니까.



명란님. 주인공 소피도 나름 이쁜데 (그 큰 눈망울을 보아요) 거기선 안이쁘게 나오고 심지어 외모지상주의자인 하울을 나무라기까지 하죠. 내가 보기엔 거기선 이쁘답시고 나오는 소피의 동생보다 소피가 훨 낫더만... 후훗. 그리고 원빈과 기무라 타쿠야중 누굴 고를래 라고 말하는건. 생을 유지할래? 아님 살아갈래? 라고 묻는것과 똑같지요.^^



날개님. 호호.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무탄트 2005-01-06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저도 하울이 처음 나왔을 때, 껌뻑 넘어갔더랬죠. 와! 잘생겼다!라고 옆자리 동생 찔러가며... ㅋㅋㅋ 나이 먹으니, 점점 젊고 잘생긴 사람에게 끌리는 마음 이해 되더이다. 특히, "조금 재수가 없는게, 머리카락 색이 바뀌었다고 해서 세상 끝난듯 절망할때는 한대 때려주고 싶지만 (바뀐 머리색도 잘 어울렸다.) 그래도 잘생겼으니 모든게 용서가 된다고나 할까?" 이 부분은 정말 공감하지 않을 수가 없군요. 하하하

거닐기 2005-01-06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에 대해서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해 주고 싶었던 말입니다. 정말 정답 같습니다.

▶◀소굼 2005-01-06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몰래 납치해서 한번씩 앵겨봅시다;; [제가 하면 변태 되겠지요_-;;;]

플레져 2005-01-06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넷 어떤 카페에서 보았는데, 기무라 타쿠야를 "김탁구" 로 부르더군요. 말 되죠? ㅎㅎ 플라시보님도 느끼셨구랴~~ 하울교 만들어보실래요? ^^;;

플라시보 2005-01-06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탄트님. 흐흐.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보면서 하울이 잘생겼다고 생각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요?^^ 너무도 확실하고 완전하게 잘 생겨버린 하울. 영화를 다 까먹어도 잘 생긴 하울의 미소는 까먹지 못할듯 해요. 오죽하면 그 재수없는 행동을 해도 용서가 되겠어요. 하하.



거닐기님. 히힛. 저도 누가 저 영화 어떻냐고 물으면 '하울이 너무 잘생겼어' 라는 말 밖에 못할것 같아요.



sa1t님. 히히. 납치하시걸랑 저부터 주세요. (변태라고 안할테니 1순위로 꼭 저 주셔야 해요^^)



플레저님. 김탁구. 하하하하. 예전에 펫 메쓰니를 팽만식이라 부르던게 생각납니다. 진짜 하울교라도 하나 만들어야 할까봐요. 대체 저렇게 너무 잘생겨버리니 영화를 보란 얘긴지 하울교를 만들란 얘긴지...흐흐.

작은위로 2005-01-06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풋, 하울의 성을 보고나오면서 친구와 제가 그런 말을 했어요.

'하울을 나에게 대려다줘!' ^^;

사실대로 말하자면, 저는 하울보다는요, 소피가 더 좋았는데.. 할머니가 너무 귀여워서요. 큰눈으로 이리저리 마구마구 굴리면서, 하는 행동들이... 어찌나 귀엽던지.

물론, 하울같은 잘 생기고, 능력좋은(!),- 얼마나 좋아요, 순식간에 이사하는 능력이라니, 짐쌀 필요가 없잖아요!! - 남자친구가 있으면 좋으련만 생각하지만요...

플라시보 2005-01-06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을 보며님. 히히. 그럴까요?^^ (참고로 제 MSN 대화명은 하울을 내리소서 입니다. 후훗)



작은위로님. 어머 정말 그러네요. 내집 장만도 모자라서 순식간에 이사하는 실력까지 갖춘 꽃미남. 최고의 남자친구네요. 저도 물론 소피가 귀엽긴 하지만요 그래도 하울에게 끌리는 마음이 더 커요. 흐흐.

LAYLA 2005-01-06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저도 방금 봤어요, 근데 주제가 '마음'이라고 저혼자 생각한건 또 뭐죠!! ㅋㅋ

하울에게 심장을 돌려주고나서 하울이'몸이 무거워,,,,,' 라고 하자 소피가 '마음은 무거운거야' 라고 말하는게 참 와닿았어요.

BRINY 2005-01-06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내일 보러 가요. 친구가 좀 더 일찍 시작하는 [샤크테일]을 볼까해서, 우겨서 [하울]로 예매했습니다^^ . 근데, 저게 애 둘 딸린 아빠의 모습인가요, 키무라? 딸들이 친구들의 부러움을 얼마나 받을꼬~

플라시보 2005-01-07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AYLA님. 하하. 저는 어디까지나 웃자고 한 얘기였어요. 반지의 제왕을 보면서도 레골라스의 작태만 분석한 제가 이걸 보면서 뭘 더 했겠어요. 그저 하울의 꽃스런 외모에 반할 뿐^^



BRINY님. 샤크테일 봤는데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니모보다 못합니다. 키무라 타쿠야가 애가 둘이나 있나요? 몰랐어요. 아...진짜 그 딸들은 좋겠다. 하하^^

maverick 2005-01-08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실런지 모르지만 국산 꽃미남 빈이에 비하자면 키무라는 약간 딸립니다. 왜냐면 키무라의 코와 눈은 현대의학이 더해진 것이거든요 ^^ 재밌는 것은 플라시보님을 포함해서 리플다신 여성분들이 툭툭 던지는 말투에 매력을 느끼시는군요. 일본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들이 일관된 특징이라고 알고 있구요.. 오히려 그거에 대비해서 따뜻한 대사를 날려대는 욘사마의 겨울연가에 일본여성들은 다 뻑간거라던데.. 여성의 심리는 어렵기만 합니다 ^^;

플라시보 2005-01-08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빈도 제가 알기로는 현대의학의 힘을 빌린것으로 압니다만 (아니라면 원빈 팬들에게 밟혀 죽을라나? ^^) 기무라의 변신은 저도 익히 봤습니다만 가히 놀라운 지경이더군요. 흐흐. 약간 히바리없이 생긴 소년이 어느날 두둥하고.. 그 말투가 너무 좋아요. 일본 드라마의 남자들이 대부분 그렇게 말하는건 맞는것 같습니다. 근데 그 심드렁한 말투가 어찌나 좋은지...히히. (여자들이 보기엔 남자들 심리도 어렵답니다. 호호^^)
 


올 하반기 내가 가장 주목하고 있었던 영화는 바로 이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 2 : 열정과 애정'이었다. 허나 내가 쓴 제목에서 짐작했겠지만 이 영화를 보고 난 소감은 한마디로 실망 그 자체였다. 영화에 실망을 한 이유를 나름대로 생각해 보았다.

1. 기대치가 너무 높아서 (1편이 재밌는 경우 2편은 더 재밌어야만 재밌다고 느낀다. 1편 정도로 재밌으면 2편은 재미 없다고 느껴진다.)

2. 나이를 먹어서 (사실 1편이 개봉할때 내 나이는 스물 여섯이었다. 그때는 서른 두살 브리짓 존스의 얘기를 웃으며 볼 수 있었지만 곧 서른을 앞둔 지금은 우스꽝스런 노처녀 얘기를 마냥 웃으며 보긴 힘들다.)

3. 원작이 없어서 (1편은 브리짓 존스의 일기라는 동명의 소설책을 영화로 옮긴 것이었으나 2편의 경우는 원작이 없이 그냥 영화사에서 지들끼리 뚱땅거려서 만들었다.)

1편에 이어 2편에서도 브리짓과 마크 다씨(콜렌 퍼스) 그리고 다니엘 클러버 (휴 그렌트)의 삼각 관계는 여전히 이어진다. 하지만 뭔가 김이 빠진것 같다. 1편에서도 마크 다씨는 꽤나 괜찮은 남자였지만 2편의 몰아주기 (여자가 꿈꾸는 완벽한 남자) 는 너무 심했다. 현실에 존재할것 같지 않게 마크 다씨는 너무도 괜찮은 남자이다. 그에 비해 매력적인 바람둥이였던 다니엘 클러버는 형편없는 인간으로 등장한다. 이건 브리짓이 머리에 총을 맞지 않는 한 (오...무혀기. -안다 병인거-) 마크 다씨가 아닌 다니엘 클러버를 선택할 리가 없다. 누가 봐도 어떤 선택을 할지 당연한 영화에 갈등이 뭐가 있겠는가! 허나 제작진은 갈등없는 브리짓 존스를 원하지 않았다. 그들은 쌩 어거지를 써 가며 갈등요소를 만들어낸다. 더없이 완벽한 마크 다씨는 가끔 영화의 갈등 요소를 제공하기 위해 그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면면을 불현듯 보여주고 브리짓 존스의 오바는 재기발랄과 귀여움을 넘어서 끔찍의 수준에 다다른다. 거기다 마크 다씨와 브리짓의 재결합을 위해 등장하는 태국 장면은 어거지의 최고봉이라 일컷기에 손색이 없다.

제작진의 고초는 이해하고도 남는다. 생각지도 않았는데 1편은 너무나 흥행을 해 버렸지, 위에서는 전편만큼 못만들면 알지? 분위기지, 원작은 없지, 성공은 해야겠지, 여러모로 골이 흔들렸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관객들이 '그래 니네 마음 다 알아' 하면서 너그러워 질 수는 없는 법. 저럴꺼면 왜 굳이 돈을 발라가며 해외로케를 했을까 싶은 장면들과 유아들이 보는 만화에 등장하는 인물마냥 단순하기 그지없는 등장인물의 캐릭터 설정은 안타까움마저 불러 일으킨다. 나름대로 삶에 대해 진지하면서도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을 잃지 않았던 브리짓 존스는 오간데 없고 우리가 마주하는건 살덩어리에 주책바가지 노처녀이다. 멋진 남자친구가 없다면 니네도 얼마 안있어 이렇게 될꺼야 라는 듯이 말이다. 사실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노처녀 (이 말을 싫어 하지만 혼기 꽉 찬 처녀는 더 싫으므로 편의상 이걸 쓰겠다.) 들이 보기에 상당히 불편한 영화이다. 이제 생물학적 나이로 막 노처녀 대열에 합류해서 노처녀다운 히스테리를 부리기 시작한다고 말하면 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다. 이 영화는 노처녀의 삶이란 멋진 남자를 만나는 것이 전부인양 그려놓았다. 거기다 멋진 남자가 생겨도 뚱뚱한 브리짓은 안심을 못하고 그의 주위를 맴도는 날씬한 동료를 끊임없이 질투하고 의심한다. 그러더니만 태국땅에 가서 태국 여자들의 얘기 (남자친구가 때리고 돈뜯고 마약하고)를 듣고 느낀다. '내가 만났던 마크 다씨는 얼마나 완벽한 남자인가!' 하고 말이다. 거기다 그녀는 직장에서 더없이 무능하다. 그녀가 늘 주장하는 프로패셔널은 오간데 없고 오직 그녀의 뚱뚱한 몸매로 우스꽝스러운 장면만을 연출할 뿐이다. 그녀가 리포터로 살아남는 이유는 화면에 거대한 엉덩이를 자주 드리밀기 때문이다. 비록 그게 그녀가 일부러 그런게 아니라 하다보니 그렇게 되었더라도 말이다. 또한 그녀는 그런 화면이 나가는걸 창피해하지 않는다. 다만 위에서 야단을 칠까봐 걱정을 할 뿐이다. 다행스럽게도 위에서는 코메디보다 더 헉겁할 그 장면을 몹시 마음에 들어 하고 브리짓은 안도한다. 나이많고 뚱뚱한 여자 브리짓은 직장에서도 애정문제에 있어서도 주체적인 모습은 전혀 보여주고 있지 않다.

제작진은 이에 그치지 않고 마지막 반전을 준비한다. 그런데 그 반전이라는게 정말 어이가 없다. 뚱뚱한 브리짓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아름답고 늘씬하며 능력있는 여자는 아예 브리짓의 상대조차 되지 않는 인물로 만들어 버린다. 대체 마크 다씨처럼 매력적인 남자가 왜 브리짓 같은 여자를 만나는지 이해할 수 없도록 만든다. 이건 단지 브리짓이 뚱뚱하고 나이가 많아서가 아니다. 브리짓은 전혀, 눈꼽만큼도 매력이라고는 없는 여자이다. 저 나이가 되도록 누군가에게 맞아죽지 않은게 신기할 정도로 하는 짓거리 마다 실수로 가득하다. (물론 마크 다씨 같은 능력있는 남자만 만나면 그녀의 바보같은 짓거리는 문제가 안된다.) 좋은 남자를 만나는 것, 그리고 잘 사귀는 것은 여자의 인생에 있어 분명 중요한 문제이다.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중요한 문제라고 말 하는 것과 전부라고 말 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이 영화의 제목이 열정과 애정이건만 영화 어디에도 열정과 애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영화를 위해 엄청나게 살을 불리고 완벽에 가까운 영국식 억양을 구사하는 르네 젤위거의 노력은 가상하나 영화는 영 아니올씨다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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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12-17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 만순이가 이거 본다고 1편을 억지로 보게 했는데 ㅠ.ㅠ 그리 재미없다니... 실망입니다... 전 1편도 별로였다구요...

플라시보 2004-12-17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1편이 별로였다면 2편은 당연히 더욱 더 별로입니다. 전 1편은 재밌게 봤었거든요.^^

진/우맘 2004-12-17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1편을 안 봐서 그런지, 2편을 재미있게 본 사람도 여기 있는데~^^;

BRINY 2004-12-17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편도 원작이 있긴 있어요. 브리짓과 친구가 태국까지 날라가서 나라 망신, 여자 망신 다 시키고, 마크 다시가 또 그걸 구해주는 내용이죠?

브리짓이 저랑 동년배란 설정이라서 1편은 재밌게 봤는데, 원작 속편을 읽고나니, 이거 뭐냐? 싶더라구요. 결국 여자 팔자는 남자를 어떻게 만나느냐에 달렸다는 얘긴지. 남자들은 똑부러진 여지보다 브리짓같이 덜 떨어진 여자를 좋아한다는 건지. 제 남동생이 브리짓 같은 여자를 사귄다면, 만사 제쳐두고 말릴 겁니다.

플라시보 2004-12-17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 흐흐. 개인 차이죠 뭐. 저도 남들이 엄청 재미없다고 욕한 영화 재밌다고 그런적 많았어요.^^



BRINY님. 어머. 원작이 있었군요. (이런 망신스러운..하하) 아무튼 저도 주변 남자중에 브리짓 같은 여자를 사귀고 그것도 모자라 결혼까지 생각한다면 만사 제쳐두고 말릴껍니다.^^

마냐 2004-12-17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브리짓이 사랑스럽지 않다는거..역시 그게 문제라니까요.

panda78 2004-12-18 0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리짓 존스의 애인이라는 제목으로 나왔죠. 근데 영화보단 낫지만 책도 1권만 못하더라구요. 저도 기대하면서 보러 갔는데 실망했어요.;;

플라시보 2004-12-18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 그렇죠. 사랑스럽지 않다는거. 사실 1편에서는 우리의 브리짓양 꽤나 사랑스러웠잖아요. 그 스위티함이 쫙 빠져버린것 같아요.



panda78님. 음...책 제목은 브리짓 존스의 애인이군요. 책도 별로, 영화도 별로...흐흐
 

이 영화 사실 무진장 기대했었다. 내가 예전에 사귀던 남자가 영국 유학파에다 뮤지컬을 끔찍하게 좋아해서 맘마미아와 오페라의 유령에 대해 귀에 딱지가 앉을만큼 칭찬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는 내내 생각했다. '이게 뮤지컬이면 겁나게 좋았을지 모르겠지만 영화로는 그저 그렇군' 하고 말이다. 어쩌면 나는 뮤지컬도 재미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대략 대사를 치는데 노래로 치는게 적응이 안되기 때문이다. 멀쩡한 표정을 하고 있다가 뜬금없이 우어어어 하며 노래를 부르는게 난 왜 이렇게 와닿지가 않는걸까?

내용은 다들 알고 있는 오페라의 유령 그대로이다. 영화인지라 약간의 각색 작업은 거쳤겠지만 기본 골격은 뮤지컬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리고 그 유명한 오페라의 유령 테마곡도 원없이 나온다. 의상도 화려하고 캐스팅도 괜찮다. 뮤지컬이라면 시도하지 못했을, 영화라서 가능한 액자식 구성이랄지 과거와 현재를 절묘하게 오가는 장면들도 괜찮았다. 하지만 나는 뭔가 더 거한것을 원했나보다. 예전에 물랑루즈를 봤을때처럼 엄청난 스케일을 원했는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에 대해 굳이 평을 하자면 크게 재미는 없었지만 그래도 한번은 봐 주셔야 할 영화라는 느낌이랄까? 조엘 슈마허 감독 답게 화려한 볼거리도 많고 무엇보다 너무도 유명한 뮤지컬을 영화로 옮긴것 치고는 상당히 성공적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뮤지컬을 안봤기 때문에 내가 이런소릴 하는건 말이 안된다.) 이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내 친구는 그런 말을 했다. 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 백번 옳은 소리이다. 육체가 건강하지 못하면 정신도 병들게 되고 정신이 병들면 마찬가지로 육체도 시들게 된다. 이 둘은 땔레야 땔 수 없는 유기적인 관계이기 때문에 하나가 정상적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나머지 하나가 정상이 되려면 불가능까진 아니더라도 그야말로 초인적인 인내심이나 힘이 필요한것 같다. 오페라의 유령을 보면서 주인공인 오페라의 유령이 그런 삐뚤어진 사랑을 하게 된 것은 자신의 얼굴탓이 아닌가 싶었다. 모든 사람들이 보면 얼굴을 찌푸릴 정도의 흉물스런 육체를 가지고 태어났으면서 마음만은 비단결이길, 그리고 아주 정상적이고 건강한 정신을 가지고 있기를 바란다면 욕심이다.

영화의 러닝 타임이 무려 140분이기 때문에 다소 지루한 감이 있기는 하지만 툭툭 튀는것 없이 매끄럽게 흘러간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오프닝 장면이다. 옛 오페라 극장에서 경매가 시작되고 마지막 물건인 샹들리에가 나올때. 지저분한 폐허였던 오페라 극장은 마치 마법사의 입김이라도 받은양 마술처럼 예전의 모습을 되찾아 가는데 그 장면이 아주 볼만하다.

그래도 결국 나는 심각한 대사를 노래로 친다는 그 기본적인 룰을 받아들이지 못해서 이 영화가 좀 재미없었다. 물론 그것을 다 알고 갔기 때문에 재미없었다는 정도의 표현은 너무한건지 모르겠지만 어쩌겠는가. 재미에 목숨걸고 사는 내가 재미가 없었으면 그건 아무리 위대한 예술 작품이 되었건 뭐가 되었건 간에 그냥 재미없는 것일 뿐인것을 말이다. 보다가 중간 중간 나가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아마도 영화가 너무 길었거나 아니면 나처럼 노래로 대사를 대신 하는걸 견디지 못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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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onara 2004-12-10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뮤지컬 자체가 취향이 아니더라구요. 캐츠, 오페라의 유령(관람한 건 딸랑 두편이지만..) 초보자도 가슴깊이 전율을 느낄만한 뮤지컬이 있나요!? ^_^

흰 바람벽 2004-12-10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쉬~

이걸 볼까 말까 고민하던 차였는데요.

저도 내심 '에이~ 아무리 그래도 뮤지컬만 하겠어?'싶더라구요. ^^; 물론 저도 아직 뮤지컬로도 못봤습니다. 히히.(그러면서 뭘 안다고~ ㅡ.ㅡ)


marine 2004-12-10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국에서 "오페라의 유령" 을 봤는데 대사를 다 알아 먹지는 못했지만 너무 좋았는데...

치니 2004-12-10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나나님 멘트에 동감 !

^_^ 왠지 플라시보님도 뮤지컬로 본다면 훨씬 좋아하실 거 같습니다만...

sweetmagic 2004-12-10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마님 치니님 말씀에 동감 !!

키노 2004-12-10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감독인 조엘 슈마허의 한계가 아닐런지요^^;; 아무래도 누구나가 원작은 다 잘아실건데 지금 이 마당에 뮤지컬 그대로를 영화로 옮긴다면 비주얼한 면에 엄청 길들여진 관객들의 입맛에 떨어지기는 쉽지 않을텐데 말입니다.그런면에서 본다면 바즈 루어만 감독은 대단한 것 같더라구요 ㅎㅎㅎ

플라시보 2004-12-11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ayonara님. 저는 아직 한번도 뮤지컬을 제대로 관람한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실제로 보면 좀 다르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고 있답니다.^^



흰 바람벽님. 아무래도 영화가 오페라 같을수는 없지 않을까 싶어요. 아무리 잘 만든다 하더라도 오페라의 영역이 있고 영화가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이 있으니까요.^^



나나님. 저도 제대로 된 극장에서 오페라를 본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감흥을 받지 않을까 싶은데. 언제 기회가 닿으면 영국에서 꼭 보고싶어요.^^



치니님. 후훗. 그럴지도 모르지요.^^



sweetmagic님. 흠...모두들 제게 권하는군요. '오페라를 보렴' 후훗^^



키노님. 바즈 루어만 감독은 어떤 영화를 만들었지요? 제가 잘 모르는 감독이라서요. (그리고 전 조엘 슈마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배트맨도 팀 버튼 버전이 훨씬 좋았었어요.)

nugool 2004-12-11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감독이 맘에 안들어요. 그래서 저 영화가 보기가 싫드라구요. 어떤식으로 풀었을지.. 대강 감이 오니까요. 배트맨도 팀버튼 버전이 훨씬 나았다는 데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2004-12-11 15: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라시보 2004-12-12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굴님. 흐흐. 브리짓 존스와 저 영화 사이에서 갈등하다 맛없는 과자 먼저 먹는 심정으로다 봤습니다. 브리짓 존스는 재밌어야 할텐데...^^ 내일 새벽에 보기로 했습니다.

마냐 2004-12-12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브리짓 존스가 마음에 드시길 바랍니다.

쫌전에, 옆지기랑 이 영화를 보러갈까 말까 하다가...오늘은 각자 웹질을 하기로 하고, 이렇게 간만에 서재탐방중임다. 만약 님이 영화를 극찬하셨다면, 앗 오늘 밤의 판단이 실수였구나...하고 아주 힘 빠질뻔 했슴다. 캬캬캬.

sayonara 2004-12-13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바즈 루어만을 모른다고 하시다니..ㅋㅋㅋ

저 옛날 '댄싱 히어로'의 빠쏘도 블레부터 '로미오+줄리엣', '물랑루즈' 그리고 디카프리오와 다시 한번 만나는 '알렉산더'까지... 화려한 영상미에 일가견이 있죠.. ㅎㅎ

플라시보 2004-12-14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 브리짓 존스. 시간이 너무 안나서 계속 못 보고 있어요. 이러다 비디오로 볼 것만 같습니다. (1편도 비디오로 봐서 2편 만큼은 그래도 영화관에서 브리짓 존스를 보고싶었거든요.) 근데요. 이거 오페라로 본 사람들은 아주 충실하게 잘 옮겼다면서 좋아하더라구요. 역시 난 뮤지컬이나 오페라 체질이 아닌가봐요. 흐... (음. 그래도 영화 시카고는 매우 재밌었어요.)



sayonara님. 아...물랑루즈와 로미오와 줄리엣을 만든 감독이군요. 히...몰랐어요. 그 영화들을 다 보긴 했지만요. 이잇. 부끄러워요. 님.^^
 

예전에 내가 자주 들어가던 인터넷 사이트에, 닉네임이 '마노기' 인 분이 계셨다. 무슨 천연기념물 제 몇호쯤 되는 희귀 새 이름인가보다 했었는데 어느날 그분이 마노기의 뜻을 밝히셨다. 마노기는 바로 장만옥의 만옥을 가르키는 말이었다. 그때 내 나이가 스물 셋? 아님 넷쯤 되었나보다. 아무튼 나는 장만옥이 뭐가 예쁘다고 닉네임을 마노기로 쓰나 싶었다. 그랬다. 그때는 장만옥이 뭐가 매력적인지 전혀 알지 못했었다. 당시 내 눈에는 홍콩 배우는 뭐니뭐니 해도 오렌지를 헤집고 태어난듯 상큼한 왕정문이 최고라고 생각했었다. 그랬다. 그때는 어렸었다. 그래서 나는 장만옥의 매력을 알지 못했다. 하지만 한달 뒤면 계란 한판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은 알것같다. 서른 둘이라던 그 분이 왜 닉네임을 '마노기' 라고 지을정도로 장만옥을 좋아했었는지를 말이다.


내가 일하는 건물에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있다. 그래서 꽤나 게으른 나 이지만 이 회사에 입사하고 나서 영화 만큼은 원없이 봤다. 퇴근길에 들러서 봐도 되고, 가끔이긴 하지만 일을 하다 말고 스윽 빠져 나가서 영화관으로 슬금슬금 기어들어가기도 한다. 오늘 나는 두번째 방법으로 장만옥이 나오는 영화 클린 (Clean) 을 혼자서 봤다. 클린은 별로 장사가 안되는지 오후 3시 30분이 마지막 프로였고 나머지 시간에는 여선생 VS 여제자를 상영했고. 영화를 보러 들어가니 나를 포함해서 3명의 관객이 전부였다. 이 영화로 2004년 칸영화제 여우주연상까지 받았지만 대한민국에서도 소도시인 이곳에서는 그녀 혼자서 원톱으로 관객을 끌어들이기에는 무리였나보다. 아니면 예전의 나처럼. 너무 어린 관객들이 그녀의 매력을 발견하지 못했거나 말이다.


한물간 록스타 리. 그리고 그의 아내 에밀리 (장만옥)는 캐나다에서 투어 중이다. 하지만 한물간 록스타답게 그들을 원하는 곳은 없다. 음반 계약자들은 싼값에 후려치려고 하고 리의 음악도 신통찮다. 설상가상으로 리와 에밀리는 헤로인 중독자이다. 사람들은 에밀리가 리를 망쳤다고 말한다. 캐나다의 호텔방에서 에밀리와 리는 말다툼을 한다. 에밀리는 화가나서 차를 몰고 나가버리고 그 사이 리는 헤로인 과다복용으로 사망한다. 다음날 에밀리가 도착했을때 리는 이미 죽어있고 집에는 경찰들이 와 있다. 경찰들은 흥분해서 호텔방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에밀리를 저지하다가 에밀리의 가방을 뒤지게 되고 그 속에서 마약을 발견한다. 에밀리는 마약 소지죄로 6개월형을 선고받는다. 6개월 후 에밀리는 석방되지만 그녀의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다. 아륻을 맡은 시아버지는 그녀가 새로운 사람이 되기 전 까지는 자기들이 맡아서 키우고 있는 리와 그녀의 사이에서 난 아들을 데려갈수도 만날수도 없다고 말한다. 하루아침에 남편도 돈도 집도 아들도 없어져버린 에밀리는 이제 선택을 해야 한다. 아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또 살기 위해서는 마약도 끊고 번듯한 직장도 잡아야 하는 것이다.



내가 클린이란 영화가 나왔다는 기사를 접하면서 가장 놀랐던 것은 이 영화의 감독이 올리비에 아싸야스라는 사실이었다. 알다시피 장만옥과 올리비에 아싸야스는 한때 부부였지만 지금은 이혼을 한 남남이다. 한국 사회같으면 서로 철천지 원수가 되어서 헤어졌을 것인데 놀랍게도 이들은 함께 작업을 했고, 그 결과는 칸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TV드라마에서야 헤어지고도 서로 친구로 잘 지내는 쿨한 신세대 이혼부부들이 등장하지만 현실에서는 좀 어렵지 않을까 하는게 내 생각이었는데 아닐수도 있나보다. 만약 그들이 인터뷰할때 입으로만 나불거리는 '서로 좋은 친구로 남기로 했어요' 부류였다면 어떻게 영화를 같이 할수가 있었겠는가. 그것도 배우와 배우가 아닌 배우와 감독으로 말이다. 이 영화에서 올리비에 아싸야스는 그동안 장만옥과 함께 작업을 한 어떤 감독들 보다도 장만옥에게 많은 무게를 실어 주었다. (영화 속에서 여배우가 아름답거나 매력적이기는 흔한 일이었지만 무게를 가지는 일은 매우 드물다.) 이혼을 하더라도 저렇게 직업적 동료로는 여전히 남을 수 있는 그들이어서 그런지 이 영화엣 장만옥은 다른 어떤 영화에서 보다 자신의 연기력을 십분 발휘한다. 특별해 보이는, 누가 봐도 '우와 연기' 라는 생각이 드는 대단한 장면 같은건 없지만 장만옥은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를 같은 무게로 끌고 나간다. 여배우 치고도 무척 갸냘픈 몸을 가졌지만 대단한 액션이나 큰 재스쳐 없이도 그녀는 화면을 채우고도 남을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물론 그 카리스마가 문신하고 여기저기 정신 사나울만큼 장신구를 달고 있는 락가수들의 카리스마와는 또 다른 것임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




어떤 사람들은 이 영화를 모성을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하는 한 여자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내 생각에는 여기서 장만옥이 보여주는 것은 모성애가 전부가 아닌것 같다. 물론 그녀가 깨끗해지려는. 즉 마약을 끊고 새 일자리를 구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으로 돌아가려는 이유는 아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장만옥의 모성애에 포커스를 맞추었다기 보다는 그냥 장만옥이 연기한 에밀리의 삶에 중점을 둔것 같다. 어느날 갑자기 자기를 지켜주고 보살펴주던 남편이 사라지고 그녀는 세상에서 외토리가 된다. 가진 돈도 없으며 돈을 벌 만한 능력도 없는 그녀. 아들에게 말 한것 처럼 마약을 하는 삶 이외에 다른 삶은 알지 못했던 그녀가 서서히 세상을 살아간다. 누군가의 도움이나 누구에게 의지해서가 아닌. 오직 그녀 혼자서 판단하고 결정하고 또 행동해야 한다. 잘 나가던 시절과는 판이하게 달라져버린 삶을 그녀는 어떻게건 꾸려나가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처음부터 으쌰하고 종잇장 뒤집듯 열심히인 딱 영화같은 모습은 보여주지 않는다. 그녀는 영화 밖의 사람들이 그런것 처럼 실패도 하고 뭔가 옹골찬 부분도 모자라고 될대로 되라는 식이었다가 또 다시 갈등하고 애를 쓰는 것을 반복한다. 극중에서 누군가는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녀는 서서히 변한다. 필요하다면 사람은 변하기도 한다는 그녀의 시아버지 닉놀테의 말처럼 말이다.


별로 오래 살아보지는 않았지만. 내가 살아보니 사는데 정답은 없는것 같다. 처음부터 바른생활 인간으로 태어나 오직 바르게만 살면 모르겠지만 사는게 어디 그렇게 흘러가는가. 우린 가끔 시궁창에도 빠지고 진흙도 뭍혀가면서 산다. 그러다가 서서히 조금씩 자기도 모르게 인생의 고삐를 쥐고 있는 사람은 결국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닳게 된다. 어떻게 살건 정답은 없지만 결과는 고스란히 자신의 몫으로 남는다. 내가 남의 인생을 대신 살아주거나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는 것 처럼 남들도 마찬가지다. 그냥 살면서 잠깐씩 머물고 스치는 사람들일 뿐이다. 설사 그게 핏줄의 이름으로 혹은 사랑의 이름으로 엮인 가족이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영화에서 그녀는 친정쪽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친척이 운영하는 식당에 취직하지만 금방 쫒겨난다.) 그렇다고 해서 시댁쪽의 도움을 받지도 않는다. 친구들도 예전에 잘 나갈때의 그녀를 대하던 것과 지금은 사뭇 다르다. 내일일도 알수 없는 인간인데 감히 자기 인생은 탄탄대로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한. 사는건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믿을 수 있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있다. 바로 자기 자신이다. 이 영화에서 장만옥을 클린하는 것은 결국 장만옥 자신인것 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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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04-12-01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8 : 한국 대표 만화가 18명의 감동적인 이야기 1,2> (장상용 저/크림슨 출판) 에 유명한 만화가들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있습니다. (아직 안 앍은 책 - 라디오 '이주향의 문화포커스')

김수정 : 내 인생은 밑바닥까지 떨어졌다. 이젠 일어서기만 하면 된다.

고우영 : 절체절명의 위기를 겪어봐야 든든한 사나이로 거듭날 수 있다.

방학기 : '그러니까'가 아니라, '그럼에도'의 명제로 인생을 살아라.

과연 인생의 바닥까지 내가 추락하다면 이들과 같이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자신이 없고 두렵다. 단지 그러지 않기 바랄 뿐이다.

플라시보 2004-12-01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립간님. 인생의 바닥이라는게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일단 스스로 바닥이다 라고 생각하면 다시 정상 궤도로 오르기까지가 참 힘든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몇번 겪고 나면 내성이 생긴다고 저번 보다는 조금더 일어서기 쉬운 지금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안떨어지고 사는게 제일 좋죠. 제가 생각하기에 무난하고 평탄한 삶 만큼 복받은건 없는것 같거든요. 물론 시련이라는게 나름대로 얻는것도 있긴 하지만요. 저도 큰 이변없이 그냥 지금처럼 별일 없이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스스로 바닥까지 추락했다는 기분을 느끼지 않고 말입니다.^^

주근깨 2004-12-01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저 역시 마노기 언니 엄청시레 좋아합니다...뭘 바르는지 변함없이 뺀뺀한 피부하며..요란하지는 않지만 결코 시드는 법이 없을것 같은 그녀의 연기가...님 후기는 아껴두었다 영화보고와서 읽어야겠어요~~귀 얇은인간 리뷰 먼저 읽고 가면 리뷰의 리뷰(?)처럼 영화를 볼게 분명해서리...

플라시보 2004-12-01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근깨님. 님도 장만옥을 좋아라 하시는군요. 정말 나이가 들수록 기품있게 아름다운 배우인것 같습니다. (이미숙도 비슷한 이유로 제가 좋아하는 배우입니다^^) 한때 꽃보다 아름다웠던 여배우들이 나이가 들수록 그 아름다움을 세월에 빼앗기는걸 바라보는 것은 참으로 잔인한 일이죠. 그러나 가끔 장만옥이나 이미숙같은 배우가 있기에 덜 서글픕니다. 그들의 아름다움은 결코 외면에만 그치지 않았기에 그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구요.^^

marine 2004-12-01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플라시보님 말에 동감합니다 스스로 바닥이라고 생각한다면 다시 정상 궤도로 돌아간다는 거 정말 너무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울 것 같아요 그저 지금만큼만 무난하게 살 수 있기를, 인생의 행로를 조심스럽게 운행할 따름입니다 고통을 받으면 얻는 것도 있지만 잃는 것도 너무 많아서리... 장만옥 참 우아하고 기품있죠? 요즘 옛날 영화들을 보는데 "열혈남아" 나 "아비정전" "화양연화" 등에 나오는 장만옥 분위기가 참 좋아요 특히 화양연화에서 전통 의상 입고 나오는 장만옥, 정말 예술이죠^^ 헤어진 후에도 친구처럼 만날 수 있는 건 상대에게 덜 집착하고 그래서 헤어짐이 자신에게 준 상처가 적기 때문에 가능한 게 아닐까요? 사귀다 헤어져도 친구처럼 지내는 게 어려운 법인데, 결혼까지 해서 살다가 헤어진 후에도 같이 작업할 수 있는 그들 관계가 정말 부럽네요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는지 배우고 싶을 정도입니다...

플라시보 2004-12-01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나님. 맞아요. 특히 화양연화에서 장만옥이 죽음이었죠. 으 그 차이나 드레스에 그 표정에 그 자태란...이번에 청룡영화제 시상식에서 누가 장만옥 필로 입었다고 해서 사진을 봤는데 흉내만 냈을뿐 그 느낌은 안나더라구요. (하긴 그 느낌을 내기에 그 배우는 너무 젊고 또 깜찍하고 발랄한 이미지였어요)

음. 그리고 사귀다가 헤어져서 친구면 모르겠지만 살 맞대고 살다가 헤어지고 친구되는건 정말 힘들것 같아요. 비결이 뭘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