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7권

 1.2월 26일

 2.도서관에서 빌린 책

 3.토요일에 잠깐 도서관에 들렀다..지난번에 빌린 책 두 권을 채 읽지 못하고 반납한것이 께림칙하여 그 두 권을 다시 대여하려고 발걸음을 돌린것이 도서관이 집 가까이 있지 않다는 점이 자꾸 뇌리속에 되박혀 오는지라 한번 도서관에 들어서면 이책을 빌려갈까? 저책을 빌려갈까? 혼자서 실랑이를 벌인다.
책 세 권을 빌려갈수 있다는 조건이 많이 부담스럽긴 하지만...또 되려 많이 빌려갔다가 분명 다 못 읽고 그냥 가져오게 되는 책들이 허다할것 같아 어쩌면 세 권으로 조건을 단것이 다행스럽기도 하다.
하지만....한번 도서관에 오려면 아이가 딸려 있는지라 더욱더 책을 고르는것에 신중에 신중이 기해진다.
그래서 그때 마저 읽지 못한 책 두 권은 다음에 읽어주마~~~ 라고 다독인뒤 신간코너에서 신나게 책을 집었다 놓았다를 반복하였더랬다.

워낙 편독이 심한지라 또 문학책 쪽에서 손이 안떨어진다.
할수없이 김지우의 소설책 한 권과 이책을 집어 들었다.
나머지 한 권은 민이 그림책 한 권을 빌리려고 아껴 두었다.
헌데...아이 이름으로 회원 신청을 하면 아이 이름 앞으로 책 세 권을 따로 대여할수 있단다.
허?....도서관도 지역마다 방침이 틀리구먼?
그래서 신나 성민이 회원 신청을 하려고 허니...주민등록번호가 생각 안난다..ㅠ.ㅠ
이거 애엄마 맞어?
그래서 처음 나의 계획대로 김지우의 소설책과 민이 그림책 한권과..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책을 같이 들고 나오면서 혼자서 룰루랄라~~ 하면서 도서관을 빠져 나왔다.

공짜로 책을 빌려보는 재미!
이거 생각외로 기분 괜찮다..^^
그리고 도서관은 모든 책들을 공짜로 대여해 주는 이점으로 여러가지 책을 서슴없이 고를수 있어 또 좋다..돈을 주고 사거나..돈을 주고 빌리는 책을 고를시엔 아주 신중을 기하게 된다.
정말 읽을 만한 책...정말 읽고 싶은 책으로 후회하지 않을 만한 책으로 고르는것에 반해 도서관의 책들은 모두가 다 내책인 마냥 흐뭇하다.
또 이곳은 신간책도 대여해주니 더 좋다.
따끈한 신간책들!...알라디너들의 페이퍼에서 자주 보이던 책들이 많긴 많았다만...내가 이책을 집어들고 온 이유는 수목원에 관한 희귀한 내용인지라 마음이 동했다.

나는 으례 광릉수목원에 핀 야생꽃이나 나무들의 사진집으로만 생각하고 읽었는데...뜻밖의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태안반도의 천리포수목원이라고 민병갈이라는 미국 사람이 몇십년을 공들여 만든 수목원에 관한 내용이다..민병갈이라는 한국 이름을 가진 이남자가 처음 한국땅을 밟게 된 사연부터 시작하여 어떻게 수목원을 만들었으며...지금은 고인이 되신 이분의 식물을 사랑하는 마음등을 회고록 비슷하게 담겨 있다.
간간히 나오는 꽃과 나무 사진은 좋은 눈요기가 된다.
한가지 아쉽다면 식물학쪽에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책을 엮다보니 사진속의 꽃이름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꽃이나 나무가 예뻐서 이름이라도 알고 싶지만...달랑 사진만 박혀 있다...ㅡ.ㅡ;;

암튼...일반인들에게 본원쪽은 일부개방하고 있다고는 하나...홈페이지를 뒤져보니 후원회에 가입한 회원들만 입장을 받는것 같다..수목원을 상업의 목적으로 조성한것이 아니고 자연을 훼손하는 사람들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은 고인의 뜻은 알겠으나..어째 좀 씁쓸하다.

천리포 수목원은 아시아에서 최초로 국제수목학회에서 수여한 명예훈장과 미국호랑가시학회가 수여한 공인 호랑가시수목원 인증패를 받았다고 한다.
이쯤되면 우리나라 수목원 중에서 단연 으뜸이 아닐까? 싶은데....
많이 궁금하다..ㅡ.ㅡ;;

하지만...나 또한 자연을 훼손시키지 않을수 있을지는 장담 못하겠다.
길거리를 지나다가도 이쁜 꽃이나 강아지풀이 피어 있으면 아이에게 보여준다고 무자비하게 꺾어버리는것이 여러번이었으니...ㅡ.ㅡ;;
이젠 그러지 말아야겠다.

암튼....색다른 책을 읽었더니 그런대로 재미있었다.
봄이 오면 아이손을 끌고 꽃구경을 시켜줘야겠단 생각이 부쩍 든다.
봄아~~~ 어서 오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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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의 전설
미하엘 엔데 지음, 비네테 슈뢰더 그림, 김경연 옮김 / 보림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요즘 <어른들이 보는 그림책> 내지는 <어른들이 읽는 동화>라는 테마의 책들을 종종 보게 된다.
이런 책들은 일단 부담없이 책을 넘기며 읽을수 있어 좋다.
부담없이 읽었으되 책을 덮고 나면 잃어버린 그무엇인가를 다시 가슴속에 주워 담은것 같은 느낌이 있어 또 좋다.
헌데 좋은것은 알겠는데...그게 또 이런 책들은 솔직히 말해 돈 주고 잘 사지지 않는 책들이다.
같은 돈이면 더 오래 소장할수 있는 책들의 가치를 저울질 하느라 내가 구입하는 책 목록표에선 가차없이 소외당하는 책들이다..ㅠ.ㅠ

헌데...요즘 시간이 흐를수록 '아~~ 이래선 안되겠구나!' 라고 새삼 다짐하게 되는데..그 이유는 내가 내새끼를 키우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본다...내새끼를 키우기 위해서 정서순화를 위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을 애써 옆에 끼고 봐야만 할것 같기 때문이다..ㅡ.ㅡ;;
좀 이상한 목적으로 어른들이 보는 그림책을 찾는 이유가 되어 좀 거시기하다...ㅠ.ㅠ

오늘 나는 소장가치가 높은 그림책 한 권을 만났다.
그 유명한 미하엘 엔데의 책이다..일찌기 <모모>책을 읽고서 개인적으로 깨달음이 컸던지라 초등학교를 다니는 조카에게 읽어보라고 강요했고(일주일만에 다 읽은 조카에게서 결국 "모모책 재밌어요!"라는 대답을 들은후 집으로 돌려보냈다..^^"")...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지인의 딸들에게도 또 <모모>책을 안겨주고서 독후감 써서 이메일로 보내라고 협박을 했다..이거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어른답지 않게 강요를 한것 같아 많이 부끄럽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미하엘 엔데의 책을 내주위의 아이들에게 읽히고 싶었다.

그런데 오늘 또 다른 책을 만났으니...이제 조카들은 또 내게서 시달림을 받을 듯 하다..ㅋㅋㅋ
조카들에게 선물을 해주고 싶긴 하나...이책 만큼은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소장해야겠단 생각이 먼저 앞선다..책의 내용자체도 많은 생각을 제시해주고 있지만 일단 비네테 슈뢰더의 그림이 하나의 명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이책도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의 궁합이 잘 맞는 책인것 같다.
몽환적 분위기의 초현실주의적인 그림들이 신비스럽다 못해 사람을 공중에 붕 뜨게 만드는 느낌마저 든다.

성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고고한 은자와 밑바닥을 살았던 도둑!
이 두 사람이 찾으려 했던 진리의 깨달음은 누구나 적중할수 있는 은자가 진리를 깨달았을것이라고 생각하지만...그결과는 정 반대였다.
도둑의 눈에 진실과 허위를 정확하게 비쳐졌던 것이다.
은자는 오히려 눈에 비늘이 한꺼풀 씌어졌는지 오소리를 대천사 가브리엘이라 믿으며 자신이 바로 진리의 깨달음을 얻었다고 생각한 것이다..은자는 오랜세월동안 독실하게 수행을 행하여 왔지만 결국은 자신만의 아집에 둘러싸여 자만심에 빠져 든 경우라고 보여진다.
보통 사람들도 자신의 허점과 단점은 스스로 알지 못한다..유행가 가사처럼 내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 내생각들로 가득차 있기에 자신의 단점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아닌 타인의 눈엔 내자신의 단점이 정확하게 보이는 것이다. 
은자가 범한 우가 바로 이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은자는 그것도 모르고 도둑이 진리의 깨달음을 얻지 못하는것에 통탄만 하는 모습들이 내모습 같아 보이기도 한다.
나를 먼저 되돌아 보기에 앞서 남을 비난하는 마음이 먼저 앞서는 은자의 모습!..ㅡ.ㅡ;;

암튼...보름달이 뜬 날에 도둑으로 인해 은자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은자의 깨달음은 바로 나의 깨달음이기도 하다.
미하엘 엔데는 쉽게 지나칠수 있는 것들을 다시 한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큰힘을 지닌 작가라고 생각한다.
글이 만들어낸 그이미지를 비네테 슈뢰더의 아름다운 그림으로 이미지를 확립시켜주니 아이들이 읽으면 유익한 교훈이 될만한 그림책이 되기도 하겠지만...어른들도 한번쯤 읽어봐야만 할 필독서가 아닐까! 라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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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사렐 2005-02-28 0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흠! ^^
저랑 비슷한 분이시네요.
저두 미하엘 엔데님 정말 좋아합니다.
저두 초등생인 제 조카에게 미하엘 엔데님의 책들 읽히고 싶어서 오랫동안 소장하고
싶은 맘을 접구 '모모' 랑 '끝없는 이야기'책 줬습니다.
지금도 생각하면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만큼 재밌게 본 책이고 다시 읽고 싶은 책이라서요.
그리고 절판 된 책들이 다시 나와서 너무 반갑네요.
보자마자 장바구니에 담았어요.
흐믓~
엔데님은 무한한 상상의 소유자인 것 같아요.
훌륭한 작가라는 생각 변함이 없어요.
'보름달의 전설' 기대되네요.

'

책읽는나무 2005-02-28 0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전 <끝없는 이야기>책은 아직 못읽어봤습니다.
읽으려고 점찍어두긴 했는데...^^
미하엘 엔데의 작품 정말 괜찮더라구요!...그래서 애써 조카들에게 떠넘기긴 하는데....저랑 이런면에선 코드가 맞으시나봅니다..^^
전 이책도 좋았어요!
님도 재미나게 보셨으면 좋겠는데...너무 큰 기대를 하신다면?
기대가 너무 크면 그기대에 못미칠까 그게 좀 두렵군요..^^

가을산 2005-02-28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나무님! '끝없는 이야기' 꼭 보셔야 해요! 미카엘 엔데의 백미에요. ^^
저도 우리 아이들에게 모모와 끝없는이야기를 '강요'하는 엄마랍니다. ^^a
책나무님 덕분에 보름달의 전설을 알게 되었네요.

울보 2005-02-28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하고 저도 읽어보야겠어요..
모두가 좋다 하시니..

책읽는나무 2005-03-01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안그래도 끝없는 이야기 그책 조만간 읽어보아야만 하겠다고 더 굳건히 다짐중입니다요..^^
님도 오랫만이시군요..^^

울보님....감사^^

서연사랑 2005-03-01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어제 아니 그저께 서점 갔다가 이 책 보았더랬지요. 나무님 리뷰 읽으니 '어제 그냥 사 가지고 올걸~'하는 후회가....잘 읽고 가요~^^

책읽는나무 2005-03-01 0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셨어요?....^^
근데 저도 서점에서 책을 고를땐 많이 신중해지는 경향이 있긴 하더라구요!
그래서 대체적으로 서점에선 책이 뭐가 있는지 대충 점찍어 두었다가 나중에 온라인 서점에서 싸게 구입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습니다..ㅋㅋㅋ
이거 이렇게 적고보니 제가 온라인 서점 직원인것 같군요..ㅡ.ㅡ;;

2005-03-12 0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05-03-12 0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런 생각이어요..ㅡ.ㅡ;;
그래서 조금 마음을 비웠다는....^^

최상철 2007-02-09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에 끌리는 책입니다. 읽어보고 싶어요~ ^^*
 
중요한 사실 보림 창작 그림책
최재은 그림,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글, 최재숙 옮김 / 보림 / 2005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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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아이 돌전부터 그림책을 읽어주다보니 어느새 삼년이 다되어 가는데...요즘은 그동안 사다모은 책꽂이에 꽂혀 있는 아이 그림책들을 바라보면서 저것은 내아이 몇살에 구입했었고..저것은 누구에게 선물 받았고..저것은 서점에서 그림에 반해버려 즉시 구입한 것이고..저것은 사고 싶어 안달이 났건만 기회가 닿지 않아 애태우다 겨우 내손에 들어와 기쁜 마음으로 아이에게 그책만 며칠을 읽어주었던 책이고...이러면서 책 한 권, 한 권 모든 책들이 소중하고 추억들이 담겨진다는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이럴땐 아이보다 내가 더 그림책의 매력에 빠져버린듯한 착각이 일기도 한다.

그림책 읽어주는 횟수가 거듭되다 보니 유독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그림책 작가가 몇몇 생겨버리기도 한다..되도록 한 그림책 작가만 편애(?)하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그래도 그게 잘 안된다.
이건 비단 나만 그런것은 아닐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취향대로 기호품을 고르게 되고...책의 종류를 고르게 되고...자신만의 스타일이 묻어있는 옷을 고르듯...그림책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고르게 되나보다.
하긴...내아이도 엄마가 책 읽어줄테니 니가 읽고 싶은 책을 가져오렴~~ 하고서 책을 고르는걸 가만히 지켜보면 자기 취향대로 책을 고르고 섰다.
녀석이 좋아하는 동물이 나오고...녀석이 좋아하는 먹을것이 나오고...관심있어하는 장난감이 나오는 책들은 꼭 빼먹지 않고 집어든다.
같은 동물이라도 형체가 크거나 얼굴형상이 사납게 생긴건 무섭다고 아예 그책은 저멀리 내팽겨둔다.
어린 녀석이 이럴진대...나라고 배겨날수 있을까?
암튼...내가 좋아하는 그림책 작가의 신간책을 받아들다보니 들뜬 나머지 이렇게 사설이 길어진다.
각설하고...내가 좋아하는 외국 그림책 작가를 몇몇 열거하자면...그 유명한 앤서니 브라운과 존 버닝햄..그리고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을 들수 있겠다.^^

아마도 신간인 이책이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의 책 중 가장 백미가 아닐까! 라고 개인적으로 평가해본다.
물론 이책은 국내 작가가 번역하고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림을 그렸지만 기본 모태는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이며 책을 읽으면서 충분히 이작가의 성격과 분위기를 바로 파악할수가 있다.
특히 이책은 더욱더 그러하며 책을 덮고 나서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사고의 폭을 확장시킬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책이 아닐까! 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사실>이란 제목 자체부터 의미심장한 내용이 담겨 있는 분위기를 금방 눈치챌수 있는데...그림책 표지의 그림은 그분위기의 긴장감을 많이 무마시켜주려는듯 따스한 빛깔의 리본으로 책을 포장하여 책선물을 받는듯한 부드럽고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책 표지를 넘겨 첫장을 펼치면 한권의 고급스러운 양장본 책이 포장이 벗겨져 얼른 책을 넘겨 읽어달라는듯 얌전하게 놓여 있다.
그리고 아이들이 가장 친숙하게 접하고 있는 숟가락이란 사물에 대한 중요한 사실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숟가락은 삽처럼 생겼고,손에 쥐는 것이고,입에 넣을 수 있고.....하지만 숟가락에 관한 중요한 사실은 숟가락으로 밥을 먹는다는 것이라고 작가는 조용 조용하게 속삭인다.
숟가락에 대한 설명은 딱 아이의 눈높이에서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데이지꽃에 대한 설명과 함께 이데이지꽃의 가장 중요한 사실은 바로 데이지가 하얗다는 것이라고 얘기한다..그리고 차례 차례 비와 풀 그리고 눈, 사과, 바람, 하늘, 신발, 그리고 너!(여기서 너는 당신의 아이를 말한다.)..아이들의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수 있고..충분히 의구심을 품을수 있는 대상들을 차례대로 열거하며 설명을 하면서 그사물에 대한 중요한 사실을 열거한다.

중요한 사실들은 어찌보면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그저 그런 평범한...누구나 다 알고 있는 내용들일수 있다..하지만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들은 어쩌면 많은 이들은 그것을 놓치고 살아갈지도 모를 일이다.
제일 간단한 진리를 잊은채 오히려 더 어렵고 복잡한 것들을 머리속에 집어넣고 그것이 그사물이 나타내는 형상이라고 믿고 살아갈지도 모른다..그렇게 믿고 성장한 성인들은 또 자식들에게 복잡하고 어려운 낱말로 설명을 해주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가장 간단하면서도 정확한...그러면서도 고개를 끄덕 끄덕 하며 가슴속에 조용히 파고드는 가장 중요한 사실을 이작가는 섬세하게 설명해준다.
책의 소개란을 읽어보니 이책은 현재 미국의 수업시간에 교재로 채택되어 다른 사물들의 가장 중요한 사실을 찾아내며 서로의 의견과 글과 그림등을 통하여 수업에 활용한다고 되어 있다.
현명하다 싶다..나 또한 이책을 읽고 나도 모르게 "민아! 엄마의 가장 중요한 사실이 뭐게?"라고 물어보면서 바로 활용하게 되니 말이다..아이는 눈을 똥그랗게 뜨고 모르겠단 표정을 지으면서 생뚱맞게 내이름을 대어 보인다...하지만 "엄마의 가장 중요한 사실은 바로 우리 민이를 사랑하는 민이의 엄마라는 거야~~"라고 말해주니 알아듣겠다는건지 어쩐건지는 모르겠으나 씨익 웃는다. 
이책은 아이와 함께 의견을 주고 받으며 생각의 폭을 넓힐수 있는 활용 가치가 큰 책이라고 본다.

현재 초판본으로 몇권까지 한정되어 있는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책의 제일 뒷면에 영어 원문의 똑같은 그림이 담긴 미니북이 노란 봉투에 담겨 있다.
아이는 자기 손에 딱 들어오는 크기의 미니북은 자기 책이라고 내가 이책을 펴서 읽어주고 있노라면 녀석은 미니북을 똑같은 페이지를 넘기면서 그림이 똑같다고 재밌다고 킥킥대고 있다.
그리고 며칠전부터 아이에게 손거울을 사주겠노라고 약속만 해놓고 지키지 못해 미안해 하고 있던 차였는데...희한하게 <너에 관한 중요한 사실은~~~>이란 페이지 그림에 얼굴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거울 비슷한 무언가가 책에 떡 붙어 있는게 아닌가!..^^
녀석은 신이 나서 웃어도 보고, 찡그려도 보고, 화난 표정을 지어도 보고, 우는 표정을 지어 보이며 재밌어 한다..이책은 아이들이 친숙하게 책과 가까워 질수 있는 계기를 아주 손쉽게 잘 포착하여 만든 듯하다.
더군다나 그림 곳곳에 숨어 있는 명작동화에 나오는 주인공들까지 나오다니~~~
아기돼지 삼형제, 메리포핀스, 곰 세 마리, 눈의 여왕,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토끼랑 시계등등
초등학생들 아이들이라면 숨어있는 주인공들을 보면서 무언가 이상하단 낌새를 단박에 알아챌수 있을게다.^^

마거릿 작가에 참 잘 어울리는 일러스트레이트와 번역가를 만나 잘 조화된 멋진 책이라고 생각한다.
아주 마음에 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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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 2005-02-28 0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책 한권 한권 사연담아 예쁘게 기억하시네요. 음, 아무래도 전 그림책에 대한 일종의 강박에 시달려 사재낀건 아닌가 싶어서리....쩝. 정말 조화로운 리뷰임다. ^^

책읽는나무 2005-02-28 0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랫만이죠?..^^
뭐하고 지내셨어요?..(이건 또 왠 생뚱맞은 질문?....ㅋㅋ)
저도 좀 나자신만의 강박과 압박에 의해 사들이긴 합니다...사서 책꽂이에 꽂아두고서 아이보다도 내가 더 흐뭇해하는 광경이 과연 옳은 것인지? 그게 좀 아이러니하기도 합니다..ㅠ.ㅠ

미설 2005-02-28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 저도 좋아하는 작가!

책읽는나무 2005-03-01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엄마가 어떻게 그림지도를 할까
도리이 아키토시 지음 / 대교출판 / 1999년 10월
평점 :
품절


두 달 전이었나?
내아이와 함께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녀석과 함께 서로 크레용을 잡고서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끄적거리다가 녀석은 나에게 "엄마! 사과 그려주세요~~" 하며 부탁을 한다..사과 쯤이야!...쓱쓱 그리고 위에 꼭지도 그려 넣고..사과 표면 오른쪽 귀퉁이에 잘 익어서 햇빛에 반사되는 형체까지 그려 넣는걸 잊지 않고 그려줬다.
그러자..녀석은 배도 그려달라..수박도 그려달라..포도도 그려달라..엄마도 그려달라..성민이 자기 얼굴도 그려달라...눈사람을 그려달라..항아리를 그려달라....요구가 엄청 많아진다.
그렇게 녀석의 스케치북은 녀석이 요구하는 사물을 죄다 내가 다 그려준것들 뿐이다.
녀석은 내가 그려준 그림들을 감상하며 조목 조목 짚어가며 그림 설명하기에 바쁘다.

매번 스케치북을 펼쳐들면 저자신이 그리기 보다는 엄마에게 그려달라고 매달리는 녀석의 요구를 매번 들어주면 안될것 같아 한번은 야단을 쳤다.
너 스스로 그려보라고 하면서 말이다.
엄마의 화난 표정을 보면 매번 울음을 터트리는 녀석...예상했던대로 울음을 터트리고 만다.
왜 우냐고 물으니 엄마가 화내서 운단다.
많이 당혹스럽고...사실 짜증도 많이 났었다.
나는 녀석이 이젠 저 스스로 그림을 그렸으면 하는 마음에 저 잘되라고 하는 말인데...녀석은 그렇게 받아들이질 않는다.
하긴....아직 세돌도 채 안된 아이에게 내가 너무 큰것을 바랬던것부터 무리가 아닐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그림이란걸 잘 못그리니까 나만의 컴플렉스로 인해 아이에게 강요를 하고 있는건 아닐까? 란 자괴감에 빠져 있던 차에 일년전에 사다놓고 아직 읽어보지 못한 이책이 순간 눈에 띄어 얼른 빼내어 읽었다.
읽는 내내 나는 내아이에게 많이 미안했었다.
그간 내가 아이에게 행했던 언행들이 아이를 많이 주눅들게 했으며...일순간의 내욕심으로 인해 아이를 다그쳐 온 결과밖에 되질 못했다는것이 실로 말문을 막히게 했다.
내아이 앞에서 난 정말 할말이 없었다.

며칠 이책을 읽고 많이 고민한뒤 이젠 생각을 바꾸어 아이와 함께 그림을 그린다.
녀석이 다섯살이 되면 미술학원을 보내볼까? 생각했었는데...그생각을 몇년 더 뒤로 미루기로 하며..
며칠전에 아예 새 스케치북을 몇권 샀다.
이젠 이스케치북은 내아이의 자유로운 그림들로만 가득 채우리란 다짐을 굳게 한뒤...첫장을 펴고서 아이에게 말한다.
"민아!..오늘 방기할아버지(아이의 외할아버지) 병문안을 갔다 왔지?...할아버지가 아파서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민이는 어땠어?...할아버지 주사도 맞았는데 많이 아팠겠지?...우리 할아버지 빨리 낳으시라고 그림을  그려볼까?"
그랬더니...아이는 눈을 반짝 반짝 빛내면서 쓱쓱 그림을 그린다.
많이 신기하고 놀라웠다...바로 얼마전의 녀석은 "안돼! 민이는 못그리겠어~~ 엄마가 그려줘!"만 반복하던 녀석이었는데....^^

물론 녀석이 그린 그림은 그림이 아니다.
이상한 모양의 동그라미랑 길쭉한 네모가 있고...더 길쭉한 선도 있다.
이그림들은 녀석의 설명을 다 들어보아야만 이해 가능한 그림들이다.
위에 동그라미 두개는 할아버지 눈이고...거대한 네모는 할아버지 배란다.
아주 길쭉한 선은 주사란다.
거대한 네모 앞에 또 조그만 무언가가 달팽이집처럼 그려져 있다..이건 무어냐고 물으니 할아버지 앞에 앉아 있는 자기 자신이란다.
실제로 녀석은 친정아버지의 탈장 수술로 인해 병문안을 갔었더랬는데...친정아버지 앞에 앉아 아버지 팔에 꼽힌 링거와 간호사 누나의 주사 놓는걸 아주 겁먹은 표정으로 유심히 바라보았었다.
병원을 다녀온뒤로 녀석은 주사라고 하면서 화면 가득 기다란 선을 그어댄다.
그것도 색깔별로...ㅡ.ㅡ;;

그렇게 새 스케치북은 녀석의 그림들로만 서너장이 채워졌다.
엄마와 버스 타고 은행 갔다온걸 그린것과...택시를 탄걸 그린것과....아빠와 기차놀이를 한걸 그린것등!
녀석에게 사과를 그려달라고 하는것보다 녀석이 금방 직접 경험한것을 그려달라고 하니 그림이 더 풍부해지는 듯했다..그림이 이렇게 아이의 상상력과 흥미를 부추기는 놀이가 될수 있다는걸 새삼 깨닫는다.
그리고 녀석이 그린 그림을 보고서 빼먹지 말아야 하는 일이 바로 감탄스러운 표정을 지어주는 일!
손뼉을 쳐주면서 잘했다고 정말 대단하다고 멋지다고 한마디 해주면...녀석은 그야말로 용기백배의 위상으로 그 무엇도 두렵지 않다는 표정이다.

왜 빨리 이러한 책들을 읽지 못하여 괜하게 아이의 마음을 아프게만 했는지...나의 무식함과 나의 게으름을 많이 탓했다...하지만 늦지 않았다고 생각하며...녀석이 마음껏 자신의 상상의 세계를 펼칠수 있도록 옆에서 오버액션을 취하며 너무 멋진 그림을 그렸다고 많이 많이 칭찬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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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설 2005-02-27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도도 다 그려달라고 해서 저를 곤란케 하는데요... 가끔은 혼자 그리기도 하지만 저도 어떻게 해주어야 하나 많이 고민했어요.. 사실 알도에겐 아직 안 통할 것도 같지만 저도 한번 해볼랍니다...

책읽는나무 2005-02-27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이도 그림 그리다 막히면 엄마가 그려줘~~ 하며 크레파스를 나에게 건네 주는데 계속 지 스스로 그리도록 유도하고 있어요...그냥 저냥 지가 그린 그림에 대해 정말 잘 그렸다고 칭찬을 남발해주니 신기하게 그려달라고 하지 않고...저 스스로 그림 그리는 재미에 빠지는듯 하더이다..^^
단 그림을 그려보라고 할때 사과를 그려보라~ 기차를 그려보라~ 단정적으로 말을 하면 아이가 난감해 하는것 같아 자꾸 엄마에게 그려달라고 하는것 같더군요!
그래서 지금은 현재 지가 제일 자신있는 눈 두개 그려넣고 찍찍 색칠 비슷하게 이상한 선으로 사람 몸을 그려 넣는 사람을 그려보라고 합니다..삼촌이랑 컴퓨터 하던 장면을 그려보라든지...할아버지한테 업혀 잠을 잤었는데 그걸 그려보라든지...버스를 타던 장면을 그려보라든지...좀 행동을 일삼는 구체적인 사물을 제외하고 그날 민이가 했던 행동들을 떠올려 그려보라고 하니 그런대로 눈 두개 달린 외계인을 엄마라고 하면서 그리더라구요!...내방법이 옳은것인줄은 잘 모르겠지만...일단 어른의 잣대로 아이를 맞추지 않는다는 그방식이 마음에 들더라구요..^^
같이 화이팅 하자구요..^^

icaru 2007-08-26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저는 이제 좀 볼까하는데... 늦으셔서 맘 아프시다뇽~ 땡스투요!!!
 

⊙제 16권

  1.2월 25일

  2.판다님께 빌린 책

  3.이책도 판다님께 빌려 읽은 책 중 미술 관련 서적이다.
    꽤나 오랜시간동안 읽었다.
    작년 6월인가? 7월인가? 여튼 지난 여름에 받아서 봄이 오려 하는 길목에 읽었다니...나도 참~~~~~ㅡ.ㅡ;;

그래도 나는 판다님 덕분에 명화에 대한 상식을 제법 쌓을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알찬 시간들이었다.
그리고 내가 이렇게 그림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는것도 처음 알았다.
그림을 못그려 그다지 미술에 대한 관심이 없는줄 알았더니...
눈으로 보는건 무척 즐기는 주의였나보다..^^

이책은 이석우라는 역사학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명화 해설책이다.
다른 명화관련 책들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덕분에 역사에 대한 흥미진진한 얘기를 수박 겉 핥기 식으로나마 알게 되어
이쪽 분야에 대한 책을 읽어싶게끔 유도하는 듯 하다.

하나의 책을 읽으면 그에 관련한 또 다른 책을 읽어야만 하는 사슬 고리 같은 관계가 바로 책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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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5-02-25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올해는 진행이 순조롭군요..
올해는 꼭 100권 도전 성공하세요.

책읽는나무 2005-02-25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공할지는 아직까진 잘 모르겠어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