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인생의 이야기 행복한책읽기 작가선집 1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테드 창의 단편들을 보면 다른 작가들의 작품이 생각난다. 처음 읽었을 때는... 그리고 자연스럽게 테드 창만이 구현하는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

첫 단편 <바빌론의 탑>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자연스럽게 로저 젤라즈니의 <신들의 사회>를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신화의 차용이라는 측면에서 말이다. 하지만 마지막 결말에 이르러 그의 몸 속에 흐르는 동양적 피에 그도 무의식중에 영향을 받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의 학력이 이런 결과를 끌어냈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독교인이 바라보는 <바벨탑>과 비기독교인이 바라보는 <바벨탑>은 다를 수밖에 없다. 이 작품의 마지막은 그래서 또 다른 단편 <지옥은 신의 부재>와도 닿는 부분이 있다. 바벨탑이 무너진 것이 아니라 필요하지 않았다는 사실... 아무리 하늘을 뚫어도 인간이 도달하는 곳은 인간계뿐이라는 사실... 그래서 인간은 신에게 도전한 것도 버림받은 것도 아닌 하나의 성과물일 뿐이라는 것이 이 작품이 말하려는 것이리라. 아니라면 지금 우리가 우주로 쏘아 올리는 우주선은 신을 향한 도전이라 해야 맞지 않을까. 그런데 아무도 그리 말하지 않으니 그 시대 바벨탑도 신에 대한 도전이 아니었다는 작가의 의견에 공감한다.

<이해>... 이 작품도 처음 봤을 때 다니엘 키스의 <생쥐에게 꽃다발을>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역자가 작가와 나눈 이야기에서도 자연스럽게 언급하는 것이니 비단 나만 느낀 것은 아닌 모양이다. 하지만 그 결말은 마치 사이버펑크적으로 윌리엄 깁슨이 쓸 만한 결말로 막을 내린다. 물론 깁슨과는 차이가 있지만. 그것은 또 다시 인간이라는 동물의 본질적인 면에서 고착된다는 것에 있다. 내 편이 아니면 모두 적이라는 인간이 만들어 낸, 아니 동물 모두가 가지고 있는 본능... 그것이 이해를 방해하고 인간이 하나를 얻으면 둘을 잃게 하는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한다.

<영으로 나누면>이라는 작품을 나는 수학적으로 접근할 생각은 없다. 수학을 알지 못하므로. 그러므로 난 자신이 믿던 세계가 무너져 버린 한 인간의 참담함을 생각하려 한다. 하지만 그 참담함도 이해할 수는 없다. 영으로 나누면 모든 것은 무라는 자연스러운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에게 무엇을 얘기할 수 있을까 말이다. 도를 닦으시지요 라고 말할 밖에... 인간에게 수학만이 전부는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하지만 한 인간이 수학만이 전부로 믿었다면 그것도 소용없으리라. 난 이 작품을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네 인생의 이야기>는 정말 매력적인 단편이다. 이런 단편은 처음 읽는다. 이 작품에서 테드 창은 자신의 진가를 드러낸다고 말하고 싶다. 외계인과의 소통을 위해 외계 언어를 배우던 한 언어학자가 그 언어 속에 담긴 것을 인지하게 되고 그것을 통해 자신 인생의 전부를 미리 알게 된다는 이야기... 하지만 그 인생을 알면서도 어찌 바꿔 볼 수 없다는 것... 그것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우리 모두의 인생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일흔 두 글자>는 유대인 전설의 차용과 대체 역사라는 두 가지를 접목시킨 작품이다. 하지만 찰흙 인형에 글자를 넣어 움직이게 한다는 점만 빼면 인간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소재인 로봇과 같아진다. 물론 이 작품은 로봇에 대한 어떤 생각이 들어 있는 작품이 아니다. 그것을 영국의 산업 혁명 시기에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정자 인간이라는 또 하나의 전설로 인해 알게 된 인간 멸종에 대한 방책을 생각하는 작품이다. 그 안에서 인간의 추함과 모순, 권력과 알력이 표현되어 시사하는 점이 가장 큰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인간의 멸종을 막는다는 얘기는 내 관심 밖이다. 그래서 마지막 결말도 그리 흥미롭지는 않았다.

<인류 과학의 진화>는 아주 순식간에 지나가는 초단편 작품이다. 뭔 얘긴지 하나도 모르겠다. 그래서...

<지옥은 신의 부재>는 마음에 든다고 하기 보다 새로운 시각을 보여준 작가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은 작품이다. 지옥이란 어떤 곳인가... 우리는 많은 지옥에 대한 똑같은 얘기들을 알고 있다. 불교에서의 연옥도 마찬가지다. 인간을 두려움에 떨게 하는 곳... 그곳이 우리가 알고 있는 고통스런 지옥의 모습이다. 하지만 육체적 고통과 마음의 고통 가운데 어느 것이 더 고통스럽냐고 묻는다면 육체적 고통을 느껴 본 사람은 육체적 고통이, 마음의 고통을 당해 본 사람은 마음의 고통이 더 크다고 말할 것이다. 이렇게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육체적 고통만을 강조하는 지옥은 너무 진부하다. 이제는. 차라리 이 작품이 더 진실에 가깝지 않을까. 신을 믿게 되었지만 신이 없는 곳에서 살게 되었다는 것보다 더 큰 고통이 어디 있을까. 이것은 <영으로 나누면>과 같은 맥락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나는 어떤 종교도 믿지 않고 사후 세계에 관심도 없지만 이것이 가장 신의 정답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신이 없는 곳에서 신을 믿는 사람의 고통보다 더 큰 고통이 어디 있을까. 그곳이 지옥이 아니라면 어디가 지옥이란 말인가. 하지만 신이 진짜 인간을 시험한다고는 보지 않는다. 부모가 자신을 자꾸 시험한다고 생각하면 어떤 느낌이 드는가. 그런데 부모보다 더 큰 존재인 신이 인간을 시험한다는 것, 이것보다 더 큰 모순이 어디 있을까. 모든 것은 인간 마음이 불러일으킨 지옥의 현상이 아닐까 생각해 봤다.

<외모지상주의에 관한 소고 : 다큐멘터리>는 루키즘이란 신조어를 낳은 지구촌의 외모 지상 주의에 대한 이야기다. 어떤 기계 장치로 인간이 다른 인간의 외모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다면 그 기계 장치를 사용해야 하는가... 나는 아니라고 본다. 인간은 나이가 들고 성숙한 이성을 가짐으로써 외모보다는 더 나은 것을 찾을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예로 영화배우가 연기는 못하면서 예쁘기만 하다면 모두 싫어한다. 아니 대부분... 또한 너무 잘생기거나 예쁜 사람에게는 반감을 갖기도 한다. 그것은 교육과 자신의 인성의 발달로 충분히 커버될 문제다. 진짜 문제는 매스미디어의 장악력이다. 조지 오웰의 <1984>에서 이미 말했다시피 말이다. 또한 선동을 잘했다던 히틀러의 언변에 대한 경계다. 마지막에 외모보다 더한 것으로 결론이 내려지는 것도 작가는 그것을 알기 때문이다.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 어떤 것이 우리를 더 현혹하며 망치려 하는가... 각자 생각할 일이다.

단편 하나 하나가 정말 대단하다. 처음 이 작품을 접할 때 책의 두께에 놀라고 책 내용의 어려움에 놀라고 그 깊이와 다양함에 놀라게 된다. 정말 대단한 작가가 등장했다. 그가 어떤 장편을 쓸지가 지금부터 궁금해진다. SF 독자라면 절대 놓치지 않고 봐야할 만한 작품이다. 하지만 SF 독자가 아니라고 해도 안 보면 후회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어떤 단편 하나만 마음에 든다고 해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며 그 단편이 어떤 단편일지는 읽어봐야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많은 것을 놓치고 후회하며 산다. 늘 그렇다. 책도 마찬가지다. 읽지 않고 무심코 지났다 나중에 후회하게 되는 책이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그 후회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기회가 여기 있다. 지금 당장 이 책에 눈길을 주시길... 왜냐하면 이 책은 당신 인생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리 길게 쓰고도 내 글은 한심하다. 왜냐하면 이 책을 내 글로 적기에 나는 한참 모자라기 때문이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는 말이 있다. 난 백문이 불여일독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무리 누군가 서평을 쓴 것을 읽는다 해도 본인이 직접 책을 읽고 느끼는 것보다는 언제나 못한 법이기 때문이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만두 2005-01-19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고 리뷰쓰고 어지럼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너무 벅찬 책을 읽느라 죽을뻔했습니다... 그래도 님께 권하고 싶어요. 너무 좋은 책이거든요^^

물만두 2005-01-19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맘이 님 맘이지요^^ 저도 읽고 제 자신이 기특했다니까요^^

BRINY 2005-01-19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빌론의 탑]겨우겨우 읽고 테드 창은 포기했어요. 젤라즈니를 좋아하지 못하는 제 취향때문인지, 하여간 어려운 책을 읽으면 머리가 아픕니다.

물만두 2005-01-19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해하기 무지 힘들죠. 그래도 <네 인생의 이야기>는 개중 쉽고 뒤로 갈 수록 탄력을 받을 수 있으니 포기하지 마시고 천천히 읽으세요...

내가없는 이 안 2005-01-23 0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하나도 안 한심합니다. 너무너무 좋은 책이라는 느낌 팍팍 받으시면서 책 읽으신 거 느껴집니다. 그리고 만두님 리뷰도 무척 훌륭합니다. ^^ 추천하고...

물만두 2005-01-23 0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안님 반가워요^^ 감사합니다^^
 
고양이 요람
커트 보네거트 지음, 박웅희 옮김 / 아이필드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인간의 멸종을 바라면서도 인간은 아무도 다 같이 죽자고 말하지 않는다. 어떤 미치광이 과학자가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해서 떼돈을 벌었다. 그 돈으로 과학의 공을 기리는 상을 만들었다. 사람들은 그 상을 받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고 그런 인물은 배출한 국가는 자랑스러워하며 그렇지 못한 국가는 열등감에 빠진다. 또 다른 미치광이 과학자가 원자폭탄을 만들었다. 그래서 전쟁에 이겼고 전쟁을 일으킨 나라는 패망했으며 아무 이유 없이 힘없이 식민 생활을 하던 한 나라는 자유를 얻게 되었다.
작가는 신랄하다. 인간과 과학과 종교와 무수한 삶에 대해... 하지만 그저 신랄할 뿐이다. 그 왜의 어떤 것도 없다. 지구는 망했다. 남은 자들은 있다. 그들은 여전히 깃발을 꽂으려 국기를 만들고 살기 위해 방공호에 몸을 숨긴다.
인간이란 어떤 존재냐. 다 똑같은 존재다. 원자폭탄을 투하했던 나라와 지금 그들은 손을 맞잡고 다시 힘으로 밀어붙이려 하고 있고 그들은 그것을 어떤 양심의 가책도 없이 추종할 뿐이다.
이라크에 무기가 있다고 침략하는 것은 정당하지만 이스라엘에 어떤 무기가 존재하는지, 그들이 팔레스타인 민족에게 어떤 짓을 하는 지는 전혀 관심이 없다. 바로 60여 년 전 자신들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 잘 알면서도 그들은 똑같은 짓을 서슴지 않고 한다. 이것이 진실이며 역사다.
인간이란 이런 존재다. 우리는 정치인과 다르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우리는 그들과 같다. 왜냐하면 우리가 그들을 뽑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책의 내용이 무슨 소용이며 신랄함이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다 웃기는 소리일 뿐이고 공허한 메아리일 뿐인 것을...
거짓, 그것만이 진실이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줄리 2004-12-29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과는 좀 다른 내용의 책인가 보네요. 그래두 별 네개를 주신걸 보니 신랄한 거외에는 없다 보다는 좀 더 낫지 않을까 싶은데.. 적어놓고 기회되면 꼭 보겠습니다.

돌바람 2005-07-13 0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유일하게 본 책이닷. 거짓, 그것만이 진실이죠, 그렇죠, 그래요, 그렇지만...

물만두 2005-07-13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지만 뒤에를 써주세요...
 
나무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왜 제목이 나무일까.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아직 자신이 얼마나 클지, 어떤 열매를 맺을지 알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제목이 나무가 아닌가 싶다. 어떤 한 장르의 작가가 되기 보다 작가 그 자체로 열매, 다양한 열매를 맺는 나무를 심고 싶은 심정. 그도 한 인간임을 이 책을 읽으며 비로소 느낀다. 그도 욕심이 많은 인간이다. 작가로서의 욕심.  

장 파울은 말했다. ‘인생은 한 권의 책과 같다. 어리석은 사람은 아무렇게나 책장을 넘기지만 현명한 사람은 공들여 읽는다. 왜냐하면 단 한 번밖에 그것을 읽지 못함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라고. 이 책을 읽으며 그것을 새삼 느낀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을 그다지 좋아하는 팬은 아니지만 그가 공들여 글을 씀을 느낀다. 그리고 나 또한 그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공들여 읽어야 함을 느꼈다. 단 한번뿐임을 알기에.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과 한 권의 책으로 뜻이 통하고 마음이 맞는다는 것, 참 신기한 일이고 소중한 일이다. 그것 또한 한 그루의 나무를 자라게 하는 힘이 될 것임을 믿는다.  

달착지근한 전체주의. 이 단편은 작가가 현재의 세상과 미래의 세상이며 또한 작가 자신과 많은 사람들이 바라보는 거울이다. 그 어떤 작품들보다 이 작품에 눈길이 머무는 것은 이 작품이 작가를 가장 잘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우리는 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을 읽는가. 아니 우리는 왜 베스트셀러를 읽는가. 그것은 전체주의를 표방할 수밖에 없는 인간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 작품은 그 뒤 출판된 <인간>과 연결되는 점도 있다.  이런 까닭으로. 인간은 자기만을 생각하며 또한 동질성을 확인하지 못하면 큰일 나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이 작가가 탁월하거나 뛰어난 작가, 다른 작가들에 비해 천재적으로 생각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작품들은 누군가가 이미 소재로 사용한 작품들이고 모두 어딘 선가 본 듯한 느낌을 주는 작품들이다. 하지만 이런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작품을 읽는 독자에게 생각할 기회를 준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냉철히 이 작가의 작품을 생각해 보면 그 다지 대단할 것도 없다. 비슷비슷하며 누군가 쓴 것들 - 표절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 누구나 생각하는 것들을 옮겨 적었을 뿐이다. 그런데 잘 팔린다. 인기가 있다. 이것은 그가 이 달착지근한 전체주의를 잘 파악하며 조종하고 있다는 뜻도 되지 않을까. 

우루루 우리 독자들은 몰려다닌다. 그 몰려다니는 것을 자신 쪽으로 유도할 수만 있다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것이다. 이 말은 반대로 잘 쓰고도 이 점을 몰라 사장되는 작가가 이 작품에서처럼 있다는 뜻도 된다. 빈센트 반 고흐처럼 가난하게 살다 죽고 나서 후세에 유명해질 지도. 그래서 묻고 싶다. 달착지근함이란 누구에게 해당되는 말인지. 당신만의 달착지근함, 이미 맛본 자들만의 달착지근함은 아닌지 말이다. 

누군가 무엇을 발명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말이 있다. 그 발명품을 제일 먼저 특허 출원해야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생각은 모두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 중에 누군가는 생각만으로 그치고, 누군가는 그것을 글로 잘 쓰고, 또 누군가는 그것을 행동으로 옮긴다. 큰 감동을 받은 것은 아니고 이 작품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것은 작가 자체의 인기가 한 몫 했다는 생각이 들지만 한번쯤 읽어볼 만한 작품임에는 틀림없다는 생각은 든다. 그의 단편 <달착지근한 전체주의>가 독서와 인생 전반을 꾀뚫어 고민하게 하기 때문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IshaGreen 2005-01-02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 리뷰 추천누르고 가요. 공감공감^^

물만두 2005-01-03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돌바람 2005-07-13 0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공감. 이래서 만두님의 책읽기가 녹녹치 않아 보였던 거였어요. 아 맞아요.^^

물만두 2005-07-13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엥? 제 책 읽기가요? 웅...
 
제인 에어 납치사건
재스퍼 포드 지음, 송경아 옮김 / 북하우스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이 작품은 단순한 제인에어 납치 사건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 아니다. 제인에어를 진지하게 다를 생각이었다면 제인에어가 그렇게 후반부에 늦게 등장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작품은 서즈데이 넥스트라는 특작망 요원의 첫 출발을 다루는 작품이다. 그래서 제인에어보다 그녀의 활약과 그녀의 사생활을 더 많이 다루고 있다.
이 작품의 특징은 대체 역사를 다룬 점으로 시대는 1970년대지만 아직 크림 전쟁 중이고 그러면서 미래적인 색깔을 띄고 있다는 것이다. 그녀의 아버지는 시간경비대에 쫓기는 몸으로 시간을 멈추게 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고 이 작품에서 특장망은 여러 분야가 있는데 특히 책의 비틀림과 도난을 방지하는 것이 커다란 임무이다.
우리가 읽기에는 사실 좀 껄끄러운 작품이다. 지극히 너무 영국적이다.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고 오만하게 말했던 그 세익스피어의 작품의 언급과 그 무수한 작가의 추종자들이 정치적 집단화되어 있고 새로운 것은 거의 테러의 수준으로 대하고 있다. 골리앗이라는 회사는 마치 빅 브라더를 연상시키고 서즈데이 넥스트가 앞으로 어떤 활약을 펼칠지는 더 두고 볼 일이지만 문학적 면에 너무 많은 치중을 두는 것은 책, 문학에 대한 작가의 일종의 트리뷰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실망스러웠다. 제목이 <제인에어 납치 사건>이 아니라 의 원제목을 좀 더 잘 번역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차라리 서즈데이 넥스트의 첫 번째 사건이라는 제목이 낫겠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RINY 2004-12-08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생각보다 진도가 안나가 애먹었던 책입니다. 너무 기대가 컸었나봐요.

물만두 2004-12-08 0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요 ㅠ.ㅠ

blackflower 2004-12-09 0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아직도 다 못 읽고 있는 책입니다.

물만두 2004-12-09 0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해합니다 ㅠ.ㅠ
 
바람의 열두 방향 그리폰 북스 3
어슐러 K. 르 귄 지음, 최용준 옮김 / 시공사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작품은 크게 두 가지, 아니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는 르 귄의 헤인 시리즈에 포함되는 <샘레이의 목걸이>, <겨울의 왕>, <제국보다 광대하고 더욱 느리게>, <혁명 전날>땅바다 시리즈에 해당되는 <해제의 주문>과 <이름의 법칙>, 그리고 이미 번역되어 볼 수 있었던 <파리의 사월>, <아홉 생명>,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을 제외한 처음 보는 나머지 작품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 헤인 시리즈는 장편 소설 <어둠의 왼손>과 <빼앗긴 자들>과 같은 시리즈다. <샘레이의 목걸이>는 오묘한 작품이다. 페미니즘적인 르 귄이 샘레이라는 여자를 어리석은 여자로 그려내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그가 항상 말하는 <심리 신화>를 가장 이해하기 쉽게 만든 동화 같은 작품이다. 아니 우화 같은 작품이다.
<겨울의 왕>은 <어둠의 왼손>의 배경과 가장 흡사한 작품이다. 사진의 설명으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추리적 느낌도 들어 좋았다. 하지만 역자도 말했듯이 여성성의 지나친 강조로 그녀, 여자라는 표현과 왕이라는 표현 사이에서의 어쩔 수 없는 이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제국보다 광대하고 더욱 느리게>는 사실 헤인 시리즈지만 적절하게 표현하고 싶은 작품은 르 귄의 작품이 아니라 스타니스와프 램의 <솔라리스>다. 그 작품에서 등장하는 낯선 행성, 정복하려고 한 행성에서 만난 바다라는 단 하나의 생명체의 저항과 - 물론 그 작품에서는 바다가 공격을 하지만 - 이 작품에서 거대한 자연이라는 생명체가 내뿜는 감정이라는 것은 자기 방어라는 공격자, 정복자에 대한 적절한 것이라는 점에서 닮았다. 그 내용은 다르더라도 말이다.
마지막 작품인 <혁명 전날>은 <빼앗긴 자들>에 등장하는 오도주의자의 창시자인 오도가 등장하는 작품이다. 하지만 오도의 혁명적인 과업이나 처절한 투쟁이 초점이 아닌 늙은 한 여인의 고독, 쓸쓸함에 대해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 다루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
<해제의 주문>과 <이름의 법칙>은 인간이 무엇으로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가에 대한 점에서 쓰여진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끝은 무이며, 모든 것을 버림으로써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다는 것... 이 작품들에서는 동양 철학인 도교적 냄새가 난다.
<명인들>과 <땅속의 별들>은 과학과 종교의 대립에 대한 문제를 소재로 삼은 작품들이다. 이것은 다른 작가의 작품에서도 보여지는 것인데 수와 별에 대한 것이 중세 교회로부터 과학자가 억압을 받았기 때문에 이런 작품이 탄생하지 않았나 싶다. 같은 맥락에서 요즘의 베스트셀러인 <천사와 악마>가 생각난다.
<멋진 여행>이라는 작품은 흡사 사이버 펑크 장르의 작품을 연상시키지만 그것보다 서문에서 르 귄이 밝힌 금지 반대, 사전 교육이라는 그의 신념이 더 마음에 들었다. 그것이 아마도 르 귄이 책을 쓰는 데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정말 멋진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내 마음에 드는 작품은 <아홉 생명>을 빼면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이었다. 인간의 행복은 어떠한 것 위에 형성된 잔인한 것인가를 말하는 이 작품은 내가 인간이라는 사실이 비참하게 느껴지면서도 어쩔 수 없이 그런 내가 밟고 서야 하는 존재를 찾아 헤매는 나를 반성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반성하면 무엇하랴. 그렇다고 떠나지도 죽지도 못할 생인데. 하여 나는 행복에 대해서도 금지 반대를 외치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생각하게 내버려두라고.
제목이 너무 근사하다. <바람의 열두 방향>... 그 열두 방향에서 불어오는, 그 열두 방향으로 불어 가는 바람처럼 인간의 생각의 다양성을 인정한다면 산다는 게, 인간이 사는 세상이 조금 더 근사해 질 텐데 하는 생각을 해보며 이 책을 출판하고 번역해 준 분께 감사드린다.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만두 2004-11-06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의 열두 방향인데 왜 빼앗긴 자들이...

瑚璉 2004-11-06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점도 이상한데요? 정말 별점을 반 개만 주셨어요?

물만두 2004-11-06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개 줬다구요. 그래서 책에가서 다시 리뷰 올렸는데 여기에는 안 고쳐져요. 흑...

urblue 2004-11-06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 전 서점에 가서 바람의 열두 방향 잠깐 보고 왔죠. 얼른 사야할 책인데 만두님은 벌써 리뷰까지 올리셨군요. 기대 잔뜩입니다.

하이드 2004-11-08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깐, 바람의 열두방향에 대한 리뷰인거죠?별 5개고. 정말 알찬 리뷰입니다.

추천 꾹-

물만두 2004-11-08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습니다. 아직도 안 고쳐지나 봅니다...

깍두기 2004-11-11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오늘 이거 살 거예요. 만두님 리뷰에 땡스투 눌러야지^^

물만두 2004-11-11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깍두기님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이거 다시 잘 안되나 몰라요 ㅠ.ㅠ.

fantasygem 2004-11-24 0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사고는 싶은데 피묻은 돈으로 펴낸 출판사거라 못사네... 딴출판사에선 왜 이리 SF에 무관심하나... 쩝

물만두 2004-11-24 0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한책읽기출판사가 있지만 자금 압박을 받는 것 같아요. 할 수 없지요...

돌바람 2005-07-13 0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간 정리. 그러니까 <바람의 열 두 방향>을 읽으려면 저것들(빨간색)도 읽어야 한다는 거지요. 맞나요. 이런 통 맞장구를 칠 수 없으니, 아무튼 무조건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