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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돈강>의 작가 미하일 숄로호프의 단편집이 새롭게 출간됐다. <숄로호프 단편선>(민음사, 2008). 중편 '인간의 운명'(1957)외에 단편집 <돈 강 이야기>(1926)에서 뽑은 13편의 단편이 수록돼 있다. <인간의 운명>이나 <돈강 이야기>는 예전에 한번 소개된 적이 있다(영화 <인간의 운명>은 유튜브에서 그런대로 볼 수 있다. http://www.youtube.com/watch?v=kWRPkMks3i8 참조). 겸사겸사 남아 있는 작품들의 리스트를 뽑아놓는다. 참고로 숄로호프는 196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간단한 스케치는 http://www.youtube.com/watch?v=glf2fMWs4bg 참조). 낼모레면 올해의 수상자가 발표될 텐데, 스웨덴 언론의 추측대로 르 클레지오가 수상하게 될지 궁금하다. 러시아작가의 수상도 오래 전이어서 가능성이 없지는 않을 텐데... 

아래는 중국에서 나온 '연환화' <고요한 돈강>. 예전엔 이런 책도 나왔었다! 대하장편인 <고요한 돈강>의 줄거리를 잡는 데 유익했던 책이다(물론 율브린너 주연의 영화도 도움을 줄 수 있겠다). 러시아판 <고요한 돈강>에서 두 주인공 그리고리와 악시냐의 러브신은 http://www.youtube.com/watch?v=pB8CoKkF8aQ 참조.


6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숄로호프 단편선
미하일 숄로호프 지음, 이항재 옮김 / 민음사 / 2008년 8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내일 수령" 가능
2008년 10월 07일에 저장

고요한 돈강 1
미하일 숄로호프 지음, 맹은빈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7년 8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2008년 10월 07일에 저장
품절
고요한 돈강 2
미하일 숄로호프 지음, 맹은빈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7년 8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내일 수령" 가능
2008년 10월 07일에 저장

개척되는 처녀지 - 상- 일월교양문예 15
미하일 숄로호프 지음, 현원창 옮김 / 일월서각 / 1986년 5월
5,000원 → 4,500원(10%할인) / 마일리지 250원(5% 적립)
2008년 10월 07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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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08-10-08 16:57   좋아요 0 | URL
숄로호프의 고요한 돈강이 집단창작이라고 한때 스캔들이 난 적 있는데 간단히 소개해 주시겠어요?

로쟈 2008-10-08 17:33   좋아요 0 | URL
지금 <숄로호프 단편선>은 안 갖고 있는데, 역자후기를 보니 비교적 최근에 초고가 발견되고 그에 대한 연구서가 나암으로써 저작권 문제는 일단락됐다고 하네요...
 

교수신문의 '서평' 기사를 옮겨놓는다(http://www.kyosu.net/news/articleView.html?idxno=16945). 인문사회과학 시리즈에 대한 '품평'을 담고 있는데, 유명시리즈에 대한 비판과 별로 주목되지 않았던 시리즈에 대한 호평을 포함하고 있어서 한번쯤 읽고 참고할 만하다. '인문사회과학 시리즈의 가벼움 혹은 뚝심'이 부제다...

교수신문(08. 10. 06) 저자의 유명세를 감당할 진정성은 있는가

아마도 대다수가 동의할 인문사회과학의 성격이 한 가지 있다면, 그것은 그 본질이 기성의 문제들에 대한 해답 제공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문제의식 자체의 창조와 환기에 있다는 점일 것이다. 그래서 모든 것이 경쟁과 생존의 방정식으로 환원되는 이 시대의 일차원성이 심화될수록, 비루하기 짝이 없는 문제틀 전복해 새롭게 읽어내겠다는 인문사회과학의 야심은 절실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인문사회과학의 이러한 야심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학자들의 연구가 활성화돼야 할 뿐만 아니라, 그 연구 성과를 흡수하고, 다시 비판적으로 내뱉을 대중의 존재와 그 대중과 인문학을 접선시킬 ‘가독성’ 있는 책들의 존재가 요구된다. 요즘 서점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문사회과학 시리즈물은 바로 이 가독성에 대한 고민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관심을 끄는 시리즈로는 우선 생각의 나무의 ‘問라이브러리’ 시리즈가 있다. H(Humanities), A(Arts), L(Literature) 등 세부 시리즈로 이루어진 이 시리즈에 대해 출판사는 ‘답이 아닌 질문의 절실함을 위하여’라는 모토 아래 20세기 극복과 21세기 비전 추구를 통해 지식의 공공성 회복이라는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기획됐다고 밝히고 있다.

김우창, 도정일, 최장집, 장회익, 강수돌, 윤평중과 같이 무게감 있는 논자들을 통해 ‘정의와 정의의 조건’, ‘시장전체주의와 문명의 야만’, ‘경쟁은 어떻게 내면화되는가’등 오늘의 우리가 제기해야 될 물음들을 제기하고 있고, 이후에도 박명림, 임지현, 이어령 등 저명한 필진들의 책을 준지하고 있다.

우선 윤평중 교수가 ‘극단의 시대에 중심잡기’에서 리영희, 송두율 교수에 대해 차분하게 한계를 지적하고 있는 부분이 눈에 띈다. 윤 교수는 리영희 교수에 대해서, 분명 한국 지성사에 남긴 흔적이 작지 않지만, 그 과오도 분명히 해야한다면서, 특히 리 교수를 옹호하는 일부 교수들의 비합리적이고 편향된 자세를 비판하고 있다. 이미 일간지를 통해 문제가 됐던 윤 교수의 이러한 지적에 대해 앞으로 지식인 사회가 어떻게 반응을 할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강수돌 교수가 경쟁의 내면화를 자기소외와 연결하는 대목도 주목해야 하는데, 어떤 사안에 대해서든 목소리 높이기 좋아하는 우리 사회(특히 지식인들) 특유의 풍토가 실은 자기비판과 성찰이라는 의무는 방기했음을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정일 교수가 ‘시장전체주의와 문명의 야만’에서 시장전체주의를 인문학 위기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김우창, 장회익, 최장집의 책들은 촌철살인의 맛이 다소 떨어지긴 해도 무난하게 시대의 문제점과 해법을 진단하고 있다.

그런데 윤 교수가 표현한 자기 비판적 계몽의 정신을 바로 이 ‘問라이브러리’ 시리즈 자체에 적용하면 어떨까. 이 시리즈는 저평한 필진에서 수려한 표지 그리고 일목요연한 내용 전개에 이르기까지 가독성을 최대한 고려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런데 페이지를 술술 넘기게 하는 바로 그 깔끔함이 오히려 마음에 걸린다. 왜냐하면 인문사회과학의 생명은 우리의 ‘지금과 여기(jetzt und hier)’를 불편하게 만들고, 페이지 하나를 두고서도 며칠 밤을 고심하게 하는 거친 생경스러움에 있기 때문이다. 출판사 측은 유명 지식인들이 직접 집필한 책이라는 점을 자랑스레 내세우고 있지만, 저자의 유명세가 책의 무게를 더하는 그러한 책이 과연 진정성이 있는지는 의심스럽다.



일종의 우울증 속에 있는 듯이 보이는 사회와 학계에 신선한 화두를 던져보기 위해 기획됐다는 새물결의 ‘What’s up’시리즈는 보다 발랄한 외양을 띠고 있다. 바디우, 지젝, 아감벤 등 국제적으로 명성이 있는 필자들을 통해 ‘사도 바울-제국에 맞서는 보편주의 윤리를 찾아서’, ‘호모사케르-주권 권력과 벌거벗은 생명’ 등의 제목으로 한층 세계적 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런데 어떤 문제인가. 승승장구(?)하는 자본주의의에 대한 문제제기라면 이미 지겹게 들어오지 않았던가. 필자들의 새로움은 자본주의, 제국, 시대에 대한 문제제기를 생명, 사도 바울, 쓰레기와 같은 독특한 우회로를 통해 행하고자 한다는 점에 있다. 그리고 바로 그 언어와 개념의 독창성이 국내 논자들의 신문 사설 같은 건조함보다 인기가 있는 이유일 것이다. 다만 외국 학자들의 논의를 그대로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

책의 내용에 대한 설명도 부족해, 대체 우리의 어떤 현실 문제와 연관할 수 있을지 쉽사리 감을 잡을 수가 없다. 지젝, 아감벤이나 바디우의 이름이 그 자체로는 신선할지 모르겠지만, 그들의 이름이 일종의 지적 트랜드로서 유행하고 있는 국내에서는 그다지 신선해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이다. 지젝, 아감벤이 정말로 그렇게 중요하고 대단한 사람들일까

이후 출판사의 ‘아주 특별한 상식 NN(NO-NONSENSE)’ 시리즈는 세계화, 기후변화, 공정 무역, 테러리즘 등 시대의 중요한 쟁점들을 친절하게 검토하고 있다. 일목요연한 구성은 짜임새가 있으나, 문제를 절실하게 제기하는 인문학서적이라기보다는 논술용 참고서라는 느낌이 강하다. 이와 비슷한 포맷으로 시중에는 웅진 지식 하우스의 고정관념 Q시리즈 외에 다양한 시리즈물들이 나와 있는데, 가독적이긴 하지만, 동시에 인문학서라고 보기에는 무게가 한참 떨어지는 책들이라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유려하지만 가독성에 대한 요구에 강박당한 시리즈물들의 틈바구니 사이에서, 귀감이 될 만한 시리즈물도 있다. 그 중 하나가 선인 출판사의 구술자료 총서다. ‘내가 겪은 해방과 분단’, ‘내가 겪은 민주와 독재’, ‘내가 겪은 건국과 갈등’, ‘빼앗긴 시대 빼앗긴 시절-제주도 민중들의 이야기’ 등의 제목을 단 시리즈는 유명한 학자도 아니고, 세련된 문체를 구사하는 필자들은 아니지만, 진실함의 곡진함 곧 삶의 진정성을 가장 절절하게 전달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 어머니들과 아버지들의 신산했던 삶이 오늘의 우리를 얼마나 부끄럽게 하는지를 깨닫게 한다는 점에서, 가독성을 이유로 밋밋한 시리즈물을 찍어내기에 여념이 없는 풍토를 반성하게 한다.



아르케의 ‘희망제작소 뿌리총서’도 진지한 문제의식으로 뭉친 시리즈이다. 일본 저자들의 책을 번역했다는 점이 다소 눈에 걸리지만, ‘창발마을 만들기’, ‘1% 너머로 보는 지역활성화’등 이른바 풀뿌리 자치 운동에 대한 실천적 모색을 한다는 점이 돋보인다.  한편 가독성은 거의 고려하지 않고 뚝심있는 행보를 보여주는 시리즈물들도 꽤 눈에 띈다.



성균관대 출판부의 ‘유학사상가 총서시리즈’나 다할미디어의 ‘호남 역사문화 연구총서’도 유행과는 거리가 먼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다만, 학술적 가치는 높으나, 인문학적인 문제의식을 불어넣기에는 독자들에 대한 배려가 아쉬운 시리즈들이다.(오주훈 기자)

08. 10.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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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8 01: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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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7 2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0-08 0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08-10-08 17:00   좋아요 0 | URL
부모님들의 신산한 삶이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애매하네요.

로쟈 2008-10-08 17:35   좋아요 0 | URL
기자의 선호 같습니다. 구술자료 자체가 인문학은 아니죠...
 

영문학자(미국문학자라고 해야 하나?) 김욱동 교수의 신간 <소설의 제국>(소나무, 2008)이 출간됐다. 짐작엔 예전에 나온 <미국소설의 이해>(소나무, 2001)와 짝이 되는 게 아닌가 싶은데(그밖에 <윌리엄 포크너>란 묵직한 연구서가 있다), 요즘 미국 경제가 전세계적인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탓에 미국소설을 다룬 교양서조차도 눈길을 끈다. '소설로 읽는 아메리카의 초상'이란 부제에 맞게 '미국'에 방점을 두고 읽을 수도 있겠다. 11편의 작품(작가)을 다루고 있는데, 대부분이 번역돼 있기에 작품 감상과 병행해도 좋겠고. 미국소설에 관한 교양강좌라고 해야 할까?..

 

경향신문(08. 10. 06) "미국문학의 고전을 통해 본 비틀어진 청교도 이상 그려”

김욱동 한국외국어대 통번역학과 교수(60·사진)가 신간 ‘소설의 제국’(소나무)을 선보였다. 부제를 ‘소설로 읽는 아메리카의 초상’이라 붙이고, ‘주홍글자’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 ‘위대한 개츠비’ ‘앵무새 죽이기’ 등 11편의 작품을 인종·계급·젠더·자연이라는 네 개의 코드로 바라본 책이다. 이 가운데 ‘주홍글자’ 등 4종은 김 교수 스스로 새 번역본을 선보였다.

2005년 서강대 교수직을 명예퇴직한 그는 미 듀크대와 노스캐롤라이나대에 3년간 머물렀다. 그는 포스트모더니즘·수사학·생태주의 등 새로운 문예사조와 이론을 국내에 활발히 들여와 주목받았는데, 지난 3년 동안은 한국계 미국작가 연구에 힘을 쏟는 한편 미국문학의 고전을 새로 번역하고 분석했다. ‘소설의 제국’도 그 작업의 성과다.

“텍스트의 무의식을 읽으려고 했어요. 미국은 자유와 평등의 이상을 추구했으나 표면적인 이상 밑에는 원주민 학살, 흑인노예제도, 물질주의 등의 어두운 측면이 있지요. 비틀어진 청교도들의 이상을 미국소설의 고전에서 분석하려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눈여겨볼 만한 소설은 어떤 것인가요.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는 남부를 배경으로 유복한 변호사 가문과 흑인, 농부를 대비시켜 인종문제를 생각해 보는데 유익합니다. 마여 앤젤루의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역시 흑인·여성이라는 이중의 질곡을 잘 그려내고 있고요. ‘위대한 개츠비’는 행복의 추구라는 미국적인 꿈이 물질주의와 손잡으면서 변질, 타락하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미국소설이 그 뿌리인 영국소설이나 유럽소설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유럽소설은 개인과 사회의 갈등에서 항상 사회의 손을 들어주는 편이지요. 그러나 미국소설은 개인의 손을 들어줍니다. ‘허클베리 핀…’이나 ‘호밀밭의 파수꾼’의 주인공들은 사회의 가치관을 받아들이는 대신 자신만의 길을 모색하지요.”

-한국독자들이 미국소설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습니까.
“우리가 세계에서 여섯번째의 다문화사회라고 합니다. 이제 배달민족의 신화는 사라졌어요. 계급·인종·젠더 때문에 억압받는 소수자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필요합니다. 자연 역시 그동안의 인간중심주의에서 타자로 배척됐지요. 미국소설은 다문화주의, 타자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한국계 미국작가 연구는 어떻게 진척되고 있습니까.
지난 3년간 연구를 토대로 ‘강용흘 연구’와 ‘김은국 연구’를 냈고, 총론격인 ‘한국계 미국문학’도 완성 단계입니다. 요즘은 유일한의 ‘한국에서의 나의 소년시절’, 박인덕의 ‘9월 원숭이’ 등 한국계 미국작가의 자서전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대개 한국계 미국문학의 시초는 강용흘의 ‘초당’(1931년)으로 알려졌는데 미국 체류동안 독립운동가 서재필이 ‘한수의 여행’(1922년)이란 소설을 썼던 걸 알게 됐습니다.”

-미국문학과 문화 연구자로서 최근 미국 월가의 붕괴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자본주의 자체의 붕괴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대공황을 겪었던 것처럼 시행착오를 거쳐 발전하는 과정이겠지요. 미국 본토보다 오히려 아시아가 몸살을 앓을 가능성이 높잖아요.”(한윤정기자)

08. 10. 06.

P.S. 인터뷰기사에도 언급이 되고 있지만 김욱동 교수는 한국계 미국작가 연구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제까지 나온 <김은국>, <강용흘> 외에도 더 나오는 듯하다. 포스트모더니즘(과 바흐친) 전도사, 포크너 전공자, 미국소설 번역자이자 연구자 등이 그간에 알려진 그의 면모인데, 거기에 한국계 작가 연구자란 또 하나의 마스크를 보태야겠다(하긴 <광장> 연구서를 쓰기도 했다). 부지런하기로는 영문학계에서 선두에 설 만하다. 포스트모더니즘 소개서 몇 권의 이미지도 올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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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바다 2008-10-07 01:24   좋아요 0 | URL
김욱동 교수님이 명예퇴직을 하셨었군요. 많아야 50대이실 거라고 생각했는데, 환갑이 넘으셨네요... 전 개인적으로 영국 소설보다는 미국 소설에 더 친근감이 갑니다. 김은국의 순교자는 10 몇년 전에 열심히 읽기는 했는데, 내용은 하나도 기억이 안난다는...^^

로쟈 2008-10-07 20:59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정년퇴직하실 연배까지로는 안 봤는데요...
 

교수신문에서 학술동향 기사 한 편을 스크랩해놓는다. '환경과 생태의 역사'를 주제로 한 학술대회의 발표문을 정리해주고 있다. '환경사'(란 말을 쓰는 모양이다)와 '생태사'에 대한 비판적 소개로도 유용해 보인다. 논문의 발표자인 김기윤 박사는 크로스비의 책 <콜럼버스가 바꾼 세계>(지식의숲, 2006)의 역자이면서 과학사 전공자이다.

교수신문(08. 09. 29) 20세기 생태학, 제국과 식민지의 은밀한 시선 결합돼 있다

지난 19일 서울대에서 열린 제12회 한국서양사학회 학술대회의 주제는 ‘환경과 생태의 역사’였다. 역사 연구를 본업으로 하는 학자들이 ‘환경과 생태’에 눈을 돌렸다는 것은 흥미롭다. 기존의 환경 담론이 지닌 제국주의적 속성을 지적하면서도, 제국과 식민지의 이분법을 넘어서 다각적 차원에서 환경사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역설한 김기윤 한양대 강사의 논문 「환경의 비교사적 연구 : 제국의 눈과 식민지의 눈」이 눈길을 끈 것도 이런 맥락 때문이다.

김 박사는 국내 서양사학계에서는 드물게 환경사를 주제로 논의를 전개했다. 그의 논문은 환경을 단순히 역사적 관점에서 다루자는 주장이 아니라, 환경에 대한 역사적 논의가 가질 수 있는 위험성과 전망을 짚어줌으로써 향후 환경사 관련 논의의 안내자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환경을 역사적 맥락 특히 세계사적 맥락에서 바라보고자 하는 시도는 90년대 들어와 활발해졌다. 세계사 관련 학술잡지인 <Journal of World History>가 기후, 환경, 질병 등을 비중 있게 다루게 되는 동시에, 세계적으로 환경이 중요한 정치적, 대중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환경사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그런데 환경 담론은 흔히 갖는 반제국주의적 외양과 달리 그 이면에는 빈부 격차의 은폐라든가, 사회적 모순의 외면, 거대 기업 및 국가의 주도 등 제국주의적인 면도 갖고 있다. 이는 환경사를 비롯해 환경 관련 담론이 갖는 제국주의적 측면의 문제성을 지시한다.

그런데 그는 여기서 더 나아가 제국과 식민지라는 단일한 실체들을 전제해 대립시키면서 큰 이야기로만 환경을 말하려는 관점 자체가 문제임을 지적한다. 그간 환경을 세계사에 접목시키는 시선은 엘니뇨, 소빙하기와 같은 큰 시간의 흐름 즉 자연사적 관점을 강조하거나 혹은 제국 대 식민지라는 일면적인 대립을 통하는 경우가 많았다. 김 박사는 이러한 관점이, 환경과 자연을 둘러싼 소규모 집단의 역사나 개인들의 실천을 사상함은 물론이고, 제국과 식민지의 관점을 넘나들며 전개된 다층적이고 복잡한 역사의 지형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고 강조한다. 그의 요점은 환경사가 거대 역사(Macro History)의 관점이 아니라, 파편화된 작은 역사(Micro History)들의 접합과 굴절을 통해 연구돼야 한다는 것이다. 곧 제국과 식민지의 이분법을 넘어서 환경사를 다중적으로 바라보자는 것이 김 교수의 주장이다.

김 박사는 논문의 초두에서부터 “중심부의 힘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결국 주변부의 시각을 발굴해내는 시도로 이어진 것이다. 주변부의 역사적 문화적 또는 물리적 힘을 보여주려는 시도가 결국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더 흔히 볼 수 있다”면서 제국주의적 기획이 식민지적 의도로 이어지거나, 식민지적 기획이 제국주의적 의도에 봉사하는 경우가 많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는 자연, 환경, 생태를 조망하려는 역사의 프리즘이 결코 일면적이지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그 예로 18세기 린네의 식물분류학과 19세기 훔볼트의 자연학 그리고 20세기 생태학 및 환경 보호론을 든다.

우선 린네의 자연사에 대해서 김 박사는 “학문 분야로서의 자연사는 개인적 집단적 이해관계를 떠나서 순수한 자연의 연구라는, 일견 제국의 정복의제에 반하는 활동형태를 취하면서, 실상 지구를 자원의 창고로 보는 제국의 눈이 돼 주었으며, 또 그 자원을 수탈해 내는 도구가 돼줄 것이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는 곧 린네가 과학을 표방하고 있지만 사실은 “그 과학으로 인해 지구 전체가 상업, 정치, 식민 지배의 대상이 될 수 있었으며, 이어서 유럽 부르주아 계급의 경쟁, 착취, 폭력의 그림자가 지표 여기저기에 각인되기 시작”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연의 경제나 관리를 논하는 린네의 입장이 제국주의적 자연관으로 전용이 되는 셈이다. 그런데 김 박사는 바로 린네의 경우조차도 주변부적 시선이 교착되고 있음을 강조한다. 왜냐하면 린네는 전형적인 제국의 부르주아와는 거리가 먼 학자였고, 스웨덴 역시 제국의 중심지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제국의 눈이라는 집합적인 실체를 상정함으로 해서 너무 많은 역사적 행위자들의 실체가 가려져 왔음”을 의미한다.

김 박사는 환경사학자로 저명한 프랫(Pratt)의 논의를 따라가면서, 19세기의 훔볼트를 “제국의 눈을 형성하는 대표적인 인물”로 그려보고 있다. 훔볼트는 “그가 여행했던 지역의 지형과 기후 그리고 동식물들을 높은 곳에서 조감하듯 측정하고 도표화하면서 훨씬 공격적인 방식으로 제국의 도구로 활약했다.” 특히 “제국의 의지가 담긴 훔볼트의 자연학 특히 자연지리학은 남아메리카 문화에 갖가지 흔적을” 남기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 내려는 남미 사람들로서도 훔볼트가 남겨 놓은 그 지역 자연에 대한 서술은 훌륭한 도구”가 돼 주기에 이른다. 이는 결국 남미인 등의 현실과 관련이 깊을 포스트 식민주의적 기획 자체가 제국의 또 다른 이면이자 사생아로 드러남을 의미한다. 그런데 김 박사는 여기에서도 “훔볼트는 남미의 자연 뿐 아니라 사람들의 삶에 대해서도 상당량의 저술을 남겼으며, 노예제도나 부당한 경제제도 등에 대해서도 강경한 반대의 입장을 견지하곤 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단일한 제국의 눈이란 없으며, “제국의 눈이라는 분석틀 속에서도 다층적인 서사와 다양한 분석 단위들”이 만들어지고 있음을 강조한다.

20세기 생태학의 경우는 보다 극명하게 제국의 눈과 식민지의 눈이 자웅동체처럼 은밀한 이중성을 보여주고 있다. 생태학은 흔히 급진적이고 진보적이며 지극히 반제국주의적 입장을 가진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김 박사는 “현대적인 학문분야로서의 생태학이 형성되고 정립돼 온 과정은 전혀 다른 역사적 배경을 드러내 보여준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그의 논지에 따르면, 생태학은 본래 “1900년대에 식물상의 천이 과정을 이주민이 정착민을 제거하면서 서식지를 점유해 나가는 모습”을 배경으로 한다. 그리고 1920년에서 1930년대에 생태계의 개념을 확립한 영국인 탠즐리의 경우는 “영국 연방의 효율적인 관리를 염두에 두었다.” 이는 설령 환경이 인류 미래를 위협할 수 있다는 자각 자체가 중심부 제국에서 연원하지 않았더라도, 제국의 시선이 없이는 불가능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게다가 극단적으로 순수 자연을 찬양하는 목가적 경향의 경우에도, “동물보호구역을 설정하면서 그리고 국립공원을 지정하면서 그곳에 살고 있던 주민들을 몰아내는 과정을 승리를 향해 진행되는 환경사로 그리는 행태”를 통해 제국주의적 면모를 보인다. 김 박사는 이를 두고 “인간의 개입이 배제된 원생지 또는 원생 자연에 대한 거의 무조건적인 열광적인 숭배 역시 제국주의적 시선이 만들어낸 관념인 듯싶다”고 평하는데, 이는 곧 제국의 질서를 회의시하는 환경 담론이 제국의 질서 내에서 배태됐으며, 제국과 식민지의 시선이 복잡하게 얽혀 서로를 바라보는 중층성이 20세기 생태학의 진실임을 의미한다.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김 박사는 논문 말미에서 “사회경제적인 상황, 법률제도, 제국주의적인 힘 등, 지형, 기술은 물론 시간, 공간, 진보에 대한 개념과 같은 추상화된 길과 같은 구체적인 마당이 되어야 할 것이다. 제국의 눈과 식민지의 눈을 나누어 대조시켜 보거나 국가단위의 차이를 살피는 데서보다 훨씬 더 다양한 장소에서 다층적 층위로 길을 찾아야 한다”고 결론을 내린다.

김 박사의 논의는 환경사, 생태사를 둘러싼 논의가 조야한 환경 보호 담론이나 혹은 제국과 식민지로 모든 것을 환원하는 거친 분류법의 한계를 인식하게 한다는 점에 그 중요성이 있다. 다만 김 박사의 다원론적 접근법이 환경 담론에 대한 제국주의적 접근법의 위험성을 흐릿하게 하는 것 아닌가라는 문제점이 제기될 수 있다. 또한 환경사를 미시적 관점에서 조망해야할 필요성이 보다 풍부한 사례와 분석을 통해 그려지지 않고, 주장에만 그친 감이 있는 점도 한계로 보인다.(오주훈기자)

학계동향

국내 학계에서는 동양사 분야의 유장근 경남대 교수, 정철웅 명지대 교수 등이 환경사 연구자로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서양사 학계에서는 주경철 서울대 교수와 김기봉 명지대 교수 등이 오래 전부터 꾸준한 관심을 보여 왔다. 이번 학회를 계기로 성영곤 관동대 교수, 박흥식 서울대 교수 등이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연구자들의 등장이 기대된다.



거대사 또는 지구사로서의 환경사의 문을 연 앨프리드 크로스비의 책이 『콜럼버스가 바꾼 세계: 신대륙 발견 이후 세계를 변화시킨 흥미로운 교환의 역사』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돼 있다. 생태학의 역사를 사상사의 시각에서 다루면서 동시에 환경에 미친 산업자본주의의 힘을 보여주는 고전이 된 도널드 워스터의 책도 『생태학, 그 열림과 닫힘의 역사』로 소개돼 있다. 포스트 식민주의 담론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으면서 그 연구 결과들을 잘 보여주고 있는 데이비드 아널드의 책은 『인간과 환경의 문명사』로 번역됐다.

08. 10.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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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봉, 시정곤, 박영준 공저의 <한글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책과함께, 2008)을 지난주에 구입했다. 해마다 한글날 즈음에 나오는 책들이 여럿 되지만 이 책은 내용보다도 저자들이 주목받아야 할 듯싶다. 정주리 교수와 함께 네 저자는 '팀'으로 불린다는데, 그간에 펴낸 책을 보면 적어도 '우리말' 연구에 관한 한 '드림팀' 같다. 저자 후기를 보니 박영준 교수가 작년에 작고한 탓에 책의 출간도 올해로 미뤄졌다고 한다(고인의 명복을 빈다). 이 드림팀의 저작 리스트를 만들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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