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주말처럼 늦게 일어나 커피
한 잔 마시다가 한순간 일요일로 착각
주5일제가 언제부터였는데
쉬는 날은 일요일 자동반사적으로
일요일이라는 착각
이게 몸의 관성, 몸에 밴 관성이구나
한순간이어도 아직 다 빠져나가지 못한
그래 휴일은 일요일이었고
일요일에도 학교에 나간 적이 있었지
그래도 평소보다 늦게 주말보다
늦게였으니 휴일 기분내면서
월요일이 코앞이던 일요일보다
토요일이 좋았고 그 토요일을 기다리는
금요일 저녁이 좋았지
(목요일까지는 아니야)
그랬었지
토요일에는 오전근무만
토요일에는 오전수업만
종례가 끝나자마자 빠른 걸음으로
귀갓길을 재촉했지 뛰면 안된다는 게 규칙
뛰다시피 빠른 걸음으로 버스정류장까지
내달리고 제때 버스를 타야
시간단축
매주 기록을 재가면서
기록단축에 애를 썼지 아무도 모르는
나의 기록 주말 귀가 기록
다녀왔습니다라고 말하기까지의 기록
자유에 도달하기까지의 숨가쁜 기록
아슬아슬한 기록
내게 토요일은 그런 날들이었지
지금은 그냥 휴일 잠시
일요일과 헷갈려서 적어보았네
토요일이란 말도 이젠 낯설어 적어보았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아기느티나무 2018-05-05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토요일은 하루의 반은 일상, 반은 휴가같은 특별한 날이었죠.

로쟈 2018-05-05 12:49   좋아요 0 | URL
네 그런 토요일은 이제 사라진 거죠.^^

two0sun 2018-05-05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시는 읽는 시가 아니라
보는 시?보이는 시?같은 느낌.
자유에 도달하기까지의 심장 박동수가 느껴지는~

로쟈 2018-05-05 13:48   좋아요 0 | URL
중학생 때 일입니다.~
 

다음주 강의자료를 준비하다가 휴식하면서 손에 든 책은 월간 시인동네(2018/05)다. 신형철의 단상으로 ‘비평의 순간‘이 수록돼 있고, 이규리 시인 특집. 그리고 광고로 제1회 시인동네문학상 수상자 발표가 뒷표지에 실렸다. 이원의 <사랑은 탄생하라>(문학과지성사)가 수상작.

그런데 제일 먼저 읽은 건 김인숙의 연재 ‘하이쿠 제대로 읽기‘다(나중에 책으로 묶일 만하다). 이전 글을 읽어본 건 아닌데 재밌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어딘서가 본 듯한 하이쿠로,

오월 궂은 비
넓은 바다 알게 된
우물 개구리

같은 것도 있지만 음담패설 하이쿠도 있다는 건 처음 알았다. 수위조절상 두 편만 소개하고 있는데 한권으로 나와도 좋겠다. 대중적 하이쿠를 18세기의 편찬자 이름을 따서 ‘센류‘라고 부른다는데 이런 종류다.

지 애비랑은/ 안 닮았다는 걸
안 건 엄마뿐

남편 따위는/ 엉덩이로 뭉개고
배 위엔 딴 남자

여성들 사이에서 읽히고 인기를 끌었을 것 같다. 하이쿠의 대표 시인 마쓰오 바쇼가 이런 저속한 하이쿠를 일소하고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는데, 굳이 그럴 필요까지 있었을까 싶다. 저속 하이쿠도 나름 매력적으로 보여서다(우리의 사설시조도 음담패설류가 있던가). 잠시 웃고 지나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사 공지다. CGV에서 진행하는 '스크린문학전 2018'의 일환으로 러시아감독 알렉세이 게르만 주니어의 <도블라토프>(2018)에 대한 라이브러리톡을 진행한다. 강연은 5월 22일(화) 명동역CGV에서 오후 4시 30분 영화 상영 뒤에 있을 예정이다. 세르게이 도블라토프(1941-1990)는 러시아의 망명작가로(1979년에 망명하여 미국 뉴욕에서 사망한다) '20세기의 체호프'로도 불렸다. 영화는 그의 어두운 러시아 시절을 조명하고 있다. 도블라토프의 작품은 단편집이 몇 권 국내에도 소개돼 있다(영화의 예고편은 https://www.youtube.com/watch?v=z0rfXj9nfXE 참조). 도블라토프의 작품세계를 정리해보는 게 나의 이달 과제 가운데 하나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two0sun 2018-05-04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번 연극‘성‘ 정보 주셔서 잘봤는데
이번엔 영화~감사합니다.

로쟈 2018-05-04 22:51   좋아요 0 | URL
이번에 전주영화제 상영작이기도 합니다.~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사이
모르는 걸 아는 거 그게 중요해
밑줄 좌악
참 내가 이제껏 배운 게 그거라니
너의 무지를 알라는 거
내가 무얼 모르는지 안다는 게
순금이고 황홀이고 삼매경이라니
단순하고도 단순한 게
안다고 생각하면 알려고 하지 않아
무얼 모르는지 모르면 알 수가 없어
무얼 모르는지 알면 흥분해
아 그럼 내가 무얼 가르치는 건가
무얼 강의해야 하는 건가
내가 모르는 거
내가 아는 나의 무지
(무디라고 썼다 고쳤네 무디)
날마다 뻗어가는 무지
무지하게 뻗어나가는 무지
종횡무진으로 활보하는 무지 활개
치는 무지 아침부터 활기찬 무지
아침부터 이런 시답잖은
시도 쓰게 하는 무지
무지 대견한 무지
나의 자랑
나의 무디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wo0sun 2018-05-04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똑똑한 자와 그렇지 못한 자가 갈리는 지점
무엇을 모르는지 아는자와 모르는 자
방점이 아는것이 아니라 모르는 것에 찍히는 자.
시를 읽으면서 저의 똑똑지 못함을 깨닫고 갑니다~~~

로쟈 2018-05-04 13:13   좋아요 0 | URL
흥미를 갖는다는건 뭔가 안다는(모른다는) 뜻이에요.

kpio99 2018-05-04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혜롭지 못해서 제가 뭘 알고 모르는지 잘 모르고 삽니다. 제가 무엇을 모르는지 파악해 배우고 익히는 것이 저의 지상과제입니다.

로쟈 2018-05-04 20:35   좋아요 0 | URL
네, 중요하면서 어려운 과제죠.
 

의외인데 프랑스 작가 파스칼 키냐르의 인터뷰집 <파스칼 키냐르의 말>(마음산책)의 부제가 그렇다. ‘수다쟁이 고독자의 인터뷰‘. <은밀한 생>부터 <부테스>까지 상당수의 작품이 번역돼 있는, 짐작에는 파트릭 모디아노 수준으로 번역돼 있는 작가가 키냐르다. ‘작가들의 작가‘라는 평판도 있는데 이번 인터뷰집이 문턱 역할을 해주지 않을까 싶다. 낮은 문턱.

˝<떠도는 그림자들>로 공쿠르상을 수상한 프랑스 작가 파스칼 키냐르의 문학론과 예술론을 그의 음성으로 들려줄 인터뷰집. 아카데미프랑세즈 문학상과 공쿠르상 수상자인 파스칼 키냐르는 프랑스 현대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한 명으로 늘 거론되는 작가이기도 하다. 그의 저작들은 소설, 산문, 비평, 시, 철학, 우화 등을 폭넓게 아우르는데, 이 같은 다종다양의 작품들은 키냐르가 추구하는 ‘파편적 글쓰기‘의 산물이다. 그는 장르라는 것은 잘못 한정된 것이니 여러 장르를 혼합해 글을 씀으로써 장르 문법을 무너뜨리거나 장르 자체를 아득히 뛰어넘을 수 있다고 본다.˝

가장 중요한 프랑스 작가 중 한명이라기에 언젠가는 강의에서 읽어보려 하지만 작품이 너무 많다는 것과 ‘파편적인 글쓰기‘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아직 견적이 나오지 않아 보류중이다. 인터뷰집에서 실마리를 얻게 될지도 모른다. 작가들의 인터뷰집은 언제든 환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