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지성사의 문고본 시리즈인 '문지 스펙트럼'의 개정판이 나오고 있다. 3년 전부터니까 '뉴스'는 아니다. 기존판이 표지갈이한 경우도 있고 새 번역본인 경우도 있다. 이번에 나온 건 베르그송의 <웃음>이다.  베르그송의 가장 얇은 책이면서 가장 유용한 입문서. 앞서는 세계사판으로 나왔었고 현재는 동서문화사판에도 실려 있다(저자가 '베르그손'이 아니라 좀더 친숙한 '베르그송'으로 표기돼 나온 점이 마음에 든다). 
















"1927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프랑스를 대표하는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이 ‘웃음’에 관해 쓴 세 논문을 묶은 <웃음-희극성의 의미에 관하여>(정연복 옮김)가 새롭게 리뉴얼된 ‘문지 스펙트럼’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베르그송의 <웃음>은 1900년 초판이 나온 이래 프랑스를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놀라운 판매 부수를 기록하며 웃음 이론에 관한 가장 독보적인 고전으로 손꼽혀왔다."
















반면에, 확인해보니 원래 스펙트럼에 들어 있던 들뢰즈의 <베르그송주의>는 그린비로 출판사를 옮겨서 <베르그손주의>라고 이번에 재출간되었다. 베르그송 입문서로는 몇년 전에 나온 <처음 읽는 베르그송>도 덧붙일 수 있겠다. 아무려나 내가 읽은 바로 가장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웃음>이다(베르그송의 다른 책들에 대해선 예전에 페이퍼들을 적은 바 있어서 생략한다).


 















18세기 사상가이자 작가 드니 디드로의 책도 얼마 전에 '스펙트럼 개정판'에 추가되었는데, <여성에 대하여>는 새로 나온 것이고, <배우에 관한 역설>은 표지를 바꾼 것이다. 


"우리에게 <백과전서>의 책임 편집자로 잘 알려진 18세기 프랑스 계몽사상가 드니 디드로의 작품집 <여성에 대하여 - 그리고 성, 사랑, 결혼에 관한 3부작>(주미사 옮김)이 새롭게 리뉴얼된 문지 스펙트럼시리즈로 출간되었다. 사상가이면서 예술 이론가, 소설가, 극작가, 자연철학자였던 드니 디드로는 당대 학문 분화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감안하더라도 매우 전방위적인 지식인이었다. 이 책은 이렇듯 다방면에 걸쳐 있는 그의 학문적 관심사 가운데 여성과 사랑, 결혼의 주제를 다룬 한 편의 에세이(여성에 대하여)와 세 편의 콩트(이것은 콩트가 아니다」 「드라카를리에르 부인」<부갱빌 여행기 부록 혹은 AB의 대화>)를 묶은 것으로, 특히 이 세 편의 콩트는 , 사랑, 결혼에 관한 3부작을 이루고 있다."
















디드로의 <부갱빌 여행기 보유>는 2003년에 번역돼 나왔었고, 절판되었다가 지난해에 다시 나왔다. <자연의 해석에 대한 단상들>도 지난해에 추가된 책. 


















문학 강의에서 다룰 수 있는, 다루고 싶은 디드로의 작품은 <라모의 조카>와 <운명론자 자크와 그의 주인>이다. 디드로에 대한 오마주로 쓰인 쿤데라의 <자크와 그의 주인>도 같이 읽어볼 수 있다. 볼테르와 루소 등의 작품 등과 같이 읽어볼 수 있겠다. 아마도 몇년쯤 뒤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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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andante 2021-07-25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르그송주의는 고시생 시절 고시촌에 있던 그날이 오면 서점에서 구입했는데 다시 재발간 되었군요..^^

로쟈 2021-07-26 12:23   좋아요 0 | URL
무려 25년 됐네요.~

헬레나 2021-07-25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디드로가 음악가 라모와 관련된 썼나보군요! 당장 주문했어요. 라모에 대해 얼마나 어떤 내용이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라모에 대한 자료가 많지 않아서 이 책이 더 궁금해집니다.
라모는 음악사에서 매우 중요인 인물이에요. 그의 <화성론>은 오늘날까지도 음악가들이 필수적으로 공부하는 화성학의 기초가 됩니다. 그리고 라모는 말년에 오페라 논쟁에도 휘말리게 되는데, 그런 내용이 이 책에 나오길 기대해봅니다.
언제나 좋은 책 소개 감사드려요^^

로쟈 2021-07-26 12:23   좋아요 0 | URL
라모가 음악가라는 걸 덕분에 알았습니다.^^
 

도리스 레싱은 장편소설이 주종목인 작가이지만 적잖은 분량의 단편도 썼다. 그 가운데 20편을 수록한 단편선집 <19호실로 가다>(1994)가 국내에는 <19호실로 가다>와 <사랑하는 습관>으로 분권돼 나와있다. 작가 서문도 붙어있는 것으로 봐서는 대표 단편모음으로 볼 수도 있겠다. 선집의 초판은 1978년에 나왔고 레싱은 1994년판에 서문을 붙였다. 표제작 ‘19호실로 가다‘는 1963년 발표작이다(30년의 세월을 버텨낸 작품인 것).

레싱의 작품으로는 첫 장편 <풀잎은 노래한다>(1950)와 <마사 퀘스트>(1952), 그리고 대표작 <금색 공책>(1962)과 후기작 <다섯째 아이>(1988)를 강의에서 다뤄왔다. 지금 다룰 수 있는 작품의 대부분에 해당한다(SF소설 <생존자의 회고록>은 절판되었기에 다루지 못한다). 레싱 강의에서는 자연스레 작품을 어떤 순서로 읽을지에 대한 안내도 덧불이는데, 보통은 장편을 중심으로 소개해왔다. <금색 공책>에 대한 워밍업으로 <풀잎은 노래한다>나 <마사 퀘스트>를 추천하는 식이다.

그렇지만 <금색 공책> 같은 소설이 국내에서 (영국에서처럼) 베스트셀러가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조지 엘리엇의 <미들마치>가 한국 독자들에게 읽히길 기대하기 어려운 것처럼). 그래서 생각해본 차선의 경로가 단편집들과 함께 <다섯째 아이>를 읽는 것이다(속편 <세상 속의 벤>도 번역돼 나오길 기대한다). 특히 ‘19호실로 가다‘는 여러모로 <다섯째 아이>와 비교될 수 있다. 행복한 중산층 가정을 꾸리려던 부부가 각각 네 아이까지 키우거나 낳은 다음에 부닥친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레싱은 그들 부부의 꿈을 절망으로 만든다.

이 두 가지 경로가 현재로선 레싱 읽기의 선택지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다작의 작가라 하더라도 우리는 주어진 번역본 내에서 읽을 수밖에 없겠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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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부화의 꿈

3년 전에 쓴 시다. 당연하지만 그때도 더웠던 모양이다. 오늘은 실내온도가 30도(어제까진 29도였다). 그래도 아직 피크는 아닐 것이다. 좀더 버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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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에 나온 에세이 <우연한 생>(지식의편집)의 부제다. 저자는 앤드루 밀러라는 미국대학의 영문학 교수로 빅토리아시대의 영문학이 전공분야라 한다. 분야와 이력만으로는 번역된 배경을 가늠하기 어렵다(독자가 제한적일 것이기에). 그렇지만 나로선 숨은 보석(너무 흔한 비유지만)을 발견한 기분이 들었고 바로 주문했다(사실 그의 연구서들에도 관심이 있다).

˝로버트 프로스트부터 샤론 올즈까지, 버지니아 울프에서 이언 매큐언까지.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평론가 앤드루 H. 밀러는 시, 소설, 영화, 철학, 심리학 등 세심하게 선별된 현대적 텍스트들을 통해 우리의 개별적이고, 불완전하고, 우연한 삶의 아름다움과 의미를 탐색한다.˝

책의 원제는 ‘On Not Being Someone Else‘이다. 번역본의 부제(우리가 살지 않은 삶에 관하여)가 염두에 둔 것. 직역하면 ‘우리가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는 사실에 관하여‘쯤 될까. 랭보적 변주로는 ‘삶은 다른 곳에‘. 양자역학적 변주로는 ‘내가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 존재할 확률에 관하여‘.

오늘 저녁엔 ‘우연한 생‘에 대한 성찰과 마주해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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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소금 2021-07-24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성으로서 우아함.. 아름다움은 갈망하는 단어들입니다.
삶에 대한 깊이있는 성찰도 할 수있겠군요.
요즘 코로나 때문에 책 한권 사는 것도 참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며 사게됩니다.
되도록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 편이구요.
이 책도 갈등하게 하는 책이군요.^^

로쟈 2021-07-26 12:24   좋아요 0 | URL
도서관에 주문하시면 될듯.^^
 

강의에서 다루는 작가(저자)들 외에도 매일 새로운 저자들과 만난다. 눈인사와 악수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는 하지만 언젠가는 게스트로 초대해 후한 대접을 하고픈 이들이다. 이번주에 발견한 저자들 가운데는 미국의 역사학자 카일 하퍼도 있다. <로마의 운명>(더봄)이 처음 소개된 터라 생소하지만 프로필에 들어있는 저작 목록이 모두 관심을 끈다. 소개된 이력은 이렇다.

˝오클라호마대학교를 최우등으로 졸업하고, 2007년 하버드대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1년 케임브리지대 출판부에서 출간된 <서기 275-425, 후기 로마 시대의 노예 제도>는 미국역사협회에서 선정하는 ‘제임스 헨리 브레스티드상’을 수상했다. 2013년 하버드대 출판부에서 발행된 두 번째 책 <수치에서 죄에 이르기까지: 성적 도덕의 기독교적 변화>는 미국종교학회로부터 우수역사도서상을 수상했다. 카일 하퍼의 세 번째 책, <로마의 운명: 기후, 질병 그리고 제국의 종말>은 2017년 가을에 프린스턴대 출판부에서 출간되었으며, 미국출판인협회 우수학술도서상 수상으로 성과를 인정받았다.˝

세권의 책을 펴낸 데에서 짐작할 수 있지만 젊은 학자다. 검색해보니 1979년생으로 40대 초반이다. 그럼에도 로마사와 서양 고대사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저자들을 계속 써낼 것으로 기대된다. 로마사 분야의 책은 부지기수로 많지만 그럼에도 <로마의 운명>이 좋은 평판을 얻은 건 희소성 때문이다. 기후와 질병 등 자연환경적 요인을 로마 제국 몰락의 요인으로 짚어보고 있는 것.

˝로마 제국의 흥망성쇠를 자연과학적 관점에서 다룬 최초의 책. 예로부터 사람들은 인류 역사상 가장 경이로운 개화를 이루고 오래 지속한 로마 제국이 몰락한 원인을 찾아내고자 했다. 저자인 하퍼는 사회구조와 정치 현상 같은 인간의 행위로부터 시야를 더 넓게 확장한다. 자연환경, 즉 기후와 생태계를 제국의 멸망에 결정적 영향력을 미친 변수로 설정하여, 기후 변화와 감염병이라는 자연 재해가 로마의 붕괴에 재앙과도 같은 역할을 했음을 검증하고 있다.˝

읽을 책들이 밀려 있지만 매우 강하게 흥미를 끄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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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소금 2021-07-24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새로운 책입니다! 로마 제국 몰락 원인을 자연환경적 요인으로 해석했다니요.
저도 천주교에서 환경단체에 가입해서 환경을 위해 기도하고 환경 관련 도서 읽고 나눔하고 환경실천하며 환경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서 환경관련 기사와 책들을 관심있게 보는 중입니다.
이 책 읽어보고 저의 모임 사람들에게 추천해봐야겠습니다.^^

로쟈 2021-07-26 12:24   좋아요 0 | URL
역사서에 관심있는 분들이면 좋아하실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