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리뷰의 인터뷰 선집 <작가란 무엇인가(전3권)>(다른)의 서평 대회가 열린다. 알라딘에도 공지돼 있는데, 상품이 푸짐하므로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응모해보시길. 2권의 추천사를 쓴 인연으로 심사를 맡게 되었는데, 어떤 서평들이 나올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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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쪽으로 읽어볼 만한 책들이 출간됐다. 프랜시스 베이컨 대담집과 '마크 로스코 전'(예술의전당)를 앞둔 마크 로스코의 책들이다.

 

 

먼저 <인간의 피냄새가 내 눈을 떠나지 않는다>(그린비, 2015)는 "20세기를 대표하는 화가인 프랜시스 베이컨과 프랑스의 에세이스트 프랑크 모베르의 대담집"이다. 얼마 전에 나온 데이비드 실베스터의 인터뷰집 <나는 왜 정육점의 고기가 아닌가?>(디자인하우스, 2015)와 좋은 짝이 될 만하다. 소개는 이렇다.

베이컨은 인간의 얼굴이나 신체를 기괴하게 비튼 회화 작품으로 인간에 내재한 잔혹함과 공포, 불안을 유례없는 방식으로 형상화한 화가로 평가받는다. 이 대담집은 베이컨이 이러한 회화 세계를 구축한 동기들, 그에게 깊은 영향을 미친 작가와 화가, 회화를 향한 그의 열정 등을 담고 있으며, 나아가 베이컨의 개인적인 관계나 추억을 담담하면서도 유쾌한 어조로 기록하고 있다. 이 대담집을 통해 우리는 화가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타고난 예술가일 뿐 아니라 한 명의 인간이기도 한 베이컨의 복합적인 면모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인 추상화가 마크 로스코의 책으론 <예술가의 리얼리티>(다빈치, 2007)가 출간됐었지만 절판돼 아쉬웠는데, 이번에 관련서가 두 종이나 나왔다. 아니 코엔 솔랄의 <마크 로스코>(다빈치, 2015)는 로스코의 삶을 추적한 전기.

이 책은 어린 로스코에게 영향을 미친 부모와 형제자매, 친척들에 대한 자료를 비롯해 예민한 청소년기 로스코의 성향과 고민을 알려주는 글, 비평가와 미술 전문 기자들의 글, 그와 친분을 나눈 동료 화가, 큐레이터, 컬렉터 등과 나눈 편지, 그리고 아버지가 남긴 엄청난 유산을 어느 날 갑자기 물려받게 되어 힘겨운 날들을 보낸 로스코의 아들과 딸의 인터뷰 등 방대한 참고문헌이 그물처럼 촘촘히 바탕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이번 전시회 도록을 겸해서 나온 <마크 로스코(전2권)>(민음사, 2015). 작품 해설을 철학자 강신주가 집필한 점이 눈에 띈다.

스티브 잡스가 사랑한 화가, 20세기 미국 추상미술의 거장 마크 로스코. 이 책은 마크 로스코의 일생과 그가 남긴 기록들, 50점의 주요 작품, 철학자 강신주가 가슴으로 써 내려간 절절한 작가 분석에 이르기까지 전시 도록 그 이상의 감동을 선사한다. 민음사와 코바나컨텐츠가 공동 제작한 전시 도록은 마크 로스코의 색감을 정확히 구현한 본문 인쇄와 초호화 사양으로 제작됐으며, 한국에 온 마크 로스코의 전 작품(50점)은 물론 수준 높은 국내외 연구 논문과 해설까지 모두 수록했다.

모처럼 기대를 갖게 하는 전시회다...

 

15. 0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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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인물과 사상>(4월호)에 신기주 기자와 나눈 인터뷰가 실렸다. 표지 인터뷰인지라 조금 멋쩍게 됐는데, '인물과 사상' 공식 블로그(http://blog.naver.com/personnidea/220309466890)에서 소개글과 '인터뷰 맛보기'를 옮겨놓는다(참고로 '한림대 연구교수'란 직함이 수정되지 않고 계속 나가고 있는데, 3년 전에 종료된 직함이다).

 

 

이현우는 본명보다 로쟈라는 필명으로 유명하다. 그의 서평은 저공비행으로 출판계에 날아든 축복과도 같았다. 출판계는 다품종 소량 생산의 시대로 접어든 지 오래다. 출판사들은 무수히 많은 책을 쏟아내고 있었고 독자들은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몰라서 길을 잃고 헤매고 있었다. 누군가 애타게 서로를 찾아 헤매는 독자와 책을 만나게 해줄 필요가 있었다. 그는 블로그를 통해 스스로 출판계의 사서를 자임하고 나섰다.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한 지식을 아낌없이 대중과 공유했다. 그는 인문학적 조예와 깔끔한 문체와 방대한 독서량으로 서평이라는 장르를 개척해냈다. 독자들은 그의 서평을 신뢰했다. 출판사는 그의 서평에 의지했다. 그가 책에 대해 쓴 글들은 결국 책이 되었다. 그는 독서 공동체라는 표현을 쓴다. 책에서 얻은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집단이 독서 공동체다. 어쩌면 독서 공동체야말로 지식 사회의 기초단위다. 그가 치열하게 서평 활동을 하는 이유는 독서 공동체를 지켜내기 위해서다. 책을 읽는 인구가 줄어들면서 독서 공동체가 붕괴 위기에 놓였다. 독서 공동체 없이 사회에 대해 성찰적 토론을 벌이는 건 불가능하다. 독서 공동체를 지키는 일이 중요한 이유다. 그는 오늘도 독서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책을 읽는다.


책은 읽고 씹고 소화시켜라

로쟈 이현우는 ‘책을 읽을 운명’이다. 당사주(唐四柱)에 도포 자락을 입은 선비가 책을 읽는 그림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독서를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그는 행복하기 위해 책을 읽는다. 그가 말하는 행복은 지속적이고, 결코 줄어들지 않고, 계속해서 인생에 어떤 의미를 준다. 소장 도서만 1만 5,000권쯤 된다. 그는 책을 많이 읽는 것만큼 서평도 많이 쓴다. 그가 알라딘 서재에 서평을 올리면, 평균 ‘10권’ 정도 판매가 올라간다고 한다. 많게는 200권 정도 팔린다고 한다. 그만큼 그의 서평은 공신력이 있고, 독자 대중에게 큰 영향을 준다. 그는 책의 세계를 지식의 바다라고 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바다의 항해 지도가 들어 있음직하다. 그는 자신을 도서관의 사서에 비유한다. 사서가 도서관의 책을 모조리 읽을 수 없기 때문에 세상이라고 하는 도서관에서 사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책이 없다면 사유가 가능할까? 현실 세계의 경험이 책을 읽는 데 영향을 주고, 책에서 읽은 경험이 다시 현실 세계를 읽는 틀이 되는 순환관계다. 그렇기 때문에 책이 없다면 세상에 대한 사고나 성찰이 없다. 성찰 없는 삶은 살 만한 가치가 없다. 결국 성찰 없는 삶은 사회를 병들게 하고, 급기야 어리석은 대중을 이용하는 무리들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개인의 무식이 집단 공동체에 해를 끼치는 것이다.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한 개인의 삶을 무력화시키면서 세상을 변화시킬 힘까지도 상실하게 한다. 책을 통해서만 성찰과 검토가 가능하다는 말이다. 책은 삶과 따로 분리될 수 없다.

 

인터뷰 맛보기​

이현우 : 정확하게는 2만 권 조금 안될 것 같네요. 1만 5,000권쯤 될까요.

신기주 : 웬만한 도서관 수준인데요. 그걸 전부 어디에 두나요?

이현우 : 결국 책 때문에 집을 장만했어요. 작년에 이사했는데, 대출받아서 아예 집을 사버렸어요. 더는 이사를 할 수가 없어서요.

 

신기주 : 어떤 책을 읽을지는 어떻게 선택하세요? 아니면 책한테 선택되는 걸까요?

이현우 : 두 가지가 다 있는 것 같아요. 책을 읽는 순간 책도 우리를 붙잡는다는 표현이 있는데, 정확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신기주 : 책과의 만남은 늘 운명적이라는 말씀이네요. 책 한 권 때문에 인생이 바뀐다는 말 믿으세요?

이현우 : 그럼요 일본의 어느 소설가가 돌이킬 수 없는 독서 경험에 대해 말한 적이 있어요. 책은 그냥 읽는 게 있고 읽어버리는 게 있는데, 읽어버리면 그건 돌이킬 수 없는 독서 경험이 된다는 겁니다. 그 책을 읽은 다음에는 다시는 읽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는 거죠.

 

신기주 : 요즘은 속독이 더 중요해진 시대잖아요. 심지어 요즘은 발췌독이 유행이죠. 워낙 많은 책이 쏟아져 나오니까요. 중요한 부분만 쓱쓱 살펴보고 다른 책으로 넘어가는 거죠.

이현우 : 저는 어떤 독서법이든 안 읽는 것보다는 낫다는 주의인데요. 변속이 가능한 독서가 최고죠. 필요에 따라서요. 예전에 어느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속독을 잘하는 아이들이 나와서 묘기 대행진을 벌이는 걸 본 적이 있어요. 하지만 그렇게 시집을 읽을 수는 없잖아요. 속독의 한계는 명백해요. 나중엔 기계가 대신해줄 능력이죠. 오히려 인간한테는 점점 더 느리게 읽는 능력이 중요해질 겁니다. 천천히 음미하면서 책의 진짜 의미를 찾아내는 능력. 일본의 어느 학교에서는 슬로 리딩을 가르치고 있다더군요. 중학교 3년 동안 책 한 권을 읽는 거죠.

신기주 : 3년 동안 한 권이요? 부모들이 난리가 났겠는데요?

이현우 : 그런데 그 친구들이 다들 좋은 대학에 가요. 교육 성과가 좋아요. 독서는 산책과 비슷해요. 그렇게 하나하나 길을 짚어갈 줄 알게 되면, 나중엔 빨리 갈 수도 있어요. 슬로 리딩을 할 줄 알면 속독도 할 줄 알아요. 이런 생각이 더 널리 확산되어야 할 텐데요.

 

(...)

 

15. 03. 24.

 

 

P.S. 인터뷰를 담당한 신기주 기자는 '에스콰이어' 기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몇 권의 책을 펴내기도 했다. <장기보수시대>(마티, 2015), <사라진 실패>(인물과사상사, 2013), <우리는 왜?>(북노마드, 2012)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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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대한 책 두 권을 '이주의 발견'으로 고른다. 음식을 가려먹어야 하게 된 이후로는 평소 중요하지 않게 생각한 것들이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데, 음식책 역시 그렇다(욕망이란 금지된 것에 대한 욕망이어서 그렇겠다).

 

 

레이첼 조던의 <탐식의 시대>(다른세상, 2015)는 음식과 요리의 문명사로 '요리는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꾸었는가'가 부제. 원제는 <요리와 제국>(2013)이다. 식문화사를 통째로 다룬 책은 드물지 않았던가 싶다.

<탐식의 시대>는 출간 즉시 언론과 독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그 해에 요리계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IACP 어워드를 수상했다. 여기에는 5,000년의 식문화사를 한 권에 담아낸 저자의 공력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은 저자가 단순히 과거의 문명사를 조망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를 바탕으로 오늘을 진단하고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요리계'란 표현도 눈길을 끄는데, 아무튼 요리책의 기준을 한단계 올려줄 만하다.

 

 

그리고 댄 주래프스키의 <음식의 언어>(어크로스, 2015).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인문학'을 표방한다. 저자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교양 강의 ‘음식의 언어’를 가르치는 스탠퍼드 대학의 언어학 교수이자 계량언어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라고 소개된다. "요리와 어원의 역사에 대한 다채롭고 진지한 연구로 엄밀성과 읽는 재미를 겸비한 훌륭한 책"(뉴욕타임스)이란 평.

TV도 SNS도 푸드포르노로 넘쳐나는 음식의 시대에, 언어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자 스탠퍼드 대학의 괴짜 언어학 교수 댄 주래프스키는 음식을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해 우리의 허기를 품격 있게 채워준다. 그는 고대의 레시피에서 과자 포장지 홍보 문구까지 다양한 음식의 언어들을 통해 케첩, 칠면조, 토스트, 밀가루, 아이스크림이 품고 있는 수천 년 인류 문명의 진보와 동서양의 극적인 만남의 순간들을 발굴해내고, 메뉴판에 담긴 레스토랑의 영업 전략, 앙트레의 용법에서 나타나는 문화의 계급, 포테이토칩이나 아이스크림 마케팅이 겨냥하는 우리의 취향, 맛집 리뷰에서 호평과 악평의 차이점을 분석하며 인간의 진화와 심리, 행동을 해독하는 은밀한 힌트를 던진다.

흠, 음식의 즐거움을 음식책의 즐거움으로 대체하려 한다면, 가장 유력해 보이는 책이로군...

 

15. 0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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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스트로 '이주의 책'을 대신한다. 컨디션도 좋지 않지만, '이주의 책'의 가닥도 잡히지 않아서다. 대신 고른 리스트는 '인문고전 깊이읽기' 시리즈. 지난주에 <애덤 스미스><아도르노><헤겔>(한길사, 2015) 세 권이 한꺼번에 나왔다. 2010년에 <맹자>를 첫 권으로 하여 현재까지 16권이 나왔는데, 1년에 2-3권이 나오는 페이스다. 나는 대략 절반 정도를 갖고 있는 듯싶다. 지난해와 올해 나온 책 다섯 권을 리스트를 묶어놓는다.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애덤 스미스- 정의가 번영을 이끈다
김광수 지음 / 한길사 / 2015년 2월
17,000원 → 15,300원(10%할인) / 마일리지 850원(5% 적립)
2015년 03월 22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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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르노- 현실이 이론보다 더 엄정하다
이순예 지음 / 한길사 / 2015년 2월
17,000원 → 15,300원(10%할인) / 마일리지 850원(5% 적립)
2015년 03월 22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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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 정신의 체계, 자유와 이성의 날개를 활짝 펼치다
김준수 지음 / 한길사 / 2015년 2월
19,000원 → 17,100원(10%할인) / 마일리지 9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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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너는 자연 그대로 아름답다
양승권 지음 / 한길사 / 2013년 8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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