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책'을 골라놓는다. 세월호 1주기를 앞두고 관련서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를 중심으로 골랐다. 타이틀북은 '세월호 이후 인문학의 기록'이란 부제의 <팽목항에서 불어오는 바람>(현실문화, 2015)이다. "한국의 실천적 학계를 대표하는 김동춘, 천정환, 진태원, 노명우, 권명아를 비롯한 열세 명의 인문사회학자가 세월호 참사가 불러온 인문사회학적 충격과 한국사회를 성찰한 책이다."

 

 

두번째 책은 오준호의 <세월호를 기록하다>(미지북스, 2015). 부제대로 '침몰·구조·출항·선원, 150일간의 세월호 재판 기록'을 담고 있다. 르포르타주 작가인 저자가 "세월호 재판의 법정 기록이며, 법정 기록을 바탕으로 세월호 사고를 재구성한 결과물"이다.

 

 

세번째 책은 독일철학 전공자인 이충진의 <세월호는 우리에게 무엇인가>(이학사, 2015)다. "세월호가 우리에게 던진 뼈아픈 물음들에 답해보고자 하는 철학적 시도이다."

 

네번째는 세월호를 직접 다룬 책은 아니지만 '대형 참사 유족의 슬픔에 대한 기록'이기에 무관하다고만 할 수도 없는 책이다. 노다 마사아키의 <떠나보내는 길 위에서>(펜타그램, 2015).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520명이 사망, 항공사고 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 일본항공(JAL) 추락 사고, 수학여행 중이던 수십 명의 일본 학생들이 희생당한 상하이 열차사고 등 수많은 대형 사고로 사랑하는 가족을 상실한 유족들의 슬픔과 극복 과정을 기록했다."

 

 

아홉 명의 국내외 학자가 '재난'이라는 문제를 다각도로 성찰한 논문집 <재난과 평화: 폐허를 딛고 평화를 묻다>(아카넷, 2015)도 같이 살펴볼 만한 책. "자연재해이든 기술재해이든 그것이 재해로 멈추지 않고 재난으로 변하고 복합재난으로 발전하는 데는 사람의 요소가 크게 작용한다. 잘못된 관행과 사유의 부재는 재난을 키우고, 재난 대응 과정에서 차별과 배제의 정치는 평화로운 삶의 공동체를 무너뜨린다. 또 왜곡된 기억은 정신적 고통과 사회적 분열을 낳는다"는 문제의식은 바로 세월호 1주기를 맞는 우리의 문제의식이기도 하다...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팽목항에서 불어오는 바람- 세월호 이후 인문학의 기록
노명우 외 지음, 인문학협동조합 / 현실문화 / 2015년 4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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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월호를 기록하다- 침몰·구조·출항·선원, 150일간의 세월호 재판 기록
오준호 지음 / 미지북스 / 2015년 3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19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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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철학의 물음
이충진 지음 / 이학사 / 2015년 4월
9,000원 → 8,100원(10%할인) / 마일리지 450원(5% 적립)
양탄자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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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보내는 길 위에서- 대형 참사 유족의 슬픔에 대한 기록
노다 마사아키 지음, 서혜영 옮김 / 펜타그램 / 2015년 3월
17,000원 → 15,300원(10%할인) / 마일리지 8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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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를 다룬 국내 학자들의 책 두 권을 관심도서로 같이 묶는다. 먼저 정병준의 <현앨리스와 그의 시대>(돌베개, 2015). '역사에 휩쓸려간 비극의 경계인'이 부제인데, 그 경계인이 물론 제목의 현앨리스이다.

 

일제하 중요 독립운동 인사였던 현순 목사의 맏딸로 제1호 하와이 출생 한국인이자 박헌영, 김단야 등과 독립운동, 재미한인 진보운동에 헌신했던 현앨리스의 비극적 삶과 그 시대를 조망한 책으로, 현앨리스의 개인사에서 출발해 현앨리스와 아들 정웰링턴의 가족사를 거쳐 4세대에 걸친 현씨 집안의 근대사를 다룬다.

'박헌영의 애인'이나 '미국 스파이'이라는 추정만 있었던 한 여인의 삶을 추적하면서 저자는 그가 살았던 시대의 실체적 진실을 복원하려고 한다. '연구'의 성격이 강한 책인데, 문학적 형식으로 푼 책도 나옴직하다는 생각이 든다(어쩌면 영화로도 만들어질 수 있지 않을까 싶고).

 

5인의 국내 학자가 공저한 <1970, 박정희 모더니즘>(천년의상상, 2015)는 공저자이기도 한 천정환, 권보드래 교수의 <1960년을 묻다>(천년의상상, 2012)의 속편으로 읽힌다. '유신에서 선데이서울까지'가 부제. "이 책은 박정희부터 이름 없는 장삼이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말과 삶을 통해 유신 시대에 대한 기존 해석이 그동안 조명하지 않았거나 소홀히 다뤘던 부분에 주목하여 문화와 문학, 그리고 역사와 정치학의 사유로 1970년대를 입체적으로 재조명하고 있다."

 

'근대화' 같은 용어 대신에 '모더니즘'을 키워드로 삼은 것이 눈에 띈다(첫 장의 제목이 '유신의 모더니즘'이다). 유신의 재구성, 유신의 재조명이라고 할 수 잇을까. 저자들의 의도는 이렇게 요약된다.

보수에게 유신 시대(1972-1979년)는 근대화의 기틀을 마련한 영광의 시기다. 반면 진보에게는 1948년 제헌헌법이 규정한 민주주의가 압살당한 오욕의 시기다. 두 입장은 1970년대 한국 사회가 경험한 근대화를 긍정하느냐 부정하느냐의 차이가 있지만, 모두 정치·경제 영역에 중심을 두고 유신 시대를 파악하는 한계를 안고 있다. 1970년대의 일상을 구성했던 구체적인 장면과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어 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러니까 문화와 일상에 초점을 맞추어서 유신 시대를 다시 바라보고자 한다는 것. 그런 의도에 흥미를 느낀다면, 일독해볼 만하다...

 

15. 04.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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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여성 작가 리디 살베르의 산문집 <일곱 명의 여자>(뮤진트리, 2015)가 출간됐다. "글쓰는 일이 삶의 전부인, 불붙은 일곱 명의 여자"를 다룬 책인데, 그 일곱이란 에밀리 브론테, 주나 반스, 실비아 플라스, 콜레트, 마리나 츠베타예바, 버지니아 울프, 잉에보르크 바흐만이다. 주나 반스만 생소한 편. 이 일곱 명의 저자는 "일곱 명의 미친 여자들"이라고도 부른다. 츠베타예바는 이렇게 말했다. "글 쓰는 일을 뺀 모든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래서 미친 여자들이다.

 

 

리디 살베르느는 지난해 <울지 않기>란 소설로 공쿠르상을 수상했는데, 프랑스 최고 권위의 문학상을 수상한 만큼 작가적 역량은 충분히 신뢰해봐도 좋겠다(작품도 번역되면 좋겠고). 기타 여러 작품이 영어로도 번역돼 있는데, 그 가운데 <애완동물로서 작가의 초상>이란 제목이 눈에 띄어 살펴보니 이미 <끝내주는 회장님의 애완작가>(창비, 2010)라고 번역돼 있다. 전혀 기억할 수 없는 책이니 그냥 묻힌 작품 같다(번역서 제목도 별로 인상적이지 않다. 원제가 더 낫지 않았을까?). 아무튼 <일곱 명의 여자>가 만족스럽다면, <애완작가> 또한 읽어볼 참이다.

 

 

한편 일곱 명의 여자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출간되고 있는 작가는 단연 버지니아 울프인데, 최근에도 에세이집 <나방의 죽음>(솔출판사, 2015)이 출간됐고, <댈러웨이 부인>(책읽는수요일, 2015)이 다시 번역돼 나왔다. 그리고 수전 셀러스의 <그녀들의 방>(안나푸르나, 2015)도 관련서인데, "현대소설의 선구자 버지니아 울프의 미술가 언니 바네사 벨의 시선으로 그녀들의 일생과 시대, 예술 세계를 담은" 장편소설이다.

 

 

콜레트는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를 말하는데, <암고양이, 2013), <방랑하는 여인>(지만지, 2013), <여명>(문학동네, 2010) 등이 번역돼 있다.  

 

 

바흐만의 대표작은 (적어도 국내에서는) <삼십세>(문예출판사, 2005)이며, <말리나>(민음사, 2010)와 <동시에>(북스토리, 2006)가 번역돼 있다.

 

 

실비아 플라스의 경우엔 <실비아 플라스 시 전집>(마음산책, 2013)과 <실비아 플라스의 일기>(문예출판사, 2004)가 나와 있으며 <실비아 플라스 드로잉집>(마음산책, 2014)까지 출간됐으니 별로 아쉬울 게 없는 편. 아쉬운 건 츠베타예바의 시집이나 산문집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에밀리 브론테의 경우는 물론 <폭풍의 언덕> 정도를 챙겨놓으면 되겠다. 더 꼽을 만한 다른 작품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15. 04.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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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공지다. 5월 한달간 매주 수요일 저녁 7:30-9:30에 인천의 청천도서관에서 '문학 속의 역사'를 주제로 강의를 진행한다(http://www.bppl.or.kr/usr/mav/MainView.do?libcd=6&menu1=7&menu2=BBSMSTR_000000000337&curl=/cop/bbs/selectBoardArticle.do?bbsId=BBSMSTR_000000000337&nttId=4496). 커리로 네 편의 문학작품을 골랐는데,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1. 5월 6일_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와 프랑스 대혁명

 

 

 

2. 5월 13일_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와 제1차세계대전

 

 

3. 5월 20일_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와 러시아혁명

 

 

4. 5월 27일_ 요나스 요나손의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과 20세기 역사

 

 

 

15. 04.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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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에서 펴내는 월간 다솜이친구(172호)에 실은 글을 옮겨놓는다. 이번달 '감각의 도서관' 코너에서 다룬 책은 채사장의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한빛비즈, 2015)과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명>(이제이북스, 2014)이다. 두 책에 대한 간단한 스케치이다.

 

 

 

다솜이친구(15년 4월호) 지적 대화를 위한 교양인의 자세

 

독서계에서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인문서는 채사장의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한빛비즈) 시리즈다. ‘한권으로 편안하게 즐기는 지식 여행서를 표방하는 책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인문서에 대한 관심의 초점이 어디에 있는가를 말해준다.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 편을 다룬 1권이 지난해 연말에 나온 데 이어서 철학, 과학, 예술, 종교, 신비 편을 다룬 2권이 바로 출간됐는데, ‘철학편을 중심으로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의 특징과 비결을 들여다본다.

 

저자는 현실 세계를 다룬 1권에 이어서 2권에서는 현실 너머의 세계를 다룬다고 말하면서 이 책 전체는 진리에 대한 세 가지 견해로서 절대주의, 상대주의, 회의주의를 중심으로 일관되게 구조화했다고 프롤로그에서 말한다. 철학도 마찬가지다. 절대주의란 불변의 단일한 진리를 상정하는 태도를 가리키며, 상대주의는 변화하고 운동하는 현상세계를 고려하는 태도를 일컫는다. 반면에 회의주의는 보편적 진리나 그에 도달하는 방법을 거부하는 태도다. 서양철학사 전체가 이러한 세 가지 태도의 경합으로 기술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기본 입장이다.

 

가장 먼저 대두한 건 고대 그리스의 소피스트들이었다. 이들은 진리에 대해 상대주의와 회의주의적 태도를 견지했는데, “인간은 만물의 척도라고 함으로써 진리가 개개인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 프로타고라스가 대표적이다. 반면에 그러한 경향에 맞서 자신의 철학을 정립한 플라톤은 영원한 이데아 세계를 제시함으로써 절대주의 철학을 정초한다. 이후 절대주의는 서양철학 전통에서 주축이 되기에 화이트헤드는 “2000년의 서양 철학은 모두 플라톤의 각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저자는 그렇게 시작된 절대주의 전통이 중세 교부철학과 실재론을 거쳐 근대 합리론으로 이어지며, 이와 대비하여 상대주의는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시작해 중세 스콜라철학과 유명론을 거쳐 근대 경험론으로 이어진다고 정리한다. 이 두 경향의 종합은 칸트에 의해서 이루어지며, 헤겔과 마르크스가 뒤를 잇는다.

 

철학사의 주류가 대체로 절대주의와 상대주의의 경합이었다면 회의주의는 비주류에 해당하는데, 소피스트에서 쇼펜하우어와 니체, 그리고 현대 실존주의로 계보가 이어진다고 저자는 본다. 철학사에 대한 이 정도의 개요를 갖고 있다면, 지적 대화에 충분한 바탕이 된다는 게 이 책의 관점이다. 다소 거칠고 도식적이지만 그런 만큼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다는 것이 강점이다.

 

철학을 진지하게 전공하려는 게 아니라 지적 대화에 참여하는 것 정도가 목적이라면 넓고 얕은 지식이 적격이다. 그런데 지적 대화는 간혹 예기치 않게 좁고 깊은 지식을 요구하기도 한다. ‘넓고 얕은 지식얄팍한 지식으로 치부되지 않기 위해서는 약간의 대비책이 필요하다.

 

가장 효과적인 건 몇 권의 핵심적인 고전에 대해서는 좀더 자세히 알고 정리해두는 것이다. 가령 플라톤이라면 <국가>의 개요가 무엇이고 동굴의 비유가 어떤 의미인지 알아두는 게 필요하다. 물론 방대한 분량 때문에 <국가>를 읽어내는 건 엄두를 내기 어렵겠지만 가장 많이 읽히는 또 다른 대화편 <소크라테스의 변명> 정도는 직접 읽어보거나 추가적으로 아는 체를 해두는 게 좋다. 

 

소크라테스는 무엇을 변명하는가. 아테네 시민들을 미혹한다고 고발당하여 법정에 선 소크라테스는 당당한 태도로 자신이 무죄라는 걸 주장한다. 아니 거기서 더 나아가 자신이 한 일이 아폴론 신이 그에게 부여한 사명이라고 주장하며 죽음에 대한 두려움조차도 이러한 사명을 중단시킬 수 없다고 강변한다. 유죄 판결을 내린 배심원단의 재판결과에 대해서도 의연하게 대응하면서 어느 쪽이 좋은 것()을 향해 가는지는 오직 신만이 알 것이라고 말한다.

 

<변명>의 핵심적인 대목에서 소크라테스는 검토 없이 사는 삶은 살 만한 가치가 없다고 주장한다. ‘검토 없이 사는 삶은 흔히 성찰하지 않는 삶이라고도 옮겨진다. 어떤 삶을 살아야 할 것인가란 오랜 물음에 대한 소크라테스의 답변으로도 읽을 수 있다. ‘넓고 얕은 지식성찰하는 삶으로 이끄는 계기가 된다면 충분히 얄팍하지 않은 지식으로 값할 수 있을 것이다.

 

15. 04.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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