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공지다. 지난 겨울에 이어서 이번 여름에도 경향후마니타스에서 서평 강좌를 개설한다(http://www.edukhan.co.kr/writing/). '로쟈처럼 서평쓰기' 2탄이라고 할까. 7월 28일부터 8월 25일까지 매주 목요일 저녁 7시-9시이며 장소는 경향신문사 12층 후마니타스연구소이다. 겨울 강의와 마찬가지로 서평에 대한 개관에 이어서 매주 한권에 대한 해설 강의와 서평 첨삭을 병행할 예정이다. 상반기 화제도서 네 권을 커리로 골랐다. 구체적인 일정은 아래와 같다.

 

1강 7월 28일_ 서평이란 무엇인가

 

2강 8월 04일_ 한강, <채식주의자>

 

 

3강 8월 11일_ 우에노 치즈코,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

 

 

 

4강 8월 18일_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5강 8월 25일_ 한병철, <아름다움의 구원>

 

 

16. 07.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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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발견'은 러시아 책이다. 러시아 인문학의 거장 레프 구밀료프의 <상상의 왕국을 찾아서>(새물결, 2016)가 출간된다. 좀 과장하자면 상상도 못한 일이다. 중앙아시아사의 최고 권위자로 알고 있는데, 이 분야의 책이 국내에 소개될 일이 별로 없을 거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찾아보니 영어판은 2009년에 케임브리지대학 출판부에서 나왔다). 부제는 '십자군과 칭기스칸, 유럽-중앙아시아와 이집트까지 지구사와 극미시사의 결합'인데, 홍보 문구 같다.  

 

 

구밀료프는 학문적 업적 이전에 출생 때문에라도 주목을 받을 법한 인물이다. 20세기 전반기의 걸출한 시인인 니콜라이 구밀료프와 안나 아흐마토바가 그의 부모이기 때문이다. 아래가 가족사진이다. 두 시인 부모 사이의 꼬마가 물론 레프 구밀료프다.

 

 

아버지 니콜라이 구밀료프는 1919년에 반혁명 혐의로 처형되었고, 이 때문에 아들은 1938-1956년까지 중앙아시아에서 수용소 생활을 해야 했다. 아들의 구명을 위해서 아흐마토바는 스탈린을 찬양하는 시도 여러 편 써야했다. 아래가 구밀료프와 아흐마토바의 사진이다. 1960년대 초의 모습.

 

 

그런데 한편으론 그런 수용소 생활이 중앙아시아사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어 나중에는 이 지역 역사 연구에 바탕을 둔 새로운 문명론으로 '범아시아주의'까지 제창하게 된다. 이런 정도가 내가 아는 상식이고, 실제로 그의 책을 읽어보진 못했다. 언젠가 러시아 TV 인문학자 열전에서 미하일 바흐친, 유리 로트만 등과 함께 소개되는 걸 기억할 따름이다. 작가 소개를 보니 2012년에는 탄생 100주년을 맞아 기념 공식우표가 발행되었고, 카자흐스탄에는 그를 기념해 '구밀료프 유라시아 민족대학'이 설립되었다 한다. 아래가 그 우표다.

 

 

러시아어로 된 구밀료프를 찾아서 읽을 일은 없었을 테지만, 번역돼 나온다면 또 사정이 달라진다. 중앙아시아사를 다룬 국내서도 요즘은 드물지 않기 때문에 비교해서 읽어봐도 좋겠다.

 

 

아, 책은 러시아어본이 아니라 영어본 번역으로 보인다...

 

16. 07.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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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전(자서전) 류의 책으로 지난주에 나온 관심도서는 로런스 프리드먼의 <에리히 프롬 평전>(글항아리, 2016)과 뇌과학자 마이클 가자니가의 자서전 <뇌, 인간의 지도>(추수밭, 2016)다. 원서도 주문해놓은 책들인데,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책이 나오니까 또 다른 책들에게까지 손이 간다.

 

 

가령 프롬에 대해서는 가이드북 형식의 책으로 김태형의 <싸우는 심리학>(서해문집, 2014), 박찬국의 <에리히 프롬 읽기>(세창출판사, 2013) 등이 나와 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프롬 탄생 100주년(2000년) 기념으로 나왔던 <에리히 프롬의 현대성>(영림카디널, 2004) 외에 박홍규의 <우리는 사랑하는가>(필맥, 2004),박찬국의 <에리히 프로과의 대화>(철학과현실사, 2001) 등이 프롬의 사상 전반을 조명하고 있는 책들이다.

 

 

그리고 국내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프롬의 대표 저서 세 권은 <사랑의 기술>, <소유냐 존재냐>, <자유로부터의 도피>다. 내가 프롬이란 이름을 처음 접했던 지난 80년대만큼은 유명하지도, 또 많이 읽히지도 않는 듯싶지만, 이번에 나온 평전이 그에 대한 관심을 다시금 환기시켜줄지 모르겠다. 적어도 나 같은 독자들에게는.

 

 

뇌과학을 다룬 책들은 자주 구입하는 편이어서 내게 가자니가란 이름은 익숙한데(흔한 이름이 아니기도 하고) 그럼에도 완독한 책은 <윤리적 뇌>(바다출판사, 2009)밖에 없는 듯하다(<뇌는 윤리적인가>(바다출판사, 2015)란 제목으로 다시 나왔다). 그래도 <왜 인간인가?>(추수밭, 2009), <뇌로부터의 자유>(추수밭, 2012)까지 모두 손에 들었던 책들이다. 이번에 나온 자서전의 부제는 좀 긴데, '좌뇌와 우뇌를 발견한 인지신경과학의 창시자 마이클 S. 가자니가의 자서전'이다. 아무래도 방점은 그의 개인사보다 인지신경과학의 발전사에 놓인다. 그 자신이 중추적인 역할을 했으므로.

"인지신경과학의 창시자 마이클 가자니가는 인공지능에 대한 막연하고 과장된 논의를 ‘과학적으로’ 비판한다. 좌뇌와 우뇌가 서로 마주보고 협력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그는 뇌도, 인간도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고 말한다. 인간은 ‘뇌’라는 중앙통제장치가 조종하는 기계가 아니며,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복합적인 상호 작용을 거치면서 발전하는 동물이라는 것이다."

 

안 그래도 올리버 색스의 책들을 읽고 있어서 자연스레 병행 독서를 하게 될 듯싶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색스가 1933년생이고 가자니가는 1938년생이다. 관련 분야에 종사했던 만큼 그들의 자서전에 서로에 대한 언급이 나올 것도 같은데, 한번 찾아봐야겠다...

 

16. 07.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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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의미로 보이는데, 제목이 다르니 또 '그런가?' 싶은 책들이다. '삶의 의미(Meaning of Life)' 시리즈로 나온 존 메설리의 <인생의 모든 의미>(필로소픽, 2016)와 우에다 노리유키의 <살아가는 의미>(일토, 2016).

 

 

'삶의 의미' 시리즈는 <빅 퀘스천>과 <카뮈, 침묵하지 않는 삶>, 두 권에 대한 해제를 쓴 인연으로 내게는 친숙하다. 이번에 나온 존 메설리의 책이 가장 두꺼운 듯싶은데, 그게 제목에도 반영돼 있어서 그냥 <인생의 의미>가 아니라 <인생의 모든 의미>다. 부제도 '삶의 의미에 대한 101가지 시선들'이고. "우리 시대의 주요 철학자, 과학자, 문필가, 신학자들이 삶의 의미에 관하여 쓴 100여 가지의 이론과 성찰들을 체계적으로 분류, 요약, 정리한 책이다." 말하자면 '삶의 의미'라는 주제 사전 정도로 생각할 수 있겠다.

 

 

찾아보니 우에다 노리유키는 문화인류학 전공이고, 이미 두 권의 책이 소개된 저자다. <종교의 위기>(푸른숲, 1999)와 <한달 뒤에 보자>(정신세계사, 2001)가 그것인데, 15년만에 10년 전에 나온 <살아가는 의미>(2005)가 번역돼 나온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는 모르겠다(이건 어떤 검색 시스템이 작동하는 걸까?). 앞서 나온 두 책이 모두 절판된 걸 고려하더라도. 국내 출판사들이 일본의 교양서들을 거의 저인망 수준으로 긁어대는 것일까? 

"우리는 살아가는 의미에 대하여 계속 생각하며 살아 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한 성적과 학교, 직장 이름, 연봉과 같은 숫자에서 그 의미를 찾고 있었는지 모른다. 문학인류학자인 저자 우에다 노리유키는 살아가는 의미의 상실을, 거품경제가 붕괴한 후 일본의 사회 상황과 함께 설명한다. 더불어 어떻게 하면 자신의 인생을 창조적으로 설계해 갈 수 있는지를 제안하고 있다."  

하긴 거품경제 붕괴 이후 일본의 상황이 지금의 우리와 닮은 꼴이어서 10년 전 일본사회를 진단한 책들이 의미가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사실 찾아보면 이 분야의 책으로 분류할 수 있는 국내서가 없지 않다. 이외수, 하창수의 대화록 <먼지에서 우주까지>(김영사, 2016) 같은 인생론뿐 아니라, 윤대녕의 <칼과 입술>(마음산책, 2016) 같은 '맛 산문집'도 '살아가는 의미'에 해당할 테니까. 부제가 '우리를 살게 하는 맛의 기억 사전'. <어머니의 수저>를 다시 펴낸 것인데, "이 책은 열 가지 맛의 기억 사전 형식을 빌려 우리나라 음식의 기본이라 할 된장, 간장, 고추장, 김치, 장아찌, 젓갈부터 소, 돼지, 닭 그리고 갖가지 생선, 술, 제주도와 섬진강의 먹을거리 등을 정갈하고도 맛깔나게 써내려간 윤대녕 작가만의 풍미 가득한 산문집이다." 하긴 우리말에서 '맛'과 '의미'는 동의어이므로 <인생의 의미>란 <인생의 맛>이로군...

 

16. 07.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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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특이해서 한번 더 보게 되는 주디스 화이트의 소설 <오리의 신비로운 언어학 이론>(현대문학, 2016)을 '이주의 발견'으로 고른다. 그렇다고 특이한 제목이 '발견감'이라는 애기는 아니다. 내가 오리 애호가여서도 아니고(오리 고기를 먹은 지 오래 됐다). 눈길이 간 것은 어머니의 죽음을 소재로 한 소설이라는 점.

 

"어머니를 여의고 실의에 빠진 50대 중년 여성 해나가 새끼 오리를 돌보게 되면서 겪는 내면의 고민과 갈등, 그리고 치유의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화이트는 한 인터뷰에서 실제로 파킨슨병을 앓던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머스커비 오리를 돌보며 슬픔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전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 소설은 어머니의 죽음을 맞은 중년 여성의 심리를 실감 나게 묘사하고, 어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삶을 돌아보고 가족 관계를 재정립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렸다."

주디스 화이트는 뉴질랜드 작가로 1948년생이다. 좀 뒤늦게 한국 독자들과 만나는 셈이랄까. 첫 단편집은 1991년에 발표했고, 1999년에야 첫 장편 <꿈꾸는 밤을 가로질러>를 발표했다니까 다작의 작가는 아니다. 게다가 14년만에 발표한 게 두번째 장편 <오리의 신비로운 언어학 이론>(2013)이란다.  

 

자연스레 떠올리게 되는 책은 헬렌 맥도널드의 <메이블 이야기>(판미동, 2015)다. 소설이 아니라 논픽션이긴 하지만, "야생 참매 메이블을 길들이며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견뎌 나가는 과정을 정직하고 아름다운 언어로 그려 낸" 책이란 점에서 어머니를 잃고 오리를 돌보며 슬픔을 이겨내는 이야기라는 주디스 화이트의 소설과 비교된다. 사실 원저를 기준으로 하면 <메이블 이야기>(2014)보다 <오리의 신비로운 언어학 이론>이 한 해 먼저 나온 책이므로 연상의 순서가 반대이긴 하지만.

 

 

사실 아버지나 어머니 등 가족의 죽음을 소재로 한 작품은 적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막상 떠올리자니 몇 권 되지 않는데, 데이비드 밴의 <자살의 전설>(아르테, 2014)과 제임스 에이지의 <가족의 죽음>(테오리아, 2015) 등이 생각난다. 그렇다고 이 작품들을 완독한 건 아니어서 더 자세한 비교 품평은 곁들이지 못하겠다. 하지만 이런 주제의 작품이 더 쌓이게 되면 따로 모아 강의에서 다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반화하자면, 가족의 상실을 다루는 소설들(혹은 논픽션들)...

 

16. 07.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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