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8일에 러시아 대선이 있다. 별로 관심거리가 되지 않는 건 푸틴의 재선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푸틴의 관심도 자신의 득표율 갱신에 있다). 여느 대선이라면 2위 득표자에 눈길이 갈 수도 있지만 러시아대선은 예외다. 잠재적 경쟁자들은 이미 선거 이전에 다 정리해놓은 상태이라다(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 쭉정이들만 남겨놓았다). 푸틴에 반대하는 러시아 유권자가 할 수 있는 행동은 선거 보이콧밖에 없는 듯싶다.

푸틴이 당선된다면 임기가 2024년까지다. 지난 2000년부터 무려 24년간 집귄하는 게 된다(그 가운데 4년은 자신의 보좌관을 대통령에 앉힌 실세 총리 시절). 말 그대로 러시아는 ‘차르 푸틴‘의 치세를 살고 있다. 이런 게 현실인지라 푸틴에 관한 책을 한권 더 구했다. 후베르토 자이펠의 <푸틴: 권력의 논리>(지식갤러리)로 저자는 푸틴과 직접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던 독일 기자다.

앞서 일본과 미국의 시각을 보여주는 책이 나왔었기에 독일 쪽 시각도 알고 싶어서 구했다. 언젠가는 푸틴 이후의 러시아를 과연 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푸틴은 올해로써 박정희의 18년 치세를 넘어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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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라고 해도 강의만 없을 뿐 재택근무하는 기분인데 다음주 강의자료를 거의 정리하고 쉬는 참이다. 한국현대시 강의 일정도 있는 김에 최근에 (다시)구입한 책들을 뒤적이면서. 이 부류의 책은 보통 <시론>이나 <현대시론>이란 제목을 갖고 있다.

작고한 김준오 교수의 대표작 <시론>은 다시 구해보니(초판은 1982년에 나왔다) 지난해 7월에 나온 4판 37쇄다. 짐작에 시론 분야의 최고 베스트셀러가 아닐까 싶다(35년간 버텨낸 책이니 그만큼 독자들에게 사랑받았다는 뜻도 된다). 대학교수들이 공저한 서정시학사의 <현대시론>도 개정판이고 내가 구한 건 지난해 3월에 나온 개정판 2쇄다.

서정시학사에서 나온 책으로는 오세영 교수의 <시론>도 있다. 2013년 초판. 여러 문학(이)론을 종합하고 정리한 책이다. 김준오, 최동호, 오세영 교수 다음 세대 저자의 책으로는 권혁웅 교수의 <시론>(문학동네)이 대표격인데 2010년판이므로 벌써 나온 지가 꽤 되었다. 독자적인 시론을 제시하고 있는 책이어서 주목할 만한데 아직 그 체계가 잘 이해되지는 않는다(11개의 장으로 나뉜 ‘시학의 여러 영역들‘이 특히 그렇다). 구성만 보자면 역시 리듬과 심상을 가장 앞세운 김준오의 <시론>이 안정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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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론분야의 관심도서 두 권을 적어둔다. 핼(할) 포스터의 <강박적 아름다움>(아트북스)과 데이비드 건켈의 <리믹솔로지에 대하여>(포스트카드)다. <강박적 아름다움>은 앞서 나왔던 <욕망, 죽음, 그리고 아름다움>의 개역본이다. 오래 전에 세미나를 하면서 흥미롭게 읽었던 책인데 절판되었다가 다시 나와 반갑다. 바뀐 제목은 ‘Compulsive Beauty‘라는 원제를 옮긴 것이다. 부제는 ‘언캐니로 다시 읽는 초현실주의‘. 같은 출판사에서 재번역본을 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 책은 2005년에 <욕망, 죽음 그리고 아름다움>이라는 제목으로 국내에서 출간된 바 있다. 이번에 완전히 새롭게 번역했다. 원제도 그대로 살리고, 과거 번역본의 오역을 바로잡았고, 누락되었던 본문, 주석과 도판을 모두 찾아 넣었으며, 원서에 없는 첨가는 모두 제거했다. 그리고 25년 전의 작업 의의를 정리한 저자의 한국어판 서문도 실었다.˝

얼핏 데리다의 <그라마톨로지에 대하여>를 떠올리게 하는 <리믹솔로지에 대하여>는 아니나 다를까 데리다 전공자의 책이다(게다가 ‘국제 지젝 연구‘의 공동 창립자란다!).

˝건켈 교수는 데리다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커뮤니케이션, 철학, 컴퓨터 사이언스 등을 가로지르는 상호 학제적 연구와 출판물로 주목받고 있으며, ‘국제 지젝 연구‘의 공동 창립자 겸 기획자이기도 하다. 그의 다재다능하면서도 다학제적인 연구의 이력이 잘 보여주듯, 건켈은 철학 분야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리믹스된 현대사회에서 기존의 학문 분야들이 다루기 힘든 다양한 분야에서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영역과 문제를 사유할 수 있는 ‘리믹솔로지‘라는 문화적 개념을 새롭게 창안하고 있다.˝

‘리믹솔로지‘라는 생소한 개념뿐 아니라 저자의 이력 때문에라도 관심을 갖게 된다. 원저는 좀 비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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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강의차 내려가는 길에 원고를 써서 보내고 잠시 눈을 붙였더니 정오가 지났다. 오후 강의가 남아있지만 개강 첫주를 ‘선방‘했다는 느낌이다(하지만 내주에는 더 센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뉴스가 폭주한 한주이기도 했는데 크게 나누면 미투와 남북회담 관련이다. 이번봄에는 남북정상회담과 함께 북미간 회담(김정은과 트럼프의 만남)도 성사될 모양이다. 뉴스거리가 차고 넘치지 않을까(출판계로서는 좀 염려스럽겠다).

남북대화에 관한 책을 검색해보았다. 김연철의 <70년의 대화>(창비)가 정확하게 타이밍을 맞춘 책. 남북관계 전문가라는 저자가 지난 70년의 역사를 복기한다.

˝<70년의 대화: 새로 읽는 남북관계사>는 휴전협정부터 북핵문제에 이르는 남북관계의 지난날을 수동이 아닌 능동의 지혜로, 좁은 눈이 아닌 넓은 눈으로, 단절이 아닌 역사의 지속으로 조망한다. 남북관계는 국제정치 질서와 국내정치 상황에 따라 대결과 악화, 접촉과 협력을 반복하면서, ‘전쟁을 일시 중단’하는 정전(停戰) 이후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정착’시키는 종전(終戰)에까지 이르지 못했다. 현재 청와대 국가안보실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저자 김연철은, 남북관계를 바라볼 때 흔히 북한의 대남정책을 중시하던 데서 눈을 돌려, 종전과 평화정착 과정에서 한국의 주도적 역할과 대북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한다.˝

강진웅의 <주체의 나라 북한>(오월의봄)은 ‘북한의 국가 권력과 주민들의 삶‘이 부제다. 북한 사회의 내면을 들여다본다는 게 취지다. ˝저자 강진웅은 북한이라는 국가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북한 주민들이 살아가는 일상과 그 사회의 내면을 탐색했다. 그리고 북한 주민들의 시점에서 북한 사회와 국가 권력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다. 이 책을 쓰기 위해 저자는 많은 탈북자들을 만나 진술을 들었고, 다른 출판물에 나오는 탈북자들의 수기와 진술도 참고했다.˝

그리고 트럼프. 트럼프에게 노벨평화상을 받게 하자는 제안도 들리는데 그의 ‘화염과 분노‘가 북미회담에서 돌발적인 결과를 낳게 할지도 모르겠다. 예측불가능한 트럼프가 어쩌면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에 획기적인 기여를 하게 될지도 모르잖은가. 그렇게 유도하는 게 남한의 몫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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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노골적인 제목이어서 일단 작가에게 그럴 만한 자격이 있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는데, 자격이 있다! 학과는 다르지만 교내 서클이었던 ‘연세문학회‘에서 같이 활동했고(어깨동무하고 보냈고) 그런 인연으로 지난해 개관한 기형도문학관의 유품 수집 총책을 맡았었다니 말이다. 장편소설이라고는 돼 있지만 ‘내가 아는 기형도 이야기‘라고 저자는 밝힌다. 그게 나로서도 책을 구한 이유다(마침 내일이 29세에 요절한 시인의 29주기이고).

˝기형도와 대학 시절 절친한 친구였던 소설가 김태연이 29년간 품어왔던 기형도와의 추억을 풀어낸 소설이다. 저자 김태연은 기형도와 주고받은 편지나 스스로의 기록 등을 토대로 소설 형식을 빌어 이 소설을 사실적으로 ‘기록‘했다.˝

이번 봄에도 기형도 시에 관한 강의를 한두 차례 진행할 예정이라 겸사겸사 참고하려 한다. 30주기가 되는 내년 이맘때에는 관련한 책이 더 나오지 않을까 싶다. 흠, 그렇게 30년이 흘러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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