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소여를 찾다가 올랜도를
찾다가 이미, 서로 알고 있었던 것처럼
윤희상 시집을 처음 보는 시집처럼
빼들었다 여러 편 읽다가
이미 읽은 시집이란 걸
알았다 이런 톰 소여 같으니
이 자식은 어디로 간 것일까
톰 소여 나이 때 톰 소여를 읽었건만
이젠 톰 소여가 아들이어도
놀랍지 않다
놀랍지 않아서 놀랍다
어느 새 세계문학을 강의하고
어지간한 작가들을
어지간히 읽고 또 읽고
이제 마크 트웨인을 읽는다
미국문학의 셰익스피어를 읽는다
네가 그럼 햄릿이냐
허클베리 핀이라고?
어디서 나는 소린가
책장을 노려본다
올랜도는 찾았지만 톰은
행방이 묘연하다 책이나
보고 있을 녀석이 아니잖나
집에 붙어 있을 녀석이 아니지
일단 철수한다 그리고
적는다
톰 소여를 찾다가 올랜도는
찾았으니 톰만 찾으면 발 뻗고
잘 수 있다고 이 자식은
어디로 간 것일까 갑자기
라면이 먹고 싶어지는군
내일은
미시시피 강으로 나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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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트50 2018-05-20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동기에 읽었던 책을 장년이 되어서
다시 보고 싶은 일이 로쟈님도 있군요.(물론 연구목적이겠지만요^^)
최근에 아기사슴플랙을 찾았어요.
(이 책도 지금 고1아들이 초등때 사준 것;;) 세계문학전집이란 타이틀에 얼마나 많은
작품을 다이제스트로 보는 지.
지금 다시 보는 부분.
조디아버지가 자기보다 두배나 몸집이 큰(아기 잘 낳을 것 같은!)
여자와 결혼했다느니, 여러 아기들이
약하게 태어나 죽어서 숲에 무덤들을 만들었다는, 조디는 마흔넘어서 얻은 아이라는...
이런 에피소드들은 어린이들을 놀라게할 수 있다고 수긍하지만...
제가 아는 악동 톰은 또 어떤 면을
보여줄는 지~ ^^*

로쟈 2018-05-20 11:20   좋아요 0 | URL
연구는 아니고 모두 강의용이에요.~

two0sun 2018-05-20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만년만에 다시 읽어야 하는 톰소여.
내아들 키우느라 까맣게 잊고 있던 넘의 아들 톰 소여.
이런 아이였군요.
있으라는데 가만히 있지 않는~ㅎㅎ

로쟈 2018-05-20 21:16   좋아요 0 | URL
^^

오늘도 맑음 2018-05-21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짱 멋져요~!! 이런 글 좀 많이 써주세요~!!
 

알랭 바디우의 <메타정치론>(이학사)은 뜻밖에도 제때 배송되었다. 다른 책들과 함께 식탁에 놔둔 상황인데 그보다 먼저 펼쳐본 것은 최근 다시 나온 오에 겐자부로의 <말의 정의>(뮤진트리)다. 2014년에 나온 초판도 갖고 있지만 개정판(개정된 게 있는 건지?)도 기꺼이 구입했다. 부제가 ‘오에 겐자부로의 비평적 에세이‘라고는 하나 그냥 산문집이다.

주로 짧은 글들인데 그 가운데 ‘쓰는 생활 습관‘을 펼치니 소설을 써나가기 위해 필요한 조언을 해달라는 요청에 답하고 있다. 오에가 추천한 책은 플래너리 오코너의 서간집이다. 오에가 추천할 무렵 일본에서는 마침 번역본이 나왔다는데 아직 한국어판은 없다(좀전에 주문한 참이다). 제목이 <존재하는 것의 습관>이고 분량은 600쪽이 넘는다. 오에는 오코너의 편지를 인용하는데 오코너 자신은 또 프랑스 철학자 자크 마리탱의 영향을 받았다고(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매일 소설을 쓰는 습관도 시간을 들인 경험으로 길러짐으로써 쓰는 사람의 인격 그 자체가 되고 살아갈 마음의 준비를 해준다, 그것이 신앙을 지탱해준다고 그녀는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오코너는 한 작가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적었다. ˝소설처럼 긴 글을 쓸 때는, 자신에게 또 다른 누군가에도 가장 중대한 문제 이외의 것을 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10살 연상의 오코너에게 오에가 배우듯이 나는 오에에게 또 배운다. 종류는 다르지만 매일 쓰는 습관은 나도 갖고 있어서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그것은 존재하는 것의 습관이기도 하니까.

플래너리 오코너는 단편들이 유명한데 선집이 나와 있다. 장편 가운데서는 <현명한 피>가 대표작이다. 20세기 후반 미국문학을 다룰 때 언젠가 강의에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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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앞 지나서 벚꽃마을
철 지난 벚꽃마을 지나면 도서관
벛꽃은 흔적도 없는 시절에
도서관 창가에 앉았다
하늘 모처럼 푸르고
나는 내내 병서를 읽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었다
무참히 도륙당하고 속절없이 무너졌다
그날의 벚꽃들도 그랬을까
벚꽃마을 지나 병원앞 거쳐서
나는 다시 집으로
양산 군수 안명로는 전란을 교훈삼아
빼어난 병서를 썼다
유배지에서 죽었다
그날도 하늘은 푸르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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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초기 낭만주의의 대표 시인 노발리스의 ‘밤의 찬가‘가 ‘철학 파편집‘과 묶여서 새 번역으로 나왔다. <밤의 찬가/ 철학 파편집>(읻다) 대표작 <푸른 꽃>을 강의에서 한번 다룬 적이 있지만 여전히 낯선 세계의 시인. ‘밤의 찬가‘는 범우사판에도 수록돼 있으며 <푸른 꽃>은 범우사판과 민음사판으로 읽을 수 있다.

˝독일 초기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노발리스의 미번역 작품들이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된다. 하나의 완성된 형태로 출간된 작품으로는 유일한 ‘밤의 찬가‘를 비롯하여 슐레겔 형제의 문예지 <아테네움>을 통해 발표되었던 철학적 파편집 ‘꽃가루‘ 그리고 노발리스의 정치적 견해를 엿볼 수 있는 ‘신앙과 사랑‘까지, 그의 생전에 출간되었던 세 작품은 물론이고 스물아홉에 맞이한 때 이른 죽음으로 출간되지 못하고 유고로 남은 철학적 파편들도 엄선하여 담았다.

우리에게는 전설에 나오는 꽃을 찾아 꿈속을 헤매는 미완성작 <푸른 꽃>의 저자로서만 알려진 노발리스. 이 책은 노발리스의 문학적·철학적 작품들을 총체적으로 수록함으로써 시인-철학자로서의 노발리스의 진면목을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푸른 꽃>만으로 전모를 알수 없었던 노발리스와 독일 낭만주의를 이해하는 데 요긴한 참조가 되겠다. 언젠가 독일문학사를 다시 훑을 때에는 노발리스도 경유지로 삼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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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바디우의 메타정치론이 나왔네
이젠 책소개도 시로 적으려는가
하다 보니 그렇네 시가 되는지
메타시가 되는지 몰라도 하여간에
바디우의 책은 언제 읽으려는가
매번 계획만 세우고 언제 읽으려는가
그래도 메타정치론은 다르지 않을까
이미 구해둔 영어판도 있으니
(찾아봐야 되네만)
게다가 정치철학에 반대하여나
랑시에르와 비정치 등은 곧바로
읽어볼 만하지 않겠는가
알튀세르론도 있고 진리와 정의론도 있고
마음만 먹으면야
내일 배송이면 내일 읽을 수도
그러면서 지젝 번역도 하려는가
이보게, 지젝과 바디우는 친구 사이잖은가
동지 사이잖은가
지젝도 이해하지 않겠는가
아니 지젝이 문제가 아니지
자네가 문제야 언제 읽고 또
언제 번역하려는가
이보게, 한두 번 겪는 일도
하루이틀 겪는 일도 아니잖은가
자네가 나를 모르나
아니까 문제라네
이제 월요일을 어찌 맞으려는지
걱정 말게나 요즘 배송이
날짜대로 되지 않으니 책은
내일 오지 않을 수도 있네
월요일에나 올 수도 있다는 말일세
그런가, 자네의 구세주는 알라딘이로군
배송지연이야말로 은인이로세
그렇담 마음을 좀 놓아도 되겠네
자네도 좀 쉬게나
그러지 그런데
지난번 랑시에르 책은 어찌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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