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진 시인의 산문집 제목이 그렇다. <아무도 섬에 오라고 하지 않았다>(작가정신). 잊고 있었는데 <그리운 바다 성산포>(1978)의 시인, 벌써 구순이 되어 구순 특별서문집으로 <시와 살다>도 새 시집 <무연고>와 같이 펴냈다.

내가 기억하는 <성산포>는 시집보다는 시낭송이다. 30년쯤 전에 지방도시의 카페(이름이 ‘홀로서기‘였다)에서 기억에 가장 자주 들었던 시낭송이어서 낭송테이프도 샀었다. 내가 소장했던 유일무이한 시낭송 테이프가 아니었나 싶다. 노래로 부르던 시에서 눈으로 읽는 시로 시의 역사는 전화하는데 그 사이에 낭송하는 시가 놓인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지역 문인들의 시낭회가 연말이면 있었고 나는 몇 차례 참여하기도 했었다.

시인이 <그리운 바다 성산포>를 쓴 지 40년이 넘었고 내가 그 시를 들은 지도 30년이 더 지났다. 그래도 아직 현역으로 시집과 산문집을 펴낸 시인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그리운 바다 성산포의 현장에도 가고픈 마음이 생겼다. 내년에 제주에 갈 일이 생기면 필히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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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전부터 꼬박 하루 반나절을 감기에 시달렸다. 고열 때문에 독감이 아닌가 싶었지만 다행히 열감기였고 오늘 오전 병원에 들러 수액주사를 맞고 약을 처방받아 기력을 회복하는 중이다. 세밑의 감상도 적을 여유가 없는 형편이지만 저녁을 먹고 나서 책장을 살펴보다가 김윤식 선생의 <문학사의 라이벌 의식>(그린비)을 빼왔다. 어젠가 그제 꿈에서 뵙기도 해서(벤치에 앉아 무슨 말씀인가를 들었는데 기억나지 않는다) 생각난 것이기도 하다. 저자는 책으로 만나는 수밖에.

아직 읽지 않은 선생의 책들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게 새삼 다행스럽게 여겨진다. 내년에 한국문학 강의 비중을 조금 늘릴 예정이어서 더 자주 참고하게 될 것이다(한국시에 대한 강의준비차 읽고 있는 근대시사 관련서만
해도 대여섯 권이다). 하지만 이런 ‘라이벌 의식‘에 대한 흥미와 관심이 어느 세대에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한국문학사 전반에 대한 독서와 애정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가령 김현과 백낙청, 두 평론가의 라이벌 의식을 이해하려면 두 사람의 평론집은 물론 70년대 두 라이벌 문학지(백낙청의 <창작과 비평>과 김현의 <문학과 지성>)의 대결구도도 가늠하고 있어야 한다. 젊은 세대라면 국문과 대학원생은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 정도는 예전 같으면 지식인의 교양에 해당했지만 요즘은 문학 전공자라 하더라도 별로 기대하기 어렵다. 아즈마 히로키의 표현을 빌리자면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의 양상인지도. 헤겔의 인정투쟁, ‘위신을 위한 투쟁‘(김윤식)이 더이상 관심사가 아닐 때 인간의 삶은 한갓 동물의 삶과 구별되지 않는다. 그런 구별을 대수롭지 않게 다루는 문학 역시 ‘동물화하는 문학‘에 다름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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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터라이프 2018-12-31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번 쓰신 글 잘보고 있습니다. 얼른 쾌차하셔서 책들을 돌봐주셔야죠!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가능하시면 며칠 푹 쉬세요!

로쟈 2018-12-31 22:12   좋아요 0 | URL
며칠 쉴 수는 없고 그래도 어제오늘은 휴업중입니다.^^

모맘 2018-12-31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강도 돼지~해 되시길 바랍니다^^

로쟈 2019-01-01 19:54   좋아요 0 | URL
네 건강한 새해.~

two0sun 2018-12-31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병치레 액땜을 미리 하시는걸로~
저책들 중 2권만 만져봤는데 이런 책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저만 모르는건지)
따로 따로 읽을때보다 함께 놓고 봤을때
더 선명해지고 잘 와닿고
내용까지 충실하다면 이보다 더한
호사가 없지요.

로쟈 2019-01-01 19:55   좋아요 0 | URL
더 많아질 가능성은 희박해보입니다.^^;
 

로맹 가리(1914-1980)의 신작이 나와서 뭔가 했는데 무려 ‘첫‘ 장편소설이다. 23세이던 1937년에 탈고했지만 받아주는 출판사가 없어서 원고 뭉치로만 남아있다가 스웨덴의 한 여성기자에게 주어졌고 로맹 가리가 세상을 뜬 지 12년이 지나서야(1992년) 경매품으로 세상에 다시 나왔다는 것. 이걸 다시 22년이 지난 2014년에 갈리마르에서 비로소 책으로 출간했다고. 출간과정 자체가 소설거리다. 여하튼 그래서 로맹 가리의 첫 소설이 그의 ‘마지막‘ 소설이 되었다(문학사에서는 가끔 있는 일이긴 하다). 이럴 때 우리가 쓰는 표현으로 ‘기구한‘ 작품이다.

통상 로맹 가리의 데뷔작은 그간에 <유럽의 교육>(1945)으로 알려졌다. <죽은 자들의 포도주>를 완성하고 8년이 더 지나서야 작가로서 데뷔하게 되는 것. 그리고 그의 마지막 작품은 <솔로몬왕의 고뇌>(1979)다. <죽은 자들의 포도주>는 이 두 작품의 기록을 갈아치우게 되는 셈. 이번 겨울 로맹 가리에 대한 강의도 예정돼 있는데 겸사겸사 23살의 로맹 가리, 러시아 태생의 로만 카체프를 만나봐야겠다. 포도주를 한 병 들고 찾아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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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공지다. 내년 2월7일부터 28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전(10시10분-12시10분)에 한우리 광명지부에서 '로쟈와 함께 읽는 사상고전' 강의를 진행한다(1월의 '한국시' 강의에 이어지는 강좌다). 책세상문고에서 밀의 <자유론>에서 마르크스/엥겔스의 <공산당선언>까지 사상 고전 네 권을 골랐다. 구체적인 일정은 아래와 같다(수강문의는 02-897-1235/010-8926-5607)


로쟈와 함께 읽는 사상고전

1강 2월 07일_ 밀, <자유론>


2강 2월 14일_ 루소, <인간 불평등 기원론>


3강 2월 21일_ 엥겔스, <가족, 사적 소유, 국가의 기원>


4강 2월 28일_ 마르크스/엥겔스, <공산당선언>


18.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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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마지막 주문 책 가운데는 베케트 선집으로 나온 <동반자/ 잘 못 보이고 잘 못 말해진/ 최악을 향하여/ 떨림>(워크룸프레스)이 포함돼 있다. 무엇보다도 '최악을 항햐여'가 눈길을 끌었기 때문인데, 책은 '사뮈엘 베케트 선집'의 다섯번째 책이다(2016년에 네 권이 선보이고 만 2년만에 추가된 책이다). 아직 주요작들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목록을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무탈하게 시리즈가 이어지길 기대하며 올해의 마지막 리스트로 묶어놓는다.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동반자 / 잘 못 보이고 잘 못 말해진 / 최악을 향하여 / 떨림
사뮈엘 베케트 지음, 임수현 옮김 / 워크룸프레스(Workroom) / 2018년 12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19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8년 12월 29일에 저장

프루스트
사뮈엘 베케트 지음, 유예진 옮김 / 워크룸프레스(Workroom) / 2016년 12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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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29일에 저장

세계와 바지 / 장애의 화가들
사뮈엘 베케트 지음, 김예령 옮김 / 워크룸프레스(Workroom) / 2016년 11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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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29일에 저장

죽은-머리들 / 소멸자 / 다시 끝내기 위하여 그리고 다른 실패작들
사뮈엘 베케트 지음, 임수현 옮김 / 워크룸프레스(Workroom) / 2016년 7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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