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뢰즈의 선험적 경험론'이 부제다. 에가와 다카오의 <존재와 차이>(그린비). 일본에서 2003년에 나온 저작이라니 신간의 느낌은 덜하지만, 꽤 화제가 되었던 저작이라 한다. 주목하게 된 건, 들뢰즈나 화이트헤드의 책들에 대해 상당히 오랜만에 눈길을 주게 되었기 때문.
















에가와 다카오는 처음 소개되는 저자인 만큼 일본에서의 성가와는 별개로 읽어봐야 알겠다. 다만 부제만 보면 안 소바냐르그의 <들뢰즈, 초월론적 경험론>(그린비)과 같은 제목이다. '선험적 경험론'이나 '초월론적 경험론'이나 같은 용어의 다른 번역에 불과하기 때문이다(일본이나 한국이나 '선험론'과 '초월론'의 번역어 정리가 아직도 합의가 안 돼 있다. 칸트 철학을 이해하려고 할 때 가장 애를 먹는 부분 가운데 하나다). 같은 일본인 저자의 책으론 우노 구니이치의 <들뢰즈, 유동의 철학>(그린비)과도 비교해볼 수 있겠다. 벌써 10년 전에 나온 것으로 들뢰즈의 '지적 초상화'를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느낌에는 예외다 싶을 정도로 일본의 들뢰즈 연구자들의 책이 국내에는 많이 소개된 편이다. 다른 철학자들과 비교해봐도 그런데, 꽤 특이한 현상이 아닐까 싶다. 들뢰즈 해석이나 해설에 대한 수요를 국내서가 충당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일본 학자들의 해석이 특별한 강점을 갖고 있거나,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 모르겠다. 그간에 모아놓은 책들이 제법 되기에 여유가 생기는 대로 읽어봐야겠다...


19. 01.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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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링 저작선의 하나인 <꽃 사이에 술 한 병 놓고>(글항아리)는 한밤중에 술 한 잔 기울이며 읽을 만한 책이다. 애주가가 되지 못하여 나는 마음으로만 그렇게 한다. 그래도 취하게 만든다면 리링의 글이 술 한 병에 필적하기 때문인지 모른다. 내가 읽은 건 후미에 실린 ‘역사 속 문학의 힘‘이란 제목의 글인데, 사마천의 <사기>에 대해 적은 것이다. 원래 제목도 ‘내가 읽은 <사기>‘였다고. 길지 않은 분량이지만 <사기>에 대해서, 그리고 사마천에 대해서 새삼 경애하는 마음을 품도록 만든다. <사기>에 대한 책과 글이 결코 드물지 않지만 리링의 짧은 글은 마음을 울린다.

˝<사기>는 위대하고, 이를 저술한 사마천은 더욱 위대하다˝고 리링은 적는다. 그러고서 추천하는 글이 ‘태사공자서‘와 ‘보임안서‘로 사마천의 자전적인 글들이다. ˝나는 이 두 편이 가장 사람의 마음을 뒤흔들고 눈물을 쏟게 만드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는 고백이다. 덕분에 역사란 무엇이고 역사적 인간이란 어떤 인간을 말하는가, 한번 더 생각해보았다. 하라리의 책들을 읽으며 느낀 감상도 여기에 더 보태어진다. 아직 읽어야 할 역사책이 부지기수로 많지만 그 모두가 사마천과 같은 ‘사학의 아버지‘에게서 발원한다는 사실에 위안을 받는다. 우리는 역사를 읽으며 매번 <사기>와 사마천을 반복해서 만난다. 역사는 그 자체가 하나의 인생관이자 세계관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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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07 2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1-07 2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기가 장기전에 돌입하는 모양새라 오늘도 동네내과에 가서 주사를 맞고 약을 처방받았다. 가래가 문제인데(기관지염) 열과 콧물, 기침이 없음에도 불편한 호흡 때문에 계속 요양 모드다. 책을 집중해서 읽지 못하는 게 유감스러운 일.

식탁에 교수신문이 놓여 있길래 펼쳐보았다가 ‘2018 올해의 우수도서‘ 선정 기사를 읽었다. 대학출판부 우수도서로 선정된 책들로 몇 권의 책을 장바구니에 넣게끔 했다. ‘최우수도서‘로 선정된 김비환 교수의 <개인적 자유에서 사회적 자유로>(성대출판부)는 소장도서라 제쳐놓으면 관심도서는 한형조 교수의 <성학십도, 자기구원의 가이드법>(한국학중앙연구원출판부)과 <진휘속고>란 책을 옮긴 <스스로 역사가 될 수 없었던 사람들>(영남대출판부), 두 권이다.

<성학십도, 자기구원의 가이드법>은 퇴계의 <성학십도>에 대한 상세한 해설서로 가늠이 되는데, <진휘속고>란 책은 금시초문이다. 소개는 이러하다.

˝<진휘속고(震彙續攷)>는 양반사대부가 아닌 기술직 중인에서 사천(私賤)에 이르는 중, 하층의 다양한 인물의 전기 자료를 모은 책이다. 1책 필사본으로 18분야로 나누어 441명이라는 방대한 인물이 수록되어 있다. 편성연대와 편자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나 편성연대가 1844년~1862년 사이로 추정이 된다. 양반의 전기에 대한 자료는 풍성하지만 중, 하층 인물에 대한 전기 자료가 희귀하다는 점에서 <진휘속고>가 갖는 역사적 의의와 문학적 가치는 대단히 크고 소중하다.˝

그렇게 가치 있는 자료의 번역인 만큼 기대를 해보게 된다(그렇게 덜 알려지고 번역도 늦어진 이유가 있는지?). 분량은 600쪽 가량인데 441명의 전기가 다 수록돼 있는 건지 아니면 발췌본인지도 궁금하다. 조만간 주문할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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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gles 2019-01-06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에 새로 시작하시는 강의도 많은데 계속 아프셔서 걱정이네요ㅠㅠ 하루라도 책을 놓고 푹 쉬세요.

로쟈 2019-01-07 23:03   좋아요 0 | URL
아프다기보다는 불편한 정도입니다. 염려해주셔서 감사.~
 

일본문학 강의에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다룰 차례라 연보를 보다가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면서 데뷔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대표작 <용의자 X의 헌신>은 나오키상 수상작이다. 문학상 때문에 벌써 두 작가의 이름이 나오는데(나오키 산주고는 작품보다 문학상으로 더 유명한 것 같다) 찾아보니 그런 작가들에 관심을 가질 독자들을 위한 책도 나와 있다. <일본의 문학상이 된 작가들>. 얼마나 많은 일본문학이 국내에 수용되고 있는지 알게 해준다.

에도가와 란포나 나오키 산주고나 모두 일본 장르문학의 대가로 알고 있는데, 작가적 명성만 보자면, 번역작품의 현황도 그렇고, 란포가 압도적이다. 최근에는 세계문학총서판으로도 작품집이 나왔다. <파노라마섬 기담/ 인간 의자>(문학과지성사). 히가시노 게이고를 경유하여 란포까지 손에 들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한편에는 주로 장르문학에 주어지는 상이 있고, 다른 쪽에는 정통문학상으로는 아쿠타가와상이나 다니자키 준이치로상 등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정확히 사정이 그러한지는 모르겠다. 여하튼 오랜만에 소위 장르문학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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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문학 강의를 어제부터 다시 시작했는데(비공개 강의다) 때마침 요긴한 참고가 되는 책이 나왔다. 이광주 교수의 <독일 교양 이데올로기와 비전>(길). 문학강의에서 관심은 독일 근대문학이 영국과 프랑스의 근대문학과는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인데, 그에 대한 해명의 실마리가 되는 것이 교양 내지 교양주의 이념이다. 나는 주로 괴테 문학에서 그것이 어떻게 나타나느냐에 관심이 있다. 더불어 이탈리아 여행 이후 괴테의 고전주의가 어떻게 형성되어 가는지도 관심사다.

괴테의 고전주의를 이해하고자 할 때 포인트의 하나는 ‘질풍노도‘와의 관계 설정이다. 이번에 독문학자 로이 파스칼의 <질풍노도>(지만지)가 출간되었기에 구입했는데 흔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1774)이 질풍노도 운동의 대표작으로 간주되지만 그 주동자들과 괴테가 정치적 견해를 같이했던 것은 아니다. 다르게 말하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괴테 문학의 핵심이 이니다. 질풍노도기를 거쳐서 고전주의로 이행하는 것처럼 괴테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거쳐서 더 성숙한 작가로 재탄생하게 될 것이다.

그 여정을 좀더 상세하게 묘사해보는 것이 괴테와 관련하여 내가 요즘 갖고 있는 관심사다. <이탈리아 기행>과 이탈리아 여행을 계기로 완성한 드라마들(<이피게니에>와 <에그몬트> 등)이 그래서 독서거리다. 괴테에만 한정하더라도 일거리가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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