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개의 책이지만 의미심장하게 연결되기도 하는 책 두 권이다. 한나 크리츨로우의 <운명의 과학>(브론스테인)과 우치다 타츠루의 <망설임의 윤리학>(서커스). 나란히 출간되었기에 어제 주문해서 받은 책들이기도 하다. 

















한나 크리츨로우는 영국의 떠오르는 스타 과학자라고 하는데, 과학 커뮤니케이터(과학 대중화에 앞장서는 이들을 그렇게 부르는 모양이다)로서 전공은 신경과학이다. 책의 부제도 '운명과 자유의지에 관한 뇌과학'. 최신 뇌과학의 성과를 바탕으로 '무한한 주체성과 역량' 같은 비전이 과연 얼마나 유효한지 검토한다. 신경 가소성 개념이 너무 과대평가되었다고 보는 저자는 우리가 의식적으로 통제하는 부분이 우리가 상상하는 것만큼 크지는 않다고 주장한다.


 














저자의 참고한 책들 가운데 로버트 새폴스키의 <처신 Behave>가 있어서 바로 장바구니에 넣었다. 아지가 번역되지 않은 저자의 신간이다. 
















우치다 타츠루의 신간은 더이상 뉴스거리가 아닐 정도로 자주 나오고 있는데(그럴 수밖에 없는 게 공저를 포함해서 지금까지 100권 이상을 써냈다고 한다), 그런 가운데서도 의미 있는 저작이 <망설임의 윤리학>(2001)이다. 저자의 첫 단독 저서로 곧 데뷔작에 해당한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와는 별개로 나는 '망설임'이란 주제를 '주체'나 '판단'의 문제와 관련해서 요즘 숙고하고 있어서 주저없이 주문했다. 우치다의 견해와는 별개로.


인과적 결정론과 자유의지 사이에서 우리가 처하게 되는 상황이 바로 '망설임' 아닌가(절대적 자유라는 것은 무의미하다. 모든 것이 선택가능할 경우 우리는 아무것도 선택하지 못한다. 전능하다는 말의 역설이다. 모든 선택이 취소가능하다면 그 선택은 무의미하다). 운명의 과학과 망설임의 윤리학이 짝지어질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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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소개되는 작가는 아니지만 나로선 초면인 두 명의 미국작가다. 프랭크 노리스(1870-1902)와 팀 오브라이언(1946- ). 프랭크는 32살에 요절한 작가이고, 팀은 대학에서 창작 강의를 하는 아직 현역의 작가다. 각각의 대표작이 최근에 다시 번역돼 나왔다. 

















프랭크 노리스의 대표작은 <맥티그>(을유문화사)다. 20년 전에 <맥티규>라고 처음 소개되었고, 이번에 세계문학전집판으로 다시 번역돼 나왔다. 하버드대학 재학시절 에밀 졸라를 탐독했다고 하는데, 그와 무관하지 않게 '미국의 에밀 졸라'라고도 불린다. 그렇지만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난 탓에 작품이 많지는 않다. <맥티그>(1899) 외에 '곡물의 서사시' 3부작 정도가 있다. 
















미국문학사에서의 평가는 미국문학에 자연주의를 도입하여 드라이저나 헤밍웨이, 피츠제럴드의 선구자 역할을 했다는 것. 미국 자연주의의 대표 작가가 시어도어 드라이저(1871-1945)이고, 데뷔 장편 <시스터 캐리>(1900)를 나도 강의에서 다룬 적이 있다. <미국의 비극>(1925)은 과제로 남겨둔 작품으로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1925)와 비교 거리다. 


노리스는 드라이저보다 생년이 1년 앞서고, 작품도 한 해 먼저 발표한지라 '영향'을 주었다기 보다는 동시대 작가라고 해야겠다. 다음에 다시 미국문학을 강의한다면 <맥티그>와 <미국의 비극>을 포함시킬 생각이다. <미국의 비극>은 세계문학전집판으로 다시 나올 예정으로 안다. 

















세대로는 노리스/드라이저와 헤밍웨이/피츠제럴드 사이에 끼여 있는 작가가 1930년 미국 최초로 노벨문학상 수상한 싱클레어 루이스다. 장편만 20편이 훌쩍 넘어가는 다작의 작가이지만, 대표작은 <메인스트리트>(1920)과 <배빗>(1922)이다. 유감스럽게도 아직 <메인스트리트>는 번역본이 나오지 않고 있다. 1920년대 대표 작가로 헤밍웨이와 피츠제럴드를 다루기 전에, 나는 프랭크 노리스와 시어도어 드라이저, 싱클레어 루이스를 미국문학 강의에서 읽었으면 싶다. 대략 아래와 같이 진행되는 커리다.  


-<맥티그>(1899)

-<시스터 캐리>(1900)

-<메인 스트리트>(1920)

-<배빗>(1922)

-<미국의 비극>(1925)

-<위대한 개츠비>(1925)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1926)
















한편, 팀 오브라이언은 베트남전 참전 세대 작가다. 이번에 <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섬과달)이 다시 나왔는데, 2004년에 초역된 작품이다. 다른 작품으론 <그래도 살고 싶다>(문학사상사)가 1991년에 나온 바 있다. 원제는 '핵시대'(1985). <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은 1990년작이다. 베트남전의 상흔과 치유의 과정을 다룬 소설이라고. 


"베트남전쟁을 직접 겪은 전미도서상 수상 작가, 팀 오브라이언의 작품. 작가 자신의 체험과 기억이 짙게 반영된 자전소설로서 작가와 같은 이름의 주인공이 화자로 나서, 으레 전쟁소설에 기대하는 거창한 내러티브나 전투 묘사를 따르기보다는 그저 미군 보병의 일상적인 일화들을 이제는 작가가 된 자신의 사색을 더해 신중하고 사려 깊게 그린다."


미국문학 강의에서 1930년대생 작가들까지 강의에서 읽었는데(필립 로스, 토머스 핀천, 돈 드릴로, 코맥 매카시 등이 모두 30년대생이다) 1940년생으로 넘어오게 되면 다룰 수 있을 듯싶다. 혹은 '전쟁문학'이라는 카테고리의 강의를 따로 기획한다면 읽어볼 수 있겠다. 그 정도로 두 작가를 정리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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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이탈리아 음식의 모든 것

10년 전에 쓴 페이퍼다. 지난해 봄 이탈리아 문학기행 때도 떠올린 책이지만 지금은 절판된 듯. 하기에 움베르토 에코도 그 사이에 유명을 달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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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진화심리학과 살인 환상

8년 전에 쓴 칼럼이다. 까맣게 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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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우리 시대의 노동일기

10년 전에 쓴 리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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