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북플로 글을 쓰려고 했지만 상품검색이 되지 않아 포기한 글을 밤늦게 적는다(이번주에는 페이퍼 거리가 유난히 많았는데, 북플에서 일을 줄여준 것인가?). 우에노 지즈코의 신간 얘기다. 저자는 저명한 일본의 페미니스트 사회학자. 국내에 나와있는 책이 25종에 이를 정도로 자주 소개되었고 독자들에게는 낯익은 저자다. 그런데 제목만 보면 그 책이 그 책인 것 같아 착시감을 갖게끔 한다. 게다가 이미 나온 책이 살짝 제목만 바꿔서 재출간되기도 하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번주 나온 책 가운데 <여자가 말하는 남자 혼자 사는 법>(현실문화)만 하더라도 그렇다. 확인해보니 2014년에 나온 <독신의 오후>가 다시 나온 것이다(알라딘에서는 오늘까지 개정판과 구판이 링크돼 있지 않다). <독신의 오후>라고만 하면 남녀 구분이 없는 것 같지만 부제가 '남자, 나이듦에 관하여'였다. 소개는 이렇다.


"우에노 교수는 초고령화 사회인 일본에서 독신 여성으로 살아가는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여성들을 위해 <싱글의 노후>(おひとりさまの老後, 한국에는 <싱글, 행복하면 그만이다>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바 있다)라는 책을 썼는데, 여러 남성 독자들에게서 ‘싱글 남성의 노후에 대해서도 써달라’는 요청을 받게 된 것이다. 그 후 2년간 우에노 지즈코는 독신 남성의 삶을 취재하기 시작했고, 이 책을 출간했다. 그러므로 이 책은 남성 독자들의 질문과 요구에 대한 답변이자, 독신 남성의 삶은 독신 여성과는 분명히 다르다는 증명인 셈이다."


소개에 나와 있는 <싱글, 행복하면 그만이다>(2011)는 이미 절판된 책. 일본이 고령화에 있어서는 앞서간 만큼 노후에 관한 책들은 계속 소개될 것이고 우에노의 책도 다시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번주에는 <불혹의 페미니즘>(스핑크스)도 같이 나왔다. '불혹'이라는 건 페미니즘이 40세가 되었다는 뜻이다. 일본이 기준이 되겠지만 저자는 1980년대를 기점으로 본다. 미국이라면 페미니즘 운동의 기점은 1970년대로, 10년쯤 당겨진다. 우에노의 책 대부분이 페미니즘과 관련돼 있지만 <여성은 어떻게 살아남을까>(챕터하우스), <여자들의 사상>(현실문화) 같은 책들도 같이 읽어볼 수 있겠다.
















다작이면서 국내에 자주 소개되는 저자로(비문학 저자로는 우에노 지즈코와 사노 요코 정도가 떠오른다) 우에노와 쌍벽을 이룰 만한 이는 단연 우치다 타츠루다. 얼마 전에도 <망설임의 윤리학>(서커스)을 언급했지만 현재 35종의 책이 번역된 상태다. 확인해보니 그 가운데 상당수는 또 품절되거나 절판된 상태. 전부는 아니지만 나도 상당수의 책을 갖고 있는데, 대략 <레비나스와 사랑의 현상학>(2013)부터 밀려 있다. <어른 없는 사회>(2016), <곤란한 성숙>(2017), <곤란한 결혼>(2017) 등도 손에 들었다가 완독하진 못한 책. 손 닿는 곳에 있는 것들도 있지만 강의책들에 밀리곤 한다. 노후에 읽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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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가장 못난 남성에 대한 보고서

8년 전에 쓴 리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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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좋은 서평이란 무엇인가

9년 전에 한겨레 고명섭 기자와 나눈 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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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5 0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5-15 1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제인 오스틴의 장편소설들 가운데, 가장 적게 번역된 작품 <맨스필드 파크>가 민음사 세계문학으로 출간되었다. 사실 봄학기 때 영국 여성작가들 강의에서 읽어보려 했던 작품인데(시공사판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코로나 사태로 무산되기도 했다. 다음에 읽게 된다면 자연스레 민음사판이 선택지다. 범우사판과 현대문화센터판까지 포함하면 전체 번역본은 네 종이다. 

















 














<맨스필드 파크>(1814)는 <이성과 감성>(1811), <오만과 편견>(1813)에 이어서 제인 오스틴이 생전에 발표한 세번째 작품이다. 그에 이어지는 마지막 작품이 <에마>(1815)이고, 남은 두 작품 <노생거 사원>과 <설득>이 사후 출간된 유작이다. 지금까지 강의에서는 <오만과 편견>을 가장 자주 다루었고, 이어서 <설득>을 주로 읽었다. <맨스필드 파크>와 <에마>는 (민음사판 기준으로) 700쪽이 넘는, 분량이 좀 되는 작품들이어서 드물게 다룰 수밖에 없었는데, 새 번역본이 나온 김에 새롭게 읽어볼 수 있겠다. 앞서, '제인 오스틴과 함께 읽는 헤겔' 페이퍼에서 인용한 지젝의 말이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오만과 편견>은 <정신현상학>에, <맨스필드 파크>는 <논리학>에, <엠마>는 <백과사전>에 필적한다."

































<맨스필드 파크>를 마지막으로 여섯 편의 작품이 시공사판에 이어서 민음사판으로도 완결되었다. 독자이면서 수집가이기도 한 입장에서 구색이 다 맞춰져 만족스럽다. 시공사판 전집을 제외하고 세계문학전집판의 다른 선택지는 아래와 같다(여타 출판사의 번역본까지 포함하면 수십 종이다).


먼저, 펭귄클래식판은 <이성과 감성><오만과 편견><에마><노생거 수도원>까지 네종이다. 리커버판 두 종이 추가되었다. 





























열린책들판은 <오만과 편견><엠마>, 두 종이다. 

















문학동네판은 <오만과 편견>과 <설득>, 두 종이다. 
















을유문화사판은 <오만과 편견><노생거 사원>, 두 종이다. 
















그나저나 이 모든 번역본을 다 갖고 있다! 아, <맨스필드 파크>와 관련하여 참고할 만한 책은 나보코프의 <문학 강의>다. 나보코프는 오스틴의 작품 가운데 <맨스필드 파크>를 골랐다. 
















덧붙이자면, '세계 10대 작가의 10대 소설'을 꼽은 서머싯 몸은 오스틴의 작품 가운데 <오만과 편견>을 대표작으로 골랐다. <오만과 편견><설득> 등에 대한 나의 강의도 올해나 내년에는 책으로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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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야스퍼스에 관한 메모

14년 전의, 실제로는 20년 전의 독서 메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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