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부랴부랴 원고를 써서 보내고 잠시 휴식을 취하며 책주문을 넣는데, 이런, 책주문조차도 에러가 뜬다. 뭐가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알라딘은 이제 책주문조차도 거부하는 것인가.

요청 페이지 : http://www.aladin.co.kr/shop/wbasket.aspx?Submit.ChoiceOrder=1
에러코드 : 500
에러 : 'System.Web.HttpUnhandledException' 형식의 예외가 Throw되었습니다.

하긴 어제 당일배송으로 주문한 책들이 하나도 오지 않은 상태라 오늘 새로 주문한다고 해도 연휴가 끝나고 배송되기 쉬울 듯하다. 마음을 접는 게 나을런지도 모르겠다.

 

 

주문하려던 책은 남경태의 <역사>(들녘, 2008)와 로마사 관련서들이다. <역사>는 피터 왓슨의 <생각의 역사1>(들녘, 2009) 반값 할인 광고를 보고 떠올리게 된 책이다. <생각의 역사1>의 역자가 남경태 선생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예전에 한두 꼭지만 읽고 꽂아두었다가 이번에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려고 다시 책상 가까이에 놓은 게 <생각의 역사>다.

 

 

로마사 관련으론 에이드리언(아드리안) 골즈워디의 <로마 멸망사>(루비박스, 2012)가 새로 나온 책이다. 로마전쟁사가 전문분야인 학자로 보이는데, <로마전쟁>(플래닛미디어, 2010), <로마전쟁 영웅사>(말글빛냄, 2005) 등의 책도 쓰거나 같이 썼다.

 

 

골즈워디는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루비박스, 2007)의 저자이기도 하다. 상당한 분량에다가 꽤 비싼 가격의 책인데, 알라딘에는 절판된 걸로 뜬다. 지난주 부산역내 서점에서 보고 구입할까 하다가 그래도 너무 '비싸서' 내려놓은 기억이 있다. 카이사르 관련서로는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외에도 필립 프리먼의 <제국을 만든 남자 카이사르>(21세기북스, 2009)와 스티븐 단토 콜린스의 <로마의 전설을 만든 카이사르 군단>(다른세상, 2010)을 얼마전에 구입해놓은 터여서 자제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이 책들을 다 정돈해서 꽂아야 하는 게 주말까지의 일이다. 

 

 

 

카이사르, 하니까 <갈리아전쟁기>도 빼놓을 수 없다. 얼마전에 <갈리아전쟁기>(사이, 2005)를 <내전기>와 같이 구입했고, 합본인 <갈리아전기/내전기>(동서문화동판, 2008)도 같이 챙겼다. 천병희 선생의 원전 번역 <갈리아 원정기>(숲, 2012)도 이번에 나오기에 마저 구색을 맞춰놓을 참이다. 그렇게 하면, 카이사르에 대해선 할 만큼 하는 게 되지 않을까.

 

조선사 분야에도 요즘 나름대로 공을 들이고 있는데, 너무 방대하기 때문에 주로 선비와 당쟁에 관한 책과 신분사에 관한 책으로 관심을 좁히고 있다. 이쪽으로는 나중에 다시 다뤄야겠다...

 

12. 0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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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 정리 중이라 가뜩이나 방안이 어수선한데(주말까지 정리를 끝내는 게 목표이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알라딘 페이퍼의 저작권 시비로 더 혼란스럽게 됐다. 알라딘에서는 내일까지 자기 글의 저작권 문제에 대해서 알려주기로 했다. 요즘 쓰는 매체라고 해봐야 경향신문(주간경향)과 한겨레 정도인데, 나는 언젠가 자음과모음의 웹진 연재를 제외하고는 계약서를 써본 일이 없다. 원고료를 받는다고 해서 저작권을 양도하는 것도 아니다(그렇다면 그런 서평들을 모아 서평집을 내는 것 자체가 '위법'이란 얘기가 된다).

 

 

나도 두어 번 경험이 있지만 저작권의 온전한 양도는 특별한 경우이며 계약서에 명시하게 된다. 상식적으로 내가 쓴 글에 대해선 내가 처분권을 갖는다. 똑같은 글을 서로 다른 매체에 싣는다거나 하는 게 아니라 개인 블로그에 올리는 일이 표절이라거나 위법이라는 건 상식에 맞지 않는다. 그런 걸 문제삼는 곳이라면 언제든지 절필할 생각이다.  

 

이번에 알라딘에 법적 소송을 제기했다는 연합뉴스의 경우 아마도 알라딘에서는 내가 제일 많이 기사를 옮겨오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짐작엔 내가 '유력한' 당사자이다. 대개 주말에만 북리뷰가 실리는 다른 지면과 달리 연합뉴스에는 매일매일 신간 소식들이 올라온다. 나로선 그걸 참고하면서 관심도서의 리뷰를 옮겨놓곤 했다. 대개 책을 구매하기 전에 어떤 책인지 판단하기 위한 자료였다. 판단이야 혼자하면 되는 거지만, 그렇게 스크랩한 자료가 다른 이들에게도 도움이 될까 싶어 약간의 '가공'을 거쳐서 포스팅하곤 했다. 상품페이지에 노출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나의 서재와 즐겨찾는 서재 브리핑에만 노출되게 설정했음에도 그게 저작권법에 저촉된다면, 비공개로 돌리면 그만이다(알라딘에선 이미 그렇게 처리하고 있다).

 

나는 즐겨찾기에서 '연합뉴스'도 이미 삭제했다. 책이 나왔다는 정보를 취득한 정도인데, 그 정도는 약간 더 손품을 팔아 신간 검색을 하면 알 수 있다. 책소개는 출판사 소개를 참고하면 되고. 기사들의 경우 나는 '저작'이라기보다는 '정보'라고 생각해왔다(칼럼은 조금 다른 문제다. 칼럼은 문제의식의 공유 차원이다). '정보 공유'라고 생각했던 게 '저작권 침해'라고 하면 하는 수 없는 노릇이다. 그들은 그들의 재산과 권리를 열심히 지키라고 할 밖에.

 

 

 

마음을 좀 정돈하기 위한 방책으로 페이퍼를 시작했는데, 이야기가 길어졌다. 내가 그냥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카테고리가 '로쟈의 컬렉션'인데, 지난달 러시아에 주문했던 책 몇 권을 어제 받았기 때문에 소재가 없지도 않다. 그 몇 권 가운데는 라캉의 '세미나' 20권 <앙코르>와 지젝의 책 두 권도 포함돼 있다. 하나는 <반인권론>이란 팸플릿이고(<뉴레프트리뷰>에 실렸던 글로 계간 <창작과비평>에 번역된 바 있다) 다른 하나는 데이비드 린치의 영화 <로스트 하이웨이>론인 <우스꽝스런 숭고의 예술>(2000)이다(지젝의 린치론은 <향락의 전이>에도 들어 있다).

 

 

 

특이한 건 분량인데, 영어본은 48쪽밖에 안 되지만, 러시아어본은 문고본 판형이긴 하지만 166쪽이나 된다는 점. 영어본은 워낙 분량이 적어서 대학 도서관에 신청했을 때도 분량 미달로 신청이 취소됐었다. 한동안은 꽤나 읽고 싶어서 안달했던 책인데, 그렇다고 48쪽짜리를 23,730원(알라딘 가격)을 주고 구입할 수도 없지 않은가. 이래저래 보기 어려운 책이다. 한편, 러시아어판은 작년에 나온 때문인지 말미에 <아바타>론도 붙어 있다. '<아바타>: 정치적 올바름 이데올로기의 전략'이란 제목이다.

 

 

 

연휴엔 <로스트 하이웨이>에서 <아바타>까지 질주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

 

12. 0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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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올린 페이퍼 '매우 친미적인 대통령의 나라'가 알라딘의 방침에 따라 비공개로 처리됐다. 아래가 알라딘에서 온 통지다.

알라딘 서재 운영규정 상 마이페이퍼의 글들은 마이리뷰의 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완화된 규정이 적용되었으나, 최근 방침이 수정되어 페이퍼의 글들 역시 외부 뉴스/언론사 기사의 전문 또는 부분 인용을 허락 없이 게재할 경우 해당 글은 블라인드 처리가 됩니다. 이는 로그인한 회원님 본인만 보실 수 있도록 비공개 처리를 하는 것으로써, 서재에서도 회원님 본인만 열람이 가능합니다. 아울러 이와 같은 조치는 해당 기사의 출처를 밝히는 경우라도 적용될 뿐만 아니라, 이현우 회원님처럼 본인이 직접 작성한 외부 리뷰 기사의 본문을 게재한 경우에도 적용됩니다. 비록 이현우 회원님께서 작성한 리뷰이지만, 저작권은 해당 뉴스/언론사에게 귀속되기 때문에 전문 게재를 할 수 없다고 합니다.

이에 이현우 회원님께서 작성해주신 매우 친미적인 대통령의 나라” ( http://blog.aladin.co.kr/mramor/5365569 ) 페이퍼 역시, 이현우 회원님이 직접 작성한 리뷰이긴 하지만 주간경향에 실린 외부 기사글로 간주되기에 위와 같은 방침에 따라 비공개 처리가 되었습니다.

하여 해당 기사를 아웃 링크하여 페이퍼를 수정해주시면 다시 정상적으로 게재하실 수 있습니다. 아웃 링크할 경우, 원문 리뷰의 세 줄까지는 허용이 된다고 하니 이 점 참고해 주세요.

내가 쓴 글도 공유할 수 없다면, 알라딘 서재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고 의미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 아예 블로그 전체를 비공개로 돌리는 게 속편한 방식이 아닌가 싶다. 서재를 접는 문제에 대해서 고심해봐야겠다...

 

12. 0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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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주간경향(960호)에 실은 북리뷰를 옮겨놓는다. 내주에 연휴가 껴서 합본호로 나왔다. 다룬 책은 김용진의 <그들은 아는, 우리만 모르는>(개마고원, 2012). '위키리크스가 발가벗긴 대한민국의 알몸'이란 부제가 내용을 말해주며 이미 마이리스트로 만들어놓은 바 있다. 결코 행복한 독서경험은 아니었지만, '의무감'으로 읽은 책이다. 우리가 더 많이 알고 행동하지 않는다면 저들 또한 달라지지 않을 것이기에...

 

 

주간경향(12. 01. 31) 위키리크스가 벗긴 대한민국의 알몸

 

“역사가에게는 꿈이고 외교관에게는 악몽이다.” 위키리크스의 폭로에 대한 영국 역사학자의 평이다. 2010년 4월 5일 미군 아파치 헬기가 아프간 민간인을 살상한 장면이 담긴 비디오를 공개함으로써 시작된 위키리크스의 충격적인 폭로는 그해 가을 미국 국무부가 해외공관과 주고받은 비밀문서 공개를 통해 절정에 도달했다. 이 외교문서 전문 25만1287건이 2011년 9월 1일까지 모두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졌다. 특정기간에 생산된 미국 외교전문에 한정된 것이라도 거의 완벽한 정보 민주화를 이뤘다는 평가다. 위키리크스가 제공한 이 ‘정보 대홍수’가 우리에게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우리는 어떤 정보를 건질 수 있을까.


막상 공개는 됐지만 너무도 방대한 분량인지라 어떤 정보가 얼마만큼 공개돼 있는지 파악하는 데만도 전문가적 손길이 필요한데, KBS의 탐사보도팀장을 역임한 김용진 기자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그들은 아는, 우리만 모르는>(개마고원, 2012)은 미국 외교전문에 나타난 대한민국의 실상과 치부를 고스란히 까발려주는 그 탐사 보고서다. 먼저 현황이다. 위키리크스 공개문서 가운데 ‘KOREA’라는 단어가 한번이라도 들어간 문서는 모두 1만4165건이고, 주한 미대사관의 전문은 주로 2006년부터 2011년 사이에 작성된 1980건이다. 미 국무부의 부처간 정보공유 네트워크에 올라온 문서였는지라 이 1980건에 1급비밀은 들어 있지 않지만 2급비밀 123건, 3급비밀 971건이 포함돼 있다.   


이미 일부내용은 국내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촛불시위 당시 대통령의 형 이상득 의원이 미국대사관측에 도움을 청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뼛속까지 친미, 친일”이라고 말한 대목이다. 미국 쪽의 시각은 어땠을까? 2008년 2월 당시 버시바우 대사가 방한을 앞둔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보낸 보고서에는 “본능적으로 미국에 이끌리는 대통령과 행정부”란 표현이 등장한다. 다른 문서에서도 “청와대에 있는 친미 대통령”이란 문구처럼 ‘친미적인’이란 수식어가 여러 차례 나오며, 심지어는 “매우 친미적인 대통령”이라고도 지칭된다. 저자의 검색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전 세계 미국 대사관에서 작성한 수십만 건의 외교전문에서 “매우 친미적인 대통령”이라고 표현된 유일한 이가 이명박이다. 외교수사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최고의 대우를 받은 셈인데, 물론 이런 호의적인 평가가 근거 없이 나온 것은 아니다. 2008년 때는 쇠고기 시장을 개방했고, 2011년 오바마 대통령의 환대를 받고 와서는 한미FTA를 날치기로 강행 처리했다. 미국으로선 “매우 친미적인 대통령”에 대한 ‘융숭한’ 대접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한국의 대통령과 정부 관료들의 친미적 태도가 혹 우리의 국익을 고려한 의도적인 전략의 산물은 아닐까. 국민으로선 나라의 위신을 생각해서라도 그렇게 믿고 싶지만, 한미동맹의 파트너인 미국의 시각과 판단은 냉정하다. MB에 대한 지지가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고 보면서 2009년 11월 스티븐스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런 전문을 보냈다. “이 대통령은 본능적으로 미국과 관련된 거의 모든 이슈에 대해서 미국을 지지하려고 하지만, 동시에 미국의 요구를 단순히 따르지는 않는다는 것을 명확하게 하려 한다.” 좀 특이한가? 미국대사관의 판단도 그런 듯하다. 2008년 SMA(한미방위비분담협정)에 앞서 미국 국방장관에게 보낸 정세보고서에서는 “우리는 미국의 이익에 너무 부응하는 것처럼 비쳐지는 것을 정치적으로 겁내는 친미 정권을 상대하고 있다”고 말한다. 한국 정부가 미국 입장에 우호적이긴 하지만 겉으로는 그렇게 내비치길 원하지 않으므로 그런 사정을 잘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국의 협상 대표들이 협상장에서는 미국의 압력에 대해서 맞서는 듯한 포즈를 취하지만 “이것은 부분적으로는 쇼를 위한 것”이란 점을 미국은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한미FTA 재협상 여부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을 때에도 한국 정부의 공식입장은 ‘재협상 불가’였지만 그 이면에서는 지나치게 양보했다는 인상만 피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게 한국 정부의 주문이었다. 이런 것이 위키리크스가 발가벗긴 ‘대한민국의 알몸’이라면 악몽은 외교관들만의 것이 아니다.

12. 01. 18.

 

 

 

P.S. 위키리크스 관련서로 더 참고하기 위해 <투명성의 시대>(샘터사, 2011)와 <위키리크스, 비밀의 종말>(북폴리오, 2011)을 더 구입했다. 최근에 나온 책으로는 프랑스의 사르코지를 지칭하는 <부자들의 대통령>(프리뷰, 2012)이 '매우 친미적인 대통령'을 이해하는 데 요긴한 책이 아닌가 싶다. 너무 닮았기 때문이다.

2007년 프랑스와 한국에 부자들의 대통령이 탄생했다. 사르코지와 이명박. 두 사람은 후보시절 자국의 국민들에게 부자가 되게 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들이 부자가 되기 위해 거쳐 간 길로 국민들을 인도해 줄지 모른다는 기대감. 그들의 삶의 맥락이 지니는 유난스런 박진감은 사람들로 하여금 도박을 걸게 했다. 그러나 그들이 한 약속 속에 주어가 분명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깨닫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미 부자였던 극소수의 사람들이 더 큰 부자가 되었지만 나머지 사람들의 상황은 심각하게 악화되어 간 것이다.

민주주의 선진국이라는 프랑스와 이런 쪽으로라도 어깨를 나란히 하다니 자부심을 가질 만한가?! 다시 똑같이 대선을 치르게 되는 올해 두 나라 국민의 선택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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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거실 벽면을 채울 책장이 들어와서 오후내 책정리를 하고 있다. 재작년 여름 이사올 때만 해도 모든 책을 서가에 꽂을 수 있었지만(박스에 넣어둔 책들 빼고) 그 이후에 또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 지금은 방바닥에 나앉은 책이 부지기수다. 도저히 '작업'을 진행할 수가 없어서 남겨놓았던 벽면 공간을 마저 책장으로 채운 것인데, 대략 6개가 추가로 더 들어가는 모양새가 됐다. 그래봐야 바닥의 책들을 절반도 소화 못할 듯싶지만, 여하튼 '숨통'은 좀 트이게 됐다. 반(半)난장판인 방안에서 간식을 먹다가 데이미언 톰슨의 <책과 집>(오브제, 2011) 생각이 나 기사를 찾아 옮겨놓는다. 오늘은 '책과 집'의 날이라 원고는 생각할 겨를이 없다. 하긴 전투 대형을 만들어야 전투도 할 수 있는 법이니 하는 수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 내게 책은 인테리어 소품이 아니라 전력이다. 전투병력...

 

 

 

한겨레(12. 01. 07) 책은 훌륭한 인테리어 소품이다

 

책은 일종의 그릇. 무엇을 담았는가에 따라 표지, 책등, 글꼴이 다르며 크기, 두께, 색깔, 무게가 차이난다. 책이 모이면 질서가 된다. 서가를 보면 주인의 성격과 관심사를 알 수 있다는 말은 그래서다. 어느 선을 지나면 책은 주인을 배제한 채 스스로 방향을 잡아간다. 내용을 따라 모이는가 하면 모양별로 영역을 만들고 넓혀간다.

<책과 집>은 “돈이 생기면 책을 사고, 그러고도 남으면 음식과 옷을 산다”고 했던 에라스뮈스 같은 이들을 위한 책이다. 사진 위주로 각각의 공간과 취향, 책의 양에 걸맞은 수납방식을 안내한다. 동시에 책에 대한 아름다운 문장과 책을 소개하는 책에 대한 아름다운 에세이이기도 하다. 온갖 다양한 서재와 책꽂이에 대한 안내이며 통로, 계단, 문틀 위, 창틀 사이를 어떻게 책을 위한 공간으로 바꿀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앉은뱅이 의자, 장식장, 선반 등을 유사책장으로 바꿀 수 있는지 실제 사례를 통해 전해주는 ‘책으로 집꾸미기’ 지침서다. “책이 가구는 아니지만 그만큼 집을 아름답게 꾸밀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것이 책의 주제다.

지은이는 거실과 현관은 집안 분위기를 좌우하므로 책을 테마로 바꿔보라고 유혹한다. 단색 책꽂이로 큰 벽을 완전히 채우되 낮은 사다리에다 이동식 전등 등을 갖추면 더할 나위 없다. 단, 다른 벽은 최대한 비울 것. 책벽은 훌륭한 단열재, 흡음재이며 추상회화가 된다. 중요한 것은 상주하는 주인과 가구들과의 조화. 필요와 찾는 빈도에 따라 공간을 정하고 크기와 색깔에 따라 위치를 지정한다. 창, 문, 바닥재와의 조화도 고려사항. 가끔 찾아오는 이들을 위한 눈요기도 필요하다. 계단을 겸한 책꽂이나 물결, 나무 모양을 한 책꽂이는 집안의 명소가 될 수 있다는 사실.

지은이는 모양과 크기에 따라 쌓을까 꽂을까부터 결정하라고 권한다. 쌓을 경우 정기적으로 위아래를 바꿔주어야 제본이 망가지지 않는다. 어쩌다 보는 책은 스피커나 전화기 받침으로 쓰면 어떠랴. 색깔별로 정리할 때는 중간색을 중간에 두고 스펙트럼처럼 차가운 색과 따뜻한 색으로 배열하면 보기 편하다고 한다. 책등이 보이도록 하되 서체 디자인이나 그림이 멋진 책은 한두 권 정도 표지나 면지가 보이도록 진열하는 것도 센스.

아예 책의 밑이나 배가 보이도록 쌓아 보라. 가로세로 종잇결과 바랜 정도를 반영하는 채도가 조각을 보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책 한권을 찾자고 모든 책을 꺼내야 하니 강권하지는 않는다. 멋진 서재와 책장 사진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책이다.(임종업 선임기자)

 

12. 01. 17.

 

P.S. 오늘부터 '마이페이퍼 작성시 유의사항'이 뜬다. 뉴스기사 저작권에 관한 것이다. 그간에 '나의 서재 & 즐겨찾는 서재브리핑에만 노출함' 설정으로 북리뷰 기사를 스크랩해놓곤 했는데, 권고에 따라 앞으론 '인용'으로만 처리하도록 한다. '로쟈의 낚시'도 이제 일거리가 많이 없어질 듯하다. 이 참에 '로쟈의 전투'로 전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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