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안의 알림기사를 옮긴다(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50120130125058). KT&G 상상마당 아카데미와 <프레시안>이 함께하는 인문학 도서 저자와의 만남 '어쿠스틱 인문학'에 초청돼 내주 목요일(2월 9일) 저녁 자음과모음 신사옥에서 행사를 갖는다. 이번주부터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 지젝 강의도 시작한 터라 2월 일정이 내내 지젝으로 채워지는 느낌이다. 여하튼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시길.

 

 

 

프레시안 알림(12. 01. 31) '어쿠스틱 인문학', 로쟈 지젝과 만난다!

 

'지금 서양에서 가장 위험한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 그리고 지젝을 읽기 위한 충실한 안내자 '로쟈'(이현우 한림대학교 연구교수)와의 만남. KT&G 상상마당 아카데미와 <프레시안>이 함께하는 인문학 도서 저자와의 만남 '어쿠스틱 인문학'은 다섯 번째 책으로 <로쟈와 함께 읽는 지젝>(자음과모음 펴냄)을 선정했다. 저자 '로쟈' 이현우 교수는 오는 2월 9일 자음과모음 신사옥(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96-33번지)에서 독자와의 만남을 가질 계획이다. 이번 행사의 사회는 지난 네 번의 '어쿠스틱 인문학'을 진행해 온 도서평론가 이권우 씨가 맡는다.

 

 

이현우 교수는 그 동안 인터넷 블로그 '저공 비행'을 통해 문학, 예술, 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 깊은 관심을 갖고 글을 써온 학자이자 비평가다. 그의 블로그 필명인 '로쟈'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특히 그는 블로그를 비롯하여 여러 매체에 지젝 철학에 관련된 글을 꾸준히 써왔는데, <로쟈와 함께 읽는 지젝>은 그 작업을 엮어 만든 첫 결과물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9·11테러와 이후 달라진 세계 질서에 대한 통찰과 비전을 담은 지젝의 <실재의 사막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김희진·이현우 옮김, 자음과모음 펴냄)를 중심으로 지젝 철학 전반을 가로지른다.

 

 

미국의 심장부를 상징하는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이 공격을 받은 2001년 9월 11일, 우리는 믿기지 않는 현실 앞에서 "우리는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일까?" 자문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지젝의 설명은 어떨까? <실재의 사막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는 바로 9·11 이후 시대에 대한 분석이고 성찰이며, <로쟈와 함께 읽는 지젝>은 그 문제와 직면하는 길을 열어줄 것이다.

 
저자는 책의 서문에서 "이대로는 곤란하다!"는 절박함에 더하여 "제대로 생각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이들이라면 지젝을 읽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매트릭스>에서 모피어스가 네오에게 건넨 '빨간 약'을 받아들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혹은 그 빨간 약이 무엇인지 알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이번 '어쿠스틱 인문학'에서 지젝이 던지는 질문의 단초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참가 신청은 2월 8일 수요일까지 KT&G 상상마당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접수 완료 후 담당자에게 이메일(triumph7427@ssmadang.co.kr)을 보내 '로쟈에게 궁금한 점, 듣고 싶은 이야기, 책을 읽으며 궁금했던 점'을 보내면 선착순 10명에게 본서 <로쟈와 함께 읽는 지젝>을 증정한다. (책 수령은 상상마당 아카데미 현장에서만 가능하다.) 또한 9일 참가자 전원에게는 음료와 다과가 제공될 예정이다.

Information

어쿠스틱 인문학 5회, <로쟈와 함께 읽는 지젝> 로쟈(이현우)와의 만남
일시: 2012년 2월 9일(목) 19:30 ~ 21:30 / 참가비: 10,000원
장소: 출판사 자음과모음 신사옥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96-33)(*합정역 부근)
참가신청: 상상마당 홈페이지

12. 02.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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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론의 베스트셀러인 <엘러건트 유니버스>(승산, 2002)의 저자 브라이언 그린의 신작이 번역돼 나왔다. <멀티 유니버스>(김영사, 2012). 레너드 서스킨드란 이름은 낯설 텐데(적어도 내겐 생소했다) 그린과 마찬가지로 저명한 이론물리학자이면서 대표적 끈이론가라 한다. 그가 대중을 위한 과학책이 작년에 두 권 번역돼 나왔다. 두툼한 우주론 책들은 방학이 아니면 또 읽기 어렵기에 겸사겸사 묶어서 리스트를 만들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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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 유니버스- 우리의 우주는 유일한가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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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을 향해 날아간 이카로스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 승산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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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구조- 시간과 공간, 그 근원을 찾아서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 승산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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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러건트 유니버스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 승산 / 2002년 3월
25,000원 → 22,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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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됐던 소스타인 베블런의 <유한계급론>(우물이있는집, 2012)이 개정판으로 다시 나왔길래 한마디 적으려다가 이번주 시사IN을 읽고 방향을 틀었다. '세계의 베스트셀러' 특집이 눈에 들어서다. 미국과 프랑스, 독일, 중국, 일본, 5개국의 지난해 베스트셀러를 해외편집위원들이 전해주는 기사다. 미국과 프랑스, 일본의 베스트셀러는 이미 국내에도 소개돼 있길리 페이퍼로 적어둔다.

 

 

먼저 미국의 베스트셀러는 마이클 루이스의 <부메랑>(비즈니스북스, 2012)이다. 미국 금융위기를 파헤친 <빅숏>(비즈니스맵, 2010)의 속편으로 유럽 금융위기를 다룬 책이라고. 아이슬랜드, 그리스, 아일랜드, 독일에 각각 1부씩 할애하고 마지막 5부에서는 이들 나라의 금융위기를 미국과 비교한다. 권웅 편집위원은 이렇게 적었다.

루이스는 200년 이후 시작된 금융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진단한다. 대형 투자사들에 의한 부실 대부금이 세계 도처의 정부와 중앙은행에 흘러들어간 이상 해당국들이 언젠가 무너질 가능성은 상존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부메랑>은 금융위기에 처한 나라들에 대한 '현장 보고서' 차원을 넘어 독자에게 '결국 이런 상황에선 일이 터질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확신을 심어준다는 점에서 반면교사가 된다.

 

 

프랑스의 베스트셀러는 팽송 부부의 <부자들의 대통령>(프리뷰, 2012)이다. 최근에 번역본이 나온 책인데, "사르코지 집권 5년을 조명한 사회학 보고서"로서 프랑스에선 10만부 이상 팔려나갔다고 한다. 저자들이 바로 낸 후속작이 <5년 임기, 50억>이란 책. 사르코지 집권 5년 동안 이루어진 부자 감세를 다룬 책이라는데, 감세로 인해 국가가 부담해야 하는 돈이 약 50억 유로(약 7조3500억원)에 이른단다. "부자 대통령과 동거하는 가난한 국민에게 경종을 울린 책"이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참고로, 작년 1월초에 소개된 프랑스의 베스트셀러는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돌베개, 2011)였다.

 

 

 

독일의 베스트셀러로 꼽힌 책은 마르틴 베를레의 <나는 정신병동에서 일하고 있다>이다(아직 번역되지 않았다). '경영 합리화'라는 미명 아래 노동자를 협박, 착취하고 해직시키는 경영주의 회사를 저자는 '정신병동'이라고 부른다. '유럽의 모범생'이라는 독일 기업에서도 온갖 부조리가 판을 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하고 있다고. 독일의 저명한 '비즈니스 코치'라는 저자의 책은 국내에도 몇권 소개돼 있다.

 

 

 

중국의 지난해 베스트셀러는 장웨이웨이의 <중국의 물결: 문명형 국가의 흥기>다(아직 소개되지 않았다). 중국의 정치적 후진성에 대한 서방의 비난을 정면에서 반박하고 있는 책이라고. 제목에서부터 그런 인상을 받을 수 있는데, 저자는 중국이 질적인 면에서 여타 국가와 다르며 문명형 국가인 중국의 흥기는 필연적이라고 주장한단다. 중화주의적 색채가 농후한데, 중국인들의 자존심을 충족시켜준 덕분인지 지난해 베스트셀러 톱10에 올랐다 한다.

 

 

 

일본의 베스트셀러는 이와사키 나쓰미의 <만약 고교야구의 여자 매니저가 드러커의 매니지먼트를 읽는다면>이 꼽혔다. 국내엔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동아일보, 2011)이라고 소개된 책이다. "고교 2학년생인 여자 주인공이 야구부 매니저를 맡게 된 후 팀을 전국 고교대회가 열리는 고시엔에 출전시키기 위해 드러커의 <매니지먼트>를 읽고 팀을 하나씩 개혁해간다는 내용"이라고. 아주 '일본스러운' 만화이다. 덕분에 지난헤 일본에선 피터 드러커 붐이 일었다고.  

 

 

 

그러고 보니 러시아에서는 지난해 어떤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는지 궁금하다. 국내에선 그런 소식도 편하게 알려주는 지면이 없어서 아쉽다...

 

12. 02.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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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읽을 만한 책'에 올려놓기도 해서 헤겔을 읽어보려고 하는데 주문한 프레더릭 바이저의 <헤겔>(도서출판b, 2012)은 오늘에야 출고가 된다고 하기에 대신 펼친 건 피터 싱어의 <헤겔>(시공사, 2000)이다. 12년전에 나왔고 지금은 절판된 책. 당시 철학자/사상가들 입문서로 '시공 로고스 총서'가 30권 가량 출간된 바 있는데, 그중 하나다. 원저는 1983년에 나왔다. 무려 30년 전 책이다(싱어는 현재 프린스턴대학의 생명윤리학 석좌교수로 있다).

 

 

그렇다고 그렇게 '올드한' 책만은 아니다. 바로 지난해에 옥스포드대학출판부에서 나오는 '아주 짧은 입문서' 시리즈의 하나로 재출간됐기 때문이다(연도를 잘못 봤다. 작년이 아니라 2001년에 출간됐다). 싱어는 이 시리즈의 <마르크스>도 쓰고 있는데, 시리즈판으론 2000년에, 그리고 원래는 1980년에 출간된 책이다. 국내에서도 새 번역본으로 단장하고 출간되면 좋지 않을까 싶다. 이미 '아주 짧은 입문서' 시리즈의 책들이 한겨레출판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계속 나오고 있으니까 그런 분위기를 탈 수도 있겠고.  

 

오래전 기억이지만 지젝을 읽기 전에 읽은 헤겔은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난해하기만 한 철학자여서 싱어의 <헤겔>도 별반 인상적이지 않았다. 어제 배송받은 영어본을 보니 짧은 분량 대비로는 가장 훌륭한 소개서라는 추천사가 붙어 있다. 영어권에서 30년의 세월을 버텨낸 비결이 있을 터이다.

 

머리말의 시작은 이렇다. "19세기나 20세기의 어떠한 철학자도 헤겔만큼 세계에 엉청나게 영향을 준 철학자는 없다. 이렇게 결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예외는 아마 칼 마르크스일 것이다 - 마르크스 자신은 헤겔로부터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 그러니까 마르크스를 포함해서 19세기 이후 가장 강력한 영향을 끼친 철학자가 헤겔이다. 하지만 그런 '영향'만을 고려하여 헤겔을 읽어야 하는 건 아니다.

헤겔의 영향만큼은 헤겔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헤겔 철학이 그 자체로 연구될 만한 가치가 있다.(11쪽)

헤겔 전공자의 번역이긴 하지만 다소 투박한데(헤겔적 번역?) 이 대목의 원문을 보니 이렇게 돼 있다. "Hegel's impact alone makes it important to understand him; but Hegel's philosophy is in any case worth studying for its own sake." 다시 옮긴다면 "헤겔의 영향만으로도 그를 이해하는 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그런 영향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헤겔 철학은 그 자체로 충분히 공부할 만한 가치가 있다." 

 

머리말에서 싱어는 짧은 분량 때문에 불가불 헤겔의 저작에서 다루지 못하는 부분들에 대한 양해를 구한 다음에 자신의 헤겔 이해에 도움을 준 사람들을 열거한다. 옥스포드대학 시절의 헤겔 강의를 담당했던 교수들과 헤겔 연구서의 저자들이다. 특별히 네 명의 저자가 쓴 네 권의 저작을 꼽고 있는데, 하나만 빼고 나머지 세 권은 국내에 소개돼 있다. 

 

 

맨먼저, 리처드 노먼의 <헤겔의 현상학>(1976). 이 책은 '리차드 노만'이란 저자명으로 <헤겔의 정신현상학 입문>(한마당, 1984)이라고 번역됐었다. 그리고 이반 졸의 <헤겔 형이상학 입문>(1969). 이 책은 국내에 소개된 적이 없다. 지금은 영어권에서도 희귀본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헤겔>이란 제목을 단 두 권의 책인데, 월터 카우프만의 <헤겔>(1965)과 찰스 테일러의 <헤겔>(1975)이다. 카우프만의 책은 <헤겔>(한길사, 1985)로 나왔었다. 테일러의 두툼한 <헤겔>은 번역되지 않았지만, 대용인 <헤겔과 현대사회>(1979)가 <헤겔철학과 현대의 위기>(서광사, 1988)로 번역돼 있다. 이 세권은 모두 갖고 있고 나대로 들춰보았으니 헤겔에 대해서도 할 만큼은 했다는 생각이 든다.

 

 

 

'헤겔의 시대와 생애'를 첫 장으로 하는 내용은 크게 달라진 게 없는 듯싶지만, 참고문헌에는 아무래도 약간 보충된 게 있다. 대표적인 게 헤겔의 전기에 관해선 테리 핀카드의 <헤겔, 영원한 철학의 거장>(이제이북스, 2006)을 참고하라는 것. 헤겔의 정치철학과 관련한 참고문헌 가운데 국내에 소개된 책은 마르쿠제의 <이성과 혁명>(중원문화, 2011), 칼 포퍼의 <열린사회와 그 적들2>(민음사, 1989) 등이다. '헤겔을 읽을 시간'이라고 입을 열었기에 몇마디 더 얹었다...

 

12. 02. 01.

 

 

 

P.S. 저녁나절에 예정보다 하루 일찍 프레더릭 바이저의 <헤겔>(도서출판b, 2012)이 배송됐다. 책은 2010년판을 옮긴 것인데 원서에는 2005년 초판에 들어있던 '좀 더 읽을 거리' 대신에 '헤겔 용어 해설'이 실렸다고 한다. 다행스럽게도 번역본에는 둘다 옮겨졌다. 바이저는 옥스포드에서 찰스 테일러와 이사야 벌린의 지도로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테일러의 제자답게 가장 훌륭한 헤겔 입문서로 테일러의 <헤겔>(1975)를 꼽고 있다(번역되기엔 너무 방대한 분량의 책이다). 바이저 역시 이반 졸의 <헤겔 형이상학 입문>(1969)를 "매우 명확하지만 짧은 입문을 제공"한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싱어와 달리 카우프만의 <헤겔>(1966)에 대해선 "질이 매우 고르지 못하며 낡았다"고 평가절하한다. 현재 시라큐스대학의 철학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바이저의 책으론 <낭만주의의 명령>(그린비, 2011) 외 <이성의 운명>과 <독일 관념론> 등이 더 있다. 영어권에서는 독일 관념론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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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지각원고를 보내고 잠시 남는 시간을 이용해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골라놓는다. 벌써 달력 한장을 넘기게 돼, 이제 2월이다. 윤년이라 올해는 29일까지 있다. 방학이 하루 더 늘어난 셈인가? 어차피 무급 방학이니 그게 그거이긴 하지만, 괜히 시간을 더 번 듯해서 기분이 나쁘진 않다. 하루 더 책을 읽을 수 있겠다?!

 

 

 

1. 문학

 

김미현 교수가 고른 책은 신경숙 소설집 <모르는 여인들>(문학동네, 2011)이다. 나로선 이미 지난달에 꼽아놓았으니 덧붙일 말은 없다(<모르는 여인들>을 모르는 독자도 없을 것이고). 독서기간이 한달 연장된 걸로 치면 되겠다(그런 책이 이달에 몇 권 있다). 내친 김에 한국문학쪽으로만 고르면, 젊은 작가들의 신작 소설집 두 권을 읽어봐도 좋겠다. 황정은의 <파씨의 입문>(창비, 2012)와 한유주의 <나의 왼손은 왕, 오른손은 왕의 필경사>(문학과지성사, 2011)가 그 두 권이다. 두 작가 모두 신경숙 문학과는 색깔이 많이 다르지만 든든한 중견작가로 발전해나가길 기대한다. 

 

 

 

2. 역사

 

김기덕 교수가 고른 역사서는 심재우의 <네 죄를 고하여라>(산처럼, 2011)이다. 이 역시 지난달에 꼽았던 책이다. '법률과 형벌로 읽는 조선'이 부제다. "정말이지 법률이나 형벌 용어는 가장 어려운 한자말로 되어 있어, 이 분야 전문가가 아니면 도저히 자신 있게 대중적으로 풀어쓰지 못하는 분야이다. 이 책을 계기로 역사대중서와 TV사극에 있어 한 단계 진전된 형벌 장면이 생생하면서도 정확하게 묘사되기를 희망한다"고 김교수는 적었다. 사실 '포도청'이란 말은 너무도 친숙하지만, 조선의 형벌에 대해서 우리가 아는 바는 많지 않다. <네 죄를 고하여라>를 계기도 좀더 다양하고 깊이 있는 책들이 출간되면 좋겠다. 예전에 도서관에서 이 분야의 책을 찾다가 발견한 게 허남오의 <너희가 포도청을 어찌 아느냐>(가람기획, 2001) 정도였다. 어린이용으로 <조선시대 포도청에 가다>(가나출판사, 2008)도 나와 있군...

 

 

3. 철학

 

김형철 교수가 고른 철학책은 슈테판 클라인의 <이타주의자가 지배한다>(웅진지식하우스, 2011)이다. 저자가 철학과 물리학을 전공하고 생물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특이한 경력을 갖고는 있지만 철학서로 분류되진 않는 책인데, 넓은 의미의 인문교양서로 읽을 수 있겠다. 이제 보니 <시간의 놀라운 발견>(웅진지식하우스, 2007), <행복의 공식>(웅진지식하우스, 2006) 등 댓권의 책이 소개돼 있는 베스트셀러 저자다.

 

 

 

이타주의에 대해서는 원제가 '미덕의 기원'인 매트 리들리의 <이타적 유전자>(사이언스북스, 2001), 마이클 토마셀로의 <이기적 원숭이와 이타적 인간>(이음, 2011), 최정규의 <이타적 인간의 출현>(뿌리와이파리, 2009) 등이 단골로 거론되는 책이다.

 

 

 

4. 정치/사회

 

마인섭 교수가 추천한 책은 데이비드 건틀릿의 <커넥팅>(삼천리, 2011)이다. 소셜네트워크혁명을 다룬 책인데, "저자는 웹2.0이 단순히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고유의 철학이자 방법론이라고 한다. 존 러스킨과 유튜브, 윌리엄 모리스와 위키피디아, 이반 일리치의 상생ㆍ공존과 소셜네트워크를 연결시킨 저자의 발상은 파격적이지만 그래서 더욱 흥미롭다"고 소개된다. 지난 세기말 니콜라스 네그로폰테의 <디지털이다>(커뮤니케이션북스, 1999)가 디지털시대의 철학을 제시한 걸로 화제가 됐던 게 생각난다. 어느새 '올드'한 얘기인가. 디지털혁명의 진화가 우리를 어디까지 데려갈지 궁금하다.

 

 

 

5. 경제/경영

 

박원암 교수가 고른 책은 <이노베이터 DNA>(세종서적, 2012)다. "스티브 잡스와 애플을 필두로 어떻게 세계적인 혁신들이 이루어질 수 있었는지 조사하고 분석한 이 분야 최고 학자들의 책"이다. 책에서는 한국, 일본, 중국을 많은 아랍 국가들처럼 혁신을 이루기 어려운 나라로 지목하고 있다는걸로 보아 저자들이 알 건 다 아는 듯싶다. 공저자 중의 한 명인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는 혁신에 대한 다른 책들의 저자로서 잘 알려져 있다고 해서 찾아보니, 꽤 여러 권의 책이 뜬다. 혁신할 기업만 갖고 있다면 읽어볼 만하겠다.

 

 

6. 과학

 

김응서 위원이 추천한 책은 수학책이다. 안소정의 <배낭에서 꺼낸 수학>(휴머니스트, 2011). '배낭'이란 말이 비유가 아니어서 "인류 문명의 발상지이자 고대 수학사의 무대가 되었던 이집트, 그리스, 이탈리아, 인도로 수학을 만나러 가는 여행기"라 한다. 지난 12월에도 이달의 읽을 만한 책으로 수학책을 꼽은 적이 있는데, 다시 검색해보니 '축구공 위의 수학자'로 잘 알려진 강석진 교수의 <수학의 유혹>(문학동네) 시리즈도 눈길을 끈다.

 

 

 

7. 예술

 

이주은 교수가 추천한 예술서는 박철호의 <베를린, 천 개의 연극>(반비, 2011)이다. "저자의 손을 잡고 베를린 곳곳의 극장을 함께 따라다니며, 인생의 희비극을 함께 맛볼 수 있는 책". 오랜만에 연극 개론서로 가장 많이 읽히는 책이 무엇인지 찾아봤다. 밀리 배린저의 <연극 이해의 길>(평민사, 2010)이다. 흠, 연극 본 지도 오래됐군...

 

 

 

8. 교양

 

내가고른 교양서는 최재천 교수의 <다윈 지능>(사이언스북스, 2012)이다. 다윈의 생각에 대한 최적의 안내자가 진화론의 이모저모를 소개한다.

<다윈 지능>은 진화론에 대한 우리의 이해 수준을 재볼 수 있는 유용한 척도이다. 진화란 무엇인가? “세대 간에 일어나는 생물체의 형태와 행동이 변화”이다. 그리고 다윈의 자연선택론은 이 모든 변화의 과정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지난 150여 년간 많은 비난과 오해에 휩싸였지만 이제는 생명의 의미와 현상을 설명하는 가장 훌륭한 이론으로 자리 잡았다. 다윈의 생각에 대한 최적의 안내자를 따라가다 보면 그처럼 간결한 이론이 얼마나 많은 현상과 행동을 우아하고도 명쾌하게 설명해줄 수 있는지 경탄하게 된다.

찰스 다윈 서간집 <기원>과 <진화>도 이 참에 같이 읽으면 좋겠다(최재천 교수가 지휘하는 다윈 저작의 새 번역판들은 아직 출간되지 않았다). 나는 구입하는 것까지가 이달의 목표다.

 

 

 

9. 실용

 

손수호 위원이 추천한 실용서는 차동엽의 <잊혀진 질문>(명진출판, 2012)이다. 특이한 기원을 갖고 있는 책인데, 삼성의 故 이병철 회장이 던진 질문들에 대한 신부님의 답변이 24년만에 한권의 책으로 묶였다고. '질문'이라고 하니까 떠오르는 책은 존 판던의 <이것은 질문입니까?>(랜덤하우스, 2011)다.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대학의 입학면접시험 문제들에 대해 저자가 답한 책. 거기에 보태자면 교양과학서에 들어갈 책이겠지만, 37명의 과학자가 각자가 생각하는 마음과 생명, 그리고 우주에 대해 털어놓는 책 <과학자처럼 사고하기>(이루, 2012)도 같이 읽어볼 만하다. 고등학생 정도라면 충분히 흥미를 갖고 읽을 수 있을 듯싶다.   

 

 

 

10. 헤겔

 

내가 따로 고른 주제는 '헤겔'이다. 프레더릭 바이저의 <헤겔>(도서출판b, 2012) 덕분에 기획한 것인데, 수전 벅모스의 <헤겔, 아이티, 보편사>(문학동네, 2012)와 라나지트 구하의 <역사 없는 사람들>(삼천리, 2011)까지 뻗어나가면 좋겠다.

 

 

헤겔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서로는 한스 프리드리히 풀다의 <헤겔>(용의숲, 2010)이 비교적 최근에 나온 책이다. 피터 싱어의 <헤겔>(시공사, 2000)이 간결한 입문서이고, 테리 핀카드의 <헤겔, 영원한 철학의 거장>(이제이북스, 2006)이 규모 있는 평전이지만 두 권 모두 절판된 상태다. 다시 춮간되면 좋겠다.  

 

12. 01. 30.

 

 

 

P.S.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은 <시경>이다. 여러 번역본 가운데 김학주 선생의 <새로 옮긴 시경>(명문당, 2010)과 이기동 교수의 <시경강설>(성균관대출판부, 2004)을 기본서로 골랐다. <시경>에 대한 깊이 있는 책은 의외로 찾기 어려운데, 마르셀 그라네의 <중국의 고대 축제와 가요>(살림, 2005) 정도가 그나마 연구사적 의의를 갖는 책이다. 이 책이 포함된 '살림 클래식'에는 그라네의 또다른 책 <중국의 고대 춤과 전설>도 근간예정으로 돼 있었지만 유감스럽게도 아직 소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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