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책을 골라놓는다. 이번주엔 미국의 사회학자 에릭 올린 라이트의 <리얼 유토피아>(들녘, 2012)가 타이틀 도서다. <계급론>(한울, 2005)으로 소개된 저자는 마르크스주의 계급 분석으로 명성을 얻었다고 한다. 한국의 독자들에게 부친 서문에 따르면 책은 2009년 여름에 완성됐다. 어떤 시기였나.

 

신문과 대중지는 현존하는 자본주의 모델의 실패, 그리고 진정한 제도적 변화의 필요성과 국가의 활발하고 적극적인 역할에 관한 토론으로 가득 차 있었다. 좌파는 위기 상황을 곧잘 진보적 사회 변혁에 관한 새로운 제안을 밀고나갈 수 있는 최상의 맥락으로 봐왔으며, 2009년의 상황은 이러한 기회를 제시하는 것 같았다. <리얼 유토피아>의 중심 목적은 해방적 이상을 구현하는 제도들을 창조하는 문제에 관해 전반적인 전망을 제공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이 시기는 이 책이 나오기에 특히 적절할 때로 보였다.

하지만 2010년 가을 정작 이 책이 나왔을 때는 "적어도 미국의 정치적 맥락 속에서는 희망감이 사라지고 말았다." 그리고 다시 2011년 여름. 혼란과 불확실성은 다시금 미국과 선진 자본주의 세계 전체에 걸쳐 계속되고 있고 저자는 "2009년의 낙관주의는 다시 점화되지 않았지만, 적어도 정치적 가능성의 느낌은 되돌아오기 시작했다." 2012년 봄을 맞는 우리의 느낌도 비슷하지 않을까. <리얼 유토피아>와 같이 읽을 만한 책은 자본주의의 역사를 다룬 조이스 애플비의 <가차없는 자본주의>(까치, 2012)다. 거기에 월스트리트 시위 리포트로 나온 두 권의 <점령하라>와 '<자살론>의 21세기 버전'으로 제임스 길리건의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해로운가>(교양인, 2012)를 더 엊는다. 그리고 오늘날 '리얼 아메리카'의 적나라한 초상을 제시해주는 데일 마하리지의 <미국을 닮은 어떤 나라>(여름언덕, 2012)가 <리얼 유토피아>의 짝이다. 알라딘의 상품넣기가 먹통이군...


6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리얼 유토피아- 좋은 사회를 향한 진지한 대화
에릭 올린 라이트 지음, 권화현 옮김 / 들녘 / 2012년 2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12년 02월 28일에 저장

가차없는 자본주의- 파괴와 혁신의 역사
조이스 애플비 지음, 주경철.안민석 옮김 / 까치 / 2012년 2월
20,000원 → 18,000원(10%할인) / 마일리지 1,000원(5% 적립)
2012년 02월 28일에 저장
절판
점령하라- 99% 대 1% 월가 점령 인사이드 스토리
시위자(Writers for 99%) 지음, 임명주 옮김 / 북돋움 / 2012년 2월
3,300원 → 2,970원(10%할인) / 마일리지 160원(5% 적립)
2012년 02월 25일에 저장
절판

점령하라- 세계를 뒤흔드는 용기의 외침
슬라보예 지젝 외 지음, 유영훈(류영훈) 옮김, 우석훈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2월
13,500원 → 12,150원(10%할인) / 마일리지 670원(5% 적립)
2012년 02월 25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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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겔스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가족, 사유재산, 국가의 기원>(두레, 2012) 완역본이 출간됐다(실물은 아직 못 봤지만 분량으로 보아 완역본인 듯싶다). 예전에 나왔던 <가족 사유재산 국가의 기원>(아침, 1989)은 발췌본이었다.

 

 

이후에 나온 <가족, 사적 소유, 국가의 기원>(책세상, 2007)이나 <가족, 사유재산 그리고 국가의 기원>(계명대출판부, 2008)도 마찬가지였다. 책은 다 구해놓고도 읽어볼 마음은 들지 않았는데, 지난달에 인류학 책을 몇권 보면서 다시금 관심을 갖게 됐다.

 

 

사실 엥겔스의 책은 미국의 인류학자 루이스 헨리 모건의 <고대사회>(문화문고, 2005)에 자극을 받아 쓰인 것이기에 <고대사회>를 같이 읽거나 먼저 읽는 게 순서에 맞다. 하지만 이미 절판된 지 오래인 책. 그나마 아쉬운 대로 인류학 개론서들이나 김용환의 <모건의 가족인류학>(살림, 2007)을 예비적으로 참고할 수 있다.

 

 

<맑스사전>(도서출판b, 2011)의 '가족, 사유재산 및 국가의 기원' 항목 설명은 이렇게 시작한다.

이 책은 부제 '루이스 H. 모건의 연구를 계승하며'가 보여주고 있듯이, 모건의 고대사회(1877, 부제 '야만에서 미개를 거쳐 문명에 이르는 인류 진보의 계열의 연구')를 계승하면서 유물론적인 역사관을 발전시킨 엥겔스의 저서. 서문에 있는 바와 같이 "어느 정도까지 맑스의 유언을 집행한 것"이기도 하다. 1891년 대폭 증보, 개정된 4판이 나와서 이것이 현재까지 계속해서 읽혀지고 있다.

<칼 맑스 프리드리히 엥겔스 저작선집6>(박종철출판사, 1997)에도 <가족, 사적 소유 및 국가의 기원>이 수록돼 있는데, 자세히 살펴보진 않았지만 이 역시 발췌역으로 보인다. 후주에는 이런 설명이 제시돼 있다.

엥겔스는 <가족, 사적 소유 및 국가의 기원>을 1884년 3월말에서 5월말까지 집필하였다. 맑스의 수고를 교열하던 중, 엥겔스는 맑스가 1880/1881년에 아메리카의 민속학자 루이스 헨리 모건의 <고대사회>에 관해 작성해둔 상세한 개요를 발견하였고, 모건의 책에 붙인 맑스의 비판적 주석을 이용하여 역사 유물론의 관점에 선 그 연구 성과를 분석하고 일반화하기로 결심하였다. 동시에 엥겔스는 자본주의 이전의 사회구성체 등에 관한 북아메리카, 영국, 독일, 러시아, 프랑스 등의 과학자들의 최신 연구 성과들을 비판적으로 충분히 이용하였다. 그밖에도 그리스 및 로마와 게르만인 및 고대 아일랜드의 역사에 관해 엥겔스 자신이 다년 간에 걸쳐 이전에 행한 연구의 결과들도 거기에 활용하였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마르크스 사후에 쓰인 책이다. 같이 읽어보기 위해 펭귄판 영어본도 주문했는데, 2010년에 나왔다. 영어판으로도 '오래된 새책'이다...

 

12. 02. 23.

 

 

P.S. 저녁에 책을 받아보니 옮긴이 후기에 이렇게 적혀 있다. "이 책은 특히 고대사, 인류학, 여성학, 사회학 등 제반 학문의 연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번역한 것이다. 그리고 이 분야 전공자들은 모건의 <고대사회>(최달곤, 정동호 공역, 현암사, 1978)를 꼭 읽어보기를 바란다."(451쪽) 번역자가 같은 것으로 보아 <고대사회>는 문화문고판 이전에 현암사판이 먼저 나왔던 것. 표지를 찾아보니 오른쪽 표지는 기억이 난다. 아마도 학부시절엔 서점에서 구할 수 있었을 책이다. 그러나 '고대사회'에 대해 관심을 갖기까지는 한 세월이 흘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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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그린비출판사에서 주최한 '푸코 이후의 정치와 철학' 심포지엄에 갔다가 들은 발표 가운데 하나는 임동근 박사의 '사회과학 방법론으로서의 '장치' 분석'이었다. 푸코와 아감벤의 이론적 화두로 '장치'란 말이 궁금했는데 어떤 의미이고 어떤 맥락에서 쓰이는 말인지 대략 감을 잡을 수 있었다.

 

 

발표자의 이력이 궁금해서 찾아보니, 뜻밖에도 이미 소장하고 있는 책들의 역자다. 데이비드 하비의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공간들>(문화과학사, 2010), 조나단 크래리의 <관찰자의 기술>(문화과학사, 2001) 같은 책을 옮기거나 공역했다. 저작으론 <서울에서 유목하기>(문화과학사, 1999)가 있지만 절판된 상태다. 거기까진 괜찮은데, 알라딘에는 '임동근'이란 이름으로 검색되지 않는 책이 있다. 역자소개를 보고서야 알았는데, 리처드 세넷의 <살과 돌: 서구문명에서 육체와 도시>(문화과학사, 1999)가 그것이다. 이미 여러 차례 다시 나오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한 적이 있지만 여전히 감감 무소식인 책!(세넷의 <공적 인간의 몰락>과 함께 재출간을 기대하는 책이다.) 

 

 

이 <살과 돌>의 역자가 알라딘에는 '조용'으로 돼 있지만 오기다. 임동근, 박대영, 노권형, 3인 공역이다. 제목에서 '살'은 '서구문명에서 육체와 도시'란 부제에서 '육체'를 가리키고 '돌'은 '도시'를 뜻한다. 도서관에서 대출했다가 미처 읽지 못하고 반납한 기억이 있는데, 새삼 생각이 나 재출간 '촉구' 페이퍼를 쓴다. 저자 세넷에 대해서 예전 페이퍼에서는 이렇게 소개했었다.

 

<제3의 길>의 저자 앤서니 기든스가 "그는 무척 활달하고, 교제의 폭이 넓으며, 사람들과 막힘없이 대화를 나눈다. 하도 사통팔달해서 어떤 모임에서든 다른 참석자 모두를 합쳐도 그의 박식함을 따라가기 힘들다."라고 평한 세넷의 책은 그간에 <살과 돌>(문화과학사, 1999), <신자유주의와 인간성의 파괴>(문예출판사, 2002), <불평등 사회의 인간존중>(문예출판사, 2004) 등이 소개되었다. 가장 먼저 소개되었던 책은 <공인의 몰락>(1974)을 옮긴 <현대의 침몰: 현대 자본주의의 해부>(일월서각, 1982)였다. 언제 한번 읽어보고 싶은 저자였는데, <뉴캐피털리즘>이 좋은 출발점이 될 듯싶다.

<뉴캐피털리즘>(위즈덤하우스, 2009) 이후에 <장인>(21세기북스, 2010)이란 책이 더 나오긴 했다. 하지만 그래도 '선결독서'라는 게 있다. <공적 인간의 몰락>과 <살과 돌>이 그런 독서감이다.

 

12. 0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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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주간경향(964호)에 실은 서평을 옮겨놓는다. 강양구, 박성민의 <정치의 몰락>(민음사, 2012)이 글감이다. 곧 다가올 선거철을 맞아 베테랑 정치 컨설턴트가 보는 '정치판'이 어떤 것인지 귀동냥을 해봐도 좋겠다. 개인적으론 백낙청 교수의 <2013년체제 만들기>(창비, 2012) 연장선상에서 읽은 책인데, 박성민의 '75퍼센트 민주주의'는 분류하자면 '2012년체제 만들기'에 해당한다.

 

 

 

주간경향(12. 02. 22) ‘75% 민주주의’로의 변화

 

프레시안의 강양구 기자가 묻고 정치 컨설턴트 박성민이 답한 <정치의 몰락>은 비슷한 형식의 책 두 권을 먼저 생각나게 한다. 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한 <진보집권플랜>(오마이북)과 지승호가 묻고 엮은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푸른숲)가 그것이다. 앞에 나온 두 권이 뚜렷하게 진보집권과 진보정치운동을 지향한다면 <정치의 몰락>은 좀 더 객관적으로 2012년 한국정치를 진단하고 전망한다. 한국정치,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가.

 

‘정치의 몰락’이라는 제목과 ‘누가 정치를 죽였는가?’라고 묻는 서문은 사실 책의 핵심을 잘 짚어내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두 저자가 나눈 대화의 얼개는 오히려 ‘보수시대의 종언과 새로운 권력의 탄생’이란 부제에서 더 잘 드러난다. 즉 ‘종언과 탄생’이 ‘한국의 대표 정치 컨설턴트’가 지금의 한국정치를 보는 프레임이다. 하지만 그 종언과 탄생 사이에는 약간의 간극이 있다. 한 시대가 종언을 고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새로운 시대가 바로 도래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조금 희망적으로 보자면 지금은 새로운 시대의 ‘전야’이다. 지난해 10월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후보가 당선된 것은 어쩌면 한국정치사의 ‘변곡점’으로 기록될지도 모른다. “지난 60여년간 유지되어온 보수 우위의 시대가 끝나고 보수와 진보가 전략적으로 대치하는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하는 신호탄”일 수 있다. 물론 부정적으로 보자면 ‘진정한 어둠’을 아직 남겨놓은 ‘시대의 마지막 밤’일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이 두 갈래 길의 선택권이 우리에게 있다는 사실이다. 이 ‘우리’는 세대적 의의를 갖는 우리다.

 

박성민은 한국 현대사의 60년을 20년 단위의 시대적 흐름으로 분할하여 간추린다. 먼저 1950~1960년대는 ‘생존에 대한 회의’가 지배한 시대였다. 전쟁으로 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쳤고 이산가족이 됐다. 살아남는 것만이 삶의 목표가 된 ‘실존의 시대’였기에 모두가 의지할 곳을 찾았고, 한국 교회는 유례없이 성장했다.

 

1970~1980년대는 ‘국가권력에 대한 회의’가 지배한 시대였다. 독재권력에 대한 항거가 결국엔 1987년 6월항쟁을 끌어낸 ‘민주의 시대’였다. 냉전의 종식과 함께 시작된 1990~2000년대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연대였고, ‘진보에 대한 회의’가 시대정신를 잠식한 ‘자유의 시대’였다. 이 시기에 한국사회의 주도권은 ‘안보 보수’에서 ‘시장 보수’로 넘어갔고, 그 정점이 2007년 CEO 출신 이명박의 대통령 당선이다. 그러나 2008년 전 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는 ‘시장에 대한 회의’를 촉발했다. ‘정의’가 사회적 화두로 등장했고, 정부까지 나서서 ‘공정사회’를 국정지표로 내세우게 됐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공화의 시대’라는 새로운 시대의 문턱에 도달했다. 혼자만의 자유와 부를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의 연대와 공동체의 안녕에도 관심을 갖게 된 시대다. 우리는 이 새로운 시대정신에 걸맞은 정치적 주체로 재탄생할 수 있을까.

 

새로운 주체의 탄생과 나란히 가야 하는 것은 정치제도의 변화다. 정치의 본질이란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고, 또 “촛불보다는 투표가 힘이 세고, 투표보다는 제도가 힘이 세다”고 믿는 저자는 갈등을 조정하는 가장 유력한 방식이 대화와 타협이라고 본다. 그런데 51%만을 확보하면 모든 것을 장악하는 다수결 방식은 한국사회에서 동의와 승복을 얻어내기 어렵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75% 민주주의’이다.

 

한국사회는 적어도 75%가 동의하는 일에는 승복하는 문화를 갖고 있기에 정치제도 또한 그런 방향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다. 결선투표제를 도입하여 과반수의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 탄생하게끔 하고 선거제를 현행 소선거구제에서 중대선구제로 바꾸는 것이 75% 민주주의의 실현방안이다. 또한 국회의원의 임기도 아예 2년으로 줄여서 선거를 더 자주 치르는 것이 한국정치를 더욱 역동적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인다. 베테랑 정치 컨설턴트가 새로운 권력의 탄생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비가역적(非可逆的) 시스템으로서 새로운 제도의 창출이다.

 

12. 0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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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배송받은 책의 하나는 벤자민 바아버의 <강한 민주주의>(인간사랑, 1992)다. 알라딘에서는 책 자체가 검색되지 않을 정도로 오래 전에 절판된 책이고, 당연히 중고로 구입했다(좀 낡은 인상을 주지만 손을 탄 책은 아니다). 무려 20년 전이니! 책값도 6천원이니까 그때 가격으론 꽤 비싼 축에 든다(중고가가 5천원이었다).

 

 

'벤자민 바아버'는 이후에 '벤자민 바버'로 표기됐고, 공저를 포함해 몇권 더 출간됐다. <강한 시민사회 강한 민주주의>(일신사, 2006)는 언젠가 <강한 민주주의>를 찾다가 구할 수 없어서 '꿩 대신 닭'으로 구입한 기억이 나는데(어디에 두었는지?) 지금은 절판됐다. 절판된 걸로 치면 <지하드 대 맥월드>(문화디지안, 2003), <프리바토피아를 넘어서>(백의, 2001)까지 마찬가지. 개인적으론 모두 소장하고 있는 책들이기에(당장 입증할 수는 없더라도) <강한 민주주의>까지 포함하면 벤자민 바버 '전작'이다.

 

 

찾아보니 <강한 민주주의> 원서는 2004년에 20주년 기념판이 나왔다. 1984년에 초판이 나왔다는 얘기다(책의 서문은 1983년에 쓰였다). '올드'한 책이지만 토크빌의 <미국의 민주주의>가 계속 읽을 만하다면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책으로 <강한 민주주의>도 다시 나옴직하다(우리도 20년이 됐으니!). 강력한 '참여정치' '참여민주주의'를 주장한다는 점에선 사실 지난 참여정부의 '교과서' 같은 책이어야 했다. 이제라도 '약한 민주주의' 대신에 '강한 민주주의'를 우리가 가질 수 있을까. 저자의 문제의식은 이렇다.

 

이 시대의 다양한 위기들에 직면하여, 우리는 너무 많은 민주주의 때문이 아니라 너무 적은 민주주의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 이러한 제퍼슨의 확신은 이 책에서 전개되는 주장의 핵심이다. 토크빌의 시대에서부터 민주주의의 과잉은 자유주의제도를 해칠 수 있다고 말해져 왔다. 그런데 나는 자유주의의 과잉이 민주주의제도를 손상시켜 왔다는 점을 보여줄 것이다. 왜냐하면 서구사회가 경험해 왔던 어떤 적은 민주주의도 그것을 지지하였던 자유주의제도와 그것의 이론과 실천을 도출하였던 자유주의 철학에 의해 반복적으로 손상을 입어왔기 때문이다.

 

바버는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결합으로서 자유민주주의가 '적과의 동침'이라는 걸 시사한다. 그런 점에서도 일독할 만하지 않을까. 약한 민주주의(자유주의)에 대한 반론과 강한 민주주의(시민정신)에 대한 찬론으로 구성돼 있는 책의 목차는 이렇다.

 

제1부 약한 민주주의: 자유주의에 대한 반론
1장 약한 민주주의: 동물원관리로서의 정치
2장 선개념적 준거틀: 뉴턴적 정치
3장 인식론적 준거틀: 데카르트적 정치
4장 심리학적 준거틀: 탈정치적 인간
5장 20세기의 약한 민주주의: 잠재된 병리현상

제2부 강한 민주주의: 시민정신에 대한 찬론
6장 강한 민주주의: 살아가는 방식으로서의 정치
7장 개념적 준거틀:참여적 정치
8장 시민정신과 참여: 인식론으로서의 정치
9장 시민정신과 공동체: 사회적 존재로서의 정치
10장 오늘날의 현실: 현대세계에서의 강한 민주주의의 제도화

 

책의 대략적인 내용은 어림짐작해볼 수 있다. 그래도 다시 나오면 더 좋겠다. 올해만큼 적절한 시기도 드물지 않을까...

 

12. 0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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