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비만을 다룬 책들을 몇권 읽다가 자꾸 눈에 밟히는 책이 있어서 간단히 적는다. 피터 싱어의 <동물해방>(연암서가, 2012)이다. 

 

 

사실 이 책은 <동물해방>(인간사랑, 1999)이라고 나왔었고 아직 절판되지 않았다. 역자가 같은 걸 보면 번역판권만 옮겨간 듯 보인다. '개정완역판'이라고 한 걸로 보아 약간 개정됐을 수도 있고. 1975년에 나온 원저가 개정판이 나온 것 같지는 않다. 여하튼 '피터 싱어'라는 이름을 각인시켜준 그의 출세작이자 대표작이다. 인간사랑판을 이미 갖고 있는 나로선 좀 머뭇거리게 되지만, 아직 갖고 있지 않은 분은 새 번역판을 구입하시면 되겠다. 독서는 나중에 하더라도 소장용으로 의의가 있기에(이런 제목의 책이 서가에 꽂혀 있는 것만으로도 교육효과가 있다).

 

 

'동물해방'에서 한걸음 더 나가면 '동물권'이란 말과 조우하게 된다. 인간해방에서 동물해방으로 가는 여정이 인권에서 동물권으로 넘어가는 여정이다. 지난주에 '아주 특별한 상식' 시리즈의 하나로 나온 <동물권, 인간의 이기심은 어디까지인가?>(이후, 2012)가 유용한 가이드북이다. 고등학생들의 토론용 교재로도 어울리는 책이다. 같이 읽을 만한 책으로 얼른 떠올린 건 마크 베코프의 <동물 권리 선언>(미래의창, 2011)과 피터 싱어가 엮은 <동물과 인간이 공존해야 하는 합당한 이유들>(시대의창, 2012)인데, <동물권>의 부록을 보니 몇권 더 소개돼 있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존 쿳시의 <동물로 산다는 것>(평사리, 2006), 역시 작가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민음사, 2011), 그리고 조슬린 포르세 등이 쓴 <우리 안에 돼지>(숲속여우비, 2010) 등이다. 마지막 책은 청소년 도서다. 오늘 저녁에도 불고기로 끼니를 해결했지만, 동물권에 대해서 생각하다 보면 식습관도 조금씩 달라질지 모를 일이다. 물론 인권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나라들의 현실이라면(유명무실한 국가인권위원회를 가진 나라를 포함해서) 더 말해서 무엇할까...

 

12. 0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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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는 날이라(직장인이 아니라면 대개 '재택'한 날일 테지만) 아이한테 저녁을 차려주어야 하는데, 일곱 시에 먹겠다고 해서 잠시 시간이 떴다. 나는 배가 고픈 상태이지만, 허기를 기운삼아 페이퍼를 적는다(당연히 몇자 못 적을 것이다!). 제목은 러시아 시인 오시프 만델슈탐(1891-1938)의 시집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문학의숲, 2012)에서 가져왔다. 시인은 이렇게 말했다. "난 하고 싶은 말을 잊었다.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비단 시인의 말이 아니더라도 맥락만 닿는다면 우리도 하고픈 말이다.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고.

 

 

 

만델슈탐의 시집이 처음 번역된 건 아니다. 역자인 조주관  교수가 <오늘은 불쾌한 날이다>(열린책들, 1996)란 제목으로 한번 선집을 펴낸 적이 있다. 아마 새로 나온 번역본과 중복되는 시들이 많을 듯싶다. 하지만 당장 내가 손에 들 수 있는 건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이고 표지도 더 맘에 든다. 만델슈탐에 대해선 아내 나데쥬다 만델슈탐의 회고록 <회상>(한길사, 2009)이 번역돼 있으므로 참고할 수 있다. 가슴 먹먹한 대목이 자주 나오는 아주 유명한 회고록이다. 시인은 스탈린시대 대숙청기에 수용소에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는데, 그에 관한 회고를 담고 있다.

 

물론 '번역시'야 언제나 핸디캡을 안게 되지만, 시인의 '시정신'은 우리말로도 전달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시집의 말미에는 러시아문학 전공자이기도 한 이장욱 시인의 발문이 실렸다. '나의 사랑하는 적(敵), 만델슈탐'.

 

 

만델슈탐을 떠올린 김에 최근에 번역된 현대 러시아문학 작가들에 대해서도 한 마디. 저명한 연극이론가이자 극작가 니콜라이 예브레이노프(1879-1953)의 <가장 중요한 것>(문학과지성사, 2012)이 번역돼 나왔다. 오래전 대학원 시절에 접해본 작가인데, 그동안 잊고 있었다. '러시아의 피란델로'란 별칭으로도 불리는 듯한데, 이번에 나온 작품집에는 '즐거운 죽음', '제4의 벽', '가장 중요한 것' 세 편이 수록돼 있다.

 

더불어, '20세기의 도스토예프스키'로도 불리는 안드레이 플라토노프의 단편집 <예피판의 갑문>(문학과지성사, 2012)도 같은 대산세계문학총서의 하나로 출간됐다. <코틀로반>(문학동네, 2010)의 번역자 김철균 교수가 우리말로 옮겼다.

 

 

 

말이 나온 김에 한번 더 언급하자면, 플라토노프의 단편집으론 <귀향 외>(책세상, 2002)이 번역돼 있다. <구덩이>(민음사, 2007)는 <코틀로반>과 원제가 같은 작품, 하지만 다른 판본을 옮긴 것이다. 그리고 장편 <행복한 모스크바>(지만지, 2009)가 더 번역돼 있으며 대표작 <체벤구르>가 번역중인 상태다. 흠, 저녁 먹어야겠다...

 

12. 0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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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책상 정리를 '약간' 하다가 지난주 한겨레21(924호) 특집기사를 읽었다. 라틴아메리카 연구자이자 저술가인 이성형 교수의 추모특집이었다(http://h21.hani.co.kr/arti/special/special_general/32723.html). 53세면 아직 젊은 나이인데, 유명을 달리해 안타깝다. 학계의 부정의한 대우에도 불구하고, 라틴아메리카 지역연구에 혼신의 힘을 다했던 성실한 학자였다. 특별한 면식은 없지만, 고인을 기억하는 의미에서 그가 남긴 책들을 리스트로 만들어놓는다. 가장 최근작인 <대홍수>(그린비, 2009)와 공역서 <라틴 아메리카, 미국, 세계>(까치, 2010), (까치, 1999)<아메리카노>(길, 2012) 등은 오늘 주문했다. 고인이 엮은 책으로 <라틴 아메리카의 역사와 사상>은 절판돼 아쉽다...

 


13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아메리카노- 라틴아메리카의 독립투쟁
존 찰스 채스틴 지음, 박구병.이성형.최해성 외 옮김 / 길(도서출판) / 2012년 1월
22,000원 → 19,8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6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2년 08월 28일에 저장

브라질 : 역사 정치 문화
이성형 엮음 / 까치 / 2010년 8월
20,000원 → 18,000원(10%할인) / 마일리지 1,000원(5% 적립)
2012년 08월 28일에 저장
절판

라틴 아메리카, 미국, 세계
피터 H. 스미스 지음, 이성형.홍욱헌 옮김 / 까치 / 2010년 8월
23,000원 → 20,7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50원(5% 적립)
2012년 08월 28일에 저장
품절

대홍수- 라틴아메리카, 신자유주의 20년의 경험
이성형 지음 / 그린비 / 2009년 11월
25,000원 → 22,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6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2년 08월 28일에 저장



13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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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이주의 책'을 꼽아놓곤 하는데, 사실 여유가 있다면 매일 '오늘의 책'도 고를 수 있다. 욕심만 내다가 말지만, 오늘은 저녁 먹고 잠시 쉬는 막간에 만용을 부려본다. 그런 만용을 부추긴 책은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펭귄클래식코리아, 2012)이다.

 

 

 

사실은 지난달에 관심이 생겨서 수집해놓으려고 했던 책인데, 축약본(푸른숲주니어판)만 있고 완역본인 듯싶은 책(어문각판)이 절판된 상태였다. 중고로라도 구하려다가 펭귄본 원서만 구한 기억이 있다. 때마침 구하던 책이 나오니 반갑지 않을 수 없다. <두 도시 이야기>는 어떤 책인가?

 

19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 찰스 디킨스의 장편소설. <위대한 유산>과 함께 디킨스 후기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이 책은, 디킨스의 작가적 연륜이 원숙한 경지에 이르렀던 무렵에 쓰인 작품이다. 프랑스 혁명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삶과 귀족의 폭압 정치, 복수의 광기 등을 생생하게 묘사한 역사소설이자, 한 남자가 가슴속 깊이 간직한 사랑, 아름답지만 비극적인 희생과 염원을 담은 숭고한 사랑 이야기이다. 1859년 단행본으로 선보인 이래 2억 부 이상 판매되어 오늘날 영어권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 중 하나이다. 명성에 비해 국내에서는 그간 축약본이나 일부 누락된 번역본으로만 소개되어 아쉬움을 남겼던 이 작품의 국내 첫 완역 출간은, 기다려왔던 독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론 중학교 때 청소년용 세계문학전집으로 읽었는데, 분량을 보아하니 그때도 완역본은 아니었던 듯싶다. 다시금 관심을 갖게 된 김에 이번엔 완역본을 완독해볼 참이다. <위대한 유산>도 그런 식으로 계산하면 축약본으로 읽었던 듯하므로 이 참에 다시. 여러 번 강조한 바 있지만, 고전 독서는 언제나 '다시 읽기'이니까...

 

 

말이 나온 김에 디킨스를 읽는다면 무얼 더 읽어야 할까. 스크루지 영감이 등장하는 단편집 <크리스마스 캐럴>을 제쳐놓으면, <올리버 트위스트>와 <어려운 시절>까지다. 번역본은 모두 창비에서 나왔다.

 

 

그리고 무려 1120쪽에 달하는 <데이비드 코퍼필드>(동서문화사, 2011). 디킨스 읽기에 몰입한다고 해도 짐작엔 <데이비드 코퍼필드>를 읽을 때쯤이면 크리스마스 캐럴이 들릴 만하다. 그래도 시작한다면 일단 <두 도시 이야기>부터...

 

 

12. 0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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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나온 책 가운데 <여성, 거세당하다>(텍스트, 2012) 덕분에 안면을 트게 된 저자가 '20세기 후반의 가장 중요한 페미니스트'로 소개되는 저메인 그리어이다. 저명한 셰익스피어 학자이기도 하다는 사실에 놀라 그녀가 쓴 셰익스피어 입문서를 <여성, 거세당하다> 원서와 같이 구입하기도 했다(<셰익스피어의 아내> 같은 책도 소개되면 좋겠다).

 

 

 

<여성, 거세당하다>(1970)는 저메인 그리어의 데뷔작이기도 한데, 국내엔 그보다 먼저 <보이>(새물결, 2004)란 책이 소개됐었다. 이번에 알게 돼 구입한 책인데(2004년에 나왔으니 내가 모를 만하다), '아름다운 소년'이 부제. 일종의 화집 성격의 책이다. 소개에 따르면 "19세기 이후 망각 속으로 사라져버린 '소년들'을 복권해내고 있는 책"으로 저자는 "여성의 벌거벗은 육체가 미의 이상으로 규범화된 것은 19세기 이후의 일일 뿐이라며, 동물의 세계에서 아름답게 치장하는 쪽은 수컷들이듯 자본주의 이전의 문화에서도 남성들이 더 아름다웠다고 말한다. 그리고 수많은 도판자료들을 통해 19세기 이전의 '소년들'을 불러낸다."

 

 

 

한편 <여성, 거세당하다>를 표지에서 구면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바로 <비치: 음탕한 계집>(황금가지, 2003)과 <프로작 네이션>(민음사, 2011)의 저자 엘리자베스 워첼이다. 책의 발문 중 하나를 워첼이 쓰고 있는데, 그녀는 이 선배 페미니스트의 책에 대해서 이렇게 평했다. "이 책이 내 삶을 바꿔놓았다. 저메인 그리어는 무모하리만큼 용감하며 예리하고 도발적이다."(This book changed my life. Germaine Greer is brave and crazy, serious and fun, sharp and sexy.) 워첼의 책은 2004년에 나온 게 신작인 걸 보면 활동이 뜸한 듯하다.

 

여하튼 두 사람이 <여성, 거세당하다>란 책을 통해 엮인다는 걸 알게 됐다. 1970년이면 42년 전에 나온 책인데, 어떤 의미가 있을까? 책에는 1991년판 저자의 서문이 맨앞에 붙어 있는데, 저메인 그리어도 이 문제를 먼저 언급한다. "20년 전 <여성, 거세당하다> 서문에서 나는 이 책이 금방 시대에 뒤처져 사라지리라 생각한다고 썼다. 나는 20세기 후반에 선진국에서 이뤄지고 있던 성 억압에 대한 내 분석과 전혀 무관한 새로운 유형의 여성이 지구에 나타나길 바랐다."

 

 

 

그런 서두라면, 그 다음엔 실제로 새로운 여성들이 많이 등장했지만 성에 대한 억압 또한 여전히 존속하고 있기에 이 책이 던지는 문제의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런 식의 애기를 자연스레 기대해볼 수 있다. 이 서문의 제목이 번역본에는 '팔라딘 출판사의 21세기 기념판 서문'이라고 돼 있는데, 오류이다. '21st Anniversary Edition'(21주년 기념판)에 붙인 서문이다. '21주년'을 '21세기'로 옮긴 건 나름대로 전략적 판단의 결과일지도 모르겠지만, 사실과는 무관하다. 사실 '21주년 기념판'이란 게 혼동을 낳을 만하다. 보통은 '20주년'처럼 10년 단위로 끊어지니까. 추정컨대, '20주년 기념판'을 내려고 준비했지만 좀 늦어졌던 게 아닌가 싶다.

 

 

 

<여성, 거세당하다>는 다른 책들에서 보통 <거세된 여성>이나 <거세된 여자>란 제목으로 번역됐는데, 찾아보니 크리스티아네 취른트의 <책>(들녘, 2003), 데보라 펠더의 <여성의 삶을 바꾼 책 50권>(부글북스, 2007) 등에서 언급된다. <게코스키의 독서편력>(뮤진트리, 2011)의 한 장도 <거세된 여자>에 할애돼 있는데, 저메인 그리어의 이런 말을 인용하고 있다. “해방 전략의 열쇠는 상황을 까발리는 데 있으며, 그렇게 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더할 나위 없이 뻔뻔한 말과 행동으로 학자와 전문가를 격분시키는 것이다.”

 

 

12. 0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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