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오래된 새책' 카테고리도 충전을 한다. 눈에 띄는 책 두 권 때문인데, 먼저 미국 철학자 알렉산더 네하마스의 <니체: 문학으로서 삶>(연암서가, 2013)이 다시 나왔다. 애초에 <니체, 문학으로서의 삶>(책세상, 1994)이라고 출간됐던 책으로 영어권의 대표적인 니체 연구서 가운데 하나다.  

 

 

믿기진 않지만 따져보니 거의 20년 전에 흥미롭게 읽은 책이고, 원서까지 구입했었다. 영원회귀에 대한 해석이 독창적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네하마스는 니체 말고도 고대 철학의 권위자인데, <삶의 기술: 플라톤에서 푸코까지 소크라테스적 성찰>, <오로지 행복의 약속>, <진정성의 미덕> 같은 책들이 대표적인 저작이다. <삶의 기술>은 갖고 있는 책이고, 나머지 책들은 이번에 구입하려고 한다.

 

 

 

네하마스의 <니체>만큼 반가운 책은 밀란 쿤데라 전집판으로 다시 나온 <배신당한 유언들>(민음사, 2013). 오래 전에 <사유하는 존재의 아름다움>(청년사, 1994)으로 번역됐었다. 아, 이 또한 20년 전에 읽은 책이라니! 제목은 <배반의 약속>이라고 예고됐었는데, <배신당한 유언들>로 최종 낙착된 모양이다. 나는 주로 <배반당한 유언>이라고 부르던 책이다. 누가 배신/배반한 것인가? 원고를 모두 불태워달라는 친구 카프카의 부탁을 배신/배반한 막스 브로트가 대표적이다. 기억엔 쿤데라가 브로트를 맹비판했던가.

 

 

 

쿤데라의 소설도 소설이지만 그의 일급의 에세이들도 나는 즐겨 읽는 편인데, 전집에 들어가 있는 건 네 권이다. 순서대로 하면 <소설의 기술>, <배신당한 유언들>, <커튼>, <만남> 순이다. 생각난 김에 따로 모아놓아야겠다. 영어본들도 다 구했었는데, 어디에들 가 있는지 확인도 해야겠고. <배신당한 유언들>이 당일배송이 안 돼 아쉬운데, 책은 내주에나 손에 들 듯싶다...

 

13. 0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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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개봉 화제작은 조 라이트 감독의 <안나 카레니나>(2012)다. 감독보다도 타이틀롤을 맡은 키라 나이틀리와 남편 카레닌 역의 주드 로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주 씨네21도 마찬가지인데, 사실 키라 나이틀리가 의외의 캐스팅인 건 사실이다.

 

제인 오스틴이라면 몰라도, 톨스토이라니. 영국의 로맨틱코미디 명가 워킹타이틀이 러시아의 걸작 소설을 영화화한다는 것도 의문이었지만, <안나 카레니나>의 가장 큰 미스터리는 키라 나이틀리가 안나를 연기한다는 것이었다. 푹 꺼진 눈매에, 남자아이같이 호탕하게 웃던, <오만과 편견>과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의 깡마른 그 배우가 안나 카레니나를 맡았다고? 다음은 모두의 우려와 달리, 자신만의 안나를 성공적으로 연기해낸 키라 나이틀리의 이야기다.(씨네21)

키라 나이틀리의 연기에 대해서는 호평도 많이 나오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그렇더라도 원작의 안나와 동일시하기가 쉽지 않았다. 여러 버전의 <안나 카레니나>를 봐 왔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배우는 역시나 그레타 가르보다. 클레런스 브라운 감독의 흑백영화 <안나 카레니나>(1935)에 나온 안나(참고로 이 영화에서 브론스키는 이미지로만 보자면 최악의 캐스팅이었다) 물론 조건이 있다. 러시아식 털모자를 쓴 안나. 모자를 벗은 안나는 또 다른 이미지이기에. 이미지만으로 보자면 줄리앙 뒤비비에 감독의 <안나 카레니나>(1948)의 주연 비비안 리보다도 더 빼어나다.

 

 

그레타 가르보의 눈빛과 카리스마에 견주면 알렉산드르 자르히 감독의 러시아판 <안나 카레니나>(1967)의 안나 역 타치야나 사모일로바도 빛이 바랜다.

 

 

톨스토이의 원작에서 안나는 서른 살의 유부녀이지만 스무살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것으로 돼 있다. 그레타 가르보가 안나 역을 연기했을 때 그녀의 나이가 서른이었다. 사모일로바는 34살. 영화에서는 30대 중반, 심지어는 40대로도 보인다(무도회에서 브론스키와 춤추는 장면에서는 연인이 아닌 모자가 춤추는 것 같다!). 아무리 연기를 잘한다고 해도 여성적 매력이란 점에서 감점을 당할 수밖에 없다.

 

요즘 관객들에겐 그래도 가장 친숙한 소피 마르소는 어떤가. <안나 카레니나>(1997)는 소피 마르소가 31살에 찍은 영화다.

 

 

예쁜 얼굴이지만 '고뇌'를 표현하기에 좀 부족한 마스크다. 키라 나이틀리가 안나 역에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했지만 털모자를 쓰면 좀 나아진다. 역시 러시아 영화에서는 모자를 쓰는 게 낫다...

 

 

결론적으로 <안나 카레니나>는 여전히 적임자를 미래형으로 남겨놓고 있다...

 

13. 03. 27.

 

P.S. 브론스키 역에 가장 어울리는 배우는 누구일까? 저마다 취향이 다를 수 있지만, 나더러 캐스팅하라면 러시아판 <안나 카레니나>(1967)에 나오는 바실리 라노보이를 꼽겠다. '러시아 영화사상 가장 잘 생긴 장교'라고도 일컬어진다. <전쟁과 평화>(1965)에서는 나타샤를 유혹하는 유부남 아나톨로 출연한 경력도 있다. 60년대니까 좀 옛날이긴 하지만 러시아에서는 이런 배우를 '잘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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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예고됐던 책인데, 일본의 한국사학자 미야지마 히로시의 신간이 출간됐다. <일본의 역사관을 비판하다>(창비, 2013). <미야지마 히로시, 나의 한국사 공부>(너머북스, 2013)가 출간됐을 때 인터뷰 기사에서 곧 나온다고 하던 책이다. 해외 한국학자들의 책에 관심을 갖고 있는 편인데, 우리와는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는 점과 대부분 매우 성실하다는 점이 주목하게 하는 이유다. 미야지마 히로시도 대표적인 경우다. 공저까지 포함해 국내에 여럿 번역돼 있지만 찾아보니 맨처음 소개됐던 <양반>(강, 1996)은 절판됐고, 다른 몇권도 품절 상태다. 다시 출간되기를 바라는 마음까지 담아서 리스트를 만들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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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역사관을 비판한다
미야지마 히로시 지음 / 창비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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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지마 히로시, 나의 한국사 공부- 새로운 한국사의 이해를 찾아서
미야지마 히로시 지음 / 너머북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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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한국 병합을 말하다- 일본의 진보 역사학자들이 말하는 한국 강제 병합의 의미
미야지마 히로시 외 지음, 최덕수 외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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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근대이행의 세 갈래- 동아시아
백영서 외 지음 / 창비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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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매일 강의가 있기에 자정을 전후로 한 시간은 주로 강의준비에 할당되는데, 막간에 커피 한 잔 마시면서 강의준비 대신에 이번주 시사IN을 훑어보았다. 출판면에서는 '금주의 저자'로 <청춘의 커리큘럼>(한티재, 2013)을 펴낸 이계삼씨를 다루고 있었다. 지난해 교직생활을 그만두었다고만 알고 있었는데, 기사를 읽으니 지금은 감물생태학습관에서 인문학 교사 겸 사무장으로 일한다고 한다.

 

 

'고민하는 청년들과 함께하는 공부의 길'이 부제인 <청춘의 커리큘럼>은 독서 에세이의 형식을 취하고 있어서 낯설지 않다. '책을 펴내며'에서 저자는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를 이렇게 적었다.

나는 이 책을 2011년에 구상했다. 그 무렵 나는 11년간의 교직 생황을 정리하기로 결심하고, 10대와 20대가 세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이제 나는 농사와 인문학을 큰 줄기로 하는 작은 학교에 둥지를 틀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을 세상 앞에 내놓는다.

그 '작은 학교'가 감물생태학습관인 모양이다. 기사를 보니 "천주교 부산교구회에서 폐교를 활용해 청소년이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귀농교육을 한다." 다른 책에서 읽은 기억이 나는데, 저자는 과거 수도원과 같은 곳을 이상적인 교육 공간이자 교육 공동체라고 생각한다. 기도와 노동이 핵심 가치인 곳이다. "기도할 수 있는 정신과 노동할 수 있는 몸으로 인간이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이것이 기자는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생각할 수 있는 힘과 자급자족할 수 있는 노동력을 의미"한다고 정리했다. 책에서는 '나는 왜 학교를 그만두었는가'라는 마지막 장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내용인데, 그의 강조하는 '몸의 교육'은 이런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정말 갈급한 것은 '몸의 교육'입니다. 교육의 최종심급은 '몸'입니다. 가톨릭의 교부 가운데 한 명인 베네딕트 성인과 관련된 글을 읽다가 번쩍, 하는 느낌이 온 적이 있었습니다. AD 5세기 경에 살면서 국교가 되어 지배자의 종교가 되어버린 기독교의 타락을 염려했을 그 분의 핵심적인 가치는 바로 '기도'와 '노동'이었습니다. 인간이 구원을 받기 위해서 복잡한 게 필요하지 않다, 기도할 수 있는 정신과 노동할 수 있는 몸이 있으면 된다는 거죠. 저는 이것을 근대적 교육 언어로 번역하고 싶었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인문학'과 '농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328-9쪽)

그런 생각에서 작은 귀농학교를 준비하고 있다 했는데, 그 귀농학교가 문을 연 것. '몸의 교육'이 의미 있는 결실을 맺기를 기대한다. '변방의 사색'보다는 '청춘의 커리큘럼'이 그래도 일보 전진인 듯해서 보기에 좋다...

 

13. 0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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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에 드 릴아당(1838-1889)과 허버트 조지 웰스를 묶어서 언급한 적이 있는데, 강의차 빌리에의 작품을 읽다 보니 그의 또다른 짝은 동시대 작가 위스망스다. "소설가 위스망스(1848-1907)는 그의 걸작 <거꾸로>에서 젊은 세대들에게 이 작품을 꼭 읽어보라고 권했다."는 소개에서 이 작품은 <잔혹한 이야기>(물레, 2009)다. 또 위스망스는 빌리에가 식도암으로 사망할 때 말라르메와 같이 가족이 없던 그이 임종을 지킨 유일한 문우이기도 하다. <거꾸로>(문학과지성사, 2007)를 포함하여 위스망스의 작품도 두 종 번역돼 있기에 두 작가를 같이 묶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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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이브
오귀스트 빌리에 드 릴아당 지음, 고혜선 옮김 / 시공사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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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파티에서 만난 사람
빌리에 드 릴아당 지음, 박혜숙 옮김, 이승수,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 바다출판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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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이야기
빌리에 드 릴아당 지음, 고혜선 옮김 / 물레 / 2009년 11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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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조리스-카를 위스망스 지음, 유진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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