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예고된 일이지만 프랑스 철학자 알랭 바디우가 슬라보예 지젝과 함께 내한한다. 지젝은 세번째이지만 바디우는 첫 방한이다. 행사의 전반적인 일정과 의의에 대해서는 주선자인 이택광 교수의 소개글을 참고할 수 있다(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236&contents_id=36364). 행사를 계기로 바디우의 책이 몇권 출간됐기에 올해 나온 지젝의 책과 같이 묶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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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우와 지젝 현재의 철학을 말하다
알랭 바디우 & 슬라보예 지젝 지음, 민승기 옮김 / 길(도서출판) / 2013년 9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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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윤리- 현대 프랑스 철학에 대한 헌사
알랭 바디우 지음, 이은정 옮김 / 길(도서출판) / 2013년 9월
20,000원 → 18,000원(10%할인) / 마일리지 1,0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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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투사를 위한 철학- 정치와 철학의 관계
알랭 바디우 지음, 서용순 옮김 / 오월의봄 / 2013년 9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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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케트에 대하여
알랭 바디우 지음, 서용순 외 옮김 / 민음사 / 2013년 8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2013년 09월 16일에 저장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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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검정을 통과한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일보에 실린 박찬승 한양대 사학과 교수의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시각을 읽을 수 있다. 무엇이 문제인지 쟁점에 관한 대목을 발췌해놓는다(전문은 http://news.hankooki.com/lpage/culture/201309/h2013091520320984330.htm 참조). 박찬승 교수는 근대사 전공자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돌베개, 2013), <마을로 간 한국전쟁>(돌베개, 2010), <민족, 민족주의>(소화, 2010) 등의 저자다. 

 

 

-교학사 교과서 근현대사 부분을 읽어보고 어떻게 느꼈나.

 

"첫 인상은 '미스'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회영 등 6형제가 만주에서 신민회를 조직한 것처럼 썼다거나, 포츠담선언 날짜가 잘못됐다든지, 애치슨 선언과 미군 철수 시기가 뒤바뀌어 있다. 교과서 검정에서는 사실 오류를 제일 먼저 본다. 검정을 거친 교과서인데도 '팩트'에 오류가 많다는 데 놀랐다. 문장이 잘 안 읽힌다. 고등학생 수준에 맞게 써야 하는데 너무 전문적이거나 고유명사 단체 이름 같은 게 한 페이지에 너무 많아 굉장한 학습 부담을 준다. 교과서는 집필에 10개월, 검토에 10개월 걸린다. 필자들이 다 모여 한 줄 한 줄 놓고 이야기를 한다. 나도 교과서 필진으로 참여했을 때 1년 가까이 매주 주말을 반납했다. 교학사 교과서는 그런 시간 투자를 안 하고 급히 쓴 것처럼 보인다."

 

-교학사 교과서는 사실 오류뿐 아니라 식민사관, 친일 미화, 이승만 띄우기 등 여러 지적이 나왔다. 무엇이 가장 문제인가.

 

"사실 오류와 의도적인 왜곡처럼 보이는 부분이다. 다른 여러 교과서에도 5ㆍ16혁명공약을 실었는데 이 교과서만 '민정 이양'을 천명한 6항이 빠져 있다. 적절하지 않은 지문이나 질문도 많다. 명성황후 시해 사건 대목에서도 '민비'를 죽일 수밖에 없었다는 사건 가담 일본인의 글을 소개하면서 왜 일본이 이렇게밖에 할 수 없었을까 생각해보라는 질문을 던진다. 시해범의 입장을 이해하라고 받아들이라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신채호의 '조선혁명선언'에서 국내 문화운동, 실력양성운동 비판하는 대목을 인용하면서 이런 주장이 타당할까 하고 묻는다.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하도록 유도하는 듯 하다. 또 구한말 조선의 유생들은 학문 수양에만 힘쓰고 망국의 책임을 반성하지 않았다고 했다. 의병을 일으킨 유생이 숱하고 자결한 사람은 내가 확인한 것만 70명이 넘는다. 선조들이 무책임했던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것은 자기 비하다. 대한민국 역사에 자긍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썼다면서 이런 자기 폄하적인 부분이 있다."

 

-교학사 교과서 필자인 이명희 공주대 교수는 이 교과서가 식민지 근대화론이라는 비판에 대해 "우리 민족의 내적 발전을 강조하려고 했다"고 반박한다. 그렇게 보이나.

 

"일제의 수탈을 언급하고 물산장려운동을 강조하는 등 식민지 근대화론처럼 비치지 않으려고 신경을 쓴 건 사실이다. 하지만 비판 받을 여지가 있는 부분도 있다. 예를 들면 시간 관념의 변화는 근대의 당연한 현상인데 일제 지배 이후라는 표현을 붙여 일제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게 한다. 그런 건 일제 지배로 만들어졌다기보다는 다양한 형태의 교육과 언론 계몽 같은 것의 역할이 큰 것이다. 일본인 농장주가 수리조합을 만들고 저수지를 잘 축조해 선진적인 농장 운영을 했다는 대목에서도 그들이 간척사업을 위한 공유수면 매립 허가를 특혜로 받았다거나 수리조합에 대한 농민들의 반대 투쟁을 언급하지 않는다. 그냥 일본 사람 대단하다고 느끼게만 써놨다. 그렇게 균형 잡히지 못한 점이 아쉽다."

 

-이 교수는 이승만을 강조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승만에 대한 일반의 잘못된 관념을 바로잡기 위한 거라고 설명한다.

 

"교과서 저자가 자기의 생각을 주입하겠다는 자세는 잘못이다. 교과서는 기본적으로 학계에서 통용되는 상식적인 이야기를 정리해 학생에게 전달한다는 관점에서 써야 한다. 저자가 특정한 목적의식을 갖고 쓰면 편향될 수밖에 없다. 안창호는 초기 임정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도 임정 부분에서 한 번도 거론되지 않는다. 그에 반해 이승만은 도처에서 언급되고, 사진도 가장 많이 나온다."

13. 0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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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좌 공지다. 10월부터 매주 수요일 저녁 7:00-9:00에 이진아기념도서관에서 독서문화특강 프로그램 ‘책을 알고 문화를 배우는 生生 특강’이 진행된다(http://www.sdmljalib.or.kr/community/community_01_view.asp?board_seq=notice&srt=0&seq=15335&page=1&search_word=&search_string= 참조). 그 첫 강의를 맡았는데(카뮈 강의 이후에는 '독서와 사회', '니체 철학'을 주제로 한 강의가 이어진다) 일정은 아래와 같다.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1. 10월 2일_ <이방인>

 

 

2. 10월 16일_ <시지프 신화>

 

 

3. 10월 23일_ <페스트>

 

 

4. 10월 30일_ <전락> 

 

 

13. 0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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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이 지나서야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골라놓는다. 첫주 주말과 휴일에 모두 지방강의를 나간 여파로 그동안 짬을 내지 못했다. 보름치 읽을 거리를 고르는 것이니 욕심부릴 필요가 없겠다 싶지만, 한편으론 이번주에 5일간의 연휴도 들어 있어서 한껏 차려놓아도 좋겠다 싶다. 중간치로 가야 할까...

 

 

 

1. 문학

 

김미현 교수가 고른 책은 김영하의 <살인자의 기억법>(문학동네, 2013)이다. 물론 지난 여름 읽을 만한 사람은 다 읽은 소설이기에 군말을 덧붙일 필요는 없겠다. 중견작가 두 사람의 신작 소설집을 가을의 독서거리로 장만해봐도 좋겠다. 윤대녕의 <도자기 박물관>(문학동네, 2013)과 구효서의 <별명의 달인>(문학동네, 2013)이 그 두 권.

 

 

 

<은밀한 생>의 작가 파스칼 키냐르의 <세상의 모든 아침>(문학과지성사, 2013), 파울로 코엘료의 <아크라 문서>(문학동네, 2013) 같은 명망가들의 작품도 덧붙일 수 있고, '숨겨진 작가' 제임스 써버의 <월터 미티의 은밀한 생활>(뗀데데로, 2013) 같이 은밀하게 읽어볼 만한 책도 더 얹을 수 있겠다.

 

 

 

2. 역사

 

김기덕 교수가 추천한 책은 이숲의 <스무 살엔 몰랐던 대한민국>(예옥, 2013)이다. 구한말의 역사를 다룬 책으로 "이 책은 당시 한국인을 관찰한 외국인의 다양한 시각을 재구성하였다. ‘한국인, 우리는 우리를 제대로 알고 있나?, ’100년 전 우리는 이렇게 살았다‘, ’오인된 역사, 이제 우리도 다시 볼 때다‘, ’편협한 눈으로는 진실을 보지 못한다‘, ’일본은 빼어난 화장술로 세계를 현혹했다‘, ’한국인을 향한 제언‘이라는 각장의 제목에서 보듯이, 필자는 100여년 전 한국에 와서 한국인의 잠재력을 알아본 사람들의 기록을 통하여 한국인의 ‘긍정성’ ‘선함’ ‘강인함’을 구구절절이 말하고자 한다." 저자는 이전에 박수영이란 이름으로 스웨덴 유학시절 이야기를 <스톨홀름, 오후 두 시의 기억>(중앙북스, 2009)으로 펴낸 바 있다. 찾아보니 <도취>(자음과모음, 2003)이란 소설집도 냈었다. 1997년에 등단한 소설가가 유럽에서 역사를 공부하며 새롭게 만난 한국 근대를 우리가 아는 모습과 비교해볼 수 있겠다.

 

 

 

추석 연휴에 읽기 좋은 역사서는 단연 주영하의 <식탁 위의 한국사>(휴머니스트, 2013)일 것이다. '매뉴로 본 20세기 한국 음식문화사'란 부제가 구구한 설명을 불필요하게 만든다. 개인적으로는 스탈린시대 소련을 다룬 올랜도 파이지스의 <속삭이는 사회>(교양인, 2013)이 읽을 거리다. 연휴 독서 계획에 넣을 책은 또 두꺼워야 제 맛이 난다(그래서 지젝의 <헤겔 레스토랑>, <라캉 카페>도 연휴용으로 미뤄놓았다).

 

 

 

3. 철학

 

박인철 교수가 고른 책은 권영민의 <철학자 아빠의 인문육아>(추수밭, 2013)다. "이 책의 저자는 이러한 일반적인 태도로부터 벗어나 아기를 키우면서 경험하는 생생한 일들을 단순히 지나쳐 보내지 않고 철학적으로 냉철하게 분석하고 음미한다. 일상사를, 그것도 육아의 문제를 철학적이고 학문적인 틀로 탐구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저자는 아이를 키우면서 겪는 사소한 일들을 한편으로는 아이의 시선에서, 다른 한편으로는 아빠의 시선에서 가능한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다양한 철학 이론과 접목시켜 재해석해본다." 육아와 철학의 접목이란 점에서 희귀한 사례다.

 

추석 연휴가 끝남과 동시에 지젝과 바디우 컨퍼런스가 개최되는 만큼, 두 철학자의 책에도 미리 눈길을 주어봄직하다. 최근에 나온 걸로는 바디우의 <투사를 위한 철학>(오월의봄, 2013)과 지젝의 인터뷰도 포함하고 있는 제이슨 바커의 인터뷰집 <맑스 재장전>(난장, 2013)이 있다. 조만간 몇 권의 책이 더 나오지 않을까 싶다.

 

 

 4. 정치/사회

 

마인섭 교수가 추천한 책은 국내 정치학자들이 쓴 <보수주의와 보수의 정치철학>(이학사, 2013)이다. "저자들은 한국 보수주의의 지성적 빈곤이 무엇을 의미하며 그 무(無) 이념성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를 정치사적, 정신사적, 사상사적 그리고 정치철학적 맥락에서 분석하였다." '진보'나 '보수'나 말의 가치가 바닥까지 떨어진 현실에서 무엇이 보수이고 보수주의인지 원론을 다시 확인해보는 책.

 

한편 코리 로빈의 <보수주의자들은 왜?>(모요사, 2013)는 보수주의에 대해 단순명료하게 정의하고 있어서 눈길을 끄는데, "코리 로빈은 작은 정부에 대한 신념, 자유시장 옹호, 또는 변화에 신중한 태도는 보수주의의 본질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것들은 보수주의의 본질적 이념, 즉 “어떤 자들이 우월하고 그래서 다른 자들을 지배해야 한다”는 생각의 ‘부산물’일 뿐이다. 한마디로 보수주의의 핵심은 하층민들이 상급자들의 속박에서 해방되는 것, 즉 사적 영역에서 자유를 얻는 것에 대한 반대라는 것이다." 정치학자들의 복잡한 논의와 비교해봐도 좋겠다. 덧붙여, 한국 보수주의자의 초상을 그리고 있는 <보수주의자의 삶과 죽음>(동녘, 2010)도 '한국 보수주의'의 이해를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읽어볼 만하다.

 

 

 

5. 경제/경영

 

김은섭 위원이 추천한 책은 카민 갤로의 <애플스토어를 경험하라>(두드림, 2013)다. "스티브 잡스 전문가로 불리는 카민 갤로가 쓴 이 책은 진짜 애플스토어의 서비스를 경험해보지 못한 이들에게 평범한 거래를 짜릿한 감탄의 순간으로 바꿔놓을 줄 아는 애플 직원들과 애플 서비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거기에 두툼한 중국 관련서 몇 권도 골라본다. 중국 정치경제의 과거와 미래 전망을 다룬 책들로 조영남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의 <중국의 꿈>(민음사, 2013),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중국센터장 케네스 리버살의 <거버닝 차이나>(심삼, 2013), 그리고 중국 현대정치사 전공자인 안치영 박사의 <덩샤오핑 시대의 탄생>(창비, 2013) 등이다.

 

 

 

6. 과학 

 

김웅서 위원이 추천한 책은 여인형의 <공기로 빵을 만든다고요?>(생각의힘, 2013)다. "암모니아 합성의 공적으로 노벨 화학상을 받은 과학자 프리츠 하버를 다룬 교양과학서"이다. '인류 굶주림의 해결사, 프리츠 하버의 삶과 과학'이 부제. 화학자인 저자는 대중을 위한 과학칼럼집 <퀴리부인은 무슨 비누를 썼을까?>(한승, 2007)를 펴낸 전력이 있다. 연휴에 청소년들이 읽어보면 좋겠다.  

 

 

과학책으로는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의 책들도 읽어봄직하다. 자서전 <나, 스티븐 호킹의 역사>(까치, 2013)가 이번에 나왔고, 과학저술가 키티 퍼거슨의 <스티븐 호킹>(해나무, 2013)도 선을 보였다.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스티븐 호킹까지'가 부제인 에른스트 페터 피셔의 <별밤의 산책자들>(알마, 2013)은 "위대한 별 관찰자들이 밤하늘에 던진 질문과 깨달음"의 역사를 다룬다. 

 

 

7. 예술

 

이주은 교수가 고른 책은 마틴 불의 <아트 테러리스트 뱅크시, 그래피티로 세상에 저항하다>(리스컴, 2013)다. "뱅크시는 영국박물관에 몰래 숨어 들어가서 원시인이 쇼핑카트를 밀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자신의 작품을 8일 동안 도둑 전시해서 유명세를 탄 그래피티 예술가"이고, 책은 "사진작가가 뱅크시의 거리미술을 4년간 기록하듯 찍어 마치 미술 여행가이드처럼 기획하였다." 그래피티는 '스트리트 아트'로도 불리는데, 세계 곳곳의 그래피티 아트를 한권에 담은 <스트리트 아트, 도시 정복자들의 펑크록>(고려문화사, 2012)도 같은 주제의 책. 시야를 확장해서 아예 컨템포러리 아트의 현재에 대해 질문해볼 수도 있겠다. 테리 스미스의 <컨템포러리 아트란 무엇인가>(아트북스, 2013)가 요긴할 듯하여 장바구니에 넣었다. 아, 우리에게도 그래피티 아트가 있었다. G20 쥐그림이라는.

 

 

불온한 낙서냐 아트냐를 두고 법정 다툼까지 갔던 '작품'이었던가...

 

 

 

8. 교양

 

내가 고른 교양서는 휴버트 드레이퍼스와 숀 도런스 켈리의 <모든 것은 빛난다>(사월의책, 2013)다. 이 책에 대한 호감은 여러 번 피력했기에 '전도사'로까지 나선 것도 이상하지 않은 일이다. 추천사는 이렇게 적었다.

이 책의 탁월한 통찰은 서양사에서 일신주의가 어떻게 필연적으로 허무주의를 배태할 수밖에 없었는가를 보여준 데 있다. 저자들의 대안이 현대적 다신주의다. 이 다신주의로의 여정을 다룬 책의 부제가 ‘허무와 무기력의 시대, 서양 고전에서 삶의 의미 되찾기’라고 붙여졌는데,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서부터 단테의 <신곡>, 멜빌의 <모비딕>까지 3천년에 이르는 서양 고전에서 사색의 실마리를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서양 고전에서 삶의 의미 되찾기’란 말이 허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 정도 소개는 밋밋하다고 여겨질 만큼 책은 특출한 영감과 통찰로 가득 차 있다.

저자들이 격찬하는 멜빌의 <모비딕>(열린책들, 2013)의 경우엔 이번에 새 번역본도 나왔다. 작가정신판과 열린책들판이 우리의 <모비딕>이다. 연휴에 정말로 별일이 없는 분들이라면, 며칠 포경선 피쿼드호에 동승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9. 실용

 

이계성 위원이 추천한 책은 이주영의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는 어린이책 200선>(고래가숨쉬는도서관, 2013)이다. "우리 아이 초중등학교 시절에 좋은 책을 읽히고 싶은데 무슨 책을 골라야 할지 막막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요즘에도 비슷한 심정을 느끼는 학부모들이 많을 것이다. 이 책은 초ㆍ중ㆍ고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바로 그런 고민을 덜어줄 만한 역작"이라고 추천한다. 백화연의 <도란도란 책모임>(학교도서관저널, 2013)도 '함께 읽는'에 초점을 맞춘 책모임 이야기라 같이 읽어볼 만하다. 얼마전에 서평을 쓰기도 했지만 일본 만화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어린이책 추천도서 목록은 <책으로 가는 문>(현암사, 2013)에서 읽을 수 있다.

 

 

 

10. 한국식 민주주의

 

내 맘대로 고른 주제는 최근 정국이다. 더 확장하면 '한국식 민주주의'. 신경민 의원의 <국정원을 말한다>(메디치미디어, 2013)와 '대한민국 안보의 무력한 맨얼굴'을 폭로한 김종대의 <시크릿 파일 서해전쟁>(메디치미디어, 2013) 등이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와 함께 '보교재'가 되겠고, 셀던 월린의 <이것을 민주주의라고 말할 수 있을까?>(후마니타스, 2013)가 음미해볼 만한 이론적 성찰이다. 한국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추석 연휴에 곱씹어볼 만한 화두다.

 

13. 09. 15.

 

 

 

P.S. 지난주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1차분이 나왔을 때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을 정해졌다. 소세키의 데뷔작이자 출세작 <나는 고양이로소이다>가 '9월의 읽을 만한 고전'이다. 간판 번역자들의 '번역 전쟁'도 겸하여 감상해볼 수 있는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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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9-29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아침에 일간지 기사들을 읽다가 배우 최민식의 '마스터클래스' 강연기사를 접했다. 재미있게 읽었기에 마지막 대목을 옮겨놓는다(전문은 http://www.hani.co.kr/arti/culture/movie/603183.html).

 

한재덕_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가 있나.

 

최민식_사나이픽쳐스에서 제작한 <신세계>의 강 과장.

 

한재덕_그건 황정민씨 영화지. 거기서 선배가 한 게 뭐가 있나. (일동 웃음)

 

최민식_어쨌든 배우라면 오감을 고급스럽게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훌륭한 창작물을 많이 접해야 한다. 돈 생기면 성형하지 말고 좋은 공연을 보고 콘서트장에 가라. 외형적인 데 말고 나의 내면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돈을 썼으면 좋겠다. 진짜는 귀하다. 흔하지 않다. 내가 나를 귀하게 만들어야겠다는 자존심이 있어야 한다. 나는 예술가다. 나는 배우다. 남이 날 알아주기 전에 내가 날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 개차반처럼 놀다가도 촬영 들어가면 나를 차갑게 통제할 수 있는 의식이 있어야 한다. 부화뇌동하지 말고 처절하게 외로워봐라. 우리말이 아니라 좀 그렇긴 한데 ‘곤조’라는 말이 있지 않나. 진짜 내 자신을 냉정하게 다그치고 통제할 필요가 있을 때 그런 기질이 나와야 한다. 하려면 제대로 하고 안 할 거면 다른 사람 피해주지 말고 일찌감치 때려치워라. 나도 후배들에게 이런 말을 하면서 스스로를 재무장한다. 훌륭한 배우가 되기까진 엄청난 고통이 뒤따른다.

 

한재덕_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가 뭐냐고 여쭤봤는데…. 아무튼 훌륭한 말씀 잘 들었다. (일동 웃음) 마지막으로 한말씀 부탁드린다.

 

최민식_미안합니다. (일동 웃음) 아무튼 스스로가 귀한 존재란 걸 인식해주었으면 좋겠다. 개뿔도 없는 자존심으로 버텨야 한다. 그런 거 누가 챙겨주는 거 아니다. 그거 하나로 나도 지금까지 살아왔다.

13. 0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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