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발견'으로 레나타 살레츨의 <선택이라는 이데올로기>(후마니타스, 2014)를 고른다. 지젝 등과의 공저가 몇 권 출간됐었지만 단독 저서로는 '레나타 살레클'이라는 이름으로 나온(현재는 절판된) <사랑과 증오의 도착들>(도서출판b, 2003) 이후 두번째 책이다. 원제는 <선택의 독재>.

 

 

어떤 주제의 책인가. "오늘날 우리는 삶을 수많은 선택지로 보라는 권고를 받고 있다. 대형 마트 선반의 상품들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정체성들도 선택의 대상으로 보인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런 자유는 불안, 죄책감, 부족감을 낳을 수 있다. 이 책에서 살레츨은 ‘너만의 모습을 찾아라’라는 후기 자본주의의 권고가 어떻게 사람들을 동요시키고 불안하게 하는지 탐구한다. 선택은 순전히 개인의 문제라고 주장하는 후기 자본주의의 논리가 어떻게 사회 변화를 막는지에 대한 예리한 통찰이 돋보인다." 

 

 

살레츨은 지젝의 지적 동반자이자 전 부인이기도 했다(둘 사이에는 아들이 하나 있다). 찾아보니 책과 같은 주제의, 선택이라는 강박관념에 대한 TED 강연도 진행한 게 있다(http://www.ted.com/talks/renata_salecl_our_unhealthy_obsession_with_choice). 대략 핵심 메시지를 간취해볼 수 있겠다.

 

 

한편, 살레츨(살레클)이 공저자로 참여한 책으로는 <사랑의 대상으로서 시선과 목소리>(인간사랑, 2010), <성관계는 없다>(도서출판b, 2005), <항상 라캉에 대해 알고 싶었지만 감히 히치콕에게 물어보지 못한 모든 것>(새물결, 2001) 등이 있다.

 

 

그리고 아직 번역되지 않은 책으로는 <불안에 대하여>, <자유의 전리품>, <성별화>(편저) 등이 있다. 이 중 <불안에 대하여>는 번역될 만하다. <선택이라는 이데올로기>와 함께 <불안에 대하여>도 원서를 진즉에 구해놓았는데 주말에 한번 찾아봐야겠다...

 

14. 0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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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현대사라면 몰라도 고대사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안 갖고 있는데, 서울대 국사학과에서 고대사를 강의하고 이번에 정년퇴직한 노태돈 교수의 <한국고대사>(경세원, 2014)가 출간되었기에 장바구니에 넣었다. 소개는 이렇다.

 

노태돈 저자가 서울대 국사학과의 정년퇴임을 앞두고 그간의 연구 성과를 수렴하여 체계화할 필요성을 느껴 집필한 역사서. 고대의 시간적 범위를 10세기초까지 잡았고, 공간적 범위는 송화강 유역과 요하 유역 그리고 한반도를 개괄적인 범위로 잡았다. 그간 학계에는 새로운 연구성과가 축적되었는데, 논란이 지속되는 것이라도 의미있는 사실은 적극적으로 이 책에 반영하였다고 저자는 말한다. 전체를 일곱 개 장으로 나누어 구석기시대부터 신라와 발해의 멸망까지 내용을 시간순으로 서술되어있다.

소위 '강단 사학'을 대표하는 학자의 한국고대사 안내서로 읽어볼 수 있겠다. 혹 너무 전문적일지는 모르겠지만. 노태돈 교수의 책 네 권과 함께, '강단사학'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김상태의 <엉터리 사학자 가짜 고대사>(책보세, 2012)를 같이 리스트로 묶어놓는다. 소개에 따르면, "민족적.이데올로기적 선입견을 배제하고, 오로지 사실과 상식과 과학과 실증에 입각하여 강단 주류 고대사학계의 '학문 사기극'을 파헤친 책"이다. 무엇이 쟁점이고 어떻게 의견이 다른가를 따라가볼 수 있겠다... 


7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한국고대사
노태돈 지음 / 경세원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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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9월 17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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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대사 연구의 시각과 방법
노태돈 교수 정년기념논총 간행위원회 엮음 / 사계절 / 2014년 9월
45,000원 → 40,500원(10%할인) / 마일리지 2,2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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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12일에 저장

한국 고대사 연구의 자료와 해석
노태돈 교수 정년기념논총 간행위원회 지음 / 사계절 / 2014년 9월
45,000원 → 40,500원(10%할인) / 마일리지 2,2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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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12일에 저장

한국고대사의 이론과 쟁점
노태돈 지음 / 집문당 / 2009년 1월
12,000원 → 12,000원(0%할인) / 마일리지 120원(1% 적립)
2014년 09월 17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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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고전'으로 알랭 푸르니에의 <위대한 몬느>(민음사, 2014)를 고른다. 1980년대에 문예출판사판으로는 <방황하는 청춘>이란 제목으로 나왔었는데, 원제가 <대장 몬느>라는 걸 알고는 그에 맞게 번역되기를 기대했었다.

 

 

문예출판사판은 절판된 지 오래 됐고, 그 사이에 <대장 몬느>란 제목으로 두 종의 번역본이 나왔는데, 이번에는 <위대한 몬느>란 제목으로 새 번역본이 추가된 것. 불어 원제는 'Le Grand Meaulnes'이고 1913년작이다(제목으로는 1925년에 나오는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와 짝이 될 수도 있겠다). 푸르니에는 1886년생으로 1914년 1차 세계대전 때 27세의 아까운 나이로 전사했고 <위대한 몬느>는 이 '한 작품'이라고 할 대표작이 됐다. 소개는 이렇다.

단 한 편의 장편소설을 남기고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떴으나 그 소설로 전 세계 문학사에 이름을 남긴 작가 알랭푸르니에. 유년 시절을 향한 동경, 잃어버린 삶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욕망과 신비로움으로 가득 찬 모험, 어른이 되어도 언제나 그러한 모험을 갈망하는 청춘을 이야기하는 <위대한 몬느>가 새로운 번역으로 출간되었다. 세계 대전이라는 암울한 현실 속에 깊게 뿌리내리고 있는 꿈과 환상을 매혹적으로 그려 낸 이 작품은 전 세계 청춘들을 위로하는 해방과 자유의 세상이다.

마찬가지로 27살에 세상을 떠난 러시아 낭만주의 시인 레르몬토프도 떠올리게 하는 이력이다(레르몬토프도 시와 희곡을 제외하면 대표작으로 <우리시대의 영웅>이라는 단 한 편의 소설을 남겼다). '전 세계 청춘'에 해당하는 나이는 지난 듯싶지만, 청춘을 돌이켜보며 읽어보고픈 생각은 든다. 

 

 

역자는 <알랭 푸르니에를 찾아서>(중앙대출판부, 2010)를 펴낸 바 있는 푸르니에 전공자. 찾아보니 영어판은 <잃어버린 영지>나 <잃어버린 영역> 등의 제목으로 번역되었다.

 

 

요절한 작가라고 하니까 <육체의 악마>를 쓴 레이몽(레몽) 라디게도 떠오른다. 1903년생으로 대표작 <육체의 악마>는 그가 17세에 쓴 걸로 알려져 있다. 1923년에 장티푸스로 세상을 떠났으니 우리 나이로 고작 만 20세의 생이었다.

1차 세계 대전 종전 오 년 후에 출간된 레몽 라디게의 문제작. 이 작품은 열여섯 살 소년과 군인 아내의 비도덕적 사랑을 주제로 했다는 점, 이러한 이야기를 쓴 작가가 불과 열일곱 살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당시 프랑스 사회를 큰 충격에 빠뜨렸다. 사춘기 소년의 자기중심적인 욕망, 손에 잡히지 않는 충동, 모순되지만 솔직한 내면 심리를 섬세하고도 간결하게 묘사해 낸 라디게는 <육체의 악마>를 통해 전쟁으로 확산된 무위(無爲), 허무주의 속에 내몰린 인간의 불안정한 심리를 훌륭하게 그려 내며 프랑스 고전주의 소설을 새롭게 부활시킨 동시에 완성해 냈다고 평가받는다.

번듯한 세계문학전집판으로 나온 건 이번에 알게 됐다. 이번 가을엔 '젊은 작가'들의 대표작들과 만나보는 것도 괜찮겠다. 무엇이 청춘이었던가를 음미해보면서...

 

14. 0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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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발견'으로 교양과학 분야의 책을 한 권 고른다. 휴 앨더시 윌리엄스의 <메스를 든 인문학>(알에치코리아, 2014). 제목에 '인문학'이 들어 있어서 '교양 인문학'으로도 분류되는 책이다. '과학과 인문, 예술을 넘나드는 우리 몸 이야기'니까 몇 다리 걸치는 책이긴 하다. 저자는 <원소의 세계사>(알에이치코리아, 2013)로 먼저 소개됐던 과학 칼럼니스트.

 

 

덕분에 기억이 났는데, 작년에 <원소의 세계사>를 소개하면서 "찾아보니 저자의 신작은 <해부학: 인체의 문화사>다. 이 또한 번역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적은 바 있다. <메스를 든 인문학>이라고 제목이 바뀌어서 못 알아봤는데, 그 <해부학>이 번역된 것. 당연히 원서와 함께 장바구니에 넣었다. 의학 교재로서 <해부학>에까지 손길이 가는 건 아니지만(의사인 동생에게 빌려볼 수는 있겠다) '인체의 문화사'라고 하면 관심도서로 부족함이 없다.

 

 

해부학 책에 어떤 게 있나 잠시 검색해보다가 우연히 발견한 작가와 작품은 페데리코 안다아시의 <해부학자>(문학동네, 2011)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책장에 꽂혀 있는데도 주목해보지 못했다. 저자는 1963년생 아르헨티나 작가로 국내엔 <해부학자>만 소개된 듯싶다.  

기발한 상상력과 실험정신으로 무장한 아르헨티나 작가 페데리코 안다아시의 첫 장편소설이자 대표작으로, 실존 인물인 16세기 최고의 해부학자 마테오 콜롬보의 독특하면서도 위험한 ‘발견’을 그린 소설이다. 여성의 사랑과 쾌락을 지배하는 작은 신체기관인 클리토리스를 발견하게 된 과정과, 악마에게 힘을 실어주는 발견을 했다는 이유로 종교재판에 회부된 해부학자의 이야기가 긴박감 있게 펼쳐진다.

30여 개 언어로 번역된 세계적 베스트셀러라고 하니까 구미가 당긴다. 남미 작가들을 강의차 읽는 김에 한번 읽어봐야겠다. 이런 책은 연필이 아니라 메스를 들고 읽어야 할까?..

 

14. 0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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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뜻 손에 들기는 어렵겠지만 '이주의 고전'으로 꼽을 만한 관심도서는 미국의 역사학자 월터 맥두걸의 <하늘과 땅: 우주시대의 정치사>(한국문화사, 2014)다. 학술명저번역총서의 하나로 나왔으니 일단 두 가지는 알 수 있다. 학술서라는 것과 고전적 명저라는 것.

 

 

처음 소개되는 저자임에도 처음 듣는 이름은 아닌 걸 보면 어디선가는 들어봤던 것 같다(느낌만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쿠바 미사일 위기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면서 냉전 시대를 다룬 책들도 하나둘 사모으고 있는데, 그런 맥락에서라면 '우주시대'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다. 간략한 소개는 이렇다.

로켓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본격화되는 18세기 후반부터 우주 진출에 대한 기대와 경쟁이 한풀 꺾이는 1980년대까지를 다룬다. 그중에서도 2차 세계대전 종전과 함께 시작된, V2 로켓을 둘러싼 미소의 쟁탈전에서 시작하여, 냉전이 도래하면서 본격화된 미소의 우주경쟁에 관심을 쏟고 있다. 미소 우주경쟁의 절정은 1957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 발사 성공과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이라 할 수 있다. <하늘과 땅 : 우주시대의 정치사>는 이런 점을 고려하여 스푸트니크의 성공이 미국에 던진 충격과 아폴로계획의 수립 및 진행 과정을, 기밀해제된 문서를 포함한 정부 자료와 신문 자료, 외교문서, 관련 서적 등을 섭렵하여 매우 구체적으로 그려낸다.

그러니까 우주시대 정치사의 핵심은 1957년부터 1969년까지 12년간의 스토리란 것. 이 기간의 역사를 다룬 러시아 쪽 책도 관심이 가는데, 적당한 책이 소개되면 좋겠다(가능성이 그다지 높아 보이진 않지만 유리 가가린의 책이 소개된 전례도 있으니까). 

 

 

원서는 일단 주문해놓았고 번역본은 조금 여유가 생길 때 구입할 요량으로 장바구니에 넣어두었는데, 그렇게 욕심을 내고 있는 또 다른 책은 흐루쇼프(흐루시초프)의 회고록이다. <크레믈린의 음모: 흐루시초프의 영욕>(시공사, 1991)이 눈에 띄지만 절판된 지 오래 됐고, <흐루시초프 비록>이나 <흐루시초프 회고록>이란 제목으로 1970년대 초반에 나온 책들은 이제 헌책방에서도 구하기 어렵다. 최근에 읽은 쿤데라의 신작 <무의미의 축제>(민음사, 2014)에서 다시 이 회고록이 언급되고 있어서 영어판이나 러시아어판을 구하려는 욕심이 생겼다.

 

덧붙여, 아들 세르게이가 편집한 3권짜리 회고록도 2013년에 영어판이 나왔다. 분량은 믿거나 말거나 3000쪽에 육박하고. 당연히 책값도 만만찮기에 바로 주문을 넣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어떤 핑계이든 그럴 듯한 명분을 마련하거나 책값벌이를 하게 될 듯싶다. 우리말 번역으로 읽을 수 있다면 더없이 편하겠지만 이 또한 당장 기대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니...

 

14. 09. 15.

 

P.S. 아래가 세르게이 흐루쇼프가 편집한 회고록의 러시아어판이다. 2010년에 나왔고 2072쪽 분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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