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작가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1962-2008)의 책들을 주섬주섬 모으고 있다. 대표작 <무한 재미>가 번역되길 기다리고 있는데(수년전에 원서만 구입해둔 작품), 그의 에세이와 함께 단편집,  로드 인터뷰집 등이 나와 있는 상태다. 가늠하기에는 <무한 재미>가 토마스 핀천의 <중력의 무지개>의 뒤를 잇는 괴작이지 않을까 싶은데(그게 기대다), 실상은 더 가까이 들여다봐야 알겠다. 현재까지 소개된 책들을 리스트로 묶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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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진실되거나, 아예 진실되지 않거나-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와의 일주일
데이비드 립스키 지음, 이은경 옮김 / 엑스북스(xbooks)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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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떠나온 상태에서 떠나오기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지음, 이다희 옮김 / 바다출판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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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지음, 김명남 엮고옮김 / 바다출판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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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이론- 강박적이고 우울한 사람을 끌어당기는 가장 고독한 경기, 테니스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지음, 노승영 옮김 / 알마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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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바로 입에 익지는 않는다. 미국의 작가이자 선구적인 페미니즘 이론가 샬럿 퍼킨스 길먼(1860-1935). 대표작 중의 하나인 <허랜드>(1915)가 '에디션F' 시리즈로 다시 번역돼 나왔다. 

















봄에는 아르테판도 나왔기에 졸지에 선택지가 늘었다(<여자만의 나라>로 번역된 책들은 절판됐다). 몇년 전 강의 때는 아고라판으로 읽었었다. <허랜드>는 제목이 시사하듯, '여자들만의 나라'를 그린 유토피아 소설. 그렇지만 저자의 의도와는 다르게(?) 반유토피아 소설로도 읽힌다(모든 유토피아 문학의 숙명이다). 

















길먼의 작품으로는 <내가 깨어났을 때>와 함께 단편 '누런 벽지'를 더 꼽을 수 있는데, 대표 단편으로 유명한 '누런 벽지'가 새로 나온 단편집 <엄마 실격>(민음사)에 실려 있다. 이 역시 예전 강의 때는 <필경사 바틀비>(창비)에 실린 것으로 읽었었다. 


길먼은 세대로 보면 한국의 1세대 페미니스트 작가들(나혜석, 김명순, 김일엽 등. 모두 1896년생이다)보다 한 세대 정도 앞선다. 페미니즘과 여성문학을 강의에서 다루면서 지난주에는 나혜석을 읽었고, 그와 관련하여 논문자료들을 살펴보았다. 덕분에 1910년대와 20년대 한국문학에 대한 이해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었다. 
















나혜석은 두 종의 전집이 이미 나와 있는 상태다. 다만 두께 때문에 일반 독자가 접근하기엔 마땅치 않고, 그에 따라 선집들이 나오고 있는데, <나혜석, 글쓰는 여자의 탄생>(민음사)에 이어서 <나혜석의 말>(이다북스)이 최근에 나왔다. 대표 단편 '경희'(1918) 등이 <나혜석의 말>에는 빠져 있는 게 차이(다만 가독성은 좀더 높였다. '이혼고백장'을 '이혼고백서'로 옮기는 식으로). 
















알라딘에서 검색되는 바로는 대략 2000년 전후로 나혜성과 신여성이 새로운 조명을 받는다. 

















나혜석학회도 창립되고 관련서들이 많이 나왔는데, 최근까지도 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그만큼 많이 읽히는지는 모르겠다).
















신여성에 관한 책들도 많이 나와 있고(미술전시회도 열렸었다) 지난주에는 임옥희 <메트로폴리스의 불온한 신여성들>(여이연)이 추가되었다. '신여성' 현상과 담론을 국제적인 시야에서 보게끔 해준다. 한국의 신여성 역시도 일본과 중국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사회문화적 유행의 일부였다. 
















당장은 미국판 신여성 '플래퍼'(국내에서는 '아가씨'나 '말광량이'로 번역되었다)에 대한 책이라도 소개되면 좋겠다(피츠제럴드의 단편집 <플래퍼와 철학자들>의 배경으로라도). 최근에 나온 책으로는 로런 엘킨의 <도시를 걷는 여자들>(반비)이 참고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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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경제학서라는 걸 고른다면, 스티븐 마글린의 <공동체 경제학>(경희대출판문화원)이다. 국내 처음 소개되는 저자라 생소한데 서른의 나이에 하버드대학의 최연소 종신교수로 임명되었다는 학자다. 1960년대부터 이미 주류경제학을 비판해왔고, '우울한 과학(The Dismal Science)'이 원제인 <공동체 경제학>(2008)을 통해서 그 대안을 모색한다.  
















"1960년대부터 주류 경제학을 비판하는 좌파, 마르크스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본인은 단지 마르크스를 싫어하지 않는유대인이자 세속적 인본주의자일 뿐이라고 밝혔다. 기존 경제학 입문서가 편협하고 제한된 내용만 담고 있다고 비판하고, 대안적 관점의 글과 강의를 경제학 입문자에게 제공해 왔다2008년 발간된 이 책에서 마글린은 경제학의 기본 가정이 보편적 가치가 아닌, 서구 문화와 역사의 산물일 뿐이라고 지적하고, 이런 경제학 논리를 토대로 구축된 현대 자본주의 경제가 인간관계를 시장 거래로 대체함에 따라 공동체를 파괴하는 측면을 고발했다."














저자가 '우울한 과학'으로 지목한(찾아보니 '우울한 과학'을 제목으로 단 책은 여럿 더 있다) 소위 주류 경제학은 같은 하버대대학 경제학과의 맨큐 교수가 쓴 교과서 <맨큐의 경제학>을 겨냥한다. '맨큐의 경제학 이데올로기를 대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공동체 경제학>이 모색하는 대안 경제학.



 














'우울한 경제학'을 제목이나 부제에 달고 있는 책으로는 대니 로드릭의 <그래도 경제학이다>(생각의힘)가 있다. 주류 경제학의 공과 과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책. 찰스 윌런의 <경제학으로의 초대>(스몰빅인사이튼)도 원래는 '벌거벗은 경제학'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던 책인데, '우울한 경제학 벗기기'가 부제였다. 
















스티븐 마글린과 뜻이 맞는 경제학자로는 하버드대학에 같이 재직했던 줄리엣 쇼어가 있다. 책들은 이미 절판되었는데, <제3의 경제학>(위즈덤하우스)에 대해서 마글린은 이렇게 평가했다. 


"이 책을 읽어라. 이 책은 여러분의 삶을 바꾸고 지구를 구하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줄리엣 쇼어는 특히 2008년의 대규모 경제 위기에 초점을 맞춰 경제 성장의 한계를 명확하고 알기 쉽게 설명한다. 물론 성장의 시녀가 된 경제에 따끔한 일침을 가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러나 <제3의 경제학>은 진단에서 멈추지 않는다. 개인과 가족, 기업, 사회가 기존 경제학의 실패에서 생존하기 위한 새로운 지침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21세기에 진정한 번영과 풍요의 시대를 구축하기 위한 가장 믿을 만한 비전을 제시한다."
















줄리엣 쇼어 교수의 책들이 더 소개되지 않는 건 유감인데, 검색해보니 <과소비하는 미국인><진정한 부><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 등 제목만으로는 저자의 문제의식과 지향을 가늠할 수 있다. 스티븐 마글린의 <공동체 경제학>의 화두와도 같다. 
















경희대출판문화원 책으로는 제이슨 바커의 <마르크스의 귀환>도 최근에 나온 책이다. <맑스 재장전>의 편자가 낯설지 않은 제목인데, 함정은 '소설'이라는 점. 어떤 계기(흑은 동기)가 있었던 것일까 궁금하기도 하다. 


"위대한 사상가의 삶을 조망하는 흔한 엄숙주의를 완전히 걷어낸 마르크스 일대기이다. 저자인 제이슨 바커는 철학자이자 다큐멘터리 감독, 저술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자본주의에 대한 기념비적 통찰을 끌어낸 저작 <자본>을 완성해가는 한 인간의 집념과 그 여정을 허구를 곁들여 개성 강한 필치로 그려냈다. 슬라보예 지젝은 <마르크스의 귀환>을 ‘마르크스의 혁명 사상 핵심에 가닿은 걸출한 소설’로 평하기도 했다."
















한편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의 '대안공동체 인문학총서'도 나오기 시작했는데, 비슷한 문제의식을 보여준다. 국내서로 <공동체 없는 공동체>(알렙)와 두 명의 철학자가 쓴 <식물의 사유>가 첫 두 권이다. <유토피아 문학 이야기>가 세번째 책으로 예고된 상태. 빈 지라는 지난 6월 타계한 김종철 선생의 마지막 저작 <근대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녹색평론사)으로 채워둔다. 새로운 공동체, 지구 생태공동체로 인류가 나아갈 수 있느냐가 기후변화시대, 팬데믹 시대에 우리에겐 던져진 과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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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일생에 한번은 프라하를 만나라

3년 전 오늘은 프라하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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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문학 번역자이자 연구자 김연경의 새책이 나왔다. <19세기 러시아문학 산책>(민음사). '19세기 러시아문학'을 검색하니 <로쟈의 러시아문학 강의>와 함께 '유이하게' 검색되는 책이다(절판된 강독서를 제외하면). 소개는 이렇다. 
















"서울대학교에서 러시아 문학을 강의하는 소설가 김연경의 <19세기 러시아 문학 산책>. 러시아 문학뿐 아니라 문학 전반의 이해력과 통찰력을 갖추고 모든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글쓰기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저자의 첫 연구서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작품은 러시아 문학의 정수라 할 러시아 근대 소설의 주요 작품들로, 「스페이드 여왕」, <페테르부르크 이야기>, <우리 시대의 영웅>, <아버지와 아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안나 카레니나>, 체호프의 단편 등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소설들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 작품들에 나타나는 근대와 함께 탄생한 인간-개인의 속물성에 주목하며 특유의 독창적이고 깊이 있는 해석을 펼친다."


제목은 '산책'이지만 '연구서'라는 게 함정. 그렇다고 난해한 전문서적이라는 건 아니다. 연구자들에게 요구되는 형식이 논문이어서 작품 해석을 논문형식으로 제시했다는 것이고, 아마도 단행본으로 재구성하면서 일부 풀어놓았을 터이다. 


















저자자 꼽은 일곱 명의 작가는 <로쟈의 러시아문학 강의>에서 고른 일곱 명과 일치한다. 표준적인 선택인 것. 다만 작품에서는 특이한 면도 있다. 도스토옙스키 전공인 저자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한 작품만 다루고 있는 점도 그 중 하나다(따로 묶을 예정인가 보다). 그럴 경우 사실 순서는 <안나 카레니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순서여야 더 낫겠다(작품 발표순). <죄와 벌>과 <전쟁과 평화>에 관한 논문도 쓴 저자가 두 작품을 왜 빼놓았는지 모르겠다. 두 작품에 대한 글도 들어갔다면 좀더 균형이 맞았을 것 같다. 책도 부피감을 갖고. 


대부분의 글을 이미 논문으로 읽은 터라 내가 책을 읽는다면 재독하는 게 된다. 같은 전공의 선후배로 만난 지 26년쯤 되는 듯싶다. 책의 저자와 역자로 만나게 되는 동학의 선후배들이 있는데 가끔 감회를 느낀다. '19세기 러시아문학'이 우리에게는 청춘의 한 시절도 뜻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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