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책정리 페이퍼다. 미래 혹은 미래학 분야의 가장 중요한 주제는 인류세와 기후변화이고 그와 함께 인공지능이 바꿔놓을 세상도 꼽을 수 있다. 전자는 따로 다뤄야 하고, 사이즈가 작은 후자만 언급한다. 사이즈가 작다는 건 내가 언급할 수 있는 책이 몇 권 정도로 한정돼 있기 때문.


 














가장 먼저 꼽을 책은 저널리스트이자 다큐 제작자 제니 클리먼의 <AI시대, 본능의 미래>(반니)다. 처음 소개되는 저자이고, 원제는 '섹스 로봇과 배양육'. '배양육'으로 옮겨진 '비건 미트'는 채식주의자용 가짜 고기(동물에게서 얻은 고기가 아닌)를 가리킨다. 제목은 두 가지를 빠뜨리고 있는데, 탄생(인공자궁)과 죽음(고통없이 죽을 수 있는 자살기계)까지, 네 가지 주제를 다룬 책이다. 현장 르포라는 게 강점. 원서의 표지는 혐오감을 주는군.
















두번째 책은 바이런 리스의 <제4의 시대>(쌤앤파커스). 인공지는의 시대를 저자는 '제4의 시대'라고 부르는데, 책은 "로봇공학과 AI가 중심이 된 제4의 시대가 도래하면 우리가 우려하던 대로 인간은 슈퍼인공지능에 이용당하는 신세로 추락할 것인가? 아니면 AI를 이용해 천재 500명보다 뛰어난 지능을 가진 초인류가 될 것인가?" 같은 질문을 던지고 그에 답하고자 한다. 역시 처음 소개되는 저자. 이 책은 원서의 표지가 더 나아 보인다. 
















세번째는 <로봇의 부상>의 저자 마틴 포드의 <AI 마인드>(터닝포인트). 재작년에 나온 책으로 '세계적인 인공지능 개발자들이 알려주는 진실'이 부제다.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세계에서 가장 저명한 개발자 및 기업가들과의 대화를 통해 인공지능 분야와 관련된 진실을 조명하고 있다." 즉 현장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는 게 장점.
















덧붙이자면, 제리 카플란의 책들, 그리고 국내서 구본권의 <로봇시대, 인간의 일>(어크로스) 등이 AI시대, 혹은 로봇시대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책들이다. 당장은 코로나밖에 보이지 않지만, 코로나의 안개가 걷히면 바로 맞딱드리게 될 현실일지도 모른다...















아, 생각난 김에, 두 권의 <초예측>.
















그리고 해마다 나오는 책으로 <한국의 논점 2021>(북바이북)과 <세계미래보고서 2021>(비즈니스북스). <세계미래보고서>는 종합베스트셀러 순위에도 올라가 있는데, 예전부터 그랬던가. 비즈니스'를 잘하는 책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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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검색하다가 발견한 책은(매일 많은 저자와 책을 발견한다. 서평가의 직업병이다) 체스터턴의 <하나님의 수수께끼가 사람의 해답보다 더 만족스럽다>(비아토르)다. 원저가 따로 있는 건 아니고 체스터턴의 아포리즘 모음집이다. 딱히 구매할 이유도 없지만, 체스터턴의 방대한 저작을 따로 훑을 게 아니라면 유용한 참고가 될 수도 있겠다. 
















기독교 변증가로서 체스터턴의 주저는 <정통>(몇 종의 번역본이 있다), <영원한 사람>(작년에 처음 번역됐다). 
















소설가로서 체스터턴의 대표작은 브라운 신부 시리즈를 제외하면 <목요일이었던 남자>가 번역돼 있다. 지난해 강의에서 다룬 작품. 나로선 체스터턴이 '영국의 도스토예프스키'처럼 여겨진다. 차이라면 걸작이 없는 거장이라는 것(추리문학에 한정하면 '거장'으로 불릴 수도 있겠지만).
















체스터턴과 함께 떠올린 건 영국의 가톨릭 작가다. 당장 생각나는 이름은 그레이언 그린인데, 아직 한번도 강의에서 다루지 못했다(여성 작가로는 뮤리얼 스파크와 아이리스 머독이 대표적이다. 모두 지난해 강의에서 다뤘다). 단편집도 번역돼 있지만 강의에서 다룬다면 현재로선 <권력과 영광>(1940) 정도다. 


 














그밖에 영화로 유명한 <제3의 사나이>와 <폭탄파티> 등이 번역돼 있지만, 세계문하전집판으로는 더 나온 게 없다. '문학 속의 종교' 같은 주제의 강의를 진행한다면 필히 포함해볼 수 있는 작가다(나도 궁금하다). 한국작가로는 김동리, 황순원, 김은국, 이승우 등을 떠올려볼 수 있다. 언제 실현될지는 모르겠지만, 생각난 김에 적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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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시에 관한 강의도 여러 차례 진행하면서 나대로의 관점을 만들어가고 있는데(진행중인 것은 몇 가지 해명거리가 남아 있어서다. 소월과 안서의 관계 같은), 그와 관련하여 연구서도 적잖게 구하고 또 읽는다. 지난 연말(이라고 적게 되는군)에도 새로 나온 연구서들과 지나쳤던 책들을 구입했는데, 모아놓고 보니 소월과 동주와 백석에 관한 책이 많다는 걸 알겠다(거기에 더하여 김춘수에 관한 한꺼번에 몇 권 더 주문했다). 새삼스러울 건 없지만. 그래서 적는 몇마디다. 
















먼저, 순서대로 소월부터. 송기한 교수의 <소월 연구>(지식과교양)가 나왔다. 한국현대시 전공으로 다수의 연구서와 평론집을 냈는데, 내가 갖고 있는 건 공저로 나온 <현국현대시사>와 <한국 현대시인연구> 등의 책이다. 이번에 나온 <소월 연구>는 그간에 축적된 소월 연구의 성과도 반영하고 있을 듯싶어서 구했다. 소월론을 정리하고 그 향방을 가늠해보기 위한 용도. 
















전에도 적었지만, 소월과 관련해서는 아직 만족할 만한 평전이 나온 게 없다. 이 특이한 공백이 언제까지나 채워지지 않은 채 남아있을지 궁금하다. 참고로 소월 연구의 출발점으로 간주할 수 있는 책은 정한모 선생이 엮은 <김소월연구>(1982)다. 그때까지의 소월연구 성과를 정리해놓은 것. 여러 종의 전집과 함께 소월 시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었는데, 일반 독자로서는 다 따라가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는 동주나 백석에 뒤진 편이다. 















윤동주와 관련해서는 김응교 교수의 <서른세 번의 만남, 백석과 동주>(아카넷)이 신간이다. 평전 <처럼>의 저자. 물론 윤동주 평전은 송우혜의 대표작 <윤동주 평전>이 아직까지 기본서에 해당한다. 




 












윤동주 연구서도 많이 나와있는 편인데, 꾸준히 읽히는 책은 드물다. 출발점은 마광수 교수의 <윤동주 연구>(1986)인 것 같다. 저자의 박사학위논문. 홍장학의 <정본 윤동주 전집>(2004)과 <원전 연구>가 주목할 만한 성과였는데, '별헤는 밤' 등의 해석에 있어서 나는 저자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 찾아보니 <윤동주와 그의 시대>(2018)를 구입 목록에서 누락했기에 장바구니에 담았다. 
















백석에 관한 책은 차고 넘치지만 최근에 나온 이상숙 교수의 <가난한 그대의 빛나는 마음>(삼인)이 눈에 띄는 책. '북한문학 속의 백석'이란 부제 때문이다. <백석 문학전집> 편찬에 관여했고, 북한문학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학자다. 1996년에 사망하기에 북한에서의 삶과 창작도 백석 이해에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시에 한정하자면 나는 제외해도 무방하다고 보는 쪽이지만). 그린 공백을 채워줄 수 있는 책. 















백석은 전집과 평전이 모두 갖춰진 상태. 여러 종의 전집이 나와있는 데 비하면 평전은 아직도 빈약한 편이다. 안도현 시인의 <백석 평전>은 대중적인 평전 정도로 의미가 있다. 
















백석은 아마도 이상과 함께 가장 많은 연구서가 나온 근대시인이지 않을까 싶은데, 내가 갖고 있는 책 몇권만 꼽았다. 연구논문도 있고 시해설도 있다. 시어사전까지. 백석 연구를 종합한 단독 저작은 좀더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
















백석 시 읽기 몇 권을 더 보탠다. 김상욱의 <잠못 드는 밤 백서의 시를 생각하며>(뒤란)은 검색하며 알게 된 책. 장바구니에 넣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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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기 전(점심을 먹은 뒤에야 일과를 시작할 것 같다) 막간에 두 권의 미술의 이론서를 읽을 만한 관심도서로 고른다. 캐롤 던컨의 <권력의 미학>(경당)과 리오 버사니의 <프로이트의 몸>(필로소픽)이다. 















캐롤 던컨은 앞서 <미술관이라는 환상>(1995)이 소개된 미술사가인데, <권력의 미학>(1993)은 그 전작이다. "던컨은 1960년대와 70년대의 진보적 운동과 페미니즘의 부활, 그리고 동성애 인권운동에 관한 연구와 1970년대 초반에 일어난 미술사와 비평의 만남 및 좌파와 페미니즘의 조합에 관한 연구를 바탕으로 미술작품이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힘의 상호작용이 만들어낸 결과물일 뿐 아니라 상호작용의 구성요소이기도 하다는 점을 밝혀냈다."
















책의 부제가 '18세기 회화부터 퍼포먼스 아트까지 미술로 본 사회, 정치, 여성'. 미술과 여성을 주제로 한 책을 많이 나오고 있는데, 미술과 정치의 관계를 다룬 책은 오랜만인 듯싶다.


















리오 버사니는 <보드레르와 프로이트> 등의 저작을 갖고 있는 프랑스문학자다. <프로이트의 몸>의 부제는 '정신분석과 예술'. "베케트, 파솔리니, 말라르메 등 여러 텍스트를 경유하는 버사니의 프로이트 독서는 정신분석의 사유가 어떻게 퀴어한 미학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예시한다.<프로이트의 몸>은 지금껏 프로이트를 몰랐던 독자에게나 어느 정도 프로이트를 안다고 생각한 독자에게나 신선한 지적 충격을 줄 것이다."
















흥미를 가질 수밖에 없어서 원서도 바로 구했다. 국내에도 정신분석과 예술을 다룬 책들을 드물지 않게 나와있다. 이 분야에서는 라캉 전공자인 백상현 교수가 가장 활발하게 책을 펴내고 있다. 새해 읽어볼 만한 이론서로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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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01-01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부지런히 올리시는, 책 정보가 가득한 글에 감사드립니다.
새해 좋은 일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

로쟈 2021-01-01 17:08   좋아요 0 | URL
감사.~
 

‘푸코와 장애의 통치‘라는 제목만으로는 가늠할 수 없어서 서문을 읽는다. 독자의 범위 안에 나도 포함된다는 걸 알겠다. 그래도 아직은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이어지는 서론까지 읽어봐야...

이 책은 푸코의 권력 분석과 담론적 지식의 계보학이 어떻게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이 불가피하게 맞닥뜨리는 문제들에 대해 비판적으로 사유하고 저항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어 줄 수 있을지, 또한 우리의 삶을 틀 짓는 힘들의 방향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탐색한다.
푸코에 관심 있는 사람들, 넓게는 정치 이론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꼭 권한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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