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뜻밖의 책과 마주한다(자주인가?). 어제 발견하고 주문한 <리얼리티 버블>도 그렇다. 아, 신간이긴 하다. 그래도 제목부터가 뭔가 발견한 것 같은 기분을 갖게 한다. 한편으로 리얼리티의 확장이 20세기 문학의 중요한 조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구입한 책이다...

인간으로서 우리는 또 하나의 거품에 둘러싸여 산다. 일상 세계에 대한 우리의 생각들을 형성하는 심리적 거품으로 나는 이를 ‘현실 거품‘이라고 부른다. 초음속으로 돌진하는 바위들이 지구 대기를 통과하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로, 달갑지 않은 사실들과 낯선 생각들은 현실 거품을 뚫고 들어오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현실거품은 우리가 통제하지 못하는 ‘저기 바깥에 있는 힘들에 대해생각하지 않도록 우리를 보호함으로써, 우리가 각자 맡은 일들을계속할 수 있게 한다.
부동산 거품이든 증시 거품이든 정치적 거품이든, 거품 속에 있다는 것은 우리가 현실을 왜곡되게 인식한다는 걸 뜻한다. 모든거품이 종국에는 똑같은 운명을 맞는다. 결국 터지고 만다.
그러므로 아무리 안정적인 세계 인식이라도 얼마든지 뒤집힐수 있음을 기억하는 것이 좋겠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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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끌림의 과학과 작업 인문학

4년 전에 쓴 페이퍼다. <끌림의 과학>을 재미있게 읽던(읽다 만) 기억이 떠올라서 소환해놓는다. 책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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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강의 목표 중의 하나는 모더니즘 문학에 대해 정리하는 것인데(물론 이제까지 대표 작가들에 대해서 강의해왔다. 종합적으로 정리하는 게 목표다), 한국문학과 관련해서는 구인회 멤버들이 관심 대상이다. 그 가운데서도 비중으로는 단연 이상과 박태원이 중요하다. 지난해 이상의 <날개>를 다시 읽으며, 소설 전체와 <오감도>에 대한 강의도 계획해보면 좋겠다 싶었다. 그 준비의 일환으로 <오감도>와 관련한 책들을 모았다.

박상순의 <나는장난감 신부와 결혼한다>는 이상의 시 원문과 현대어 버전, 그리고 해설을 수록하고 있어서 교재로 쓰기에 딱 알맞다. 권영민의 <오감도의 탄생>은 이상 전집과 종합적인 연구서를 펴낸 저자의 해설서다. 학계의 이상 시 연구를 종합하고 있어서 유익한 참고도서다. 그리고 시 전공 연구자들의 공저 <13인의 아해가 도로로 질주하오>는 오감도 전편에 대한 해석을 시도하고 있는 책이다. 단독 저작이 아니라 공저라는 것이 특징이자 강점. 대중성은 떨어지는 책이지만 역시 강의에는 유익하다.

이상 소설과 마찬가지로 대략 가늠이 되면 강의를 기획해보려 한다. 일본문학 내지 세계문학(가령 프랑스 초현실주의)과의 관계도 많이 연구돼 있어서 참고할 계획이다. 독자로서 처음 읽은 건 40년이 다 되어가는데, 이제는 나대로의 견해를 가질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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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문학 강의에서 다니자키 준이치로(1886-1965)의 <치인의 사랑>(1924)을 강의하는 김에 다니자키의 작품연보를 다시 훑었다. 다작인 편이어서 작품세계 전반을 가늠하기 어려웠는데, 지난해까지 쏜살문고판으로 10권이 다니자키 컬렉션으로 추가돼 이제는 풍족하게 읽을 수 있는 형편이 되었다(오히려 가려읽어야 하게 생겼다). 대표작을 특정하기 어렵지만(그간에 강의에서는 <치인의 사랑>과 <세설> 정도만 읽었다) 주요작을 나열할 수 있을 것 같다. 연대순으로 주요작을 나열해놓는다. 데뷔작의 의미가 있는 <문신>(1910)부터 노년의 대표작 <미친 노인의 일기>(1961)까지다. 


1910 <문신>


















1917 <인어의 탄식>



1917 <기혼자와 이혼자>



1923 <신과 인간 사이>



1924 <치인의 사랑>(<미친 사랑>)

















1928 <만>



1929 <여뀌 먹는 벌레>



1931 <요시노 구즈>



1931 <무주공 비화>



1933 <슌킨 이야기>



1933 <음예 예찬>



















1936 <고양이와 쇼조와 두 여자>

















1948 <세설>
















1956 <열쇠>

















1961 <미친 노인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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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sya 2021-01-26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정리하시니 참고하기 좋습니다.

로쟈 2021-01-26 21:44   좋아요 0 | URL
네, 저한테도 필요해서.~
 
 전출처 : 로쟈 > 소세키 산방 기념관

3년 전 일본문학기행 때 적은 페이퍼다. 그때처럼 편안하게 일본을 여행할 일은 상당 기간 없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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