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를 위한 꽃이 필요해
장미가 아닌 야생초
절벽 위에 핀 야생초 헤더꽃
그게 히스클리프
캐서린을 위한 히스클리프는
에밀리를 위한 꽃이기도 해
에밀리에게 바치는 꽃이어야 해
오빠의 장례식에서 비를 맞고
폐결핵으로 죽은 에밀리
서른에 죽은 에밀리
에밀리가 세상을 떠나던 날
살럿이 에밀리에게 건넨 꽃
히스클리프
절벽에서 꺾은 야생초 헤더꽃
히스클리프를 창조해낸
에밀리에게 어울리는 꽃
헤더꽃이 만발한 황야에 가볼 수 있을까
폭풍이 휘몰아치는 언덕에 서볼 수 있을까
에밀리를 위한 꽃을 들고서
에밀리를 기억하기 위해서
에밀리가 사랑한 개 키퍼처럼
에밀리를 애도하며 울부짖은 키퍼처럼
수주간 울부짖은 키퍼처럼
에밀리를 위하여
에밀리만을 위하여
잠시 절벽에 서볼 수 있을까
절벽 위에 핀 헤더꽃처럼
히스클리프
에밀리를 위한 히스클리프처럼
에밀리만을 위한 야생초처럼
에밀리 브론테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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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2 07: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너는 라스콜니코프다
전당포에 가는 게 너의 일과
전당포 노파를 도끼로 살해하는 게 
너의 주특기
너는시베리아로 가야 하지
너는 소냐와 함께
그런데 시베리아의 아침은 왜
이리 더딘가
라스콜니코프는 늘어지게 하품을 한다
아침은 아직 준비가 안된 표정이다
더 멀리 가야 했던가
블라디 블라디보스토크
오늘의 너는 어제의
너가 아니다
너는 라스콜니코프가 아니다
너는 대학생이 아니다
도끼를 언제 손에 쥐어봤던가
도낏자루가 썩는 줄 몰랐던가
블라디 블라디보스토크
시베리아의 어둠은 끝나지 않았다
너는 전당포에 가지 않았다
너는 도끼를 들지 않았다
너는 그러고도 소냐와
너는 시베리아로 가지 않았다
더 멀리 가야 했던가
라스콜니코프는 왜 이리
늦는가 너는
누구인가
너의 여권은 어디에
도끼는 반입할 수 없다
도끼는 검색대를 통과하지 못한다
너는 시베리아로 가야 한다
더 멀리 가야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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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맘 2019-08-27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도 같습니다!!!
로쟈쌤은 어제의 로쟈가 되고 싶으셨던(싶으신)거죠?ㅎㅎ
(쌤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한건지
제 멋대로 까불어봅니다ㅎㅎ)

로쟈 2019-08-27 22:52   좋아요 0 | URL
대학생 때 읽고, 이젠 더이상 대학생이 아닌 나이.^^
 

강의 공지다. 이번 가을에 광주 아시아문화전당에서 '고전순례: 헤르만 헤세 다시 읽기'를 진행한다. 몇년 전 고전강의를 진행한 바 있어서 이번이 두번째다. 헤세를 주제로 고른 건 <데미안> 출간 100주년을 고려해서다. 일정은 10월 15일부터 11월 26일까지 격주 화요일(오후4시30분-6시30분)이다(신청은 오늘부터 가능하다. https://www.acc.go.kr/board/schedule/citizen/3115). 구체적인 일정은 아래와 같다.


헤르만 헤세 다시 읽기


1강 10월 15일_ 헤세, <페터 카멘친트>



2강 10월 29일_ 헤세, <데미안>



3강 11월 12일_ 헤세, <황야의 이리>



4강 11월 26일_ 헤세,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19. 0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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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다 2019-08-28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곧 뵈요...

로쟈 2019-08-28 19:01   좋아요 0 | URL
네.^^
 

제목을 적고 보니 ‘페이퍼‘보다는 ‘마이리스트‘에 적합해 보인다. 평전 시리즈인데 이번에 데리다 평전이 나왔다. 브누아 페터스의 <데리다, 해체의 철학자>(그린비). 헤아려보니 이번 가을에 15주기가 된다. 번역본으로는 10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 아마도 프랑스에서도 이 이상의 평전은 없지 않을까 싶다. 책의 의의는 이렇게 소개된다.

˝인종, 출신, 기질 등과 같은 이유로, 또 지나치게 총명하다는 이유로 프랑스 대학가는 물론, 지성계에서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던 데리다의 삶의 모든 편린들이 저자 브누아 페터스의 기념비적인 노력으로 이 책에서 오롯이 재현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이 책은 데리다의 사상에 중점을 둔 ‘지적 평전’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문자 그대로의 ‘평전’, 즉 그의 ‘삶의 기록’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프랑스 지성계의 높은 장벽을 무너뜨리려는 데리다의 비장하고도 처절한 투쟁의 숨결과 흔적을 느끼고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은 자연스레 이 시리즈의 다른 책들에도 눈길이 가게 하는데 디디에 에리봉의 <미셸 푸코>가 첫 권이었다. <데리다>를 포함하여 현재까지 일곱 권이 나왔는데 그 가운데 역시 압권은 <마르셀 모스>와 <데리다>이지 않을까 싶다. <모스>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데리다>는 바로 손에 들고 싶다. 강의가 가능한 데리다의 책(혹은 비평)이 어떤 게 있을지도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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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을 주제로 두권의 책이 나란히 나와서 눈길을 끈다. 제목만 보면 상반된 주장을 담고 있을 듯한데, 엘리자베스 시걸의 <사회적 공감>(생각이음)과 폴 블룸의 <공감의 배신>(부키)이다. 두 저자의 전공은 각각 사회복지학과 사회심리학이다.

먼저 <사회적 공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논지를 전개한다. 사회적 공감이 필요하고 또 중요하다는 것.

˝이 책은 공감을 개인적 공감과 사회적 공감 모두를 포함하는 폭넓고 대단히 중요한 개념으로 정의한다. 개인적 공감은 대중적 차원이나 매체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는 ‘공감’ 개념이며, 사회적 공감은 개인적 공감에 토대를 두지만 다른 무엇보다도 세상을 보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저자는 사회적 공감을 하려면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야한다고 말한다. 특히 우리와 외모가 다르고, 우리 주변에 살지 않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 않은 사람들의 입장에 서야 한다.˝

반면에 <공감의 배신>은 제목 그대로 공감에 반대한다. 부제도 ‘아직도 공감이 선하다고 믿는 당신에게‘다. 통념에 반하는 주장을 제시하기에, 더 흥미를 끄는 쪽.

˝세계적인 심리학자인 폴 블룸은 ‘나는 공감에 반대한다!‘라는 도발적인 선언을 던진다. ‘공감은 형편없는 도덕 지침‘이며, ‘우리는 공감이 없을 때 더 공평하고 공정한 도덕적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공감은 극단주의나 인종차별주의로 우리를 몰고 갈 수 있으며, 비합리적이고, 근시안적일 뿐만 아니라 공감하지 않는 대상을 향한 폭력을 유발하기도 한다고 말한다.˝

상식에 반하긴 하지만 또 일리가 없는 견해도 아니다. 얼마나 탄탄한 주장을 펼치고 있는지는 실물을 봐야 알겠다.

공감이라는 주제 때문에 떠올린 화제작이었던(저자가 방한하기도 했다) 제레미 리프킨의 <공감의 시대>(민음사)다. 긴가민가해서 주문하려고 하니 구입한 책이다. 다시 구입하기는 뭐하고 찾으려고 하니 일이다. 장서가라는 건 자신에게도 허울일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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