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는 샤워하지 않는다물고기의 자존심너를 보내는 마음이 그렇다흥건한 마음이 그렇다이런 건 내보이지 않는다물고기는 물벼락을 맞지 않는다물벼락을 맞고 살 수는 없다물벼락은 존재하지 않는다물벼락을 구걸할 수는 없다물벼락과 타협할 수 없다물고기의 자존심이다물고기는 자기 자리를 지킨다물고기는 샤워하지 않는다물고기는 물을 먹지 않는다물고기는 먹는 척할 뿐이다물고기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물고기는 살 수 없다물을 먹을 수는 없다물벼락을 맞을 수는 없다물고기는 죽을 수 없다물고기는 죽으면 안 된다물고기는 물고기다물고기를 부인할 수 없다물고기가 그립다이를 악문다물고기에게 물어서는 안 된다마음이 마음이 아니다너를 보내는 마음이 그렇다물고기의 마음이다이렇게 살 수는 없다물고기의 자존심물고기는 샤워하지 않는다물고기는 물만 틀어놓는다바닥이 흥건하다물고기는 물고기를 잊었다물고기가 물에 잠긴다세상이 물에 잠긴다
너는 어디로 갔는가황금빛 봄날이여, 라고 렌스키는 썼다청춘이여, 너는 어디로 갔는가아직 청춘에렌스키는 그렇게 썼다이튿날 결투에서 죽을운명의 렌스키너무 이르게 세상을 떠날렌스키너는 어디로 갔는가탄식의 온기만이 렌스키에게 남았다
너를 만나고도 기다린다눈앞에 두고도 기다린다너에게 눈이 멀어너와 함께 너를 마중나간다너를 보내려 너를기다린다너와 함께할 수 없었다너를 기다린다 네가지나치도록너와 함께 기다린다이미 지나간너를 기다린다56번 버스가 지나가고59번 버스도 지나갔다66번 버스도 지나간다기다린다 네가 올 때까지와서 지나칠 때까지너를 기다린다너를 만날 때까지너를 만나고도 기다린다너에게 눈이 멀어나는 나조차도 지나쳐버렸다너를 보내려 나는기다린다이 세상 끝날 때까지너와 함께
세게 저은 다음 5분 동안 놓아둔다아직은 아니다다시 세게 저은 다음 5분 동안 놓아둔다무엇을 젓는가는 묻지 말고세게 휘저은 다음 딱 5분 동안왜 5분인가는 묻지 말고세게 거세게 휘저은 다음아니 5분 동안 젓는 게 아니라그냥 휘저은 다음 놓아둔다그냥 내버려둔다고 그게 다냐고 묻지는 말고그리고 기다린다무엇을 기다리는가는 묻지 말고언제까지 기다리느냐고도 묻지 말고세게 저은 다음 놓아둔 다음에기다리고 기다린 다음에퇴장한다 뒤도 돌아보지 말고 5분간 기다린다거나 그러지 말고그냥 퇴장한다아무것도 휘젓지 않고아무것도 기다리지 않았다면이제 완성되었다세게 저은 다음 5분간 기다린시
그날 아무도 취하지 않았다그래도 삶은 계속된다아무도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가 아니다아무도 만취하지 않았고 시비를 걸지도 않았다아침이었다 아침부터 취할 수는 없다추한 일이다 비틀거린 기억은 있다그랬지 그건 당신도 기억나는 일당신도 발을 뺄 수 없는 일취하지 않아도 횡설수설이 가능했다맥주 한잔으로도 만취할 수 있었다만취하고도 나는 말이 없었다기쁜 표정이었지만 기쁘지 않았다나는 스무살비틀거리며 이태원에서 귀가했을 때하숙집 사람들은 모두 자고 있었지아침에야 보았다 촛불을 켜지 못한 케익단 한번 촛불을 끄지 못한 케익아무도 전날의 일은 묻지 않았다하숙집 사람들은 하나둘 떠났고나도 떠났다 스무살을 그렇게 지나쳤다단 한번의 스무살이 당신에게도 있었지당신은 비틀거리며 택시에서 내려 계단을 올라갔지 고개처럼올라가야 숨이 찰 때쯤 하숙집이 있었지하숙집 사람들은 모두 자고 있었지하숙집 사람들은 모두 떠났지영국으로 유학을 가고 또 군대에 갔지나는 군대에 갔지그랬지 그건 당신도 기억나는 일이듬해 신촌에서 마지막으로 본 영화 욜터키 영화 욜이었지 길이었지그날도 지금도 취하지 않았다아무렇지도 않게 횡설수설하는군그래도 삶은 계속된다나는 여전히 기쁜 표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