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문화비평가 레이먼드 윌리엄스의 <키워드>(민음사, 2010)는 두 주쯤 전에 나온 책인데, 이번주에 리뷰기사들이 올라오고 있다. 문화연구를 위한 요긴한, 필수적인 기본어휘 사전이다. 기본교양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줄 만한 책. 소개기사를 스크랩해놓는다. 두 주 전에 구입해놓고 아직 펼쳐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준 기사다.   

한겨레(10. 10. 02) 같은 말 쓰는데 왜 말이 안 통하는 걸까? 

영국의 문화비평가 레이먼드 윌리엄스(1921~1988·사진)는 현대적 의미의 ‘문화 연구’를 창시한 사람으로 불린다. 문화라는 다소 모호한 분야를 연구와 비평의 대상으로 삼아 평생 천착했다. 마르크스주의 영향을 짙게 받았고 젊은 시절 한때 공산당에도 가입했던 그는 케임브리지대학 재직 시절에 스튜어트 홀, 테리 이글턴 같은, 나중에 자신을 이어 문화 연구·문화 비평의 대표자가 될 제자들을 길러냈다. 이번에 처음 번역된 <키워드>(1976)는 <문화와 사회>(1958), <기나긴 혁명>(1961)과 함께 그의 대표작이다



웨일스 지방의 철도노동자 아들로 태어난 윌리엄스는 케임브리지대학에 진학한 뒤 2차대전 중에 징집됐다가 전쟁이 끝난 뒤 복학했다. 그가 군대에 있었던 기간은 4년 반이었는데, 이 공백을 거쳐 대학에 돌아온 뒤 적잖은 혼란을 겪었다. 일종의 문화충격이었는데, 전쟁 전의 케임브리지 분위기와 제대 후 대학 분위기가 아주 달랐던 것이다. 윌리엄스가 받은 것은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느낌이었다. 왜 같은 말을 쓰는데 서로 다른 말을 쓰는 것 같이 느껴지는 걸까? 이 의문 속에서 윌리엄스가 포착한 것이 문화였다. 문화가 바뀌었던 것이다! 그는 그 문화 현상이 사회와 어떤 관계를 맺으며 변화하는지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10여년의 연구 끝에 나온 결과물이 <문화와 사회>였다. 여기서 윌리엄스는 1780년부터 1950년까지 문화 변화의 역사적 지도를 그려냈다. 윌리엄스는 문화 연구를 좀더 진척시켜 3년 뒤 다시 <기나긴 혁명>을 펴냈는데, 여기서 ‘기나긴 혁명’이라는 모순어법으로 그가 지목한 것이 ‘문화혁명’이었다. 그가 보기에 근대 세계는 민주주의 혁명, 산업혁명 외에 제3의 혁명을 일으켰는데, 그것이 바로 문화혁명이다. 문화혁명은 수백년의 장구한 시기에 걸쳐 근본적 변화를 만들어낸다. “우리는 기나긴 혁명의 과정 속에 살고 있으며, (…) 그것은 인간과 제도를 변혁시키는 진정한 혁명이다.”

<키워드>는 완결되기까지 30년이 걸린 저작이다. 윌리엄스는 <문화와 사회>를 완성한 뒤, ‘문화’라는 단어를 포함해 핵심 어휘들을 설명하는 어휘집을 부록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편집 과정에서 부록이 빠지고 말았다. 윌리엄스는 그 후 20년 동안 더 많은 용례를 수집하고 자료를 축적했다. 그리하여 어휘 130개를 추려 정리한 결과가 이 책이다. 이 책의 부제는 ‘문화와 사회의 어휘집’인데, “사회적·문화적 논의의 핵심 영역에서 사용되고 있는” 어휘들이 어디에서 기원해 어떤 변화를 거쳐 오늘에 이르렀는지 그 역사를 보여준다.

이 책에는 문학·미학·표상·무의식·자유주의 같은 비교적 논란이 적은 어휘도 있지만, 계급·민주주의·평등 같은, 사회적 갈등을 안고 있는 어휘도 있다. 윌리엄스가 특히 주목하는 것이 이렇게 해석의 진폭이 큰 단어들이다. 이런 단어들은 사전을 찾아본다고 해서 의미가 분명해지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이런 말들은 개인의 신념과 관련되는 경우가 많아서 그 말의 용법과 역사를 잘 이해하지 않으면 편견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느끼는 경우는 대개 이런 어휘들을 구사할 때다. 불통의 원인이 되는 말들을 역사적으로 살핌으로써 소통의 장을 마련해보겠다는 뜻이 이 어휘집에 담긴 셈이다.

이렇게 사용하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그 의미가 확연히 달라지는 단어 중 하나가 ‘이데올로기’(ideology)다. 1796년 ‘정신의 철학’이라는 뜻의 프랑스어 신조어를 영어로 번역한 것이 이 단어의 시작이다. 이데올로기라는 말을 널리 보급한 사람은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였다. 나폴레옹은 민주주의 옹호자들을 “인민에게 주권 행사의 능력이 없는데도 그들을 주권자의 자리로 끌어올리려 현혹하는 무리”라고 비난하면서 이들의 주장을 ‘이데올로기’라고 불렀다. 이렇게 하여 ‘공론’(空論)이란 뜻의 이데올로기라는 말이 퍼졌는데, 그 경멸적인 의미를 받아 쓴 진보주의자들이 마르크스·엥겔스였다. 두 사람은 <독일 이데올로기>(1845~1847)에서 독일 급진파 사상들이 역사의 실제 과정으로부터 괴리됐다는 사실을 강조하려고 이데올로기라는 단어를 썼다. 현실을 거꾸로 이해하는 허위의식이라는 뜻이었다. 이 경우 이데올로기의 반대어는 ‘과학’이다.

마르크스는 다른 곳, 이를테면 <정치경제학 비판 서설>에서는 이데올로기를 단순히 물질적 과정에 대응하는 관념 체계라는 다소 중립적인 의미로 쓰기도 했는데, 이런 용법은 특히 뒷세대 레닌의 저작에서 두드러졌다. 레닌은 이데올로기를 계급적 토대와 조응하는 관념 체계로 이해해, ‘프롤레타리아 이데올로기’ ‘부르주아 이데올로기’라는 말을 사용했다. 이 경우 프롤레타리아 이데올로기는 부르주아 이데올로기보다 더 올바르고 진보적이고 진실하다. 윌리엄스는 이데올로기라는 말이 이렇게 두 가지로 쓰이고 있지만, 대개의 경우엔 나폴레옹적 의미로 통용된다고 말한다. 자유주의 진영에서 쓴 ‘공산주의 이데올로기’라는 말이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 “이런 의미의 이데올로기는 나폴레옹 시대와 마찬가지로 사람을 모욕하는 말이다.”(고명섭 기자) 

10. 10. 02.   

P.S. 레이먼드 윌리엄스의 책은 다수 번역돼 있다. 주저로 거명된 <문화와 사회>(이화여대출판부, 1988)까지 포함해서. 이미 절판된 지 오래인 것이 흠이다. 국내에 가장 먼저 소개된 건 <이념과 문학>(문학과지성사, 1982)인 듯싶은데, 원제는 <마르크스주의와 문학>이다. '마르크스주의'란 말을 서명에 쓸 수 없었던 시대상의 반영이다. 이 책은 다른 역자에 의해 <문학과 문학이론>(경문사, 2003)으로 번역됐다가 원래의 제목을 찾아 <마르크스주의와 문학>(지만지, 2009)으로 다시 나왔다. <키워드>도 나온 김에 엊그제 구입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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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내 2010-10-02 17:44   좋아요 0 | URL
음.. 레이먼드 윌리엄스의 저서는 어휘의 정의에 대한 분석인가요?
아니면 기호 - 언어학적 접근인가요?

로쟈 2010-10-03 08:45   좋아요 0 | URL
키워드들의 사회적 문화적, 역사적 의미를 풀이한 사전이에요.
 

<공간(SPACE)>(515호)에 실린 북리뷰를 옮겨놓는다. 편집자의 제안에 따라 <어둠의 도시> 시리즈를 다루기로 했는데, 그래픽노블은 아무래도 좀 생소하고 도시건축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이야기와 주제에만 초점을 맞추었다. 주로 다룬 건 <우르비캉드의 광기>(세미콜론, 2010)이다.

 

공간(10년 10월호) 어둠의 도시들 

프랑수아 스퀴텐이 그림을 그리고 브누아 페테르스가 글을 쓴 그래픽 노블 <어둠의 도시들> 시리즈는 가상의 행성에 있는 가상의 도시들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연작만화다. 1983년에 처음 선보인 이후 이제까지 스무 권 가까운 책이 출간됐는데, 국내에 일차로 소개된 건 <기울어진 아이>, <보이지 않는 국경선>, <우르비캉드의 광기>, <한 남자의 그림자> 네 권이다. 이 가상의 행성은 지구와 닮은 풍광을 보여주며, 우리와 닮은 사람들이 비슷한 문명을 건설하고 산다. 다만 기이한 현상이 한 가지씩 등장하는데, 그것이 말하자면 이 연작을 이끄는 ‘어둠’이자 수수께끼다.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를 떠올리게 하는 이 어둠의 도시들 가운데 개인적으론 우르비캉드 이야기를 가장 밀착해서 읽었다. 판타지이긴 해도 가장 ‘현실감’ 있는 판타지였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도시건축가 유겐 로빅이고, 이야기는 로빅의 시점에서 기술되는 일기 형식이다. 우르비캉드란 도시는 원래 제멋대로 생긴 판잣집들 사이로 국적불명의 현대적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 흉측한 상태였지만 로빅의 계획에 따라 새롭게 정비 및 재개발된다. 그는 널찍하고 기하학적으로 잘 구획된 거리와 건물들, 그리고 장엄한 정원들을 설계해 다른 도시들의 경탄을 자아낼 만한 수준으로 탈바꿈시킨다. 하지만 대칭과 연속성을 기준으로 삼은 그의 계획은 절반만 실현되는데, 도시의 남북을 연결할 제3대교 건설을 상급 결정위원회에서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도시의 두 연안이 합의에 따라 분리돼 있는 상태에서 새로운 통로가 생기면 새로운 틈새를 만들어질 것이며, 그것은 다시 새로운 통제체제를 필요로 하게 될 거라는 것이 반대의 정치적 이유였다.    

위원회와의 갈등으로 교착상태에 빠져 있던 로빅의 책상에 어느 날 작업장에서 발견됐다는 특이한 정육면체 구조물이 놓인다. 한 변의 길이가 15cm 가량이고 속은 빈 단순한 육면체였다. 그런데 이 육면체가 그의 책상에서 자연적인 생장을 시작해 도시 공간 전체로 확장해나간다. 이것이 우르비캉드 이야기의 핵심 모티브이자 수수께끼다. 로빅은 구조물에 ‘로빅의 네트워크’라는 이름을 붙이는데, 자가 생성하는 이 네트워크는 곧 도시 전체를 혼란에 빠뜨리며, 그것을 제거하지 못하자 위원회, 곧 통치 권력은 무력화된다. 구조물은 북부 연안까지 뻗어나가서 도시의 남북이 연결되고 주민들은 서로 만나기 시작한다. 육면체 네트워크를 통해 사람들은 직접 교류하기 시작하고 심지어는 서로 집을 맞바꾸기도 한다. 도시 전체를 관통하는 구조물 때문에 새로운 생활양식과 문화가 만들어진 것이다.    

하지만 어느 날 이 네트워크 구조물이 구름 저편으로 사라지기 시작하고 폐허만을 흔적으로 남겨놓는다. 구조물의 귀환을 애타게 기다리거나 간구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돌아올 날짜를 계산하여 발표하는 이들도 나타났다. 위원회의 새로운 권력자가 된 친구 토마스는 로빅을 찾아와 네트워크를 대신할 거대한 건축물을 설계해달라고 부탁한다. 갑자기 나타났다가 사라진 자가 생성 구조물을 인공적으로 다시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로빅은 동의하지 않는다. “그자들의 생각은 완전히 잘못됐으며, 그 계획은 우리가 겪은 그 놀라운 현상의 조잡하고 보기 흉한 아류를 낳고 말 것”이라고 생각해서다. 그런 상황에서 유겐 로빅의 일기는 아무런 설명 없이 중단된다. 이것이 우르비캉드 이야기의 전말이다.    

하지만 여기까지가 전부는 아니다. 당혹스러울 수 있는 독자들을 위해 ‘구조물에 얽힌 전설’이 부록으로 이어지며 흥미를 보탠다. 과연 우르비캉드 이야기의 핵심인 구조물은 어떤 의미일까? 열 가지 이상의 해석이 제시된다. ‘비인간화된 도시에 자연이 승리하는 예’라거나 ‘실패한 대역사(大役事) 프로젝트’를 상징한다는 해석도 있고, ‘무정부적인 전복의 움직임’을 암시한다는 정치적 해석도 있다. 천재적인 도시건축가가 사랑한 여인으로부터 버림받자 미쳐버렸다는 관점도 있고, 구조물은 신이나 악마라는 종교적 해석도 있다. 전화의 관점에서 ‘구조물은 통신망’이라는 해석도 억지스럽지만은 않다.  

이 다양한 해석에 대한 허구적 저자의 평은 모든 해석이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이 이야기의 진정한 교훈은 “인간은 내내 어둠 속에서, 무지함 속에서 살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것이라는 깨달음”이다. 간단하지만 무한한 결론을 향해 열려 있는 이 구조물은 신들이 어둠의 도시에 사는 인간들에게 보낸 신비한 물체일 수 있으며, 그와 견주어볼 때 인간은 한없이 하찮은 존재에 불과하다는 걸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론은 이야기의 결말에 관한 가장 유력한 가설과 함께 우리가 반면교사로 삼을 만하다. 심각한 천재지변이 우르비캉드를 덮치는 바람에 어둠의 도시들 가운데 가장 높은 콧대를 자랑하던 이 도시 전체가 순식간에 지도상에서 사라져버렸다는 것이 그 가설의 내용이다. 인류 문명에 대한 우화로도 읽힌다

10. 10. 02.  

P.S. <어둠의 도시들> 시리즈에서 내가 읽은 건 1차분으로 나온 <기울어진 아이>와 <보이지 않은 국경선>까지인데, 이후에 <한 남자의 그림자>가 더 보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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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만한 신간이 여럿 출간된 가운데, 문학쪽으로 '이주의 책'이라고 할 만한 것은 단연 러시아 작가 베네딕트 예로페예프의 <모스크바발 페투슈키행 열차>(을유문화사, 2010)이다. 러시아 포스트모더니즘의 '전설'로 회자되는 작품인데, "일프와 페트로프 이후 최고의 러시아 희극'이란 평도 듣는다(하지만 나도 대학원 다닐 때까지만 해도 작가와 작품에 대해 들어보지 못했었다). 작품명은 '모스크바-페투슈키'인데, 우리식으로 '서울-부산'(서울발 부산행) 같은 경우다. 러시아어판이 어디에 두었는지 찾지 못해 아직 읽어보지 못했는데, 올가을 기차여행은 '모스크바발 페투슈키행열차'를 타보는 걸로 정해야겠다. 소개기사를 옮겨놓는다.  

  

경향신문(10. 10. 02) 술 한 잔, 또 한 잔… 러시아 민초들과 ‘술의 대화’

소설의 내용은 주인공이 모스크바에서 페투슈키까지 가는 두 시간 남짓의 기차여행이 전부다. 각 장의 제목은 모스크바를 출발해 페투슈키에 도착하기까지 실제로 통과하는 44개의 역 이름이다.

작품은 줄곧 취기로 가득 차 있다. 전화 케이블공인 주인공은 직장에서 쫓겨난 상태다. 술 마시는 것 외에 근무시간에 할 일이 없는 사회주의적 권태에 빠져 있던 중, 동료들의 낮 시간 알코올 소비량을 집계한 그래프를 만들었고, 이것이 실수로 상부에 전달된 탓이다.

이후 그는 애인과 어린 아들이 사는 페투슈키에 가기로 결심한다. 페투슈키는 사실상 평범한 도시일 뿐이지만, 흐물대는 주인공의 의식 속에선 새들이 지저귀길 그치지 않고 재스민 꽃이 시들지 않는 ‘다른 세계’로 그려진다.

주인공은 내내 취한 상태다. 기차에 탄 그는 미리 준비한 각종 술들을 꺼내 마신다. 그러는 동안 다양한 러시아의 민중들이 그에게 다가와 함께 술을 마시며 온갖 담론을 나눈다. 후반부에 이를수록 주인공은 만취 상태에 이르고, 이야기는 점점 더 맥락 없이 난해해진다. 성서와 관련한 상징이 많은데, 역주만 50여쪽에 이른다. 모호하고 혼란스러운 이야기는 다양한 해석을 가능케 한다.

20세기 소비에트 문학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1970년 당시 지하출판돼 반향을 일으켰고, 국내에는 처음 번역됐다. 작가의 이력이 특이하다. 그는 짐꾼, 석공, 난방공 등을 전전하며 17년간 신분증도 없이 소비에트 연방 전역을 떠돌며 살았다고 한다.(이로사기자) 

10. 10. 02.  

P.S. 베네딕트 예로페예프와 <모스크바-페투슈키>에 바쳐진 영화도 감상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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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체호프의 언론인을 위한 코스 메뉴
    from 로쟈의 저공비행 2010-11-21 11:38 
    한겨레21의 '예술가가 사랑한 술' 코너에서 '체호프의 보드카'가 다뤄졌기에 스크랩해놓는다. 지난 봄에 주가한국의 기사에서 다뤄진 것과 같은 아이템이다. 다시 읽어봐도 재미있다.      한겨레21(10. 11. 19) 체호프의 언론인을 위한 코스 메뉴  춥다. 유독 추위를 많이 타기도 하지만 올가을은 남다르게 춥다. 옷장 구석에 묻혀 있던 코트는 옷장 문을 열었을 때 손이 닿기 쉬운 곳으로 자리를 옮겼
 
 
2010-10-02 0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02 0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레디앙, 2008)의 저자 목수정 씨의 새책 <야성의 사랑학>(웅진지식하우스, 2010)이 출간됐다. 개인적으론 지난달에 저자를 만날 기회가 있어서 책의 근간 소식은 알고 있었다. 한국남자들이 거리에서 더이상 여자들을 쫓아다니지 않는다는 얘기를 흘려들었는데, 실제로 책의 프롤로그는 바로 그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그런 원시적, 야성적 연애걸기 수법은 21세기 초반에 사라져버린 것으로 추정된다(하긴 몇번 쫓아다녀본 나의 경험도 지난 세기의 일이다).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해야 할까?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일독해보시도록 하고, 나는 최근에 사랑과 그 역사에 관한 책이 더 출간된 게 있기에 리스트로 묶어놓는다. 

  


10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야성의 사랑학
목수정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0년 9월
13,800원 → 12,420원(10%할인) / 마일리지 690원(5% 적립)
2010년 10월 01일에 저장
품절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프랑스 남자와 결혼하지 않고 살아가기
목수정 글, 희완 트호뫼흐 사진 / 레디앙 / 2008년 8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22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0년 10월 01일에 저장

사랑과 연애의 달인, 호모 에로스- 내 몸을 바꾸는 에로스혁명
고미숙 지음 / 그린비 / 2008년 11월
11,900원 → 10,710원(10%할인) / 마일리지 590원(5% 적립)
2010년 10월 01일에 저장
구판절판
사랑의 역사- 이성애와 동성애, 그 대결의 기록
루이-조르주 탱 지음, 이규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9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2010년 10월 01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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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10-01 01:51   좋아요 0 | URL
이 글을 읽고 문득 생각해보니 저는 그런 경험이 없네요. 거리에서 마음에 드는 여성을 쫓아가본 경험이요. 아, 정말 형편없는 청춘이었네요...
그래도 몇 번 경험하셨다니 공연히 제가 위로가 됩니다.
같은 40대로서 브라보 아우어 라이프!! 하는 심정으로 말예요^^

로쟈 2010-10-01 06:52   좋아요 0 | URL
그게 좀 쪽팔리는 일이긴 해요. 책에도 "십중팔구 여자들은 무참히 그들의 청을 물리친다."고 써놨네요.^^;

비로그인 2010-10-01 10:20   좋아요 0 | URL
로쟈님이 '쪽팔린다'라는 표현을 쓰는 것을 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ㅎㅎ

로쟈 2010-10-01 10:38   좋아요 0 | URL
ㅎㅎ 로마에 가면 로마인의 언어를 써야죠...

루딘 2010-10-01 11:21   좋아요 0 | URL
나도 살아가면서 여자 쫓아가면 창피할 것 같아서 용기를 내지 못하고 물러섰던 적이 여러 번 있는 것 같다. 감히 따라 갈 생각을 못하던시절 아님 소심함. 아! 로쟈는 행복하도다.

로쟈 2010-10-02 09:26   좋아요 0 | URL
'한때'란 생각이면 못할 것도 없지요.^^;

리토르넬르 2010-10-01 14:41   좋아요 0 | URL
책 얘기좀 해주시지 아무튼 기회가 되면 살펴 보게 되겠군요. 신비주의 전략 같으니..

로쟈 2010-10-02 09:25   좋아요 0 | URL
책 소개는 여기저기 많이 뜨던데요...

글샘 2010-10-01 16:08   좋아요 0 | URL
어제 책을 잘 받았습니다. 열심히 읽고 리뷰를 올려 보겠습니다.

로쟈 2010-10-02 09:25   좋아요 0 | URL
야금야금 읽으셔도 되는 책이에요.^^

자꾸때리다 2010-10-01 18:16   좋아요 0 | URL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솔로 천국 커플 지옥.

로쟈 2010-10-02 09:24   좋아요 0 | URL
천국에선 좀 외로우실 것 같아요.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리치킹 2010-10-01 19:16   좋아요 0 | URL
타는 목마름으로 ㅋㅋ

2010-10-01 22: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02 09: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oren 2010-10-01 22:50   좋아요 0 | URL
여하튼 '쫓아다녀야' 뭔가가 되더군요.
제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노총각 시절의 어느 늦가을.. 또다른 노총각 친구를 만나러 가던 길에......
제 앞을 걸어가던 '어떤 분'을 발견하곤 졸졸 쫓아가다가... 길도 묻고...
그러다가 결국 셋(숙녀 한 분에 노총각이 둘)이서 함께 저녁도 먹고....
그 후 한참 세월이 흐르고 나서 '매우 엉뚱하게도' 제가 쫓아갔던 그녀한테서
스키장에서 가끔씩 만났던 어떤 아가씨를 만나보라는 제의를 받았답니다.
그래서 우린(?) 서로 얼굴도 모른채 '1:1'로 만나게 되었는데,
지금껏 함께 살고 있답니다. ㅎㅎ
(제가 쫓아갔던 그 분은 이런 사실조차 새까맣게 모르고 있답니다.ㅎㅎ)


로쟈 2010-10-02 09:22   좋아요 0 | URL
10%의 성공담이네요.^^

2010-10-01 2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02 09: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호모사케르 2010-10-19 10:29   좋아요 0 | URL
거리에 나가면 좀 허전하고 뭔가 그립고 했는데 쫒아오는 남자가 없어서 그랬던 거라고 단박에 머리가 끄덕여 지네요.

20세기 땐 20대여서 쫒아오는 남자들이 많았나 보다 했고 21세기엔 20대를 벗어난 여자이니까 쫓아오는 남자가 없나 보다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는데..

가을이니 사랑에 관한 책이 읽고 싶어집니다. 쫓아오는 남자가 있다면 더 좋을 텐데...

로쟈 2010-10-20 00:25   좋아요 0 | URL
요즘은 쫓아와도 다들 도망갈 거 같은데요.^^
 
글로벌 리스크와 세계시민사회

몇 권의 신간과 함께 오늘 주문한 책은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의 <글로벌 위험사회>(길, 2010)다. <위험사회>(새물결)의 문제의식을 더 확장한 걸로 보이는데, 소개기사를 보니 글로벌 리스크를 통제하기 위한 방책으로 벡은 세계시민주의에 주목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이기도 해서 챙겨놓는다. 

한겨레(10. 09. 30) "글로벌화된 리스크 세계시민주의가 통제가능” 

인간 문명이 최고조로 발전을 이뤘다는 지금, 기후변화는 그 모든 것을 앗아갈 치명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획기적인 에너지원으로 칭송받던 핵발전소는 체르노빌 사건에서 보듯 엄청난 재앙을 가져다줄 수 있는 위협 요소다. 식량난을 해결해줄 것이라고 만든 유전자 조작식품은 생태계에 치명적인 왜곡을 가져다 줄 수도 있다. 이처럼 현대사회는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낸 갖가지 위험에 둘러싸여 있다. ‘위험사회’라는 말로 우리가 사는 시대의 성격을 날카롭게 규정했던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사진)이 2007년에 쓴 <글로벌 위험사회>가 최근 번역돼 나왔다. 일찌기 위험사회가 지닌 성격으로 ‘글로벌 위험 공동체’를 제시해왔던 벡은, 이 책에서 본격적으로 세계적 차원의 위험사회론을 펼친다.   

<글로벌 위험사회>에서 벡은 ‘리스크’와 ‘재앙’을 구분해 설명한다. 이미 닥친 재앙과 달리, 리스크는 가능성으로서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 미래의 사건이고 재앙의 예견이다. 여기서 나오는 핵심 개념이 바로 ‘연출’이다. 벡은 “글로벌 리스크는 글로벌 리스크의 현실 연출”이라고 말한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위험은 연출을 통해서만 현실성을 얻을 수 있다. 예컨대 기후변화의 경우 아직 그 위험이 현실로 모두 나타나진 않았지만, 언론을 통해 사람들에게 그 위험성을 알려주는 등 미래에 일어날 재앙을 현실 속에 나타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연출을 통해 리스크는 세상을 바꾸는 정치적인 힘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리스크의 분배 자체도 중요하지만, 도대체 무엇을 리스크로 볼 것인가가 더 중요하게 된다. 누가 어떻게 리스크를 현실 속에 연출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지배관계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테러를 막겠다며 미국 정부가 일으킨 이라크 전쟁이 수많은 이라크의 민간인 사망자를 낳은 것은 그 단적인 사례다. 곧 “리스크 정의가 새로운 글로벌 불평등을 산출한다”는 것이다.

또 벡은 현대사회에서 세계화된 리스크는 더는 개별 국가에서 대응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생태·경제·테러리즘 등으로 글로벌 리스크를 구분한 벡은, 글로벌 리스크를 통제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 ‘세계시민주의’에 주목한다. 글로벌 위험사회에서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된 소외 집단이 더욱 많은 발언권을 얻어 불평등을 벗어날 수 있으려면, 개별국가의 틀을 뛰어넘은 세계주의에 기대야 하기 때문이다.

벡이 무엇보다 강조하는 것은, 글로벌 리스크에 대한 ‘무지’를 동력으로 삼는 성찰의 힘이다. 그는 “현대사회는 실패해서가 아니라 성공해서 병을 앓는다”고 진단한다. 글로벌한 위험에 노출된 이들의 다양하고 실질적인 목소리와 자기 성찰과 비판에 귀를 열 때 글로벌 리스크는 새로운 미래를 여는 ‘계몽’의 가능성이 될 수 있다는 진보적 인식이다.(최원형 기자) 

10. 09.29.  

P.S. <글로벌 위험사회>는 물론 <위험사회>와 짝이 되는 책이지만, 개인적으론 지그문트 바우만의 책들과 나란히 놓고 싶다. <유동하는 공포>(산책자, 2009)와 <지구화, 야누스의 두 얼굴>(한길사, 2003)이 내가 염두에 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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