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도서관과 개포도서관 사이에 무슨 긴밀한 관계가 있는 건 아니고, 그냥 두 곳에서 강연회를 갖게 됐기에 같이 묶었다(개포도서관의 행사는 연속강좌인 '고전, 영화로 읽다'의 일환이다). 이달 셋째주부터 11월말까지는 거의 매주 도서관이나 대학, 그리고 문화센터 등에서 강연회를 갖는다. '메뚜기도 한 철'이란 말에 견주면 '로쟈의 한 철'쯤 될 모양이다. 계속 공지를 할 터이지만, 지역에서 혹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란다.   

 

강서도서관 손안'애서' 낭독회 

주제: 책을 읽을 자유와 권리에 대하여 
일시: 2010. 10. 21(목) 19:00-21:00
장소: 학습도움방(2층)
대상: 성인 40명(선착순)
수강료: 무료
접수: 방문(전화 3219-7023) 및 온라인 접수      

개포도서관 '고전, 영화로 읽다' 

영화: 미하일 하네케 감독, <피아니스트>(2001, 129분, 청소년 관람불가) 
원작: 엘프리네 옐리네크, <피아노 치는 여자>(1983년)  
주제: 그녀 안에 있는 그녀 자신보다 더 많은 것
일시: 2010. 10. 23(토) 14:00-18:00 
장소: 시청각실(1층) 
대상: 성인 40명 
접수: 전화(3462-1988) 및 홈페이지 
*10월 30일에는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폭력의 영화>에 대한 강대진 박사(고전문헌학자)의 강연이 진행된다.

 10. 10.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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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7 0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07 0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07 1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07 13: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원숭이하얀똥꼬 2010-10-15 11:11   좋아요 0 | URL
간만에 블로그에 와서 로쟈님 글을 읽다가 강서도서관 강연회에 대한 정보를 듣고!! 얼른 신청했습니다!!
 

이번주 교수신문에서 프랑스의 국제철학학교를 다룬 다큐영화 <철학의 권리>에 관한 기사를 읽었다. 국내 상영소식은 접했지만, 시간은 낼 수 없었는데, 기사는 현장의 분위기를 전해주고 있다. 맛보기 영상도 같이 옮겨놓는다.  

  
(왼쪽부터) 국제철학학교를 설립한 자크 데리다, 「철학의 권리」 의 니시야마 유지 감독, 백영서 연세대 국학연구원 원장.

교수신문(10. 10. 04) 思惟의 장에 던진 지적 자극 … 새로운 목소리는 무엇인가   

1983년 프랑스 파리 제5구역에 위치한 데카르트 거리. 그곳에서 꺼져가던 68혁명의 소산, 실험대학을 되살리려는 시도가 일어난다. 국제철학학교의 시작이다. 자크 데리다, 도미니크 르쿠르 등이 세운 이 학교는 국가지원금을 재원삼아 비영리로 운영되기 때문에 학비는 무료다.

철학 교육의 새로운 방식 제도화
다양한 학문 간의 대화를 실천하고, 철학과의 새로운 관계를 창조하고자 하는 이 학교를 담은 다큐멘터리 「철학의 권리」가 지난달 28일 연세대 국학연구원(원장 백영서 사학과) 초청으로 연세대 학술정보관에서 상영회를 가졌다. 상영 후에는 감독인 니시야마 유지 일본 도쿄메트로폴리탄대 교수(철학)와 김홍중 서울대 교수(사회학), 나종석 연세대 연구교수(철학), 후지타 히사시 큐슈산업대 교수 그리고 70여명의 관객이 참여해 국제철학학교와 오늘날 철학의 역할에 관해 논의를 펼쳤다. 

  

「철학의 권리」는 국제철학학교를 취재한 다큐멘터리다. 이 영화는 지난해 9월부터 일본을 비롯해 중국, 미국, 프랑스 등지에서 30회가 넘는 상영회를 개최했다. 2011에는 영국과 독일, 불가리아 등지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배경은 데리다가 창설한 국제철학학교지만 단순히 데리다 철학이나 학교를 소개하는 영화는 아니다. 니시야마 유지 감독은 철학자로서 대학 및 인문학과 연관된 여러 문제들을 미셸 드기, 프랑소와 누들만, 브뤼노 끌레망 등 역대 국제철학학교의 총장과 보얀 만체프 부총장, 그리고 국제철학학교의 전·현직 디렉터들과 만나 인터뷰 형식으로 담담히 풀어간다. 특히 니시야마 감독은 글로벌한 자본주의 시대에서 효율성과 수익성의 논리에 밀려 퇴출 위기에 처한 철학과 문학, 그리고 예술의 존재 이유와 그것들의 새로운 존재 방식을 국제철학학교의 사례를 통해 모색했다.

국제철학학교는 프로그램 디렉터 50명의 합의제로 운영된다. 50명의 디렉터 중 10명은 외국인이다. 초등학교 교사부터 대학 교수까지 누구나 디렉터가 될 수 있으며 그만큼 사회적 지위와 상관없이 교사들의 관계는 평등하다. 국제철학학교는 대학이나 공공연구기관과는 다른 시민단체 혹은 시민들의 결사체다. 여러 정부 기관으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지만 연구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지는 않는다. 국제철학학교의 교육 역시 무상이며, 학위제도도 없다.

국제철학학교는 이런 ‘특별한 방식’의 제도화를 지향한다. 데리다의 말을 빌리자면 철학학교는 제도란 이념을 해체 또는 탈구축하려는 활동의 장이다. 즉, 기존 제도에 대한 문제제기를 통해 기존 제도권 인문학에 의해 질식당했던 철학적, 인문학적 사유를 무한하고 새로운 사유의 가능성에 개방하려는 것이다.

다큐멘터리가 주는 울림이 클수록 영화를 보는 국내연구자들과 관객들의 질문은 날카로웠다. 예정보다 30여분 가량 길어진 토론회에서는 새로운 소통방식으로서 국제철학학교가 던지는 가능성과 한계, 그리고 대학의 안과 밖에서 철학은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지 등 논의가 이어졌다. 또한 국제철학학교 관계자들의 진술로만 진행되는 영화의 진행방식이 오히려 국제철학학교의 실체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학문적 결과를 대학밖 시민과 공유하기
이 같은 비판에 대해 니시야마 감독은 이미 이전 상영회들을 통해 인터뷰만으로 진행되는 영화의 전개방식이 여러 번 지적됐었다고 운을 땐 뒤, “영화의 목적이 국제철학학교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대학과 인문학의 미래를 고민하는 데 있었기 때문에 굳이 학교의 모습을 찍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인터뷰이들의 진술이 가진 보편적인 힘을 믿었다”고 답했다.

후지타 히사시 교수는 「철학의 권리」의 내용과 의의, 상영 모두를 하나의 ‘여행 과정’에 비유했다. 또한 철학자인 니시야마 감독이 영화 제작에 도전함으로써 그 동안 수동적이었던 일본 인문학 연구의 방법을 표현운동 등으로 다양화했다고 평가했다.

참여연대에서 시민교육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주은경 부원장은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으면서도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 국제철학학교의 운영방식에 주목했다. 더불어 “국학연구원처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고 있는 대학 기관이 그 학문적 결과를 대학 내에서 뿐 아니라 대학 밖의 시민들과 어떻게 나눌 것인지 고민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회를 맡은 김항 고려대 연구교수(철학)는 그에 대한 답을 플로어에 앉아있던 백영서 원장에게 돌렸다. 백 원장은 “사실 대학 내 연구자들 대부분은 대학을 벗어난 사고에 익숙치 않다. 그러다보니 제도 안에서 인문학의 역사를 연구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고 인정하며 “대학 구성원들의 사고부터 다양화 하자”고 촉구했다. 일반 대학의 철학 강의가 고정된 캠퍼스 안에서 이뤄진다면 심포지엄, 세미나, 워크숍을 포함한 국제철학학교의 강의는 대학의 안과 밖, 국내와 국외의 구분 없이 이뤄진다. 대학에서의 세미나와 시민 강좌의 형식이 이중적으로 중첩돼 있는 형태다.

니시야마 감독은 영화 제목인 「철학의 권리」는 정확히 말하자면 ‘철학을 향한 권리’라고 부연했다. 그렇다면 철학의 권리는 무엇일까. “지금까지 철학은 대학, 철학 텍스트, 철학사 등 제도에 의해 보호를 받아왔다. 그런데 데리다는 지식에 대한 인간의 욕망과 그 욕망이 제도에 의해 보호 받아왔다는 사실 사이에서 사고를 정리한다.”

영화 내내 데리다가 주장한 ‘탈구축’이 주요 화두로 언급됐다. 이 때, 탈구축은 ‘제도라는 개념을 끊임없이 문제 삼아야 하는 제도적 실천’으로 정의된다. 그런데 「철학의 권리」는 철학과 인문학이 본래의 사회성을 회복하기 위해선 적절한 만남의 공간이 창출돼야 한다는 의미 있는 대안을 던졌다. 오랜 기간 위기에 빠져 있던 인문학은 「철학의 권리」에서 어떤 힌트를 얻을 수 있을까.(우주영 기자) 

10. 10.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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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 자유와 권리에 대하여

지난달에 서울와우북페스티벌 행사의 일환으로 저자강연회를 가진 적이 있는데, 마침 취재기사가 뜨기에 스크랩해놓는다. 사진도 덤으로 챙겨놓고.   

캠퍼스라이프(10. 10. 04) 책꽃이 피는 계절 '서울와우북페스티벌'

제6회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이 지난 9월 7일부터 12일까지 서울 홍대 거리와 주변 카페 등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은 책과 문화예술공연이 함께하고 책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과 전시회로 가득 차 있어, 우리나라 유일의 거리 북페스티벌로 굳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은 '책꽃이 피었습니다'를 슬로건으로 90여 개의 출판사와 80여 명의 저자와 예술가가 참여했다.

이번 슬로건에는 거리마다 책이 꽃으로 피어나는 아름답고 환상적인 축제, 놀이처럼 즐길 수 있는 책 문화예술축제를 꿈꾸는 주최 측의 의도가 담겨있다. 그러나 주최 측의 의도와 달리 올해는 늦은 장마로 거리에 나온 책 등의 행사가 취소 혹은 지연되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 날인 12일에는 날씨가 맑아 많은 사람들이 함께해 책과 함께할 수 있었다. 90여 개의 출판사가 함께한 부스에서 시중보다 저렴하게 책을 구입하거나 곳곳에서 거리의 예술가들이 낭독하는 시를 감상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다양한 이벤트가 함께했다. 



특히 ‘판타스틱 서재’라는 제목으로 저자와 독자가 직접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행사가 있었다. 행사기간 동안 다양한 작가들이 함께 했는데 12일에는 <로쟈의 인문학 서재>의 저자 이현우 씨가 '책을 읽을 자유와 권리에 대하여'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현우 씨는 “책을 읽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고급스러운 자유일 뿐 아니라 스스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의무”라며 “스스로의 자유와 권리를 위해 책 읽는 능력을 키우고 부지런히 책을 읽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날 가장 인기가 좋았던 행사 중 하나는 ‘웃음이 꽃피는 어린이 책놀이터’였다.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북 캐스터가 동화책을 읽어주고, 재활용 소품들로 리듬악기를 만드는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무료로 진행됐다. 어린 아이와 부모들을 위한 책놀이터에서는 함께 책을 읽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행사기간 동안 열린 ‘와우 책시장’은 일반 시민들이 집에 있는 책을 가지고 나와 공유하는 장이었는데 올해에는 '책꽃이 피었습니다' 슬로건에 맞게 꽃시장과 함께 했다. ‘와우 책시장’은  매주 토요일 홍대 걷고 싶은 거리에서 열린다. ‘와우 책시장’ 홈페이지(http://wowbookmarket.cyworld.com)에 참가 신청을 하면 된다. 


 
‘디지털 북 쇼’ 라는 이름으로 머잖아 우리 생활에 들어오게 될 전자책과 전자출판과 관련된 컨텐츠들도 전시됐다. 한국전자출판협회를 중심으로 다양한 전자출판 관련 업체들이 각자 자신들의 전자책의 소개했다.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을 넘어선 디지털 북 컨텐츠를 접할 수 있고 전시되어 있는 전자책을 직접 만져볼 수도 있는 기회를 제공했으며 디지털1인 출판 시스템 체험 전시도 볼 수 있었다. 탄생 100주년을 맞는 작가 이상을 조명하며 읽는 ‘이상한 책읽기’와 이상의 작품을 그림서평으로 표현한 작품 전시회도 함께했다.(신현희기자) 

10. 10.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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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때리다 2010-10-05 0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쁘신 와중에도 민주당 원내대표께서 참석하시어 자리를 빛내주셨군요. wow

로쟈 2010-10-06 08:08   좋아요 0 | URL
ㅎㅎ

비로그인 2010-10-05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석자들의 표정이 각양각색이네요. 심각한 얼굴도 있고, 고개를 숙이고 킥킥대는 분도 있고 웃음을 참느라고 애쓰시는 분도 있고 흐뭇해하시는 분도 있군요. 무슨 말씀을 하셨기에 이런 다양한 표정을 이끌어내신 건가요?ㅋㅋ^^

로쟈 2010-10-06 08:09   좋아요 0 | URL
좀 지루한 얘기를 했나 봅니다.^^;
 
역사 교과서를 찢어버려라!

이번주 시사IN의 '10월의 책꽂이'에 실린 서평기사를 옮겨놓는다. 몇달 전 책이긴 한데, 임지현 교수의 <새로운 세대를 위한 세계사 편지>(휴머니스트, 2010)에 대한 글을 청탁받고 쓴 것이다. 지난 6월쯤에 이달의 주목할 만한 책의 하나로 추천하지 않았던가 싶다. 서평은 좀 밋밋하게 나갔지만, 책은 더 흥미로운 대목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시사IN(10. 10. 09) "국경에 갇힌 국사 책은 찢어버려라" 

“역사 교과서를 찢어버려라!” 민족주의를 비판하면서 국사 해체론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역사학자 임지현 교수가 <새로운 세대를 위한 세계사편지>의 서두에서 던지는 도발적인 주장이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이 학생들에게 시를 가르치는 시간에 교과서를 깨끗이 찢어버리라고 권유하는 장면을 그는 역사수업 시간으로 그대로 옮겨놓고자 한다.   

무엇이 문제라고 보는 것인가. 제대로 된 교육이라면 국가가 요구하는 규범이나 기준을 의문시할 수 있는 비판적인 안목을 키우는 게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교육은 오히려 그러한 규범과 기준이 옳다고 암기하도록 강요만 하는 판이니 교육이라기보다는 도그마 주입에 불과하다는 게 저자의 판단이다.  

그래서 ‘우리’, ‘우리나라’, ‘우리 민족’ 등의 주어와 ‘해야 한다’, ‘해야 할 것이다’ 같은 규범적 진술들로 이루어진 역사 교과서에 대신에 그는 20세기의 역사적 인물들과 역사가, 그리고 동료 시민들에게 부치는 ‘세계사 편지’를 내민다. 우리가 어떤 역사를 살았고, 그 역사적 진실은 어떠하며 그것이 현재의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인지, 역사적 사건과 인물에 대한 명석하면서 비판적인 성찰을 통해 일러준다. 저자가 띄운 편지의 수신인 가운데는 에드워드 사이드나 한나 아렌트 같은 지식인도 포함돼 있지만 권력을 전횡한 독재자와 새로운 세상을 꿈꾼 혁명가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몇 가지 사례를 들자면, 나치돌격대를 지휘했던 헤르만 괴링에게 부친 편지에서 저자는 홀로코스트가 나치의 고유한 발명품이 아니라 유럽 식민주의 폭력과 식민지 전쟁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며, 무솔리니에게 건네는 편지에서는 국가 사회주의와 우파 개발독재가 어떻게 동거했는가를 짚는다. 김일성 주체사상의 골자가 버마사회당의 당 강령과 아주 흡사하며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이런 주의주의(主意主義)적 해석이 실상은 레닌 이래 제3세계 사회주의의 일반적인 특징이라는 점도 지적한다.  

‘사람이 세상의 주인’이란 구호가 결국은 사회주의 건설을 위한 동원의 논리밖에 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잊지 않는다. 또 북한 체제가 사회주의의 외투만 걸친 극우 독재에 가깝다는 지적은 남과 북의 독재자 박정희와 김일성을 ‘적대적 공범자’로 묶게 해준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박정희에 대하여 “80년대 주체사상에 경도된 애국청년학생들을 키운 건 8할이 당신의 유산”이라고 힐난하는 대목도 억지가 아니다. 저자는 체게바라에 대해서는 혁명에 대한 헌신성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똑같은 헌신성을 민중에게 요구한다면 또 다른 압제라고 지적한다. 그가 공감을 피력하는 쪽은 "혁명은 새로운 정치집단이나 사회세력이 권력을 장악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의 작동방식을 바꾸는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한, 멕시코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의 지도자 마르코스이다.      

역사적 인물들에 대한 고정관념으로부터 탈피하도록 이끄는 이러한 성찰과 재평가의 바탕에는 ‘국사 패러다임’을 넘어서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아직도 ‘한국사’를 ‘국사’로 가르치고 배우는 우리 역사 교육의 가장 공고한 고정관념을 타파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경에 갇혀 있는 우리의 상상력을 민족주의의 주술에서 해방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그는 주장한다. 그러한 ‘새로운 역사’가 아니라면 역사 공부를 하려고 애쓰지 말라는 것이 ‘새로운 세대’에게 건네는 저자의 충고다. 

10. 10.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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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블랙모어의 <밈>(바다출판사, 2010)은 '10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 꼽아놓기도 했는데, 리뷰기사를 미리 참조해보는 것도 좋겠다. 저자의 최근 관심사도 전해주고 있어서 요긴하다.   

한국일보(10. 10. 02) 인간의 자아는 없다, 밈 복제의 기계일 뿐…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1976)는 인간은 유전자에 의해 창조된 기계에 불과하다는 도발적인 주장으로 파란을 일으킨 책이다. 이 책에서 그는 문화의 진화를 이끈 새로운 복제자로 '밈(meme)'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밈은 '모방'을 뜻하는 그리스어 '미메메(mimeme)'를 생물학적 유전자 '진(gene)'에 상응하는 개념으로 변형시킨 말이다. 밈은 모방을 통해 전달된다. 유전자와 마찬가지로 밈은 인간을 도구 삼아 문화를 창조하는 복제자다. 



영국 심리학자 수전 블랙모어의 <밈>은 도킨스의 가설을 더 멀리 끌고 나간다. "우리의 자아는 귀중한 영혼이 아니라 들의 집합일 뿐"이고, "인간과 다른 동물종들을 구별짓는 것은 지능이 아니라 우리의 모방 능력"이며, 인간은 '밈 머신'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우리의 마음과 자아는 밈들의 상호작용으로 탄생한 것이고, 따라서 본래 자유의지나 자아가 있다는 생각은 망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인류 역사에서 첫번째 복제자는 유전자다. 밈은 두 번째 복제자로, 250만년 전쯤 전 우리가 서로 모방하기 시작한 순간 탄생했다. 밈은 모방을 통해 끊임없이 복제되면서 세력을 키워간다. 인간이 큰 뇌를 갖게 된 것이나 언어의 발달도 밈이 조종한 결과다. 새 밈을 더 잘 퍼뜨리기 위해 이 유전자에게 자연선택의 압력을 가했고, 밈과 유전자가 이렇게 공진화한 결과 인간이 큰 뇌와 언어를 지닌 특이한 존재가 됐다는 것이다.

밈 이론에 따르면 문화는 인간이 발전시킨 것이 아니다. 오로지 밈이 자신을 위해서 인간을 도구 삼아 끊임없이 전파, 확산되면서 지금의 문화가 만들어졌을 뿐이다. 인간 문화의 창조적 업적은 모두 밈 진화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현대의 성적 행위를 이끌어가는 것도 밈이라고 주장한다. 섹스는 밈을 마음껏 확산하고 통제하고 조작하게 해주는 기회라는 것이다. 인간의 이타적 행동도 밈으로 설명한다. 밈은 무심하고 이기적이지만, 이타적인 사람은 인기가 있어서 남들에게 많이 모방되기 때문에 결국 그의 밈이 다른 사람의 밈보다 더 멀리 퍼진다는 것이다.

이 책의 원서는 월드와이드웹 초창기인 1999년 나왔다. 따라서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수평적 모방이 대유행하는 요즘 현실은 이 책에 나오지 않는다. 저자 블랙모어는 최근 웹과 네트워크가 지배하는 세상의 새로운 에 관심을 쏟고 있다. 유전자, 밈에 이은 이 제 3의 복제자를 그는 '기술적인 밈'이라는 뜻에서 '팀(temeㆍ technological meme)'이라고 부른다.

지난 8월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그는 인간이 '밈 머신'에서 '팀 머신'으로 바뀔 가능성을 언급했다. 인터넷을 인간이 설계했으니 인간이 주인인 것 같지만, 실은 기술적 알고리즘이 자기복제와 확산을 거듭하며 인간을 조종하는 것은 아닐까, 라고 묻고 있다. 그의 다음 책은 아마도 '팀 이론'에 관한 것이 아닐까 싶다.

자아는 망상일 뿐이고 자유의지라는 것은 없으며, 밈이 인간을 도구로 자기를 복제하고 확산할 뿐이라는 이런 주장은 인간의 본성에 대한 오래된 믿음들을 마구 뒤흔든다. 밈 이론은 아직까지 논쟁의 와중에 있는 가설이다. 저자는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인간의 본성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오미환기자) 

10. 10.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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