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사회학자 보드리야르의 책들을 오랜만에 다시 구입했다. 그의 책들을 읽은 지도 10년이 훨씬 넘은 듯하다. 새삼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영화 <매트릭스> 때문이 아니라(한때 보드리야르는 <매트릭스> 효과로 열광적인 주목을 받았더랬다) 토머스 핀천의 <제49호 품목의 경매>(1966) 때문이다. 50년도 더 전에 나온 소설이지만 여전히 현재적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 함께 보드리야르의 책들을 떠올리게된 것.

그의 책들 가운데서 <소비의 사회>(1970)는 대학강의에서 읽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의 책 두세 권만 자세히 읽어도 되는 강의였는데 대형강의의 특성 때문에 여러 권의 책을 주마간산격으로 본 게 아닌가 싶다(번역본들의 상태기 좋지 않다는 사정도 감안해야 했지만). ‘현대사회의 이해‘ 비슷한 이름의 과목이었는데, 기억에는 보드리야르와 지그문트 바우만의 책들을 읽었다. 지금이라면 물론 훨씬 나은 강의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지만 혼자만의 생각일지도 모른다.

이번에 재구입한 건 <소비의 사회> 외 <시뮬라시옹>과 <기호의 정치경제학 비판> 등이다. 오래 전에 숙제로 남았던 책으로 가장 난삽하다는 <유혹의 대하여>는 절판된 상태라(번역도 신뢰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보류중이다. 대신 1장이 번역돼있는 <섹스의 황도>(솔)를 다시 구입했다(이 역시 절판된 책이라 중고로 재구입했다. <유혹에 대하여> 1장 제목이 ‘섹스의 황도‘이기도 하다). 보드리야르를 제일 처음 소개한 책들 가운데 하나다.

입문서와 인터뷰를 포함해 상당히 많은 책을 갖고 있었는데(그 자신이 다작의 저자이기도 했다) 현재로선 행방을 알기 어렵다.그래서 일단 국내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책들부터 다시 읽어보기로. 번역이 걸림돌이지만 영어번역본을 인터넷에서 쉽게 다운받을 수 있어서 그나마 시도해볼 수 있는 기획이다. 보드리야르 다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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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삐딱하게 보기> 자빠뜨리기

14년 전에 쓴 글이다. 오후가 되어서야 카페에 나와 정신을 가다듬고(전열을 정비하고) 이번주 강의책을 읽는다. 지젝의 책들에 대한 독서계획이 많이 미뤄졌는데 올해는 뭔가 계기를 마련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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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공지다. 어느덧 봄학기 공지가 나간다. 롯데문화센터 본점에서 진행하는 '로쟈의 세계문학 다시 읽기' 강좌는 봄학기에 제인 오스틴부터 조지 엘리엇까지 19세기 영국 여성작가들을 다시 읽는다. 3월 12일부터 5월 18일까지 10회에 결처서(목요일 오후 3시40분-5시10분) 진행되며, 3월 5일의 특강은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읽기다. 구체적인 일정은 아래와 같다(3/26 휴강).


로쟈의 영국문학 다시 읽기


특강 3월 05일_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다시 읽기



1강 3월 12일_ 제인 오스틴, <이성과 감성>



2강 3월 19일_ 제인 오스틴, <맨스필드 파크>



3강 4월 02일_ 샬럿 브론테, <교수>



4강 4월 09일_ 샬럿 브론테, <제인 에어>



5강 4월 16일_ 에밀리 브론테, <폭풍의 언덕>



6강 4월 23일_ 앤 브론테, <아그네스 그레이>



7강 5월 07일_ 엘리자베스 개스켈, <크랜포드>



8강 5월 14일_ 엘리자베스 개스켈, <남과 북>



9강 5월 21일_ 조지 엘리엇, <아담 비드1>



10강 5월 28일_ 조지 엘리엇, <아담 비드2> 



20. 01. 18.


P.S. 접수기간은 1월 21일부터 3월 4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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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고전학자 에디스 홀의 <열 번의 산책>(예문아카이브)이란 책이 나왔다. 제목으로는 가늠할 수 없는데,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과 함께하는 행복에 대한 사색‘이 부제다. 곧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론‘을 소개하는 책으로 읽을 수 있다. 원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길‘.

˝<열 번의 산책>은 서양철학의 거대한 기둥인 아리스토텔레스가 제시하는 행복론을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수십 년간 아리스토텔레스와 그리스 철학, 문화를 연구해온 영국 최고의 고전학자 에디스 홀은 행복에 대한 고대의 지혜와 사상을 지금 여기, 오늘의 일상 언어로 해부해 생생히 전하고 있다.˝

책보다 주목하게 되는 건 저자다. 저자의 출간 목록만 보아도 대표적 고전학자로서의 명망과 위상을 어림할 수 있어서다. 그리스 고전(특히 에우리피데스)에 대한 저자의 식견이 궁금해서 <열 번의 산책>의 원서와 함께 그리스 비극 가이드북도 주문했다. 몇권 더 탐나는 책들이 있기는 한데 일단은 이 두권으로 저자와의 상견례를 대신하려 한다.

지방강의를 마치고 귀가하는 길인데 오늘 배송온 책들 가운데 가장 궁금하다. 안 그래도 오늘 그리스 비극(아이스퀼로스와 소포클레스)에 대해서 강의하면서 몇가지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에디스 홀의 책들을 길잡이로 삼아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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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맘 2020-01-19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로 장바구니 담습니다
suffering under the sun이라는 부제가 그리스비극에 딱이네요
근데 번역본이 없네요ㅠ

moonnight 2020-01-19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어젯밤 아리스토텔레스 정치학과 에우리피데스 비극을 주문했거든요@_@;;; 로쟈님의 페이퍼에 괜히 기뻐하며(이런 팬심^^;;;) 당장 보관함에 넣습니다. 원서로 읽으시다니(게다가 이런 류의-_- 책을@_@;;;) 감탄하고 존경합니다(_ _);;;;;
 
 전출처 : 로쟈 > 예술의 종말과 미래

14년 전에 쓴 글이다. 아서 단토의 <예술의 종말>을 다루고 있는데 당시 미술이론서 가운데 가장 열심히 읽은 게 단토의 책들이었다. 이후는? 무얼 읽었는지, 혹은 읽어야 하는지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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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다 2020-01-18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월 참 빠르네요...생각해보시고 알려주세요 ㅎㅎ

로쟈 2020-01-18 23:21   좋아요 0 | URL
네, 14년!^^

손글 2020-01-18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트앤스터디 강의에도 단토 책 소개를 자세하게 해주셨습니다

로쟈 2020-01-18 23:21   좋아요 0 | URL
아마 예술의 종말론 위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