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젤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취리히로 향하는 중이다. 휴일이기도 하지만 가을축제 기간이기도 해서 바젤 도심은 시끌벅적하다. 오전에 바젤미술관을 찾기 전에 들른 곳은 바젤대학이다. 유럽의 대학들처럼 바젤대학도 건물이 이곳저곳 흩어져 있다고 하고 우리가 찾은 곳은 본관건물이었다. 미술관과의 동선을 고려한 것으로 간단히 바젤과 연관된 학자들을 상기했다. 부르크하르트와 니체, 칼 융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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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를 한바퀴 돌고 다시 취리히다. 일요일인 오늘은 ‘미술관 데이‘였는데 아마도 스위스를 대표할 만한 미술관 두 곳을 하루에 방문했다. 바젤미술관과 취리히미술관(쿤스트하우스)이다(로댕의 걸작 조각들을 하루에 만날 수 있었다는 것도 특기할 만하다. 바젤에는 ‘칼레의 시민들‘이, 그리고 취리히에는 ‘지옥문‘이 서 있었다). 내일(월)은 휴관일이어서 불가피하게 하루에 몰아서 진행하게 되었는데. 짧아도 두 시간은 그림들을 보러 여러층을 다녀야 하기에 미술관 투어는 많은 에너지를 소진시킨다.
오늘도 바젤미술관을 둘러보는데 두 시간, 그리고 취리히 미술관 관람에 두 시간이 소요되었다(취리히미술관은 소장 작품이 많아서 당초 3시간 관람을 예정했으나 취리히의 교통체증으로 관람시간을 줄여서 진행했다). 바젤에서는 역시나 홀바인의 그림이 인상에 남았고, 취리히에서는 자코메티의 조각과 회화(몇년전 예술의전당에서 있었던 자코메티 특별전에서보다 더 많은 작품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모네의 수련 연작과 프란시스 베이컨의 3부작 등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몇 편의 그림과 만나는 것만으로도 미술관 관람은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해가 진 뒤에야 취리히미술관을 빠져나와 제임스 조이스의 묘지 방문은 내일로 미뤄졌다. 취리히 도심투어 이후 제임스 조이스 펍에서 점심을 먹고 자유시간을 가지려고 하는데 묘지 방문을 어떻게 진행할지는 자고일어나봐야 알겠다. 아마도 묘지방문이 스위스문학기행의 마지막 공식일정이 될 듯싶다...
(아래 그림은 홀바인의 ‘무덤속의 그리스도‘를 나눠서 찍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