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키스트 혁명가 엠마 골드만의 자서전이 번역되었다(‘에마 골드만‘으로도 표기돼왔다). <레드 엠마>. 파란만장한 생애에 걸맞게도 두권짜리 두툼한 분량이다(원저도 그렇다). 이전에 평전이 한권 나왔었는데(2008년이었다) 절판된 지 오래 됐었다.

˝엠마 골드만의 자서전 <레드 엠마> 1, 2는 ‘가장 긴 여성의 자서전’(일본어판 옮긴이)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방대한 분량을 자랑하는 책으로, 1차 세계대전과 러시아 혁명, 또 다른 세계대전으로 이어지던 격동의 시대를 살아갔던 여성 혁명가가 어떻게 살고 사랑하고 투쟁했는지를 그 자신의 목소리로 대하소설처럼 장대하면서도 진솔하고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레드 로자‘라는 닉네임 때문에 자연스레 떠올리게 되는 여성 혁명가 로자 룩셈부르크와 나란히 여성혁명가의 초상으로 읽어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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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3일의 짧은 여정을 뒤로 하고 강릉역에서 서울행 KTX에 올랐다. 출발이 잠시 지연되는 사이 월간 KTX 7월호(일요일에 내려올 때는 6월호였는데 그 사이에 한달이 지났다!)를 펼쳤다. 책소개란에서 눈에 띈 것이 함정임 작가의 여행 에세이. <모든 것이 거기 있었다>. 부제가 ‘유럽 묘지 기행‘이다.

종종 진행하고 있는 문학기행이 한편으론 작가, 예술가들의 묘지 기행이어서 나로선 친숙하다. 목차를 보니 실제로 내가 가본 곳도 상당수다. 물론 아직 가보지 못한 곳도 많으니 저자 여행기를 요긴하게 참고해야겠다. 가령 카뮈가 영면한 루르마랭이나 발레리의 해변의 묘지 같은 곳들.

강릉을 떠나며 강문해변의 바다도 뒤에 남겼다. 언젠가 다시 찾을 때에도 변함없이 ‘다시 시작‘하고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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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이야기의 마녀가 있다면

페트루솁스카야의 첫 책이 10년 전에 소개되었다. 지난달에 <시간은 밤>을 강의에서 읽었는데, <이웃의 아이를 죽이고 싶었던 여자가 살았네>는 그 사이 절판되었다. 단편집이 몇권 더 나올 수도 있었는데 멈춘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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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휴가에도 이번주 강의책들을 챙겨왔으니 사실 백퍼센트 휴가는 아니다. 그나마 휴가책으로 가방에 더 넣은 책이 김훈의 산문집 <허송세월>이다. 금요일에 책장을 열고 처음 몇 쪽을 읽었고 오랜만에 김훈 산문과 만나는 느낌을 맛보았다. 오래전 <풍경과 상처>(1994)를 읽었을 때의 느낌. 30년의 세월이 많은 걸 바꾸어놓았는데, 나이 쉰도 되기 전의 김훈은 어느새 여든을 가까이에 둔 김훈으로 바뀌었다(‘헛되다‘는 말이 수사가 아니라 실감이 되는 나이랄까). 그래도 여전한 건 여전하다. 아주 멀지 않은 날, 나도 허송세월로 바빠지리라...

나는 오후에 두어 시간쯤 햇볕을 쪼이면서 늘그막의 세월을 보낸다. 해는 내 노년의 상대다. 젊었을 때 나는 몸에 햇볕이 닿아도 이것이 무슨 일인지 알지 못했고, 나와 해 사이의 공간을 들여다보지 못했다. 지나간 시간의 햇볕은 돌이킬 수 없고 내일의 햇볕은 당길 수 없으니 지금의 햇볕을 쪼일 수밖에 없는데, 햇볕에는 지나감도 없고 다가옴도 없어서 햇볕은 늘 지금 내가 있는 자리에 온다. 햇볕은 신생하는 현재의 빛이고 지금 이 자리의 볕이다. 혀가 빠지게 일했던 세월도 돌이켜보면 헛되어 보이는데, 햇볕을 쪼이면서 허송세월할 때 내 몸과 마음은 빛과 볕으로가득 찬다. 나는 허송세월로 바쁘다.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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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자본주의 리얼리즘과 공산주의의 지평

5년 전 페이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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