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대하는 책 중의 하나는 문학동네에서 출간될 '보들레르 전집'인데(1차분은 나오는 걸로 안다), 그보다 앞서 '아티초크 빈티지 시선'의 하나로 <악의 꽃>(아티초크, 2015)이 번역돼 나왔다. 이 시리즈는 전문번역가로 활동중인 공진호 씨가 전담해서 번역하는 듯싶다(현재까지 나온 다섯 권이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악의 꽃>의 경우도 대여섯 종 이상의 번역본을 갖고 있는데, 새 번역본이 나온 김에 리스트로 묶어놓는다. 절판된 판본은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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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꽃
샤를 보들레르 지음, 공진호 옮김 / 아티초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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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악의 꽃 / 파리의 우울
샤를 보들레르 지음, 박철화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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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꽃
샤를 보들레르 지음, 윤영애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3년 10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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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꽃들
샤를 보들레르 지음, 김인환 옮김 / 서문당 / 1997년 8월
5,000원 → 4,500원(10%할인) / 마일리지 2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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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공간>(한국문화사, 2015)이란 책 때문에 알게 된 저자는 질 포코니에다. 알고 보니 이미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는가>(지호, 2009)란 책의 공저자로 소개된 바 있다. 기억에 전혀 없는 책이어서 아주 뒤늦은 '이주의 발견'이다. 포코니에는 프랑스 태생으로 언어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는 캘리포니아대학의 인지과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라 한다. 1944년생이니까 일흔을 넘겼다.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는가>는 마크 터너와의 공저이고, '개념적 혼성과 상상력의 수수께끼'가 부제다.

 

이 책의 핵심 주제는 동일성, 통합, 상상력의 작용을 탐구하는 것이다. 무의식적이면서 강력하고 복잡한 이 작용들은 의미의 신비를 파헤칠 열쇠이다. 상상력은 단순히 문학과 예술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평범한 생각은 물론 과학적 사고에도 상상력은 필수적이다. 상상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의 본질이다. 이 책은 이제는 상상력의 과학을 해야 할 때라고 선언한다. 인지과학의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는 연구들은 하나같이 상상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들은 문학, 의례행사, 신문 기사, 광고, 과학적 진술과 농담, 유머, 수수께끼, 평범한 일상 표현에 이르기까지 인간사의 다채로운 영역을 조사하면서 인간 상상력의 작용과 개념적 혼성의 힘을 보여준다.

 

상상력의 힘을 강조하는 학자로는 단연 상징적 상상력을 주창한 질베르 뒤랑을 꼽을 수 있을 텐데, 포코니에는 신화학이나 인류학이 아닌 언어학과 인지과학에 바탕을 두고 상상력의 힘을 조명하고 있어서 흥미를 끈다. 안 그래도 최근에 바슐라르의 책들에 다시금 관심을 갖게 돼 주섬주섬 관련서를 모으며 재정비하던 참이라 포코니에의 책 두 권에도 손길이 안 갈 수 없다. <정신 공간>은 좀더 전문적인 책으로 보이는데, 여하튼 그래도 뭔가 계발적인 아이디어와 접할 수 있다면 독서의 가치로는 충분하다.

 

 

말이 나온 김에 적자면, 물질적 상상력을 다루는 바슐라르의 책은 10여 년만에 다시 손에 들게 되었는데, 최근에 구입한 건 <공간의 시학>(동문선, 2003)과 <몽상의 시학>(동문선, 2007), 그리고 <불의 정신분석>(이학사, 2007) 등이고, 영어본도 함께 구했다. 번역본만 읽다가 애를 먹은 기억이 있어서다. 당장 깊이 탐독할 시간은 없지만, 자꾸 환기하다 보면 결국엔 읽을 수밖에 없을 때가 오리라. 독서도 때로는 강요와 협박이 필요한 법이다...

 

15. 0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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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질문은 아니다. 지구상에 살고 있는 절반의 인류, 곧 남성이 나머지 절반에 대해서 한번쯤은 던졌을 법한 질문이니까. 크리스티안 자이델의 <지구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지식너머, 2015)을 펼쳐서 조금 읽어보다가 두 가지 사실을 발견했는데, 하나는 저자의 '여성 체험' 실험이 생애 처음으로 (추위 때문에) 밴드 스타킹을 구입하면서 우발적으로 떠올린 발상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책에 여성 분장 사진이 한 장도 실려 있지 않다는 것.

 

 

독어판 원서도 그런지 모르겠는데, 아무래도 독자에 대한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또 검색을 해봤다. 그리고 물론 손쉽게 찾았다.

 

 

여자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이델이 보여주는 한 가지 방법은 여자-되기다. 여자처럼 입고 말하고 행동하다 보면, 여자다운 생각이 떠오를지 누가 알겠는가. 그리고 다른 한 가지 방법은 같은 제목의 영화 원작 소설인 길리언 플린의 <나를 찾아줘>(푸른숲, 2013)에서 남편이 아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떠올리는 생각.

마치 아이처럼, 나는 그녀의 두개골을 열고 머릿속을 이리저리 헤집으며 그녀의 생각들을 잡으려고 애쓰는 내 모습을 상상한다. 에이미, 무슨 생각 하고 있어? 내가 우리의 결혼 생활 중에 제일 자주 했던 질문이다. 비록 대답해줄 수 있는 사람에게 소리 내어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나는 다음의 질문이 세상의 모든 결혼 위에 먹구름처럼 떠 있다고 생각한다. 당신, 무슨 생각 하고 있어? 뭘 느끼고 있어? 당신은 누구지? 우리가 서로에게 무슨 짓을 한 걸까? 앞으로 무슨 짓을 하게 될까?

영화를 본 사람은 알겠지만 데이비드 핀처의 <나를 찾아줘> 역시 그런 질문들과 함께 시작한다. "당신, 무슨 생각 하고 있어? 우리가 서로에게 무슨 짓을 한 걸까?"라는 질문.

 

 

이런 질문을 속으로 던질 때 아내 에이미(로자먼드 파이크)의 정확한 응시가 마음에 든다(이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 가운데 하나다). 초점이 없는 듯하면서 복잡한 심경과 사랑에 대한 갈망, 그리고 회의까지도 담은 듯한 시선이다(소설도 빨리 읽어야 하는데, 꽤 두껍다).

 

여장 남자라는 설정 때문에 떠올린 건 프랑수아 오종의 영화 <나의 사적인 여자친구>다. 원작은 루스 렌들의 단편 <나의 사적인 여자친구>(봄아필, 2015).

 

 

죽은 절친의 남편(데이빗)의 비밀이 복장도착자라는 것인데, 그는 여성처럼 옷을 입고 행동할 때 행복해 한다. 크리스티안 자이델과 만나서, 두 사람이 '여자로 산다는 것'을 주제로 대담을 나눠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책으로 돌아오면, <지구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은 제목과 달리 내용이나 편집이 썩 어필하는 책은 아니다. 어쩌면 "여자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란 질문 자체가 별로 대단찮은 질문인지도 모른다. 여자들은 그런 질문이나 품고 있는 남자들이 오히려 딱해 보일지도 모를 일이므로...

 

15. 02. 19.

 

 

P.S. 여자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리고 남자들은 무슨 딴생각을 하는지 궁금한 독자라면 앨런과 바바라 피즈 부부가 쓴 책들이 유익할지도 모르겠다. 몸짓언어(보디 랭귀지) 전문가들인데, 이들은 남녀의 몸짓을 넘어 생각까지도 대충 알아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게 가능한 것은 물론 남자나 여자나 뻔하기 때문이다. 뻔하지 않은, 예외적인 남녀를 제외하면 대개 저자들의 사정권을 벗어나지 않는다. 뻔한 남자나 여자를 만날 때는 꽤 도움이 될 만한 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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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서 후원하는 '열린연단: 문화의 안과 밖'(http://openlectures.naver.com/) 강연을 자주 듣는 편인데(짐작에 2/3 가량은 들을 듯싶다) 매년 50회 강연으로 구성되는 이 강좌의 지난해 강연분이 '문화의 안과 밖' 시리즈로 묶여나왔다. 지난 12월에 6권까지 나왔으니 새로운 소식은 아니지만(1차분 3권은 8월에 나왔다), 이 가운데 일단 두 권을 맛보기로 주문한 김에 리스트로 묶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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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한 빈곤의 시대- 공적 영역의 위기
김우창 외 지음 / 민음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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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 사회의 기초- 공적 영역의 구성
오세정 외 지음 / 민음사 / 2014년 8월
21,000원 → 18,900원(10%할인) / 마일리지 1,0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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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삶에 대한 물음- 문화예술과 현실
유종호 외 지음 / 민음사 / 2014년 8월
22,000원 → 19,8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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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사유와 인간 이해- 시대와 새로운 과학
윤정로 외 지음 / 민음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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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문화사와 고양이 문화사는 무슨 관련이 있나? 나도 궁금한데, 독일의 출판인 데틀레프 블룸에게 물어볼 일이다. <책의 문화사>(생각비행, 2015)와 <고양이 문화사>(들녘, 2008)의 저자이기 때문이다(그의 책은 국내에 그렇게 딱 두 권이 소개돼 있다).

 

 

<책의 문화사>는 '우리는 어떻게 책을 쓰고 읽고 소비하는가?'가 부제인데, 책의 역사를 다룬 책들이 여러 종 있었고 이 책 역시 내용상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듯싶다.

책은 네 번의 매체혁명을 거쳤다. 육체의 기억에서 문자 기억으로, 파피루스 두루마리에서 코덱스 도서 형태로, 필사본에서 인쇄본으로, 인쇄본에서 디지털 도서로 변모한 것이다. 사람들은 인쇄된 책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인쇄된 책이 예술, 건축 혹은 사진을 담은 화려한 화보집으로, 사랑스럽게 만들어진 아동 및 청소년 도서로, 대중문학과 질적으로 가치가 높은 전문도서로 살아남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럼에도 이 주제의 책들은 모두 모아두는 편이라 생각할 것도 없이 장바구니에 넣어두었다. 사실 더 흥미로운 건 <고양이 문화사>인데, 고양이에 특별히 애착을 갖고 있는 건 아니지만 제목에 고양이가 들어가고 표지에도 큼지막하게 고양이가 들어앉아 있어서 뭔가 대우를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고양이로선 끔찍한 일이겠지만 로버트 단턴의 <고양이 대학살> 같은 제목이 주는 유혹과 비슷하다).  

 

 

책의 문화사와 관련해서는 근간인 알렉산드로 마르초 마뇨의 <책공장 베네치아>(책세상, 2015)도 관심도서다. 다른 정보는 뜨지 않고 '16세기 책의 혁명과 지식의 탄생'이란 부제만 책의 내용을 어림하게 해준다. 르네상스와 17세기 과학혁명 사이에 낀 16세기 문화혁명의 전모와 의의에 대해선 야마모토 요시타카의 탁월한 책 <16세기 문화혁명>(동아시아, 2010)을 참고할 수 있다.

 

더불어, 후카이 도모아키의 <사상으로서의 편집자>(한울, 2015)도 눈길을 끄는데, 제목만으로는 어떤 책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현대 독일 프로테스탄티즘과 출판의 역사'가 부제다. 그래서 '문화사 책'인가 싶지만 소개를 보면, 심지어 '사상사 책'이다. 소개는 이렇다.

주로 빌헬름 제정기 말 이후 바이마르 시기에 걸친 독일 사상사이다. 한마디로 사상의 격변기에서 당대 새롭게 위상을 얻은 편집자들을, 사상의 텍스트를 사회화하는 존재로서 다루고 있다. 제목에서 짐작해볼 수 있듯이, 한 시대의 편집자는 텍스트라는 구체적 대상과 역동적으로 대화하면서 하나의 ‘사상 그 자체가 되어’ 생산적인 지적 운동을 촉진한다.

'독일철학사'나 통상의 '독일사상사'보다도 흥미를 끄는 주제다. <책의 문화사>에서 <사상으로서의 편집자>까지 내달에도 읽을 책이, 읽고 싶은 책이 줄줄이로군...

 

15. 0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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