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고전'으로는 두 명의 이탈리아 현대작가의 작품을 고른다. 세계문학전집으로 나온 가브리엘레 단눈치오의 <쾌락>(을유문화사, 2016)과 안토니오 타부키의 <다마세누 몬테이루의 잃어버린 머리>(문학동네, 2016)다. 이탈리아어 번역자는 많지 않아서 둘다 같은 역자가 옮겼다.

 

 

가브리엘레 단눈치오(1863-1938)의 작품은 따로 검색되는 게 없는데, 예전에 금성사 세계문학전집에 <죽음의 승리>란 작품이 소개된 바 있다. 작품을 읽어보지 않아도 이름이 입에 익은 것은 그 덕분이다(<이문열 세계명작산책>에도 단편 하나가 소개돼 있다). <쾌락>은 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

"이탈리아 유미주의 문학의 기수 가브리엘레 단눈치오의 대표작. 이현경의 충실한 원전 완역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이 작품은 토마스 만, 제임스 조이스 등에 큰 영향을 준 탐미주의 문학의 백미다. 단눈치오는 <쾌락>과 <죄 없는 자>, <죽음의 승리> 자신의 세 작품에 '장미소설'이라는 이름을 붙여 3부작임을 밝혔다."

찾아보니 <쾌락>의 영역판은 펭귄북으로도 나와 있다. '문학속의 정념' 같은 주제를 다루면서 주로 프랑스문학 작품을 강의에서 읽었는데, 단눈치오와 모라비아의 소설도 언젠가 다뤄보고 싶다.

 

한편, 안토니오 타부키(1943-2012)의 작품은 문학동네의 '인문서가에 꽂힌 작가들' 시리즈로 여러 권이 나와 있는 상태에서(이 시리즈에서만 현재 일곱 권이 나와 있다) 세계문학전집판으로는 <페레이라가 주장하다>(문학동네, 2011)에 이어 이번에 <다마세누 몬테이루의 잃어버린 머리>가 추가되었다. 소개를 보니 속편 격의 작품이다.

"이탈리아의 참여하는 지성, 21세기 초 유럽에서 가장 문제적인 서술가로 평가받는 작가 안토니오 타부키의 범죄소설. 타부키는 꾸준히 사회를 비판해온 참여 작가다. <다마세누 몬테이루의 잃어버린 머리>는 실제로 일어난 살인 사건에서 모티프를 얻어 부패한 공권력을 비판하는 소설로, 반민주 정권에 대한 저항과 언론 자유의 상징이 된 <페레이라가 주장하다>의 맥을 잇는 작품이다."

20세기 후반의 이탈리아 작가로는 움베르토 에코와 이탈로 칼비노 등과 같이 읽어봄 직하다. 그 가운데 '참여 작가'로 분류된다는 점에서는 타부키가 이채로운 게 아닌가 싶다...

 

16. 0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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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진 대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과 <강의>의 저자 신영복 선생이 어제 세상을 떠났다. '사색'이라는 말에 값하는 몇 안되는 저자이자 현자였고, 옛사람들의 생각대로 글씨가 그 사람의 인격이라면 최고의 인격 가운데 한 분이었다. '서삼독'의 가르침을 다시 음미하면서 대표 저작을 리스트로 묶는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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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후마니타스연구소에서 지난주부터 서평쓰기 강좌를 진행하고 있는데 오마이뉴스에서 취재를 나와 인터뷰를 가졌다(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75614). 인터뷰 내용을 옮겨놓는다.  

 

 

오마이뉴스(16. 01. 15) "잘 쓴 서평은 읽은 척 할 수 있는 글"

 

하루에도 몇 편의 서평을 본다. 그러며 생각한다. 서평은 뭘까. 10여년 전. 당시 정기적으로 서평을 쓰던 문학평론가 선배에게 물은 적이 있다. 서평이 뭐냐고. 대략 '읽은 책의 가치를 다른 독자들에게 알려주는 거'라는 대답을 들었던 것 같다. 가치 '있는' 책을 소개하는 것이 서평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던 건 그때부터 였다.

실제 대부분의 서평이 '볼 만한 책'을 다룬다. 그러나 '로쟈'로 불리는 유명 서평가 이현우씨는 '읽을 필요가 없는 책'을 소개하는 것도 서평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왜? 책이 너무 많으니까. 그 모든 책을 읽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까.

이씨가 "독서를 대체해 줄 수 있는 역할을 서평이 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다. 나아가 "서평가는 책 속에서 길을 잃지 않고 뭘 잃을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서평가는 '독자들의 길 안내자'라는 말이다.

지난 14일 찾아간 글쓰기 현장은 경향후마니타스연구소에서 진행하는 서평가 이현우의 <로쟈처럼 서평쓰기> 강의실. 20대부터 80대 어르신까지 40여 명이 강의실을 가득 메운 이날은 두 번째 강의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한 수업이 진행됐다.

이날 강의를 들으러 온 직장인 이정원(32)씨는 "책을 읽고 잊혀지는 게 아쉬워서 기록을 남기고 싶은데 그 방법에 대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강의를 듣게 됐다"고 말했다. 평소 '서평이 뭐라고 생각했느냐'는 질문에, 이씨는 "사실 서평은 주관적인 기록이고 내가 느낀 것을 쓰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첫 강의를 듣고 아니란 걸 알게 됐다. 서평은 객관적인 글이라는 거다, 그런 기준이라면 나는 아직 서평이란 걸 써 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내가 생각하는 것 또한 이씨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평이 객관적인 글이라는 건 무슨 말일까. 강의 직후 이씨와 만나 '서평에 대해 궁금한 몇 가지'를 물었다.(최은경 기자)

- 서평은 주관적인 글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객관적인 글이라고 하는 말의 의미는 뭔가?
"다른 독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게 서평이다. 읽히지 않는 서평은 의미 없다. 독후감은 다르다. 독후감은 혼자 갖고 있어도 되는 글이다. 자기 자신을 위한 글이기 때문이다. 서평은 독자에게 읽게 하거나, 읽지 않게 하거나, 읽은 척 하게 해줘야 한다."

- 그렇게 쓴 서평의 목적은?
"읽게끔 유도하는 것. 그것은 서평이 갖는 어떤 '추천' 기능이다. 읽게끔 하기도 하지만, 안 읽게끔 하는 기능도 한다. 이것은 희생적인 서평이라고 할 수 있는데 좋지 않은 책을 혼자 읽고 마는 거다. 그런 서평도 필요하다. 그 책 읽을 시간에 다른 것 읽으라는 거다. 우리는 한정된 자본과 시간 속에 산다. 세상의 모든 책을 다 읽으라고 '강추'할 수는 없다. 현실적으로 다 읽을 수도 없고. 그래서 '읽은 척' 해야 한다. 그것도 의미가 있다. 언젠가 여력이 되면 읽을 수도 있는 거고."

- 일각에서는 서평을 너무 잘 쓰는 게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책을 사 봐야 할 독자들이 외려 서평만 읽고 책을 사서 보지 않는다는 거다.
"그건 좀 다른 문제다. 열 권의 책이 나온다고 하면 1권 정도 읽을 수 있다. 나머지 책은 읽을 수 없다. 읽는 게 직업인 사람도 그렇게 읽을 수 없다. 서평은 대체 독서 효과를 가질 수 있다고 본다. 논문도 그 많은 논문을 어떻게 보나. 그래서 논문도 두세 문단으로 정리한 초록을 보는 거다. 그걸 비난하는 건 난센스다."

- 간혹 서평 심사를 한다고 했는데, 고려하는 게 있다면.
"일반인 서평을 심사하다 보면 독후감과 서평이 섞여 있다. 이때 몇 가지 고려를 하는데, 우선 글쓸 때 누가 읽을지 고려했는가의 여부다. 또 독후감처럼 자기 느낌 위주로 글을 쓰면 분량 조절이 안 된다. 서평을 쓸 때 턱 없이 길게 쓰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너무 길면 안 된다. 개인적으로 길게 쓸 거면 다른 책으로 2편, 3편 쓰라고 한다. 읽을 만하다는 걸 어필하려면 원고지 5매 짜리도 쓸 수 있다. 긴 분량의 글은 비평으로서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

- 잘 쓴 서평은 뭔가.
"서평은 예술 작품이 아니다. 불멸의 서평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좋은 서평은 서평의 기능을 충실히 하는 글이다. 읽게끔 하거나, 안 읽게끔 하거나 읽은 척 할 수 있게 하거나. 이중 제일 잘 쓴 서평은 읽은 척할 수 있게 해주는 글이다."

- 끝으로 강의실 밖에서 서평쓰기에 대해 주저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독서력을 길러야 한다. 서평쓰기에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 건 아니다. 잘 읽어야 잘 쓸 수 있다. 필요조건으로 잘 읽고, 잘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강의 때도 말했지만 독서력은 천부적인 재능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니다. 자기가 만드는 거다. 그래서 민주적이다."

 

16. 0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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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작가 루이페르디낭 셀린의 작품집이 '제안들' 시리즈의 하나로 번역돼 나왔다. <제멜바이스/ Y교수와의 인터뷰>(워크룸프레스, 2015). 덕분에 다시금 떠올리게 된 것이 셀린의 <밤 끝으로의 여행>이다. 한 세계문학전집에 들어 있던 <외상 죽음>으로 이름을 기억하는 이 작가의 대표작이다. 아마 처음 접한 제목으로는 '밤의 끝으로의 여행'이었을 것 같은데, 번역본은 '쎌린느'란 저자명과 함께 <밤 끝으로의 여행>(동문선, 2004)으로 나왔었다. 너무 비싼 가격이 매겨져 있어서 구입은 보류한 듯한데, 이번에 다시 찾으니 절판된 상태라 중고로 구입했다.

 

 

사실 그보다 먼저 나온 번역본도 있었다. 원로 불문학자 민희식 교수의 번역으로 나온 <밤의 끝까지 여행을>(명문당, 1993)이 그것인데, 제목과 표지가 너무 마음에 안 들어서 고대했던 작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구입하지 않았다(고 기억한다). 다시 생각해보니 <밤 끝으로의 여행>은 울며 겨자 먹기로 구입한 것 같기도 한데, 알라딘에는 기록이 없어서 신뢰할 수 없는 기억이다. 그리고 영어본 <밤 끝으로의 여행>도 이번에는 구입했다. '여행' 준비가 완료된 셈이라고 할까. 그럼 이번에 나온 <제멜바이스/ Y교수와의 인터뷰>는 어떤 책인가.

이 책은 작가이기 이전에 의학도였던 셀린의 의학 박사 학위논문이면서 일종의 소설로 읽히는, 즉 작가 셀린의 씨앗을 엿볼 수 있는 <제멜바이스>와 셀린 전작의 전환점이라 할 소설 <Y 교수와의 인터뷰>를 함께 묶어 루이페르디낭 셀린의 방대한 작품 세계를 미리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뒤이은 부록 기갑부대 데투슈 병사의 수첩은 열여덟 살 젋은 시절 병사로서 전쟁을 마주했던 셀린의 내면을 보여주고, 연이어 실린 졸라에게 바치는 헌사는 <Y 교수와의 인터뷰>와 더불어 중후기 작품들의 면모를 감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즉 '셀린의 방대한 작품 세계를 미리 조망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게 의의다. 맛보기인 셈. 동시에 예고편이기도 한데, 출판사의 기획은 이렇다고 한다.

워크룸 프레스에서는 이번 셀린 작품 출간을 시작으로 셀린의 초기 대표작인<밤 끝으로의 여행>과 <외상 죽음>, 후기 대표작이자 독일 3부작으로 알려진 <성에서 성으로>, <북쪽>, <리고동>을 선집으로 구성해 2018년부터 루이페르디낭 셀린 연구자 김예령의 번역으로 펴낼 예정이다.

그러니까 얼추 다섯 편으로 구성되는 셀린 컬렉션이 출간된다는 것이다. 반가운 소식이긴 한데, 2018년이면 예고라고 하기에도 멋쩍다(내년이라면 모를까). 게다가 <밤 끝으로의 여행>과 <외상 죽음>은 절판됐다 하더라도 이미 번역된 책이니 입수가 불가능하지 않다. 1961년에 세상을 떠났기에 저작권이 풀린 작가이기도 해서 다른 곳에서도 번역본이 나올 가능성도 있고. 가령 이형식 교수의 동문선판이 다른 곳에서 다시 나올 수도 있는 것. 해서 '여행'은 나대로 그냥 떠날 참이다. 다만 절판본을 강의에서 다룰 수는 없기에, 강의에서 다루는 건 2018년에나 가능할지 모르겠다. 그때까지는 밤의 끝에 닿아 있겠지...

 

16. 0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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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과학서로 두 저자의 책을 고른다. 수학자 이언 스튜어트와 과학 저술가 마커스 초운의 신간이 출간되었다. 이언 스튜어트와 워낙 유명한 수학자라서 몇 차례 언급할 기회가 있었지만 마커스 초운은 초면이다(한데 이미 그간에 6권 가량이 번역되었다).

 

 

이언 스튜어트의 책은 지난해에 <생명의 수학>과 <미로 속의 암소>(사이언스북스, 2015)가 출간됐었다. 수학자의 책으로는 예외적일 만큼 자주 출간되는 셈인데, 이번에 나온 건 <교양인을 위한 수학사 강의>(반니, 2016)다. '수의 탄생에서 카오스 이론까지, 20가지 주제로 살펴보는 수학의 역사'가 부제다. 아무리 교양서라 하더라도 수학 관련서는 난이도가 있게끔 마련인데, 그나마 '수학사'이니 만큼 도전해볼 만하지 않을까 싶다.

"도전을 거듭해온 수학의 장대한 역사를 정리한 이언 스튜어트의 수학사. 수학은 인간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고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가. 저자는 고대 바빌로니아와 그리스, 이집트에서 출발해 뉴턴과 데카르트를 거쳐 페르마와 괴델에 이르기까지, 주요 키워드를 선별해 흥미로운 수학사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태양계의 모든 것>(영림카디널, 2013)의 저자 마커스 초운의 신작은 <만물과학>(교양인, 2016)이다. '이 세상 모든 것이 궁금했던 한 남자의 과학 이야기'가 부제. 이 '한 남자'가 저자 마커스 초운.

"저자 마커스 초운은 우리를 원자보다 작은 미시 세계로 안내하고 빅뱅이 일어나는 순간으로 우리를 끌고 가며, 은하계 중심에 있는 거대 질량 블랙홀을 넘어 홀로그램 우주까지 우리를 데려다준다.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세계에서부터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큰 세계까지, 우리 눈앞에 펼쳐진 생생한 현실에서부터 마음의 눈으로만 관찰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세계까지 미시와 거시의 모든 세계를 들여다보고 전체를 조망한다. 이 매혹적인 지적 여정에서 인간 앎의 지평을 확장해 온 위대한 과학적 발견과 이론들이 22가지 주제 아래 일목요연하게 펼쳐진다."

과학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들도 방학 동안 일독해볼 만하다...

 

16. 0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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