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좀 낯선 두 제국에 관한 역사서를 '이주의 발견'으로 고른다. 분류하자면 인도사와 터키사에 관한 책이다. 인도 무굴제국의 역사를 다룬 다이애나, 마이클 프레스턴 부부의 <시간의 뺨에 맺힌 눈물 한 방울>(탐구사, 2016)과 프랑스 역사학자 앙드레 클로의 <술레이만 시대의 오스만제국>(W미디어, 2016).

 

 

<시간의 뺨에 맺힌 눈물 한 방울>의 부제가 '타지마할과 무굴제국 이야기'다. 소개에 따르면, "칭기즈 칸과 티무르의 후손인 바부르가 인도를 침략하여 무굴제국을 창건한 이후 후마윤, 악바르, 자한기르 황제를 거쳐 샤자한이 황제가 되고, 그의 비 뭄타즈 마할이 죽은 뒤 샤자한이 그녀의 무덤으로 타지마할을 건립하는 과정과 타지의 아름다운 건축적 면모들이 잘 묘사된다. 무굴 왕자들이 벌이는 제위 다툼과 음모, 전쟁과 기아, 궁궐 여인들의 삶과 그들의 문화까지 손에 잡힐 듯이 그려낸 이 책은 무굴제국과 타지마할에 대한 생생한 인문학적 안내서이다."

 

 

무굴제국에 관해선 디스커버리 총서로 나온 <무굴제국>(시공사, 1998)이 유일한 읽을 거리다. 아마도 인도사 책들을 참고서로 더 봐야 할 것 같은데, 국내서 몇 권이 나와 있다. 오래 생각할 것도 없이 무굴제국에 관한 가장 자세한 책이 이번에 출간된 셈이다.

 

 

한편 <술레이만 시대의 오스만 제국>은 오스만제국의 전성기 최고의 술탄인 술레이만(재위 1520-1566)의 시대를 다룬다. "오스만 제국의 토대를 다지며 황금시대를 이룬 술레이만 대제의 정복전쟁과 당시의 사회, 경제, 문화를 알아본다. 술레이만은 제국을 최고 전성기의 반열에 올려놓고, 동방 및 서방 지역 모두를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오스만 제국의 강점과 약점은 물론, 제국의 군대와 재정, 외교, 수도 이스탄불, 건축물, 예술가에 대해 다루고 있다. 책의 상당 부분은 제국의 정복전쟁에 할애되어 있는데, 유럽 지역에서 승승장구하던 오스만 군대와 중동 지역에서 페르시아 제국에 맞서 싸우던 화려한 전쟁사도 함께 다뤄지고 있다."

 

 

역시나 이 시기를 다룬 책으론 디스커버리 총서의 <술레이만>(시공사, 1998)이 유일하다. 터키사를 다룬 국내서 몇 권을 더 참고할 수 있겠지만, 술레이만 시대에 한정하자면 이만한 읽을 거리도 더 없겠다. 충분히 '이주의 발견'에 값한다...

 

16. 0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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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에 서울 YMCA에서 주최한 청소년문학상 심사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재작년에 이어서 두번째였다), 오늘 그 수상집이 도착했다. 심사위원단의 일원으로 간단한 심사평을 실었는데, 여기에 옮겨놓는다. 아래 사진은 수상자들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이다.

 

 

심사평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문학에 뜻을 둔 많은 청소년이 원고지에 손글씨로 쓴 작품들에서 풋풋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참가자 모두가 시인이 되고 소설가가 되는 일이 벌어지지는 않겠지만(또 반드시 그럴 필요도 없다) 문학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는다면, 좋은 문학작품을 알아보는 안목을 지닌 좋은 독자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읽어줄 독자가 없는 문학은 성립할 수 없다는 점에서 좋은 독자는 좋은 작가가 탄생할 수 있는 필수적인 조건입니다. 더불어 말하자면 좋은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좋은 독자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은 필수적으로 많은 책을 읽고 많은 작품과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럴 만한 시간과 여유가 지금의 청소년에게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핑계로는 우리가 아무것도 쓸 수 없습니다. 바라건대, 수상자와 참가자 모두 '어떤 책도 나와 무관하지 않다'는 각오의 열혈 독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문학의 키는 여러분이 읽어치운 만큼 성장합니다.

 

16. 03. 16.

 

 

P.S. 말이 나온 김에 청소년문학 관련서를 찾아봤다. 아주 드문 사례로 보이는데 청소년문학 전문 비평서로 오세란의 <청소년문학의 정체성을 묻다>(창비, 2015)가 지난해말에 나왔다. 작품으로는 제6회 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손서은의 <테오도루 24번지>(문학동네, 2016), 그리고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수상작으로 김서영의 <시간을 파는 상점>(자음과모음, 2012) 등이 주목받는 듯싶다. 창작에 뜻을 둔 청소년이라면 일독해봄 직하다. 물론 청소년이 쓴 작품들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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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국가>에도 나오는 얘기지만 고대 그리스에서 민주정은 빈민정이라고도 해서 부자들이 지배하는 과두정과는 반대되는 정치체제다(플라톤은 <국가>에서 네 가지 나쁜 정치체제 가운데 과두정이 타락하여 민주정이 된다고 말한다. 부자들의 지배에 빈민들이 항거하여 등장하게 되는 게 민주정이다). 이게 정치 상식이지만 우리의 경험칙과는 뭔가 잘 맞지 않는데(이번 총선에서도 결국 새누리당이 아무리 못해도 과반수 의석을 차지한 다수당이 될 거라는 전망을 보라. 어떤 이유에서건 민주선거의 결과가 늘 '부자 천국, 서민 지옥'당의 승리로 끝난다는 역설이 우리의 경험 아닌가), 그 경험칙을 해명해주는 책이 나와서 '이주의 발견'으로 꼽는다. 대럴 웨스트의 <부자들은 왜 민주주의를 사랑하는가>(원더박스, 2016)다.

 

"정치와 정책 결정 과정에서 갈수록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전세계 억만장자들의 활동을 종합적으로 분석, 논의하고 대안을 살펴본 최초의 단행본이다.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의 국정운영연구실 부실장 겸 기술혁신연구실장인 저자 대럴 M. 웨스트는 방대한 자료를 통해 그들의 활동이 사회에 야기하는 문제와 금권정치화 현상을 비판적으로 해부한다. '에어백이 장착된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안정성을 위해서 언론 매체 보도를 통한 투명성 제고와 의회의 법규 개정, 소득 불평등에 대한 인식 변화, 공정한 조세정책, 기회 다원주의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문제를 다룬 '최초의 단행본'이라고 하는데, 조금 초점은 다를지라도 같이 읽어볼 수 있는 책이 없지는 않다. 토머스 프랭크의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갈라파고스, 2012)가 대표적이다(두 권 다 번역본 제목은 원제를 직역한 게 아니라 문제의식을 압축한 것이다). 다시 환기하자면, "왜 가난한 사람이 부자 증세를 반대하고 기업인들의 이익을 늘리는 정책에 몰두하는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걸까? 캔자스를 비롯한 낙후된 지역이 자신의 이익과 상관없는 부자들의 정당 공화당을 지지했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는가? 이 책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시작하여 우파의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어온 정치조작의 과정을 날카롭게 분석하고 있다."

 

 

사실 따지고 보면 관련서가 없지 않은 게 아니라 적잖다. 제이콥 해커와 폴 피어슨의 <부자들은 왜 우리를 힘들게 하는가?>(21세기북스, 2012), 크리스 레만의 <부자들이 다해먹는 세상>(21세기북스, 2012)도 같은 문제의식을 담고 있는 것 아닌가. 거기에 더 보탤 만한 <가진 자, 가지지 못한 자>(파이카, 2011)의 저자 브랑코 밀라노비치는 <부자들은 왜 민주주의를 사랑하는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사랑하는 이유야 복잡할 것도 없다. 자기들에게 이익이 되거나, 그 이익을 쉽게 관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고부유층은 당신이나 나와는 다른 사람들인가?”라고 대럴 웨스트는 묻는다. 그들이 우리와 다르든 다르지 않든, 우리가 사는 세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그들은 때로는 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도 하지만,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정부를 이용해 부를 축적하고 사회적 분열과 일확천금의 문화를 조장하면서 세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많다.

결코 남 얘기로 읽을 수 없는 책들이지만, 그래도 우리 현실을 다룬 한국판도 나오길 기대한다. 그나저나 총선 전망은 (아무리 그게 '현실'이고 익숙하다곤 해도) 미리부터 우울하군...

 

16. 03. 15.

 

 

P.S. 아직 예판중인 책이지만 최근 화제작은 단연 <필리버스터>(이김, 2016)이다(이주에 나온다고 하니 이 또한 '이주의 발견'이다). 출판사 이김의 첫 책인데(일인출판사가 아니라 이인출판사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와 김의 출판사). 제목대로 지난번 필리버스터의 총결산이다. "2016년 2월 23일부터 3월 2일까지 9일간 이어진 제340회 국회(임시회) 본회의는 테러방지법안 반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진행되었다. 192시간 27분의 필리버스터 속기록 전문을 편집 없이 엮어내었다." 반응을 보면 필리버스터에 대한 열광이 출판 쪽으로도 옮겨올 기세인데, 이러한 반향이 찻잔속의 폭풍이 아니라 선거혁명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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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기사가 알파고에게 일승을 거두긴 했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장기'라는 게 불과 몇달일 수도 있다) 바둑 역시 체스와 마찬가지로 인공지능에게 접수될 가능성이 높다. 바둑의 최고수는 인간이 아니라 알사범(알파고)이 될 거라는 얘기다. 인공지능이 대중적 관심사가 되면서 관련 기사들이 쏟아져나왔는데, 공통적인 건 앞으로 상당수의 직업이 인공지능이나 로봇에 의해 대체될 거라는 전망이다. 교육 현장에서 보자면 당장 아이들의 진로와 관련하여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문제다.

 

 

단순하게는 창조적인 일일수록 로봇이나 인공지능과의 관계에서 비교우위를 유지할 거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발전속도로 볼 때 방심은 금물이다. 당장 좀더 '수학적인' 작곡 분야에서 컴퓨터가 인간 이상의 실력을 발휘할 날이 곧 오지 않을까. 문학은 어떨까. 인공지능이 쓴 시와 소설을 읽게 될 날이 언젠가는 오지 않을까(우리 세대 안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장담하지 못하겠다. 몇 만권의 시집과 소설을 읽어치운 인공지능을 상상해보라!). 인공지능 대문호의 탄생? 인공지능 셰익스피어? 며칠 피곤한 와중에 이런 잡생각이 좀 들었다.

 

셰익스피어도 꼬투리가 된 건 요즘 강의를 하고 있어서인데(아마도 올해는 자주 그의 작품을 강의하게 될 듯싶다) 레퍼토리의 하나는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4주 강의라면 보통 4대 비극을 다루지만 5주 강의만 되어도 한 작품을 더 고를 경우 가장 평이하다 싶은, 그리고 가장 유명하다 싶은 <로미오와 줄리엣>을 고르게 된다(판매량을 보니 <햄릿><맥베스><리어왕><로미오와 줄리엣><오셀로> 순이다, 알라딘에서는).

 

 

좀 특이하다 싶은 건 작품의 명성에 비해 생각만큼 번역본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내가 주로 이용하는 것은 최종철판(민음사)이고, 김정환판(아침이슬)과 (최초의 셰익스피어 전집 번역자인) 김재남판(이건 몇 군데서 나왔는데, 해누리판이 최신판)을 곁들인다. 압도적으로 많이 읽힌다는 점에서 민음사판이 대표 판본이라고 할 수 있지만 막상 강의에서 다룰 때는 불만스러운 점이 없지 않다. 역자가 운문 번역을 표방하면서 시 형식을 맞추는 데 너무 욕심을 내다 보니까 의미가 모호하거나 어색한 부분이 많아서다(게다가 역자의 한국어 감각이 상당히 독특하다).

 

 

때로는 좀 황당한 실수도 나온다. 가령 <로미오와 줄리엣>의 1막 4장의 첫 대사는 로미오의 대사임에도 세계문학전집판에서는 벤볼리오의 대사로 처리되어 있다. 벤볼리오의 대사인 두번째 대사는 머큐쇼의 대사로 되어 있고. 이건 판본 문제가 아니라 순수하게 착오다. 새로 나온 <셰익스피어 전집4>(민음사, 2014)에는 바로 잡혀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최근까지도 세계문학전집판에서는 수정이 안된 듯하다는 것이다(강의실에서 확인한 바로는 그렇다). 내가 갖고 있는 건 16쇄(2013)다. 이런 착오가 역자의 부주의에 의한 것인지 편집교정 과정의 실수인 것인지는 모르겠다. 또 작품해설에서 "이렇게 붙은 하인들끼리의 시비는 캐풀렛의 조카 벤볼리오의 등장에..."(169쪽)라고 되어 있는 것도 좀 무심한 착오다. 로미오의 친구이기도 한 벤볼리오는 몬터규의 조카이기 때문이다. 두 집안이 원수 사이인 걸 생각하면 좀 심한 오류다.

 

번역 문제는 좀더 복잡하다. 보통은 정답이 없는 해석상의 문제나 뉘앙스상의 문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페이퍼의 제목으로도 삼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키스 장면을 보자. 둘의 첫 키스 장면이 1막 5장에 나오는데, 로미오가 짝사랑하는 여인 로잘린을 보기 위해 캐풀렛 가의 파티에 몰래 잠입해 들어갔다가 줄리엣에게 한눈에 반해서 수작을 거는 장면이기도 하다.

 

줄리엣: 성자상은 기도는 허락하나 움직이진 못해요.

로미오: 그렇다면 기도하는 동안에 움직이지 말아요.(그녀에게 키스한다) 이렇게 내 죄는 그대의 입술로 씻겼소.

줄리엣: 그렇다면 내 입술로 죄가 옮겨 왔군요.

로미오: 내 입술에서요? 오, 이 달콤한 범법 재촉! 내 죄를 돌려줘요. (그녀에게 다시 키스한다)

줄리엣: 키스를 배웠군요.

뭐가 문제인가? 줄리엣의 마지막 대사이다. "키스를 배웠군요."란 번역은 일단 주어가 모호하기에 불친절한 번역이다. 로미오가 연거푸 두 번 키스를 했기에 줄리엣이 로미오에게 키스를 배웠다는 말인지, 키스를 능숙하게 하는 걸로 보아 로미오가 어디선가 키스를 배운 것 같다는 말인지 번역만으로는 알 수 없다. 원문은 'You kiss by the book'이다. 그러니 후자 쪽이고 사실 시제는 과거가 아닌 현재여야 맞다. 그런데 뜻은? 일단 전집판에서 역자는 "책에 적힌 키스네요."라고 수정해서 옮겼다. 말하자면 키스를 책에서 배운 대로 한다는 것이다. 키스 교본? 혹은 소설들?

 

한데 'by the book'이란 표현은 옥스포드판의 주석에 따를 때 'according to the rules'란 뜻이다. 그리고 그게 좀더 말이 된다. 줄리엣에게 키스하면서 로미오는 두번 다 어떤 이유를 대고 있기 때문이다. 한번은 속죄의 키스. 다른 한번은 그 죄를 다시 돌려받는 키스. 즉 키스하고 싶어서 키스한 게 아니고 특별한 이유에 따라 키스한 것처럼 둘러댄 것이다(이게 노련함인가?). 이것을 김정환판에서는 "입맞춤마다 이유가 있으시군요."라고 옮겼고, 김재남판은 "당신은 키스에도 이유를 붙이는군요."라고 옮겼다. 둘다 대동소이한데, 최종철판과는 다른 해석이다. 김재남판은 이 대목을 이렇게 옮겼다.

줄리엣: 성자들은 마음이 움직이지 않아요. 비록 기도를 들어주는 일이 있다고 해도 말이에요.

로미오: 그렇다면 내가 기도의 효험을 받는 동안 움직이지 마세요. 이렇게 당신의 입술로 내 입술에서 죄는 씻어지거든요.(키스한다.)

줄리엣: 그러면 나의 입술이 그 죄를 짊어지게 되요.

로미오: 내 입술에서 죄를 넘겨받는다? 오, 달콤한 질책이여! 나의 죄를 되돌려주세요.(키스한다.)

줄리엣: 당신은 키스에도 이유를 붙이는군요.

내가 읽기에 훨씬 명료하고 이해하기 쉽다. 그리고 대화도 좀더 자연스럽다(아무리 운율을 맞춘다지만 '범법 재촉!'이 뭔가?). 그리고 아무래도 로미오가 줄리엣에게 한 키스는 책에서 배운 키스가 아니라 이유를 둘러댄 키스다. 두 주인공의 로맨틱한 키스를 기억하는 독자/관객이라면 최소한 이 장면에서 두 사람이 주고받은 대사가 무엇인지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나저나 나중에는 키스에도 인간은 필요가 없어질까? 아니면 키스할 때만 필요할까? 그것도 궁금해지는군...

 

16. 0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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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저녁에 '이주의 책'을 고른다. 여러 모로 부진한 컨디션에다 알파고와의 바둑 대결에서 이세돌이 3연패하는 바람에 더 가라앉은 주말이었는데, 오늘 오후 대국에서는 드디어 첫승을 거두었고 그 바람에 기분이 조금은 나아졌다(사실 알파고가 창의적인 신수를 두면서 최강의 기사를 넉다운 시킨 일은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 인공지능이 창발성의 영역으로 성큼 들어선 것이기 때문이다. 말로만 듣던 그 '언젠가'가 바로 '지금'인지도 모른다). 대회의 승리는 이미 알파고에게 넘어갔지만 알파고도 완벽한 것은 아니라는('인간적'인가?) 사실을 확인시켜주었다. '이주의 책'은 이런 분위기를 고려하여 크리스 그레이의 <사이보그 시티즌>(김영사, 2016)을 타이틀북으로 고른다. '포스트휴먼 시대,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질문으로 던지는 책.

 

 

두번째 책은 테드 강연집 시리즈로 나온 해나 프라이의 <우리가 사랑에 대해 착각하는 것들>(문학동네, 2016)이다. 젊은 여성 수학자의 사랑론이라는 게 특징. "영국의 젊은 여성 수학자 해나 프라이는 사랑과 가장 동떨어져 보이는 수학이라는 필터를 통해 현대 사랑의 풍속도를 조목조목 들여다본다."  

 

 

세번째 책은 프레더릭 바이저의 <헤겔 이후>(도서출판, 2016). <헤겔>(도서출판b, 2012)에 이어지는 것으로 제목과 부제 '독일 철학 1840-1900'이 말해주듯, 헤겔 이후의 독일 철학에 대한 깊이 있는 소개다.

 

 

그리고 네번째 책은 하이데거의 세미나와 대담을 엮은 <졸리콘 세미나>(롤링스톤, 2016)이다. 신생 출판사의 첫 책이자, 처음 들어보는 책이다. "마르틴 하이데거가 이끈 세미나 기록들이 첫 번째 부분을 이루며, 두 번째 부분은 하이데거와 보스 사이의 대화를 속기로 기록한 것이다. 또 세 번째 부분은 1947년 이래 마르틴 하이데거가 메다드 보스에게 썼던 250통이 넘는 편지들 중에서 발췌한 것을 모았다."

 

이번주는 마무리도 철학서다. 마지막 책은 자크 데리다의 <신앙과 지식/ 세기와 용서>(아카넷, 2016). " 데리다 후기 철학의 주요 주제를 다루는 두 개의 텍스트로 이루어져 있다. '신앙과 지식'은 1994년 2월 28일 이탈리아 카프리 섬에서 종교에 관해 행한 발표문이고, '세기와 용서'는 미셸 비비오르카와 용서를 주제로 나눈 대화문으로 1999년 12월 <르몽드 데 데바> 9호에 실린 글이다." <신앙과 지식>은 영어판 엔솔로지 <종교의 행위>에 포함돼 있는데, 언제 맘먹고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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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보그 시티즌- 포스트휴먼 시대, 인간이란 무엇인가
크리스 그레이 지음, 석기용 옮김, 이인식 해제 / 김영사 / 2016년 2월
16,800원 → 15,120원(10%할인) / 마일리지 840원(5% 적립)
2016년 03월 13일에 저장
절판

우리가 사랑에 대해 착각하는 것들
해나 프라이 지음, 구계원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3월
13,800원 → 13,110원(5%할인) / 마일리지 550원(4% 적립)
2016년 03월 13일에 저장
절판

헤겔 이후- 독일 철학 1840-1900
프레더릭 바이저 지음, 이신철 옮김 / 비(도서출판b) / 2016년 3월
22,000원 → 19,8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00원(5% 적립)
2016년 03월 13일에 저장
품절
졸리콘 세미나
마르틴 하이데거.메다드 보스 지음, 이강희 옮김 / 롤링스톤 / 2016년 3월
26,000원 → 23,400원(10%할인) / 마일리지 1,300원(5% 적립)
2016년 03월 13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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