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내 기억엔 2년 전부터다) 해마다 알라딘 이용 통계가 나온다. 올해는 알라딘이 17주년을 맞는데, 나는 그 이듬해부턴가 이용하기 시작했으므로 정확히는 '알라딘과 함께한 16년' 통계다. "당신은 현재까지 알라딘에서 10,522권의 책을 만났습니다. 이 책들을 모두 쌓는다면 108.06층 높이이고, 모든 페이지를 펼친다면 초등학교 교실 2,348개를 채울 수 있습니다."

 

 

덧붙이자면 알라딘에서 구매한 총금액은 회원들 가운데 20번째이고, 상위 0.01%다. 재작년에 48위, 작년에 30위인 걸 고려하면 랭킹은 계속 상승세다. 이런 페이스면 10년 뒤에는 1위도 해볼 수 있는 건가? 그 전에 파산하지 않는다면 가능할지도...

 

16. 07. 26.

 

P.S. 축하인지 저주인지 헷갈리는 알라딘의 예언.

당신이 현재와 같은 독서 패턴을 계속 유지하신다면,
당신은 80세까지 48384권의 책을
더 읽으실 수 있습니다.
그때까지 알라딘과 함께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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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공지다. 부암동의 북카페 야나문의 제안을 받고서 다음주 8월 2일(화) 저녁(7시-9시)에 여름특강을 갖기로 했다. 주제는 '초정상자극과 증강현실'이다. 부제를 '진화심리학과 문학'으로 잡았는데, 초정상자극(디어드리 배릿의 <인간은 왜 위험한 자극에 끌리는가>의 원제다)과 (포켓몬고 때문에 유행어가 된) 증강현실 같은 개념이 문학을 이해하는 데 어떤 자극과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주는지 생각해보려고 한다. 관심 있는 분들은 아래 포스터를 참고하시길...

 

 

 

16. 0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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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발견'은 티머시 라이백의 <히틀러의 비밀 서재>(글항아리, 2016)다. '한 독서광의 기이한 자기계발'이 부제. 제목과 부제만으로도 어떤 내용일지 어림이 되는 책이다.

 

"'히틀러라는 사람'을 만든 책들에 관한 이야기다. 히틀러의 상승과 몰락에 영향을 끼친 여러 요인 중 그의 독서 습관은 무시 못 할 퍼즐 조각이다. 남의 말을 듣지 않는 것으로 악명 높고, 거침없는 장광설과 끝없는 독백을 대화로 알던 그가 중간중간 멈추어 글과 교류하며 단어와 문장을 음미한 것이다. 일찍부터 정치에 열중한 야심가, 그러나 결국 쉰여섯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독재자가 남긴 1만6000권의 장서 가운데, 정서적.지적으로 그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친 책 열 권을 집중적으로 파헤쳐 히틀러를 파악해보고자 한다."

히틀러는 분류하자면 소위 '책벌레'였다. 1만 6000권의 장서 수가 적지 않을 뿐더러 그는 하룻밤에 적어도 한 권씩, 때로는 더 많은 책을 읽어치웠다. 그렇다고 '책이 히틀러라는 괴물을 만들었다'는 결론을 내려야 할까. 그렇지는 않다. 저자는 특별히 10권의 책이 히틀러에게 미친 영향을 면밀히 추적한다. 그의 편독에서 히틀러가 가졌던 망상의 기원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오랫동안 금서로 지정돼 있다가 독일에서도 비판적 주석이 붙은 특별판으로 다시 나온 <나의 투쟁>을 읽어볼 필요가 있는 건 아니다. <히틀러의 비밀 서재>를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거기에도 의의를 두고 싶다.

 

 

 

아직 여름나기용 책을 못 고른 독자라면 이언 커쇼의 <히틀러>(교양인, 2010)가 후보가 될 만하다. 책에 몰입한다면, 일주일은 오싹할 것이다. 제바스티안 하프너의 <히틀러에게 붙이는 주석>(돌베개, 2014)는 시간이 없는 사람도 읽어야 하는 교양 필독서. 히틀러를 이해했다는 느낌을 갖게 해주는 책이다...

 

16. 0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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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으로 '이주의 저자'를 한번 더 고른다(사실 언급할 만한 저자를 다 꼽자면 매주 몇 이런 사태가 벌어질 것이다). 이번에는 국외 작가 3인이다. 먼저 찰스 부코스키의 에세이 삼부작이 한꺼번에 출간되었다. <고양이에 대하여><글쓰기에 대하여>, 그리고 <사랑에 대하여>(시공사, 2016). 표지를 보니 원저와 거의 동일하다(원저는 지난해와 올해 나왔다).

 

 

"이번 테마 에세이 삼부작 시리즈는, 안티히어로이자 반항아로 잘 알려진 찰스 부코스키가 버려진 고양이 아홉 마리를 거두어 키우는 모습과 그 버려지고 길들여지지 않는 존재를 향한 연민과 애정이 가득한 <고양이에 대하여>, 술에 절어 보낸 작가 지망생 시절부터 노년의 대작가가 되기까지 부코스키가 쓴 방대한 편지글 속에서 드러나는 글쓰기와 삶에 대한 열정이 이상한 감동을 선사하는 <글쓰기에 대하여>, 연인에 대한 마음과 날것 그대로의 사랑의 속성을 노래한 부코스키만의 솔직하고 강렬한 시 85편이 담긴 <사랑에 대하여>로 구성되었다."

 

표지를 견주자면, 열린책들에 나온 소설들도 얼추 삼부작 모양새다. 부코스키 독자라면 이제 따로 서가를 마련할 때가 되었다.

 

 

체코의 국민작가 보후밀 흐라발의 작품도 한권 더 번역되었다. <너무 시끄러운 고독>(문학동네, 2016). 분량은 얇지만 흐라발의 대표작이라 한다. "<너무 시끄러운 고독>은 흐라발 본인이 '나는 이 작품을 쓰기 위해 세상에 나왔다'고 선언할 만큼 그의 정수가 담긴 작품이며, 필생의 역작이라 불릴 만한 강렬한 소설로 많은 독자와 평단의 사랑과 주목을 받았다. 주한 체코문화원에서는 2014년 보후밀 흐라발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너무 시끄러운 고독'이라는 제목의 전시를 열어 그의 작품세계를 소개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엄중히 감시받는 열차>와 <영국왕을 모셨지>를 가을 강의 커리로 고려했지만 내년으로 연기했는데, 내년에는 <너무 시끄러운 고독>까지 포함해서 일정을 잡아야겠다. 참고로, <엄중히 감시받는 열차>와 <영국왕을 모셨지>는 모두 영화화되었다.

 

 

이탈리아 작가 프리모 레비의 책도 오랜만에 출간되었다. '오랜만'이라고 적고 보니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돌베개, 2014)가 나온 지 2년만이다. 프리모 레비, 하면 아우슈비츠에 대한 증언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번에 나온 에세이집은 이탈리아의 한 일간지에 연재한 글들을 모은 것으로 매우 다양한 개인적 관심사를 담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그럼에도 '타임스'지의 표현을 빌리자면 "레비가 쓴 모든 책을 읽어볼 가치가 있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내년이 레비가 자살로 생을 마친 지 30주기가 되는 해인데, 대표작 몇 권을 강의에서 읽어볼 계획을 갖고 있다. <이것이 인간인가>와 <주기율표>,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는 고정이고, 나머지 한두 권은 더 탐색해봐야겠다. 시집을 제외하면 레비의 책은 7권이 번역돼 있다...

 

16. 0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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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뭐고? - 칠곡 할매들, 시를 쓰다 칠곡 인문학도시 총서
칠곡 할매들 지음, (사)인문사회연구소 기획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15년 10월
평점 :
품절


저녁을 먹고 오늘 배송받은 책 가운데 칠곡 할매들이 쓴 시들을 모은 <시가 뭐고?>(삶창, 2016)를 들춰본다. 김장순 할매의 '우리 식구'를 옮겨놓는다. 표기는 원시 그대로다(사실 할매들 시의 핵심은 맞춤법에 맞지 않는, 입말 그대로 쓰인 시라는 데 있다). 닭과 토끼를 키우며 살아가는 노 부부의 모습이 실감나게 묘사돼 있다. 더불어 나도 어릴 적 집에서 키우던 토끼와 닭들이 생각난다. 토끼는 몇 마리가 안 되었지만 닭은 열 마리가 훌쩍 넘었던 걸로 기억된다...

 

 

우리 식구

 

우리 식구는 열이다

영감 나 닭 엿섯 마리와 토끼 두 마리

눈뜨자마자 닭과 토끼에게 달려갓다

닭알 두 계을

영감하고 사이좋계 나누어 먹는다

토끼는 풀 먹는 모습이 예쁜다

닭 여섯 마리 토끼 두 마리도

내 자식이다

참 기염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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