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회 한국출판문화상 수상작 7종이 발표되었다. 5개 분야이지만 두 분야에서 공동수상작이 나와서 모두 7종이다(http://www.hankookilbo.com/v/53b1a827ae424d0d8e6d644c18b80d00). 지난해에 이어서 올해도 예심과 본심에 참여했는데(더불어 번역분야의 심사평을 썼다), 수상도서는 아래와 같다. 



저술(학술)_중력파, 아인슈타인의 마지막 선물(오정근 지음, 동아시아 펴냄)



저술(교양)_우리는 왜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가(천주희 지음, 사이행성 펴냄), 우리말 절대지식(김승용 지음, 동아시아 펴냄)



번역_나쓰메 소세키 전집(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현암사 펴냄)



편집_ 아틀라스 역사 시리즈 (김호동 외 지음, 사계절 펴냄)



어린이ㆍ청소년_할머니의 여름휴가(안녕달 지음, 창비 펴냄), 다윈 영의 악의 기원(박지리 지음, 사계절 펴냄)



16.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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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관련서로 올해를 마무리하는 두 권의 책은 '냉전시대 소련의 역사'를 다룬 블라디슬라프 주보크의 <실패한 제국>(아카넷, 2016)과 러시아의 인문학자 엘레아자르 멜레틴스키의 <신화시학>(나남, 2016)이다. 



주보크의 <실패한 제국>은 예전에 검색하다가 알게 된 책인데(원서를 구한 기억이 있는데 구매 내역에는 뜨지 않는다) 번역본이 출간돼 훨씬 수월하게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소련의 관점에서 냉전을 분석한 냉전사 서술의 이정표. 미국 및 그 동맹국들과의 전 지구적 대결인 냉전에서 소련을 추동한 동기들이 무엇인지를 깊이 탐구한 결과다. 2007년 출간되자마자 세계의 많은 학자들로부터 냉전 시대 소련의 역사를 깊이 있게 분석한 독보적 저서로서 인정을 받았고, 지금도 이 책을 뛰어넘는 냉전사 연구서를 만나기는 힘들다는 평가를 받는다." 내년이 러시아혁명 100주년이 되는 해인지라 아무래도 관련서가 다수 출간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 신호탄으로도 생각된다. 



멜레틴스키의 <신화시학>(1976)은 이 분야의 매우 고명한 저작으로 전공자들에게는 필독서였다. 러시아문학 전공자뿐 아니라 문학 연구자들에게 신화와 신화적 사유에 대한 꽤 유익한 이론적 바탕을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간략한 요지는 아래와 같다. 

"멜레틴스키의 신화론은 구조주의를 넘어 문학과 신화를 연관 짓고 양자 간의 공시적, 통시적 관계를 규명하였다. 즉, 문학의 발생과 진화를 신화로부터 찾고 이후의 문학 장르 속에서 신화적 모티브와 플롯을 추적하며 신화가 인류 사유의 원형으로 남았음을 <신화시학> 속에 증명했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었다. 제1부에서는 19세기와 20세기의 신화 이론을 분석한다. 제2부는 제1부의 논의를 재조명하여 원시 및 고대신화의 일반적 특성을 살피며 신화와 문학의 근본적이며 본격적인 관계에 접근한다. 


제3부는 문학과 신화의 관계에서 역사적인 탈신화화(대표적으로 계몽주의와 사실주의)와 재신화화(낭만주의와 모더니즘)의 과정을 소개하고 이후 20세기 문학, 특히 소설에서의 신화주의의 개화와 발전을 이야기한다. 주로 20세기 서구의 신화소설을 대표하는 제임스 조이스, 토마스 만, 프란츠 카프카의 문학에 대한 본격적인 분석이 이루어지며 이들을 통해 현대문학에 내재된 신화적 토대를 밝혀낸다. 이어서 제3세계 작가에게서 나타나는 20세기 소설의 신화주의 경향에 대한 유행과 전망으로 마무리된다."

아무래도 개인적인 관심은 20세기 '신화소설'들에 두어지는데, 토마스 만과 카프카에 관한 분석은 바로 읽어봐야겠다. 언제나 그렇지만, 해가 바뀌어도 읽을 거리는 줄지 않는다...


16.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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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당간당하던 서재 PC가 급기야는 부팅조차 안 되는 상태에 접어들어서, 비오는 날 하루 공치는 잡부처럼 하루를 공쳤다(오전에도 자고 오후에도 자고). 피로는 좀 풀렸지만, 밀린 일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아이방 PC에다 크롬을 깔고(여기도 익스플로러는 먹통이어서) 몇 가지 급한 일을 처리하도록 한다. 뭐가 급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이주의 책'부터 고른다. 



성탄 전야인 점을 고려하여 타이틀북은 김기홍의 <역사적 예수>(창비, 2016)로 골랐다. 같은 제목의 책은 여러 종 나와 있고 나도 도미니크 크로산의 <역사적 예수>(한국기독교연구소, 2012)를 구입해둔 기억이 있다. 이번 책은 저자가 신학자가 아닌 역사학자라는 점이 특이점. "한국 고대사와 설화 전반에 대해 폭넓은 연구성과를 공유해온 김기흥 교수(건국대 사학과)가 역사학의 방법론과 종교적 관심을 결합해 선보이는 예수의 실체에 대한 탐구서이다. 7년여간 국내외의 관련 연구를 두루 섭렵하는 가운데 '역사적 예수'라는 성서학의 주제를 역사학의 시각과 방법으로 새롭게 해석해냈다." 크로산의 책보다는 얇은 편이어서 도전해볼 만하다. 



두번째 책은 중국의 법학자 펑샹의 <창세기, 인문학의 기원>(글항아리, 2016)이다. '인문학을 위한 창세기 깊이 읽기'가 부제. "베이징대와 하버드대, 예일대에서 고대·중세문학과 법학을 전공한 저자는 창세기라는 복잡한 텍스트를 ‘인문人文의 기원’에 관한 이상적이고도 아름다운 전설로 우리 앞에 펼쳐놓는다. 성서의 수많은 조각과 그 조각의 교직은 동양적 맥락에서 해체되어, 종교적 교리에 그치지 않는 윤리적·존재론적 고찰로 확장된다."   


세번째 책은 피터 스탠퍼드의 <예정된 악인, 유다>(미래의창, 2016). "저자는 유다를 언급한 마가·마태·누가·요한복음의 사대 복음서를 비롯한 성경, 유다를 기록한 다양하고 방대한 문헌, 나치의 반유대주의와 같은 역사적 사건, 유다를 새로운 관점에서 창조적으로 수용한 대중문화의 흔적 등을 통틀어 관찰해 유다의 본모습을 탐구하는 순례 길에 오른다." 대략 어떤 내용의 책일지는 가늠해볼 수 있다. 



나머지 두 권은 두 역사학자가 쓴 성경 이야기다. 동양사학자 김호동 교수의 <한 역사학자가 쓴 성경이야기>(까치, 2016)는 일단 '구약 편'이다(신약 편이 따로 나온다는 뜻인 듯). "12-14세기 몽골 제국에 대해서 연구해온 역사학자 김호동 교수가 쓴 구약 성경 이야기. 성경은 역사적 맥락과 비역사적 맥락이 뚜렷하게 교차, 공존하는 책이다. 이 사이에서 고민하던 김호동 교수가 직접 성경을 역사적 맥락 속에서 보고 연구하고 파헤쳤다. 역사성을 구축하기 위하여 여러 지도와 삽화들을 삽입하여 독자의 이해와 사실성을 높인 책이다."


그리고 서양사학자 박상익 교수의 <성서를 읽다>(유유, 2016)<어느 무교회주의자의 구약성서 읽기> 개정판으로 부제는 '역사학자가 구약성서를 공부하는 법'이다. 저자는 "21세기를 헤쳐 나가야 할 한국인에게 서양 정신사의 한 축인 헤브라이즘을 제대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히브리 종교의 핵심 내용이 담긴 <구약성서>를 제대로 읽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역사적 예수
김기흥 지음 / 창비 / 2016년 12월
33,000원 → 29,700원(10%할인) / 마일리지 1,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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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인문의 기원- 인문학을 위한 창세기 깊이 읽기
펑샹 지음, 박민호.박은혜 옮김 / 글항아리 / 2016년 11월
32,000원 → 28,800원(10%할인) / 마일리지 1,6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20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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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된 악인, 유다- 누가 그를 배신자로 만들었는가
피터 스탠퍼드 지음, 차백만 옮김 / 미래의창 / 2016년 12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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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 역사학자가 쓴 성경 이야기 : 구약편
김호동 지음 / 까치 / 2016년 11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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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고전'으로 두 권의 고전 번역서를 고른다. 헤로도토스의 <역사>(길, 2016)와 플라톤의 <법률>(숲, 2016)이다. 고전 분야에 익숙한 독자라면 이미 원전 번역본이 나온 두 책의 새 번역본이라는 걸 알 수 있으리라. 가령 <역사>는 천병희 선생의 최초 원전 완역본 <역사>(숲, 2009)이 진작 나온 바 있다(그밖에 중역본이 몇 종 된다). 이번에 나온 건 서양 고전학이 아닌 서양 고대사 전공자의 번역이다. 


"국내에 번역, 출간된 헤로도토스의 <역사>는 3~4종 된다. 하지만 고대 그리스사 전공자에 의한 희랍어 원전 번역은 이 책이 최초이다. 번역자 김봉철 교수는 이미 역사가로서의 헤로도토스와 그의 주저 <역사>에 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여 축적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이 책을 번역하였다. 이 책 번역의 원칙으로 역자는 원문을 가급적 충실하게 직역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음을 밝히고 있다. 그 이유는 이 책이 서양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학 고전이므로 그 문장과 자구 하나하나가 독자들에게 충실하게 전달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김봉철 교수는 <그리스 신화의 변천사>(길, 2014), <영원한 문화도시 아테네, 2002) 등의 저서와 <그리스 민주정의 탄생과 발전>(한울, 2001) 등의 역서를 갖고 있다. 역사학 전공자와 고전학 전공자의 번역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한데, 차이는 직접 비교해봐야 알 수 있겠다. 



희랍 고전 번역에 매진하고 있는 천병희 선생의 새 번역으로 플라톤의 <법률>이 추가되었다. 말년의 저작으로 <국가><정치가>와 함께 플라톤의 정치철학을 대표하는 책(분량으로는 <국가>와 함께 가장 두꺼운 책이다. 이 두 권이 플라톤 전체 대화편의 40퍼센트를 차지한다). 이 역시 최초 번역본은 아니어서 박종현 선생의 원전 번역본이 앞서 나왔었다. 



두 종의 원전 번역본이 있다고 해서 유감스러울 일은 절대 없다. 각기 장단이 있으므로 필요에 따라 참고하고 또 비교해볼 수 있겠다. 플라톤 번역과 관련해서는 정암학당의 전집 번역이 여기에 추가될 수 있을 텐데, 결정적으로 아직 <국가>와 <법률>이 나오지 않고 있다. 그래도 언젠가 나오게 되면 3종의 번역본이 플라톤의 원전 번역을 삼분하겠다. '삼분지대계'란 이런 경우에도 해당하겠다...


16.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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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읽어도 무방하겠지만 왠지 연말연시에 더 어울릴 만한 제목의 책들이 있다. 인생론에 해당하는 책들이다. 최근에 나온 책 두 권이 영국 철학자이자 역사학자 시어도어 젤딘의 <인생의 발견>(어크로스, 2016)과 영국의 비평가 테리 이글턴의 <인생의 의미>(책읽는수요일, 2016)다. 



젤딘은 처음 소개되는 저자는 아니다. <인간의 내밀한 역사>(강, 2015)란 책이 10여 년 전에 소개됐었다(저자명은 '테오도르 젤딘'으로). <인생의 발견>은 그의 최신작. 

"전작 <인간의 내밀한 역사><프랑스인> 등 개인의 생동하는 삶을 조명한 그의 저작들은 전 세계 지식인들은 물론 대중 독자들까지 단숨에 매료시키며 세계적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이 책 <인생의 발견>은 인간과 삶에 관한 그간의 성찰을 유감없이 펼쳐낸 그의 작업의 결정판이다. 여든의 노학자, 지성의 완숙기에 이른 그는 이 책에서 인간의 영원한 화두에 다가선다. ‘인류가 조금 더 현명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한 길은 어디에 있는가?’ 젤딘은 수천 년 인류 역사 속에서 나타났다 사라져간 수많은 삶, 흩어져버린 생각들을 차근히 검토하며 그 속에서 그 힌트를 얻고자 한다."

올해의 연말연시용 독서 거리로 유력하다(나로선 연초의 러시아 문학기행 이후에나 읽어볼 수 있을 듯싶지만). 



이글턴의 <인생의 의미>도 원서를 예전에 구해둔 기억이 있는데, 막상 번역본이 나왔음에도 선뜻 읽을 짬을 내지 못했다. <낙관하지 않는 희망>(우물이있는집, 2016)과 <문학을 읽는다는 것은>(책읽는수요일, 2016)까지 포함하면 좀 밀렸다. "니체, 쇼펜하우어, 마르크스, 프로이트, 사르트르, 비트겐슈타인, 데리다, 들뢰즈 등의 사상과 셰익스피어의 <리어왕>, <햄릿>, <맥베스> 등의 걸출한 문학 작품을 통해, 오늘날 인간이라는 존재가 처한 현실과 생의 진실을 집요하게 파헤친다."


문학비평가의 인생론이니 만큼 친숙한 작품들의 거론되지 않을 수 없겠다. 그게 굳이 제목을 염두에 두지 않아도 이글턴의 <인생의 의미>를 손에 들게 하는 이유다. 



같은 맥락에 책으로 오랜만에 떠올리는 건 사라 베이크웰의 <어떻게 살 것인가>(책읽는수요일, 2012)다. 몽테뉴를 다룬 책으로 2012년 연초의 독서 거리였다. 다시금 상기하게 된 건 저자의 올 신작 <실존주의 카페>가 뉴욕타임스의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기 때문. 뉴욕타임스는 해마다 픽션 5권, 논픽션 5권을 올해의 책으로 선정하는데, <실존주의 카페>는 논픽션 5권 가운데 하나다(영어판 <채식주의자>가 픽션 5권 가운데 선정되기도 했다). 그래서 책은 얼마 전에 주문해놓았는데,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아마도 내년에 번역돼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이 또한 내년 1월의 독서 거리다...


16.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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