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과학서'를 고르자 마자 또 눈에 띄는 게 새로 나온 '사이언스 클래식'이다. 칼 세이건의 <혜성>(사이언스북스, 2016)은 개정판이어서 놀랍진 않지만 헬레나 크로닌의 <개미와 공작>(사이언스북스, 2017)은 '서프라이즈'다. 원저는 1991년에 나왔고 생각보다 두껍다. 먼저, <혜성>은 어떤 책인가.


"세계적인 천문학자 칼 세이건과 유명한 과학 저술가인 앤 드루얀이 과거와 현재를 가로지르며 혜성에 대한 과학적 설명과 함께 혜성 관측의 역사, 혜성 연구의 발전 과정 및 앞으로의 전망까지 풍부하게 다루고 있다. 실제 사진뿐만 아니라 존 롬버그, 돈 데이비스를 비롯한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흥미로운 그림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독자들의 흥미를 더한다."


띠지에 '코스모스 3부작 완간'이란 문구가 씌어 있는데, <코스모스>와 함께 <창백한 푸른 점>, <혜성>을 같이 묶어서 3부작으로 부르는 모양이다. 물론 모두 번역돼 있다. 윌리엄 파운드스톤의 전기 <칼 세이건>(동녘, 2007)과 함께 지난 연말에 나온 <칼 세이건의 말>(마음산책, 2016)까지 더하면, 말 그대로 '칼 세이건의 모든 것'이 될 수 있겠다. 가장 명쾌한 가이드의 안내를 받으며 우주여행을 떠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면, 책값 혹은 티켓값이 비싸게만 느껴지지는 않을 듯...



출처는 기억나지 않지만 <개미와 공작>에 대해서는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다. 매트 리들리의 <붉은 여왕>(김영사, 2006)와 함께 제목 때문에 기억하고 있는 책. "진화론의 역사에서 가장 치열한 토론의 과정과 그 성과를 집대성한 역작이다. 저자인 헬레나 크로닌은 자신의 런던 정치 경제 대학(LSE) 박사 학위 논문이었던 이 책의 출간으로 일약 세계적인 진화 생물학자의 반열에 올랐다."고 소개된다. 간단히 말하면 진화론의 고전. 


"다윈과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부터 존 메이너드 스미스와 리처드 도킨스에 이르는 다윈주의의 역사를 관통해서, 일개미들의 자기희생과 수컷 공작들의 아름다운 깃털이 개체들의 번식과 생존이라는 틀을 넘어서 다윈주의의 영역을 확장해 가는 학문적 진화의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서술"하고 있다. 진화론의 고전들이 여럿 소개되었지만 "지금껏 내가 읽어본 과학책 중 최고 수준의 책"(최재천 교수)라는 평에 또 혹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일개미 독자들은 책읽기에 있어서 공작의 우아함을 유지하기 어렵다...


17. 0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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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춥다고 하여 하루를 은둔 수도사처럼 보냈다(이불을 뒤집어쓴 수도사?). 눈을 뜨고 있을 때는 언제나처럼 많은 책을 뒤적였는데, 그 가운데 두 권을 '이주의 과학서'로 꼽는다. 국내 초역된 앨프리드 월리스의 <말레이 제도>(지오북, 2017)와 재간된 제임스 왓슨의 <지루한 사람과 어울리지 마라>(반니, 2017)이다.   


"진화론의 숨은 창시자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의 <말레이 제도>가 국내 초역이자 완역본으로 출간된다. 월리스는 최초로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에 관한 논문을 작성하고도 진화론 창시라는 위대한 업적에서 찰스 다윈보다 한 발 물러나 있던 과학혁명가다. <말레이 제도>는 월리스가 1854~1862년까지 무려 8년에 걸쳐 말레이 반도 남쪽 지역에서부터 뉴기니 섬 북서부 지역에 이르기까지 수마트라 섬, 보르네오 섬, 자와 섬, 티모르 섬, 술라웨시 섬 등 적도를 가로지르는 수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세계 최대의 군도, 말레이 제도를 샅샅이 과학탐사하고 기록한 책이다."

<말레이 제도>는 1869년작이다(한국어판은 1890년에 나온 제10판을 대본으로 삼았다). 그냥 액면으로도 찰스 다윈의 <비글호 항해기>(1839)를 떠올리게 하는데, 연도를 보니 <말레이 제도>가 30년 뒤에 나왔다. 윌리스가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에 관한 논문을 먼저 썼지만 이를 다윈에게 보냈던 것은 그에 대한 존경심 때문으로 보이는데, 그 존경은 <비글호 항해기>에서 비롯한 게 아닌가 싶다. 확인해보니 <비글고 항해기>는 구매 내역에 없다(장바구니에 넣어만 둔 것인가?). 몇 종의 번역본이 나왔었지만 현재는 리잼판만 남아 있는 듯싶다. 여유만 있다면 두 권을 연이어 읽어볼 만하다.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의 추천사는 이렇다.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라는 이름은 자연사라는 지층에서 팔꿈치 하나만 내놓은 일종의 전설이었다. 21세기의 자연사학자는 19세기의 자연사학자의 탐험을 읽는 내내 불편했다. 월리스와 함께 오랑우탄과 나비를 쫓고 함께 열병을 앓아야 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나자 월리스라는 전설은 이제 살아 있는 역사가 되었다."


월리스가 19세기 자연사학자이자 진화론자라면 제임스 왓슨은 20세기 분자생물학의 아버지다. 프랜시스 크릭과 함께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발견한 공로로 일찍감치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할 당시 그의 나이는 34살이었다. <지루한 사람과 어울리지 마라>는 이 '과학 영웅'의 세번째 회고록이다. 첫번째 회고록이 유명한 <이중나선>(1968)이고, 두번째가 <유전자, 여자, 가모브>(2001)로 모두 번역돼 있다. 


 

그밖에 자전적 내용도 포함하고 있는 <DNA를 향한 열정>(사이언스북스, 2003)도 추가할 수 있다. 언젠가 헌책방에서 구입한 책인데, 지금은 물론 어디에 꽂혀 있는지(혹은 어느 박스에 들어가 있는지) 알 수 없다. DNA 이중나선 구조 발견(1953) 50주년을 맞아 2003년에 출간되었고 그해 우리말로도 번역되었으나 절판된 지 오래 되었다. 책소개는 이렇다. 

"제임스 왓슨이 1968년부터 근무해온(이전엔 무명이었으나 그로인해 세계 최고의 생명과학 연구소로 알려진) 콜드 스프링 하버 연구소(CSHL)에서 펴낸 글 모음집이다. 1960년대부터 30여 년간 왓슨이 쓴 글중에서 그의 삶과 생명과학의 흐름을 가장 잘 보여주는 글을 모으고 거기에 자전적 소개글을 추가했다. 따라서 이 책은 제임스 왓슨의 일기장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일부러 짜맞추고 덧대고 복잡하게 정리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왓슨을 대할 수 있다."

<지루한 사람과 어울리지 마라>(이레, 2009)는 진즉 출간되었다가 절판된 지 오래됐었는데, 이번에 재간된 것. 역자에 따르면 회고록 삼부작의 마지막 편이자 종합판이다. 한권만 읽는다면 이 책을 고르면 되는 셈. 



왓슨의 책으론 몇 종의 번역본이 나온 <이중나선> 외에 <DNA: 생명의 비밀>(까치, 2003), <왓슨 분자생물학>(바이오사인스, 2014) 등이 더 번역돼 있다. <분자생물학>은 대학 교재인데, 여전히 이 분야의 대표 저작인지 궁금하다(7판까지 나온 걸 보면 그런 듯싶다).


왓슨의 회고록을 다 읽을 여유가 없는 사람이라면 '옮긴이의 말'만 읽어두어도 좋겠다. 왓슨에 대한 많은 정보와 평가가 잘 간추려져 있다... 


17. 0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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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저자'를 골라놓는다. 국내 저자 3인데, 분류하자면 소설가, 진화생물학자, 미학자다(이런 고정적인 분류를 넘어서고 있지만). 먼저 소설가 백민석. 오랜 침묵 끝에 <혀끝의 남자>(문학과지성사, 2013)로 복귀한 이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이번에 내놓은 건 소설집이 아니라 미술 에세이다. <리플릿>(한겨레출판, 2017). 장편소설 <공포의 세기>(문학과지성사, 2016)는 지난 해에 펴냈고, 재작년에는 <장원의 심부름꾼 소년>(한겨레출판, 2015) 개정판을 펴내기도 했다.  


"소설가 백민석의 첫 미술 에세이. 1990년대 한국문학 뉴웨이브의 아이콘, 백민석. 1995년에 등단해서 왕성한 활동 후 절필, 10년의 침묵을 깨고 돌아와 다양한 소설을 펴내고 있는 작가이다. 때로는 진보하고 때로는 퇴보한 예술과 시대의 자장 안에서 백민석은 작가로서의 8년과 절필 후 잠적한 10년의 시간을 하나로 엮어준 ‘미술관 순례’를 기록한다. “글을 쓰지 않을 때도 미술관은 다녔다”는 저자의 글 속에는 지난 20년간 한국 사회를 흔든 정치적, 문화적 이행과 그 시대를 고스란히 겪은 저자 내면의 풍경이 함께 담겨 있다."

'에세이스트'로서의 백민석은 얼른 가늠이 되지 않는다. "“글을 쓰지 않을 때도 미술관은 다녔다”는 말이 힌트가 될 수 있을까. 미술 읽기보다 더 관심을 끄는 것은 아무래도 백민석의 내면 풍경이 아닐까 싶다. 



진화생물학과 진화심리학, 그리고 과학철학을 자유럽게 넘나드는 장대익 교수의 신간은 '다윈 3부작'의 마지막 책 <다윈의 정원>(바다출판사, 2017)이다. 앞서 나온 두 권, <다윈의 서재>와 <다윈의 식탁>이 두 세차례 나온 개정판이었다면 <다윈의 정원>은 오롯하게 신간이다. 

"진화론에서 피어난 새로운 지식과 사상들을 소개하며 이제는 과학이 21세기의 인간학이 될 것이라고 역설한다. 전작인 <다윈의 서재> 및 <다윈의 식탁>에서 간간이 드러나던 장대익 교수의 문제의식은 이 책에서 구체화되어 하나의 독자적인 이론으로 정립되고, 지식의 최전선에서 우리 사회를 통찰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는 다윈 삼부작도 이로서 마무리된다."

3부작과 비슷한 성격의 책으로 <인간에 대하여 과학이 말해준 것들>(바다출판사, 2016) 개정판이 중간에 끼여 있는데, 사실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 책이었다(좋은 교양과학서가 많이 나오다 보니 그에 대한 우리의 기대치도 높아졌다). <다윈의 정원>이 아쉬움을 상쇄해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미학자이자 전방위 인문학자, 사회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는 진중권 교수도 신작을 펴냈다. <고로 나는 존재하는 고양이>(천년의상상, 2017). 천년의상상에서 펴낸 책으로는 <이미지 인문학1,2>(천년의상상, 2014)에 이어지는 책이다. 그렇다고 '이미지'나 '인문학'에 대한 책은 아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고양이 인문학'이다. 반려묘 사랑이 지극한 걸로 소문난 저자의 고양이 사랑학으로도, 혹은 서문의 제목을 빌리자면 '고양이중심주의 선언'으르도 읽을 수 있는 책. 책의 세 장은 각각 '고양이의 역사학''고양이의 문학''고양이의 철학'을 다룬다. 실상은 그의 고양이 루비가 구술한 것은 받아적어 펴냈다고 하는데, "고양이의 창세기부터 현대, 그리고 동서양을 아우르며 고양이에 관한 역사, 문학, 철학에서의 재미난 이야깃거리들이 굽이굽이 펼쳐진다." 하여, '고양이 인문학의 모든 것'이라고 해도 되겠다. 


책의 부제는 '지혜로운 집사가 되기 위한 지침서'다. 즉 고양이 집사들을 위한 책인 셈인데, 예비 집사들도 읽어보면 좋겠다. 집사도, 예비 집사도 아닌 독자라면? 루비님 말씀이 그 정도는 알아야 하시란다...


17. 0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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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발견'으로 린다 티라도의 <핸드 투 마우스>(클, 2017)를 고른다. 같은 제목을 갖고 있는 폴 오스터의 책도 떠올려주지만(번역본 제목은 <빵굽는 타자기>), 이번 책은 '작가의 고투기'가 아니라 '빈민 여성 생존기'다. '부자 나라 미국에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빈민 여성 생존기'가 부제. 


"두 아이의 엄마이자 최근까지도 두 개의 파트타임을 뛰며 생계를 이어온 미국 저임금 노동자 린다 티라도가 가난한 자신의 삶을 생생하게 기록한 책이다. 이 책은 빈곤에 관한 칼럼이나 연구 논문, 체험 수기에서 찾아볼 수 없는 리얼한 일상과 도발적인 진실이 담겨 있다. 가난한 사람들이 왜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지 않는지, 어째서 엉망으로 늘어놓고 지저분하게 살며, 건강은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지, 도대체 왜 문란하게 살고, 저축을 하거나 계획적으로 돈을 쓰지 못하는지 등을 낱낱이 그리며 신선하게 풀어간다."

'워킹 푸어 체험기'로는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노동의 배신>(부키, 2012)이 있었다. 하지만 <핸드 투 마우스>는 잠입 체험기가 아니라 실제 삶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물론 이런 수기를 책으로 펴낼 정도의 필력이라면 저자 린다 티라도는 현재 다른 직업을 갖게 되지 않았을까 싶지만(저자는 두 개의 일자리를 뛰면서도 학교 온라인 수업을 들었다고 한다. 글쓰기의 바탕이겠다). 어제 주문한 책이니 오늘 받아볼 수 있겠다...


17. 0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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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일이지만 일주일 서재를 비우니 일이 많이 밀렸다. PC의 상태도 계속 간당간당하여 속도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하나 고민스러운데, 일단 올해도 강세를 보이는 페미니스트 관련서를 한데 묶어놓는다. 지난 연말부터 나온 책들로 타이틀은 이주에 출간된 <페미니스트 모먼트>(그린비, 2017)에서 따왔다. 잡지들도 앞다투어 페미니즘을 특집으로 다루고 있는데, 대선 국면까지 이어질지 두고봐야겠다. 여하튼 출판계에선 페미니즘 르네상스다...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페미니스트 모먼트
권김현영 외 지음 / 그린비 / 2017년 1월
15,000원 → 14,250원(5%할인) / 마일리지 450원(3%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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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평등에 반대한다
정희진 엮음, 정희진.권김현영.루인 외 지음 / 교양인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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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선언- 레드스타킹부터 남성거세결사단까지, 드센 년들의 목소리
한우리 기획.번역 / 현실문화 / 2016년 12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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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 선 페미니즘- 여성 혐오를 멈추기 위한 8시간, 28800초의 기록
고등어 외 41인 지음, 한국여성민우회 엮음, 권김현영 / 궁리 / 2016년 11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20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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