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솔제니친'이라고 불리는 작가 반디(필명)의 소설집이 재출간되었다. <고발>(다산책방, 2017). 이미 조갑제닷컴에서 2014년에 나온 바 있다. 사실 책의 존재를 안 건 지난해였는데, 한강의 <채식주의자> 번역으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데보라 스미스가 이 책도 번역했다고 해서 찾아봤던 것. 하지만 '조갑제닷컴'에서 나온 책이라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신뢰할 수가 없기에. 다행히 이번에는 최초 원고를 충실히 살린 판본이라 한다. 



영어판은 지난해 역구 펜 번역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 알라딘에서 검색되는 건 올 3월 출간이다. 아무래도 북한의 실상을 고발하는 '비공식문학'은 처음이어서 해외에서 더 열띤 반응을 보이는 듯싶다. 

"2017년 3월 영미권을 비롯한 전 세계 동시 출간에 맞춰 다산책방에서 새롭게 출간한 <고발>은 세련된 표지와 더불어 작가의 최초 원고를 충실하게 살려 작품이 지닌 문학적 가치에 초점을 맞췄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었을 때는 탈북 작가가 아닌 북한에 살고 있는 작가라는 점과 원고의 반출 과정 등이 화제를 모았으나 작품이 지닌 가치와 의의, 문학성 등은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었다. 이렇게 냉담했던 국내 반응과 달리 이 작품에 대한 해외의 반응은 뜨거웠다.<고발>에 수록된 일곱 편의 이야기에는 북한 체제에서 생활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핍진하게 그려져 있다."

작가의 현재 생사 여부도 불확실한 것으로 보이지만(관련기사를 보니 의견들이 상반된다), 그래서 <고발> 이후의 작품을 읽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아무튼 '진짜 북한'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작품의 완성도나 문학적 성취는 일단 제외하더라도...


17. 0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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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분야의 책들로 '이주의 책'을 고른다. 예상대로이긴 하지만 페미니즘 출판의 강세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타이틀북으로 고른 건 리사 앨더와 프랑수아즈 질로의 대담집 <여자들의 사회>(알마, 2017)다. "미국의 소설가이자 페미니스트인 리사 앨더와 한때 피카소의 연인이자 뮤즈였던 프랑스의 화가 프랑수아즈 질로가 여성으로서의 그들의 삶, 그리고 문화예술 전반에 관해 나눈 대화를 한데 엮어 펴낸 책이다."



두번째 책은 앨리스 에콜스의 <나쁜 여자 전성시대>(이매진, 2017). 언제가 전성기였나 했더니 1970년대 초반이다. '급진 페미니즘의 오래된 현재, 1967~1975'가 부제. "미국 급진 페미니즘의 살아 숨쉬는 역사를 다룬 책이다. 1967년부터 1975년까지 이론의 낡은 틀을 부수고 실천의 광장으로 나아간 ‘나쁜 여자’들의 전성시대를 꼼꼼히 새긴 기록화다." 이에 견줄 만한 전성시대가 한국사회에도 있었던가, 아니면 곧 도래하는가?



세번째는 린다 웨스트의 <나는 당당한 페미니스트로 살기로 했다>(세종서적, 2017)다. '웃음을 잃지 않고 세상과 싸우는 법'가 부제로 지난해에 나온 최신간이다. "페미니즘이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세계에 대해 목청 높여 반론을 입증하는 한 페미니스트의 외침. 여자는 날씬하고 조용하며 순종적일 것을 요구하는 문화에서 성장한 린디 웨스트는 자신은 결코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발견했으며, 유머와 페이소스를 섞어 이런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네번째는 로라 베이츠의 <일상 속의 성차별>(미메시스, 2017). "영국의 페미니즘 작가 로라 베이츠가 성 불평등 경험담을 공유하는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이 책은 그 웹사이트에 올라온 사람들의 경험과 분노와 공감과 지혜가 바탕이 되어 쓰인 책으로, 젊은 여성들이 주도권을 잡은 새로운 페미니즘의 모습이다."



끝으로 다섯번째 책은 카트리네 마르살의 <잠깐 애덤 스미스씨, 저녁은 누가 차려줬어요?>(부키, 2017). 경제학 분야로도 분류되는 책인데, '유쾌한 페미니스트의 경제학 뒤집어 보기'가 부제다. "저자 카트리네 마르살은 애덤스미스의 초기 사상부터 현대 여성들이 직면하는 불평등한 사회 및 경제 구조뿐 아니라 현대 금융 위기까지 전방위적으로 짚어 보며, 때로는 풍자적으로, 때로는 날카롭게 여성과 경제학, 그리고 불평등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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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사회- 소설가 앨더와 화가 질로의 대화
리사 앨더 & 프랑수아즈 질로 지음, 노지양 옮김 / 알마 / 2017년 2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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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여자 전성시대- 급진 페미니즘의 오래된 현재, 1967~1975
앨리스 에콜스 지음, 유강은 옮김 / 이매진 / 2017년 2월
27,000원 → 24,300원(10%할인) / 마일리지 1,3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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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당당한 페미니스트로 살기로 했다- 웃음을 잃지 않고 세상과 싸우는 법
린디 웨스트 지음, 정혜윤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7년 2월
15,800원 → 14,220원(10%할인) / 마일리지 79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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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상 속의 성차별
로라 베이츠 지음, 안진이 옮김 / 미메시스 / 2017년 2월
16,800원 → 15,120원(10%할인) / 마일리지 84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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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저자'를 고른다(보통 시사 팟캐스트를 들으며 이런 일을 한다). 한국 현대사 관련 저자 3인이다. 먼저 국사학자 서중석 교수. <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 7,8>(오월의봄, 2017)이 출간되었다. 6권부터가 제3공화국 이야기인데, 이번에 나온 7권은 한일회담과 박정희와 일본 우익의 검은 커넥션을 다루고 있고, 8권 경제성장과 관련한 박정희 신화를 파헤친다. 


"서중석 교수는 이 시리즈를 통해 1945년 해방 공간에서부터 1987년 6월항쟁까지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굵직한 주제를 소개한다. 7권의 주제는 '한일 회담.한일협정'이다. 서중석 교수는 이 책에서 박정희 정권이 미숙성, 굴욕.저자세, 졸속 처리로 한일협정을 체결했다는 사실과 일본 극우들에게 "형님으로 모시겠소"라며 머리를 숙이고, 검은돈을 받기까지 했다는 사실을 낱낱이 밝히고 있다. 8권의 주제는 '경제 성장'으로, 박정희 정권 시기의 경제 성장을 다루고 있다. 이 시기에 한국은 엄청난 변화와 발전을 했다. 하지만 이 모든 성장과 발전이 박정희의 업적은 아니라고 서중석 교수는 말하고 있다. 오히려 이런 주장은 오해이고 대단한 착각이라는 것이다."

유예된 박정희 시대의 청산 기회를 맞아 그 시대의 진실을 한번 일독해봄직하다. 


한국사 교과서 파동 때 주목받고 현재는 팟캐스트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역사 알리미 심용환의 신작도 두 권 나란히 나왔다. <헌법의 상상력>(사계절, 2017)과 <심용환의 역사토크>(휴머니트스, 2017). "시대가 주목한 역사가 심용환의 눈으로 본 헌법. <헌법의 상상력>은 정치와 법률, 역사와 사상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대한민국 헌정사를 세계 여러 나라의 역사는 물론, 인간의 본성과 사회의 구조에 관한 근현대 석학들의 사상과 비교하면서 우리 헌법의 주인이 우리 국민임을 독자들에게 깨우쳐준다." 역사학자 한홍구 교수의 추천사는 이렇다. 

"책을 쭉 읽어보니 추천사보다는 환영사를 쓰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최근 몇 년간 헌법에 관한 강의를 하면서 대한민국 헌법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준 책이 없는지 여기저기 수소문해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내가 써야 하나 생각하고 있던 차에 마침 이 책이 출간된다고 하니 누구보다 반가운 마음이다. 내가 썼으면 한국 이야기는 더 자세하게 다루었겠지만 외국의 사례는 빈약했을 것이고, 정치사상이나 헌법이론까지는 소개하지 못했을 것이다. ‘헌법의 한국현대사’ 강의를 만들려고 궁리 중인데, 강의를 개설하면 나부터 이 책을 교재로 쓸 생각이다."

헌법에 관한 대중교양서로 맞춤한 책이다. 



더불어, 탄핵 정국의 '수혜자'로 꼽히는 것이 헌법 관련서들인데, 이례적인 베스트셀러도 등장하고 있다. 이런 유행이라면 얼마든지 편승해볼 만하다. 



한국 대중예술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이영미 교수도 신간을 펴냈다. '대중문화로 보는 박정희 시대'를 부제로 한 <동백아가씨는 어디로 갔을까>(인물과사상사, 2017). 제목으로는 <흥남부두의 금순이는 어디로 갔을까>(황금가지, 2002)를 잇고 있다. 박정희 시대는 어떤 시대였던가. "4․19혁명, 5․16 군사쿠데타, 동백아가씨, 아침이슬, 조국 근대화, 잘살아보세, 국가비상사태, 포크, 장발족, 금지곡, 대마초, 히피, 트로트……." 같은 키워드로 환기되는 박정희 시대, 대중문화의 욕망을 되짚어보아도 좋겠다. 


 

말이 나온 김에, 박정희와 유신(혹은 개발독재시대)에 관한 책 몇 권도 다시 상기해두도록 한다...


17. 0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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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내부 고발자' 스노든을 다룬 올리버 스톤의 영화 <스노든>(2016) 개봉에 맞춰 스노든 관련서가 한꺼번에 출간됐다. 테드 롤의 <스노든>과 글렌 그린월드의 <스노든 게이트>(모던아카이브, 2017)다. 이미 나온 책들과 같이 리스트로 묶어놓는다. 영화도 조만간 보려고 검색해보니 생각보다 개봉관이 적다. 일찍 종영하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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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든- 세기의 내부고발자
테드 롤 글.그림, 박수민 옮김 / 모던아카이브 / 2017년 2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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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든 게이트- 세기의 내부고발
글렌 그린월드 지음, 박수민.박산호 옮김 / 모던아카이브 / 2016년 2월
17,000원 → 15,300원(10%할인) / 마일리지 8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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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9일 (월)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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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국가- 국가감시에 관한 우리 시대 정상급 논객들의 라이브 토론 배틀
글렌 그린월드 외 3명 지음, 오수원 옮김 / 모던타임스 / 2015년 11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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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더 이상 숨을 곳이 없다- 스노든, NSA, 그리고 감시국가
글렌 그린월드 지음, 박수민.박산호 옮김, 김승주 감수 / 모던타임스 / 2014년 5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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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책이 출간되었기에 '이주의 발견'으로 적는다. 김영건의 <당신에게 말을 건다>(알마, 2017). 첫 책을 낸 저자이기에 생소할 수밖에 없고, 제목도 특별히 눈길을 잡아끌지 않는다. 내가 꽂힌 건 부제다. '속초 동아서점 이야기'. 흠, 이건 내가 아는 서점이 아닌가(나는 인천에서 살다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속초로 이사를 가서 그곳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쳤다).

 

 

내가 10대 시절을 보낸 지방 소도시의 도심에는 여섯 곳 가량의 서점이 있었고, 나는 틈이 날 때마다 이곳들을 순례했다. 동선상 가장 끄트머리에 있던 곳이 동아서점이었다(내가 가장 자주 들른 곳이 좀더 도심에 있던 작은 서점 종로서적인데, 종로서적에서 동아서점까지가 10분 거리였고, 그 사이에 중앙서점이 있었다). 작년엔가 동아서점의 새 주인(창업주의 손자)이 서점을 멋지게 리모델링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어서 언제 한번 들러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예상찮게도) 이렇게 책으로 먼저 만나게 되었다.

 

"강원도 속초에는 삼 대째 이어오는 서점이 있다. 바로 '동아서점'이다. 1956년부터 현재까지 60년 넘는 시간 동안 동아서점은 우리에게 말을 걸어왔다. <당신에게 말을 건다 - 속초 동아서점 이야기>에는 그 말들이 담겨 있다.  책의 저자 김영건 매니저는 서울에서 비정규직 공연기획자로 일하다 고향 속초에 왔다. 계약 기간도 끝나가고, 다시 이곳저곳 입사 원서를 쓰자니 대책 없이 막막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아버지 김일수 씨의 서점 운영 제안을 얼떨결에 승낙했다. 아버지 김일수 씨도 비슷했다. 할아버지 김종록 씨에게 '어쩌다가' 서점을 물려받았고, '어찌어찌하다' 사십 년 동안 서점 일을 했다. 사명감 같은 게 있어서 한 게 아니었다. 그저 시간이 흘렀다. 김영건 매니저는 아버지 김일수 씨와 함께 서점을 재정비했다."

자주 들렀던 만큼 서점 주인들의 얼굴이 아직도 기억난다. 그러니까 내가 기억하는 건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모습이다. 조금 친하게 지냈던 건 종로서적의 매니저 '누나'였고, 동아서점의 주인들과는 말문도 터보지 않았지만 나대로는 단골이었기 때문이다.

 

동아서점이 특별히 내게 떠올리게 해주는 책은 조지 오웰의 <1984>(문예출판사)다. 중3 겨울방학이었던 1984년 1월, 그해 처음으로 구입한 책이 바로 <1984>였고, 구입한 곳이 동아서점이었다. 눈발도 날렸던가, 아무튼 거리에는 눈이 쌓여 있었고 나는 책을 구입한 다음에 시내버스를 타고 귀가했다. 그날의 공기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당시에도 오래된 서점이란 건 알고 있었지만 그 후로도 오랜 시간이 흘러 이제 60년이 넘었다고 하니까 덩달에 감회를 느낀다. 처음 들른 시점은 기억나지 않지만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라고 치면 40년 전이다. 그래 그 서점이 비록 외관은 많이 달라졌겠지만, 그 이름과 함께 예전 그 자리에 있다는 사실이 반갑고 또 고맙게 여겨진다. 아, 내가 쓴 책도 매대에 깔려 있다면 더 감동이겠다. 올해 몇 권의 책을 내게 되면 (확인차?) 한번 내려가보든지 해야겠다...

 

17. 02. 17.

 

 

P.S. 한편 검색하다가 발견한 책인데, 엘리자 수아 뒤사팽의 <속초에서의 겨울>(북레시피, 2016)은 '속초'를 제목으로 갖고 있어서, 그런데 '번역서'라서 놀라게 한다. "한국계(프랑스 아버지-한국 어머니) 작가 엘리자 수아 뒤사팽의 데뷔작. 불어나 독어로 쓴 첫 작품에 한해 2년마다 선정되는 스위스의 문학상 '로베르트 발저 상'을 수상하였으며 프랑스에서는 '문필가협회 신인상'을 수상했다. 소설은 혹한으로 모든 것이 느려지는 속초를 배경으로 유럽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혼혈의 젊은 여인과 고향 노르망디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영감을 찾으러 온 중년의 만화가 사이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소개다. 이 또한 순전히 작품의 공간적 배경 때문에 관심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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