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 늦게 알았는데, 러시아혁명 100주년 특별전으로 '혁명과 영화'가 2월 28일부터 3월 12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http://www.cinematheque.seoul.kr/). <전함 포템킨> 외 10편의 영화가 상영되며, 일곱 차례의 강연 행사도 같이 진행된다.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나도 하루 정도는 시간을 내봐야겠다...

 

17. 03. 03.

 

 

P.S. 러시아 영화 관련서는 여러 종 출간되었지만 상당수가 절판되었다. 전반적인 영화사에 대한 소개로는 데이비드 길레스피의 <러시아 영화>(그린비, 2015)가 추천할 만하다. 이번 영화제 강연 중에는 러시아 잡지 '영화예술'의 편집인 예브게니 마이셀의 '지가 베르토프의 영화미학'(3월 11일 오후 2시)도 포함되어 있다. <카메라를 든 사나이>(1929) 상연 이후에 진행되는데, 영화학도라면 놓치기 아까운 강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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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3월 4일에서 19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도스토예프스키 원작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 공연된다. 1부와 2부, 두 개의 공연으로 구성되는데, 각 3시간 30분씩 총 7시간의 대작이다. 만만찮은 원작을 어떻게 무대화했을지 궁금하다(그래서 관람해볼 참이다).  관심 있는 분들은 아래 포스터를 참고하시길.

 

 

17. 03. 02.

 

 

P.S. 공연 관람 전에 한번 더 보고자 하는 영화는 피터 젤렌카 감독의 <카라마죠비>다('카라마죠비'는 '카라마조프가의 사람들'이란 뜻이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연극으로 공연하는 과정을 담은 영화로 빼어난 완성도를 보여준다. 런닝타임은 3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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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발견'으로 윌리엄 맥어스킬의 <냉정한 이타주의자>(부키, 2017)를 고른다. '세상을 바꾸는 건 열정이 아닌 냉정이다'가 부제. 제목과 부제만으로는 미더운 책인지 긴가민가한데, 저자가 옥스퍼드대 철학과의 20대 교수라고 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1987년생이라 올해 서른이다). 헛소리를 늘어놓지는 않았을 거란 신뢰감이 생긴 것. 저자의 문제의식은 무엇인가.

 

"무분별한 선행은 오히려 무익할 때가 많다. 실효가 전혀 없거나 오히려 해악을 끼치는 선행 사례는 도처에서 볼 수 있다. 아프리카 물부족 국가에 식수 펌프를 보급하려 했던 '플레이펌프스인터내셔널'은 선의와 열정만 앞세운 사업 운영으로 결국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으며 폐업했다. 광범위한 사업을 전개하는 월드비전, 옥스팜, 유니세프 등 거대 자선단체도 효율성이 떨어지긴 마찬가지다. 보건사업에 비해 비용은 더 많이 들고 효율은 더 떨어진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에도 재해구호에 전력을 기울이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일상적으로 실천하는 이타적 행위가 실제로 세상에 득이 되는지 실이 되는지 냉정하게 따져 봐야 하는 이유다. 이 책은 감정에 좌우되지 않는 냉정한 판단이 앞설 때라야 비로소 우리의 선행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일깨워 준다."

 

이타적 행위의 효율성을 따져본다는 점에서 막바로 피터 싱어의 <효율적 이타주의자>(21세기북스, 2016)을 떠올리게 한다. 새로운 소비자의 등장을 다룬 앨런 패닝턴의 <이기적 이타주의자>(사람의무늬, 2011)까지 포함하면 '이타주의자 3종 세트'로도 묶을 수 있겠다(철학이 전공이란 점에서 최소한 피터 싱어와는 비교해볼 만하다). 이럴 땐 또 앞서 나온 책을 책장에서 다시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긴다. 나의 장서 관리는 왜 이리 비효율적인 것인지...

 

17. 03.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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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문호 헨리크 입센(1828-1906)의 <인형의 집>(1879)에 대한 강의가 있었다. 입센의 작품으로는 주로 <인형의 집>만 페미니즘적 시각에서 다루게 되는데, 그 외 강의에서 다룬 건 <유령>(1881)이 유일하다. 19세기 최대 극작가로 여겨지는 만큼 그의 다른 작품을 더 다루고 싶지만, 일단 너무 많은 작품 가운데 초기작 상당수는 아직 번역되지 않았고 후기작들도 몇몇 타이틀을 제외하곤 번역본 사정이 좋지 않다. 새로운 번역으로 입센 선집이라도 나와주었으면 하는데, 여의치가 않은 모양이다(연극 무대에 올려지는 작품도 사실 번역본으로 구하기가 어렵다). 



아쉬운 대로 번역 현황을 적자면, 가장 많은 작품을 수록하고 있는 건 독문학자 곽복록 교수의 신원문화사판이다. <인형의 집>과 <민중의 적>은 각 한 작품씩 수록하고 있지만 <페르귄트>에는 표제작 외에 <아기 에욜프>와 <헤다 가블레르>가 수록돼 있다. 도합 다섯 편인 셈인데, 발표연도를 기준으로 재배열하면 이렇다. <페르 귄트>(1867), <인형의 집>(1879), <민중의 적>(1882), <헤다 가블레르>(1890), <아기 에욜프>(1894).



한편 범우사판으로 읽을 수 있는 입센은 <인형의 집>(1879), <유령>(1881), <민중의 적>(1882) 세 편이다. 아마도 국내에서 가장 공연 빈도수가 높은 세 작품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동서문화사판에는 <인형의 집><유령><민중의 적>에 덧붙여 <들오리>(1884)와 <바다에서 온 여인>(1888)까지 모두 다섯 편이 수록되어 있다. 작품수가 많은 편이지만 두께 때문에 강의에서 다루기는 불편한 판본이다. 장점은 <들오리>를 수록하고 있다는 점이고, 반면에 좀 오래된 번역이라는 게 흠이다. <바다에서 온 여인>은 지만지판으로도 나와 있다. 


 


한편 오래 전에 절판된 판본이긴 하지만 '헨릭 입센 전집'이 시도된 적이 있었고 세 권까지 나왔었다. <대건축사 솔네즈>(1892)와 <로즈메르 솔롬>(1886), 그리고 <연극의 이론과 실제>(예니)다. 결과적으로는 너무 무모한 기획이었다. 



이제 남은 건 가장 많이 읽히는 <인형의 집>. 판매량은 민음사, 문예출판사, 열린책들판 순인데, <유령>도 포함하고 있어서 나는 열린책들판을 선호하는 편이다. 세계문학 전집판으로 더 많은 작품이 번역돼 나오면 좋겠는데, 절판된 작품들도 그렇지만 특히 <사회의 지주>(혹은 <사회의 기둥>)는 무대에 종종 올려지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번역본을 찾을 수 없어서 유감이다. 참고로 영어권에서 꼽는 입센의 4대극은 <인형의 집>과 <유령>(혹은 <들오리>), <헤다 가블레르>, 그리고 <대건축사 솔네즈>다. 최소한 그 정도는 세계문학전집판으로 번역돼 나오면 좋겠다.



더 욕심을 부리자면 입센의 평전이나 연구서도 소개되는 것인데, 국내서로는 김미혜 교수의 <헨리크 입센>(연극과인간, 2010)이 유일한 참고자료다(꽤 넓은 범위를 다루고 있는 해설서다). 입문용 책으로는 알도 켈의 <입센>(생각의나무, 2009)이 <페르귄트>부터 마지막 작품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까지를 소개하고 있다. 12편의 줄거리를 자세히 알려준다는 게 강점. 다만 절판된 지 오래 되었다. 추가적으로 내가 참고하는 책은 페미니스트 비평가 토릴 모이의 <헨리크 입센과 모더니즘의 탄생>(2008)이다. 알고 보니 저자가 노르웨이 태생이다. 


입센에 대해 검색하다가 알게 된 것인데, 이달 말에(3월 31일-4월 23일) 서울시극단에서는 입센의 <왕위주장자들>을 무대에 올린다. 1863년작으로 국내 초연이다. 당초 <브랑>(1866)을 공연하는 걸로 예고되었었는데, 대선 국면에 맞추려고 작품을 바꾼 모양이다(내 추정이 그렇다). 아무려나 공연되는 김에 대본도 출간되면 좋겠다. 



일정이 맞으면 공연 관람 계획도 꾸려봐야겠다...


17. 03.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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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사와 신문학사 관련 자료들을 읽다가, 그리고 이에 대한 페이퍼를 쓰려 하다가 엉뚱하게 '이주의 발견'으로 피코 아이어의 <여행하지 않을 자유>(문학동네, 2017)를 고른다. TED 강연 시리즈인 '테드북스'의 여섯 번째 책이다. 강연도 그렇지만 흥미로운 타이틀이 많은데, <우리가 사랑에 대해 착각하는 것들>도 손에 들었다가 다른 책들에 떠밀려 읽지 못한 기억이 난다(어디에 둔 걸까?).


 

<여행하지 않을 자유>의 부제는 '우리가 잃어버린 고요함을 찾아서'다. 

"평생 전 세계를 종횡무진해온 여행자, 피코 아이어. 이스터 섬에서 에티오피아로, 쿠바에서 카트만두로 세계를 누비며 여행자로 살아온 그는, 어느 날 문득 자신이 왜 전 세계를 누비며 여행하는지 자문하게 된다. 그는 사방을 여행하며 만족을 찾는 자신의 행위 자체가 아무리 여행을 다녀도 결국 삶의 공허를 채울 수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라 느꼈고, 그러던 중 일본 교토의 작은 단칸방에서 1년간 살며 이 여행이라는 화두를 풀어보기로 결심한다. 저자는 '아무데도 가지 않을 것'을 권한다. 조급함을 달래고 일단 멈춰 스스로를 살피고, 고요가 선사하는 단순함을 응시하면서 삶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 혹은 비울 것인가 성찰하기를 권한다."

저자의 경우도 그렇지만 '여행하지 않을 자유'에 대한 깨달음의 전제는 전 세계 여행이다. 여행의 공허감을 느낄 정도로 많이 다녀봐야 여행의 의미가 화두로 등장하는 것. 이 책에 눈길이 간 건 올해 여러 여행이 계획돼 있기 때문이다. 짧은 일본여행에 이어서 9월에는 카프카문학 기행을 떠날 예정이고, 내년 1월에는 러시아문학 기행을 또 떠나게 될지 모른다. '가이드' 입장으로 떠나는 것이라 참가자들에게 좋은 여행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준비도 해야 한다. 아마도 몇년 진행하다 보면 '여행하지 않을 자유'에 대해서 나도 한 마디 하게 될 날이 오지 않을까. 그런 기회를 얻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다녀봐야 할까 싶다. 



절판된 책이긴 한데, <도스토예프스키의 유럽 인상기>(푸른숲, 1999)도 다시 나오면 좋겠다. 아직 구체화하지는 않았지만 도스토예프스키의 유럽 여행 여정을 되짚어보는 것도 나중에는 실행해보고 싶다(가령 드레스덴 미술관과 바젤미술관에 들러야 한다). 지난번 러시아 문학기행 때 참고한 책이기도 한데, 이병훈 교수의 <모스끄바가 사랑한 예술가들>(한길사, 2007)과 <백야의 뻬쩨르부르그에서>(한길사, 2009)도 지금은 절판된 상태. 세계문학 기행을 위해서라면 이런 종류의 책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 



가령 카프카 문학기행을 위해선 크라우스 바겐바흐의 <카프카의 프라하>(열린책들, 2004) 같은 책이 유용한데, 역시나 절판된 지 오래 되었다. 조성관의 <프라하가 사랑한 천재들>(열대림, 2009) 같은 책이 아쉬운 대로 가이드 역할을 해주는 책. 그래, 여행하지 않을 자유에 도달하기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


17. 03.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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