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발견'으로 처음 소개되는 두 작가를 고른다. 프랑스 작가 카롤 마르티네즈의 <꿰맨 심장>(문학동네, 2017)와 멕시코 작가 발레리아 루이셀리의 <무중력의 사람들>(현대문학, 2017)이 번역돼 나와서다. 각각 두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다.

 

 

<꿰맨 심장>은 2007년작으로 "마르케스의 계보를 잇는 작가로 평가받는 카롤 마르티네즈의 첫번째 소설"이다.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에 비견된다고 해서 남미 작가인 줄 알았더니 프랑스의 여성 작가이고 나이로는 중견이다. 1966년생이므로 늦깎이 데뷔작.

 

 

대신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하는데 "마법과 환상이 뒤섞인 세계를 관능적으로 그려내는 마르티네즈 작품 세계의 특징이 유감없이 발휘되었다"는 평이다.

 

 

반면 "새로운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가장 독창적이고, 지적이며, 흥미진진한 목소리"로 불리는 발레리아 루이셀리는 1983년생의 젊은 작가다. 2011년에 발표한 <무중력의 사람들>이 첫 장편이고, 영어판은 <군중 속의 얼굴들>이란 제목으로 나왔다.

"세계 문단에 작가의 이름을 확고히 각인시킨 <무중력의 사람들>은 기근과 질병, 폭력 등 중남미의 현실을 담은 기존 라틴아메리카 문학 서사나, 그러한 현실을 환상적 기법으로 그려낸 마르케스의 '마술적 사실주의'와는 다르다. 오히려 그녀의 작품은 편협한 민족주의에서 벗어나 탈영토화된 문학을 지향한 로베르토 볼라뇨의 작품에 더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루이셀리의 소설은 그 어떤 문학의 분파에도 귀속시킬 수 없는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두 작가의 이미지도 비교가 되는데, 작품들 또한 그러한지 살펴봐야겠다. 사실 한 권으로는 감을 잡기 어려우므로 한두 작품 더 번역돼 나오면 좋겠다. 평가에 걸맞는 작가들이라면 말이다...

 

17. 0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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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공지다. 두 달에 한번씩 진행하던 야나문 특강 장소를 푸른역사아카데미로 옮겨서 '인문학 특강'으로 진행한다. 일시는 4월 17일 오전 10:30-12:30이고, 주제는 '사랑의 급진성'이다. 관심 있는 분들은 아래 포스터를 참고하시길.

 

 

17. 03. 22.

 

 

P.S. 호르바트의 책 <사랑의 급진성>(오월의봄, 2017) 외에 더 읽을 책을 원하는 분은 바디우의 <사랑 예찬>(길, 2010)까지 읽으셔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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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에 대한 강의준비를 하다가 작품속 배경인 니가타 현의 에치고 유자와 온천 사진을 다시 찾았다. ‘설국‘의 이미지로. 눈의 고장의 모습을 보자니까 불현듯 초등학생 때 읽은 <작은 아씨들>이 생각났다. 미국 남북전쟁기가 배경인 이 소설에서 네 자매 이야기가 펼쳐지는 곳도 에치코 유자와처럼 지방의 소도시가 아니었나 싶다. 겨울에 외출했다가 손을 비비며 돌아온 자매들의 모습이 설국의 풍경과 중첩되었다. 40년 전에 읽은 소설이 궁금해서 다시 읽어볼 요량으로 원서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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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망가에 속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서평가로 이름이 좀 알려진 편이어서 이따금 추천사를 청탁받아 책을 미리 읽어볼 때가 있다. 교양서라면 특별히 분야를 가리지 않기에 최근에는 카프카에 관한 책을 비롯해 칼 폴라니에 관한 책, 중국 고전에 관한 책에 추천사를 얹었다. 이 가운데 중국 고전에 관한 책은 여러 대학에서 오랫동안 중국 고전을 강의해온 강경희 선생의 <나는 불완전한 내가 고맙다>(동아일보사, 2017)다. '상처받은 나를 치유하는 고전의 지혜'가 부제.

 

"나는 왜 행복하지 않을까? 내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와 의미는 무엇일까? 우리의 삶을 움츠러들게 만드는 많은 고통을 어떻게 대면하고 다루어야 할까? 이 책은 이러한 질문을 가지고 고전의 숲으로 떠나는 흥미로운 여행이다. 고통, 운명, 실패, 소통, 배움, 위로, 애도, 희망이라는 여덟 가지 키워드를 통해 <논어><장자><사기><주역><시경> 등의 고전을 현재적 관점에서 새롭게 탐구하고 해석한다."

저자가 다루고 있는 중국 고전들에 대해서는 이미 다양한 수준의 책이 허다하게 나와 있으므로 이 책만의 특장이 될 수는 없겠다. 다만 아직 고전 독서의 경험이 부족한 학생들이라면 고전에 대한 흥미를 이끌어줄 길잡이로 삼을 수 있겠다. 추천사에서 초점을 맞춘 것도 그런 의의다.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힌 책을 고전이라 한다. 시간을 거슬러 여전히 우리에게 말을 붙이고 생각을 자극하는 것이 오래, 그리고 널리 읽힌 비결이다. 중국 고전에 대한 길잡이로서 이 책 <나는 불완전한 내가 고맙다>는 우리에게 고전의 생명력과 다시금 마주하게 한다. 그렇게 아무리 퍼내도 마르지 않는 우물가로 우리를 안내한다."

 

물론 우물가까지 가서 걸음을 돌린다면 아무 소용 없는 일. 소위 '고전력'의 문턱을 넘어섰다면 그 다음 단계의 책들에도 도전해봄직한데, 신영복 선생의 <강의>나 동양철학 전공자들의 <인문학 명강: 동양 고전> 등을 내처 읽어도(들어도) 좋겠다. 게다가 중국의 권위자들이 쓴 <동양을 만든 13권의 고전>(글항아리, 2011)까지 독파하면 고전에 대해 당당하게 몇 마디 할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다. <동양을 만든 13권의 고전>은 어디에 둔 건지 나도 찾아서 읽어야겠다...

 

17. 0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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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써 즐찾(즐겨찾기 등록자)이 9999명이 되었다. 오늘내일중으로 10000명이 될 듯싶다. 네 자리 숫자에서 다섯 자리 숫자로 바뀌는 셈인데, 그게 여섯 자리가 될 일은 없을 터이므로 이 정도면 '피크'라고 할 만하다(북플 친구는 6165명이다). 서재활동의 피드백에 해당하는 게 즐찾과 방문자수 정도이므로 가끔씩 확인하게 되는 지표는 그간의 활동에 대한 '보수'다(아직도 가끔은 알라딘에서 보수를 얼마나 받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을 만난다). 그렇다고 그에 부응하여 새로 일을 벌일 생각은 아니고(알다시피 모든 일은 다 지나가는 법이다), 그냥 하던 대로 '이주의 발견'을 적는다. 먹는 것과 관련된 책 두 권이다.

 

 

먼저 일본의 저널리스트이자 에세이스트가 쓴 <먹는 인간>(메멘토, 2017). '헨미 요'라는 저자는 처음 소개되므로 별로 주목할 건 없겠고, '식(食)과 생(生)의 숭고함에 관하여'가 부제인 책이다.

"‘먹다’라는 주제로 ‘생(生)의 근원’을 탐구한 명저. 이 책은 교도통신 외신부 데스크로 일하던 헨미 요가 1992년 말부터 1994년 봄까지 세계를 여행하며 만난 사람과 음식에 관한 현장 보고로 고단샤 논픽션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교도통신 칼럼으로 연재되던 당시 화제를 불러일으키다가 단행본으로 출간된 후에 비평가들의 절찬을 받은 저자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찾아보니 원저는 1997년에 나왔다. 20년 전 책이 아직 절판되지 않았다면 '명저' 축에 넣어도 되겠다. 그래도 음식은 먹어봐야 아는 것처럼 책도 읽어봐야 아는 것. 하루 식비 정도 투자해서 읽어봄직하다.

 

또 한권의 책은 이한승의 <솔직한 식품>(창비, 2017)이다. 저자의 첫 책인데, '식품학자가 말하는 과학적으로 먹고 살기'가 부제인 걸로 보아 식품학자다(예전에는 보통 '식품영양학자'라고 부르지 않았나). 팟캐스트에도 맛칼럼니스트들이 고정 출연하는 걸로 보아 요즘은 올바른 음식/식품 정보에 대한 수요가 적지 않다. 그 수요를 충족시켜줄 용도의 책이겠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불안한 마음으로 밥상을 대하는 이들에게 ‘과학적으로 먹고 살기’를 도와주는 교양서. 20년간 방송, 신문, 블로그 등 다양한 채널로 사이비 과학과 뉴스에 난무하는 잘못된 식품 정보를 바로잡아온 저자가 대표적인 오해들을 과학적으로 풀어낼 뿐 아니라, 잘못된 식품 정보를 독자 스스로 가려낼 수 있도록 반드시 기억해야 할 원칙들을 알려준다." 

"비위생적인 식품은 있어도 근본적으로 불안한 식품은 거의 없다. 나쁜 식품이 문제가 아니라 비위생적으로 만든 식품이 문제"라는 게 저자의 강조점이라 한다. 우리가 앞으로도 장기적으로 먹어야 할 테니 한두 시간 정도는 아끼지 말고 이런 책 독서에 할애해도 좋겠다. 하긴 이런 군말이 없더라도 건강이나 먹거리에 관해서라면 알아서들 챙기고 계시겠지만...

 

17. 0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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