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방한한다. ‘2017 서울국제문학포럼‘ 참석차 내한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겸사겸사 독자와의 만남 행사도 갖는다. 개인적으로는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문학동네, 2015)의 추천사를 쓴 인연이 있고 <체르노빌의 목소리>(새잎, 2011)는 강의에서 다뤘고 <세컨드핸드 타임>(이야기가있는집, 2016)은 이번 가을에 강의에서 다룰 예정이다. 근년에 가장 강력한 인상을 남긴 작가와 대면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반갑고 기대된다. 방한에 맞춰 <아연 소년들 >(문학동네, 2017)도 출간되는데 바쁘게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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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주에 나올 예정이지만 '이주의 과학서'로 다이앤 애커먼의 <휴먼 에이지>(문학동네, 2017)를 고른다. '인간 시대'라고도 번역할 수 있지만 지질학 개념으로 '인류세'라고 옮긴다. 부제는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의 지구사용법'. 인류세를 다룬 책이어서 주목하게 되지만, 저자도 신뢰할 만하다. 


"자연과 과학의 언어를 시의 언어로 옮기는 작가, ‘경계 없는 글쓰기’의 대가 다이앤 애커먼의 과학논픽션이 번역 출간되었다. 이 책은 영어권 지역에서 출간되자마자, 미래 사회를 내다보는 참신하고 희망적인 관점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저자는 하나의 생물종에 불과한 인류가 지구 전체를 쥐락펴락하게 된 유례없는 현상을 새삼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인간의 재주가 펼쳐지는 기술의 현장들을 한 편의 다큐멘터리영화처럼 생생하게 보여준다."


<감각의 박물학>(작가정신, 2004)으로 기억되는 애커먼은 이후에도 <사랑의 백가지 이름>(뮤진트리, 2013), <새벽의 인문학>(반비, 2015) 등이 소개된 바 있다. 그래도 가장 관심이 가는 타이틀은 <휴먼 에이지>다. <총, 균, 쇠>의 저자 재러드 다이아몬드도 “끝없이 샘솟는 통찰과 불굴의 낙천성을 지닌 일급 작가의 더없이 사랑스러운 책”이라고 극찬"했다니 자연스레 기대치가 올라간다. 


마찬가지로 다음주에 출간될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와 나란히 읽어보면 좋겠다. 하라리의 책들에 대해서는 강의도 계획중이다...


17. 05.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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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발견'으로 사진집 <그날 당신은 어디에 있었는가>(루페, 2017)를 고른다. "시민의 평화적 투쟁으로 현직 대통령을 파면한 역사적 사건을 기록하고 그 배경을 탐사한 사진집이다. 열 명의 다큐멘터리 사진가와 한 명의 역사학자가 함께 만들었다. 이들은 단지 “국민이 얻어낸 승리의 순간”을 기념하는 데 초점을 두지 않는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러한 사태를 불러온 근원적 문제들을 탐사해 그것을 우리 앞에 과제로 펼쳐놓는다. 많은 텍스트가 함축된 371장의 사진이 담겨 있다."


 

찾아보니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 결정문과 이 결정문에 대한 팩트체크도 책으로 나와 있다. 주지하다시피, 오늘의 대선은 그 탄핵의 결과로 쟁취한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끝은 새로운 시작이다. 시민혁명의 과제가 내일 출범하게 될 새 정부에서 중단 없이 수행되기를 염원한다... 



17. 05.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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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소설 가운데 마틴 크루즈 스미스의 <고리키 파크>(네버모어, 2017)에 눈길을 준 건 두 가지 이유에서인데, 하나는 물론 제목 '고리키 파크' 때문이고(모스크바 도심의 공원이다) 다른 하나는 어디선가 본 것 같다는 느낌 때문이다. 찾아보니 <고리키 파크>(우아당, 1988)라고 한 차례 번역된 적이 있다. 그때 읽은 건 아니지만 여하튼 제목이 낯설지는 않은 것.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차트 1위를 기록하고, 영국추리소설가협회(CWA)에서 수여하는 골드대거를 수상한 마틴 크루즈 스미스의 범죄소설. 이야기는 모스크바의 고리키 공원에서 사망시각도, 신원도 확실히 알 수 없는 시체 세 구가 발견되면서 시작한다. 도심 한가운데에 위치한 공원에서 발견된 시체들을 수사하게 된 주임 수사관 아르카디 렌코는 KGB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며 수사를 진행한다. 조금씩 모아지는 작은 단서들을 쫓던 아르카디 렌코는 반체제 성향의 영화사 직원, 미국인 사업가, 이콘 밀수업자 그리고 타국의 형사 등과 얽히게 되면서 고리키 공원 살인사건의 중심에 서게 된다."

작가나 주인공, 혹은 장르 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배경공간 때문에 '렌코 시리즈'에 관심을 갖게 되는데, <고리키 파크>(1981)가 첫 작품이었고, 이후에 나온 시리즈 가운데 <북극성>(김영사, 1991)과 <레드 스퀘어>(영림카디널, 1993)는 소개된 적이 있다. 이번에 다시 나온 <고리키 파크>가 인기를 끌면 이 나머지 책들도 다시 나오지 않을까 싶다. 



고리키 공원은 정문이 유명한데,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하지만 한번 들러본 것 같기도 하다. 벌써 13년 전의 일이다. 혹 다음에 모스크바에 갈 일이 생기면 한번 찾아가볼까 싶다. 



'고리키 파크'는 물론 작가 막심 고리키를 기리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다. 소비에트 문학의 이 간판 작가에 대해서는 이번에 낸 <로쟈의 러시아문학 강의>(현암사, 2017)에서도 당연히 다루고 있는데, 주로 <어머니>와 희곡 <밑바닥에서>, 단편집 <은둔자> 등을 대표작으로 꼽았다. 



거기에 더 보태자면 영화로도 만들어진 자전 3부작 <어린시절><세상 속으로><나의 대학>도 번역돼 있으므로 일독해봄직하다. 



아, 러시아를 배경으로 한 범죄소설이라고 하니, 톰 롭 스미스의 <차일드 44>(노블마인, 2015) 시리즈도 생각난다. 이 역시 영화 개봉에 맞춰서 2년 전에 개정판으로 나왔었다(나는 영화만 보고 책은 아직 읽지 않았다). 이 시리즈에서도 모스크바는 (당연하지만) 주요 공간적 배경이다. 러시아 작가들의 소설과 서구 작가들의 범죄소설에서 동일한 공간이 어떻게 표상되는지 비교해보는 것도 흥미롭겠다. 이런 비교는 누가 하는 것인가...


17. 05. 06.


P.S. 사회주의 시절 모스크바의 이미지를 잘 보여주는 영화는 <모스크바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1979)이다. DVD는 품절된 모양인데, 1970년대식 러시아 코미디(로맨스)의 매력도 엿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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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가 없는 연휴의 이점은 평소 벼르던 책들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강의와 관련한 책들도 많이 밀려 있지만, 연휴를 핑계로 강의와 무관한 책들에 대해서도 한껏 욕심을 내게 된다(읽다 보면 유관해지기도 한다). 최근에 나온 책들 가운데서는 리처드 호프스태터의 <미국의 반지성주의>(교유서가, 2017)와 자크 파월의 <좋은 전쟁이라는 신화>(오월의봄, 2017) 등이 거기에 속하는데, 둘다 미국 현대사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는 연결되기도 한다. 



거기에 덧붙여 욕심을 내보는 것이 남회근의 맹자 강의다. 얼마전에 <맹자>의 '진심' 장을 풀이한 <맹자와 진심>(부키, 2017)이 출간되었는데, 맹자 강의로는 <맹자와 공손추>(부키, 2015), <맹자와 양혜왕>(부키, 2016)에 이어서 세번째로 나온 것이다. 



맹자에 대한 강의로는 도올의 <맹자 사람의 길>(통나무, 2012)과 푸페이롱의 <맹자 교양강의>(돌베개, 2010) 등을 갖고 있지만 진득하게 읽어볼 짬이 없었다. 한데 남회근의 강의가 좋은 자극과 길잡이가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일단 <맹자와 진심>은 손 가까이에 놓았다(도올의 맹자 강의는 책을 어디에 두었는지 찾아봐야 한다). 



그와 함께 <도올의 로마서 강해>(통나무, 2017)도 침대맡에 놓았다. <기독교성서의 이해>(통나무, 2007)와 <요한복음 강해>(통나무, 2007)도 예전에 손에 들었지만 다른 책들에 떠밀려 미처 다 읽지 못한 기억이 있다. 그게 벌써 10년 전이다. 그렇게 떠밀리기만 하다가는 결국 죽도 밥도 아니게 된다. <도올의 로마서 강해>를 그래서 마지노선으로 삼기로 했다. 칼 바르트의 <로마서 강해>(한들출판사, 1997)까지도 욕심을 내볼까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품절된 상태다. 나로선 <도올의 로마서 강해> 정도에서 입막음할까 한다. 


연휴도 어느덧 반넘게 흘려보냈는데, 강의책을 포함하여 이것저것 손에 든 10여 권의 책을 무난하게 마칠 수 있을지 염려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서인으로서는 오랜만에 호사를 부리고 있어서 흡족하다. 독서를 위해서라면 매년 한달 정도는 안식월이 주어져야 한다고 한밤중에 혼자서 우겨본다... 


17. 05.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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