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책 얘기가 나온 김에 한권 더. 아니 번역서로는 두권이다. 중국사회과학원 소속의 학자 자오위안의 방대한 대작 <명청 교체기 사대부 연구>가 지난달에 번역돼 나왔는데 <증오의 시대><생존의 시대>(글항아리) 두권 합계가 1400쪽이 넘어간다. 중국에서야 나올 만하다지만 이걸 번역해서 책으로 펴낸 역자와 출판사가 놀랍다(물론 글항아리라고 하면 고개는 끄덕여진다. 작년에는 위잉스의 대작 <주희의 역사세계>를 펴낸 이력이 있다).

올여름의 대표 벽돌책으로 존 킨의 <민주주의의 삶과 죽음>(교양인)과 나란히 놓자니 이런 책들은 독자까지도 숭고하게 만드는 거 아닌가 싶다. 그나마 날씨가 선선해져 가고 있지만 여름날 이런 무게의 책들과 씨름하는 독자를 떠올려보라. 하긴 사사키 아타루의 말대로 책은 원래 읽으라는 물건이 아닌지도 모른다. 읽어버림으로써 인생이 바뀌게 되는데 어찌 함부로 읽겠는가. 그저 만져볼 따름이다. 저녁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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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주제로 한 책들을 몇권 읽어봐도 좋겠다 싶은데 이게 또 만만치가 않다. 이번주에 나온 아자 가트의 <문명과 전쟁>(교유서가, 2017)만 하더라도 1000쪽이 넘는 분량이다(‘벽돌책‘으로 자동분류된다. 이 부류의 특징은 무게 때문에 가방에 넣고 다닐 수가 없다는 데 있다). 책의 존재는 작년에 이언 모리스의 <전쟁의 역설>을 읽다가 알게 되었는데, 기억에 모리스의 책에서는 저자가 ‘아자르 갓‘으로 표기됐었다. 이스라엘 학자로 전쟁학 전문가다.

피터 터친의 <제국의 탄생>도 <전쟁과 평화와 전쟁>이라는 원제가 알려주듯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염두에 둔 책이다. 그런데다가 <문명과 전쟁>에 붙인 김대식 교수의 추천사를 보니 월터 샤이델의 <거대한 평등주의자>도 전쟁을 주제로 한 탐나는 저작이다. 하여간에 읽을 책들이 빼곡하다. 이러다간 읽다가 전사했다는 말도 나오겠다. 독서도 전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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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이 아니라 독전감이다. 여름을 한 주도 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나대로 휴가 기분을 내기로 했다(휴가라면 읽을 책을 읽는 게 나대로의 휴가다. 정신승리적 휴가?). 지난해 여름에 나온 최은영의 첫 소설집 <쇼코의 미소>(문학동네, 2016)와 이번 주에 나온 박민정의 두번째 소설집 <아내들의 학교>(문학동네, 2017)를 읽는 것. 주목받는 여성작가들의 소설집이란 공통점 외에 뭐가 더 비교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지난주에 김애란의 네번째 소설집 <바깥은 여름>(문학동네, 2017)을 읽은 김에 ‘김애란 이후‘의 향방이 궁금해졌을 뿐. 나이 차이는 네댓 살 정도이지만, 김애란의 이른 데뷔로 두 작가와는 연배 차이가 좀 난다. ‘김애란 이후‘라고 한 이유다. 새로운 전망을 읽게 될지, 막다른 골목을 보게 될지는 독후감에서나 얘기할 수 있겠고 일단은 휴가중의 미소만 지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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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철학자 조르조 아감벤의 데뷔작 <내용 없는 인간>(자음과모음, 2017)이 번역돼 나온다. 1970년작이니까 아감벤이 28살에 발표한 책이다. 두번째 <행간>(1977)보다도 꽤 이른 시기에 낸 책. 세번째 책이 <유아기와 역사>(1978)이며 이후에는 다작의 철학자가 된다. 세계적인 철학자로 부상하는 건 <호모 사케르>(1995) 연작부터. 이미 꽤 많은 책이 소개된 철학자이지만 이번에 데뷔작이 마저 번역됨으로써 첫단추까지 채워진 느낌이다. 순서대로 읽어나갈 수 있는 기회도 생겼고. ‘내용 없는 인간‘이 무슨 뜻인지 궁금하기도 했는데 여름이 가기 전에 해소할 수 있게 돼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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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를 살 만한 제목인데 사실은 ‘출고중‘이라고 알림이 뜬 책 중의 하나로 엔도 슈사쿠의 <내가 버린 여자>(어문학사, 2007)를 가리킬 뿐. <침묵> 강의를 준비하다가 알게 된 작품인데 ‘배교‘를 다룬다는 점에서 <침묵>과 같이 읽을 수 있다. 즉 엔도의 이 알레고리적 소설이 정작 다루고 있는 문제는 ‘내가 버린 그리스도‘다. 작가의 전략에 동의할 만한 게 제목이 ‘내가 버린 그리스도‘였다면 손이 안 갔을지 모른다. ‘내가 버린 여자‘라고 하니까 행여 절판될까 서둘러 주문한 독자도 있는 것이다. <침묵>의 독자라면 놓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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