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길, 207) 새번역본이 나왔다. 한데 나남판과 역자가 같은 것으로 보아 개정판이고(개역판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차이라면 두권으로 분권됐던 것이 단권으로 출간됐다는 점. 다른 번역본으로는 김진성 역의 이제이북스판이 있다.

‘형이상학‘이란 말의 원천이 되는 저작이지만 정작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런 제목의 책을 쓴 적이 없다. 알려진 대로 사후의 유고들이 편찬되는 과정에서 ‘자연학‘ 뒤에 오는 글모음을 일컬어 ‘피지카(자연학) 다음‘이라는 뜻으로 ‘메타 타 피지카‘라고 불렀던 것일 뿐(영어로 ‘메타피직스‘가 된다).

듣기에 이걸 ‘형이상학‘이라고 옮긴 건 일본인들이다. 요즘식으로 하면 그냥 에세이 모음집인 것. 그러니 너무 주눅들 필요는 없는 책이다. 물론 분량이나 책값이 고압적이긴 하다. 그래도 한권 꽂아두면 어쩐지 형이상학적 인간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을까. 이걸 네권이나 꽂아두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고민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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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그럴 테지만 코난 도일의 셜록 시리즈는 초등학생 때 읽었다. 중학생 때도 더 읽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고는 다시 읽을 일이 없었는데 문학강의를 하면서, 아마 보르헤스를 읽을 때였던 듯한데 셜록을 다시 읽어보고 싶었다. 문제는 번역본이 너무 많다는 것. 전집도 몇종 되는터라 재보기만 하다가 포기한 것 같다. 엄두가 나질 않아서.

이번에 셜록 시리즈가 다시 나오고 있는데 BBC 드라마 ‘셜록‘ 시리즈에 맞춘 것이라 한다. 두 가지가 마음에 든다. 일단 새번역이라는 점, 그리고 일정한 간격을 두고 한권씩 나오고 있다는 점(‘전집‘의 압박을 피하게 해준다). 해서 아주 오랜만에 셜록의 독자가 될지도 모르겠다. 물론 강의 거리가 될 만한 걸 찾을 수 있다면 더 좋겠고(‘합법적‘으로 읽을 수 있기에). 이 참에 마이클 더다의 <코난 도일을 읽는 밤>도 당당하게 손에 쥘 수 있겠다. 여행준비로 당장은 카프카를 읽는 밤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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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강의를 끝냈다. 4회차 이상의 강의로 진행한 건 이번이 두번째인데, 처음에는 펭귄클래식판으로, 그리고 이번에는 열린책들판으로 진행했다. 나로선 10여 종의 번역본을 갖고 있는데(수종의 영어판과 러시아어판도) 그 가운데 댓종을 읽은 듯싶다. 열린책들판으로 완독한 것이 이번 강의의 소득이다. 다른 번역본과 비교해본다거나 해설서를 더 참고하는 건 여건상 어려웠다. 그래서 보충하는 의미로 강의중에 두권의 참고서적을 소개했는데, 하나는 고명섭 기자의 <니체 극장>이고, 다른 하나는 승계호 교수의 <철학으로 읽는 괴테, 니체, 바그너>다.

<니체 극장>은 분량이 좀 되는데 평전을 겸하고 있고 대표작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강점이다. 게다가 쉬운 문체로 쓰였다. 니체 입문서나 <차라투스트라> 입문서로 유용하다. <괴테, 니체, 바그너>는 언젠가 짤막한 소개글을 쓴 적이 있는데 사실 번역기획에 직접 관여한 책이기도 하다. <차라투스트라>에 대한 고급한 해석을 제공한다. 니체와 <차라투스트라>와 관련해서는 다수의 책이 출간돼 있지만 두권만 추천하라고 하면 나로선 이 둘을 꼽겠다. 난이도는 중과 상이다. <차라투스트라> 자체가 난해한 책이기에 난이도 하에 해당하는 해설서는 가능하지 않다. 초등학생을 위한 해설서들도 나와있는데 코미디라고 생각한다. 물론 한국에서는 드물지 않은 코미디일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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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에는 실내온도가 26도만 돼도 좋겠다 싶었는데 막상 26도까지 내려가니 2도쯤 더 내려가야 쾌적할 것 같다. 분명 그 이하로 내려가서 추위에 난방을 궁리할 때도 올 것이다. 그럼 겨울을 맞이하고 한해가 끝날 터이다. 그 전에 두어 권의 책이 더 나왔으면 하는데, 결과는 두고봐야겠다(그런 식으로 계산하니 앞으로 20권 정도의 책을 더 내면 노년으로 접어들겠다 싶다. 그중에는 역작이라고 할 만한 책도 포함돼 있는데 어제는 ‘인생의 책‘을 쓰고 난 뒤에 어떤 심정이 될까 궁금했다. 보통 40년 가량의 직장생활을 하다가 퇴직하는 기분 같을까? 보람과 만감이 교차하는?).

<마의 산> 강의를 앞두고 안진태 교수의 <토마스 만 문학론>(열린책들, 2009)을 펼쳐놓고 있다. 내일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도 종강이다. 괴테부터 시작한 상반기 독일문학 강의가 그렇게 일단락된다. 가을에는 러시아문학 강의를 하며 다시 힘을 비축할 참이다. 지난해 프랑스문학에 이어서 올해 독일문학 ‘일주‘를 하며 세계문학의 지형을 숙지하게 된 것이 나로선 성과이다. 그래서 어떤 문학이론서이든 막힘없이 읽을 수 있겠다 싶다(궁극적으로는 나대로의 문학론을 한권 쓰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

문제는 그렇게 많은 책을 읽고 강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읽지 않은 작품이 많은데다가 새로운 책은 또 끊임없이 쏟아져 나온다는 것. 그래서 든 생각은 미래의 서평가에게는 읽을 책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안 읽어도 되는 책을 일러주는 게 더 중요한 노릇일지도 모른다는 것. 알아서들 안 읽고 있으니 상관없다? 중요한 건 읽을 책은 읽고 안 읽어도 되는 책은 내버려두는 것이다. 말은 그렇지만 그걸 가려내는 건 만만치 않다.

할일이 많은 틈에 엉뚱한 고민인 것도 같다. 서평가의 사소한 고민이라고 해두자. 앞서 두권의 서평집을 냈고 올해 안으로 (마지막이기 쉬운) 세번째 서평집을 내려고 한다(내년에는 강의형식의 서평을 모은 강의서평집을 내려고 한다). 누구를 위한 서평(집)인가 궁리하다 보니 요즘은 점점 회의적이게 된다. 하기야 현역에서 물러났으면 근심은 접어두는 게 옳을지도 모른다. 다른 이들이 알아서들 잘할 테니까. 진퇴를 잘 하는 것도 처세술의 필수다. 그저 날이 조금만 더 선선하면 책읽기가 수월하겠다는 말을 나는 적으려던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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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상태가 다시 회복되어 '이주의 책'을 고른다(마이리스트는 북플로 쓸 수 없으니). 역사 분야의 책들로 골랐는데, 타이틀북은 윌리 톰슨의 <20세기 이데올로기>(산처럼, 2017)다. "20세기의 지배적 정치 이데올로기였던 자유주의, 보수주의, 공산주의, 파시즘을 조명한다. 20세기 중에서도 영국의 마르크스주의 역사가 에릭 홉스봄이 자신의 저작 <극단의 시대>에서 '극단의 시대'라고 명명했던 1914년부터 1991년까지, 즉 제1차 세계대전 발발에서부터 소비에트 블록의 붕괴에 이르는 시기까지를 다룬다." 말 그대로 이데올로기론의 교과서 같은 책. 이번 가을에 한나 아렌트의 <전체주의의 기원>도 강의에서 다룰 예정인데, 그 '에피타이저'로 읽어보려 한다.   



두번째 책은 오노 히로유키의 <채플린과 히틀러의 세계대전>(사계절, 2017). 제목에서 바로 영화 <위대한 독재자>를 떠올리게 되는데, 예상과 다르지 않다. "이 책은 영화 <위대한 독재자>의 상세한 제작 과정을 좇으며, 이 문제작을 둘러싸고 벌어진 거대한 싸움을 추적해나간다. 저자인 오노 히로유키는 채플린가(家)에 보관된 메이킹 필름과 채플린이 직접 남긴 1만 쪽에 달하는 메모, 제작 일지, 편지, 당시의 신문 기사, 그리고 독일연방 영화 아카이브와 뮌헨 현대사연구소에 남겨진 제3제국 기록물 등을 꼼꼼히 확인한 끝에 2차 세계대전 개전 전후에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벌어진 거대한 미디어 전쟁을 복원할 수 있었다."



세번째 책은 샤시 타루르의 <암흑의 시대>(젤리판다, 2017). '약탈과 착취, 폭력과 학살의 시대'이 부제. 제목과 부제만으로는 알 수 없는데, 식민지 시대 인도 이야기다. "저자는 방대한 역사적 기록과 다양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식민 지배 당시의 인도의 모습을 상세히 다루면서 동시에 현대를 살아가는 인도인을 대변하고 있다." 우리 식민지 시대의 역사와 비교해서 읽을 수 있겠다. 


네번째 책은 서경식의 <다시 일본을 생각한다>(나무연필, 2017). '퇴락한 반동기의 사상적 풍경'이 부제다. "일본이란 나라는 조용하면서도 섬세하고 예의 바른 듯하면서도 동시에 과거의 역사적 과오를 지워내려 하며 보수화로 치닫는 듯 보이기도 한다.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란 재일조선인 서경식은 이 양가적인 이미지 가운데서 일본의 과거와 현재를 되짚어본다. 이번 책에서는 한일 양국 간에 지속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각종 현안들을 조명하면서 동시에 왜 이렇게 일본이 보수화, 우경화의 길을 걷고 있는지에 대해 살펴본다."



끝으로 다섯번째 책은 설혜심의 <소비의 역사>(휴머니스트, 2017)다. 흥미로운 주제의 책들을 펴내온 저자가 <그랜드 투어>(웅진지식하우스, 2013) 이후에 내놓은 책이다. "이 책은 지금껏 어떤 역사가도 주목하지 않은 익숙한 물건과 공간, 그리고 '소비'라는 인간의 행위와 동기를 통해 인간의 역사를 내밀하고 다층적으로 살피며, '사람'과 '생활'이 생생하게 살아 있는 역사를 들려준다. 근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기본적인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 상품의 역사는 물론, 약장수와 방문판매, 백화점과 쇼핑몰 같은 근대적 판매 방식과 공간의 역사도 함께 살피며, 제국주의의 영향을 받은 상품이나 불매운동 같은 행위를 통해 '소비'의 이면에 숨겨진 저항과 해방, 연대의 장구한 역사를 마주한다."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20세기 이데올로기- 자유주의 보수주의 공산주의 파시즘, 1914-1991
윌리 톰슨 지음, 전경훈 옮김 / 산처럼 / 2017년 8월
28,000원 → 25,200원(10%할인) / 마일리지 1,4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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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플린과 히틀러의 세계대전- 광기와 풍자의 이미지 전쟁
오노 히로유키 지음, 양지연 옮김 / 사계절 / 2017년 8월
16,800원 → 15,120원(10%할인) / 마일리지 84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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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암흑의 시대- 약탈과 착취, 폭력과 학살의 시대
샤시 타루르 지음, 김성웅 옮김 / 젤리판다 / 2017년 7월
20,000원 → 18,000원(10%할인) / 마일리지 1,0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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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다시, 일본을 생각한다- 퇴락한 반동기의 사상적 풍경
서경식 지음, 한승동 옮김 / 나무연필 / 2017년 8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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