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치와 함께 감회에 젖게 하는 이름들이다. 아도르노와 벤야민(거기에다 브레히트만 얹으면 표준 스펙트럼이다). 두 사람이 나눈 편지가 번역돼 나왔다. <아도르노-벤야민 편지>(길). 20세기 전반기 독일지성사의 유용한 자료.

˝파국으로 치닫는 세계 한복판에서 나눈 지적 우정의 대서사시. 아도르노와 벤야민이 자신들의 사유세계와 일상에 대한 속살을 숨김없이 드러낸 편지를 담은 책이다. 아도르노와 벤야민이 1928년부터 1940년까지 주고받은 121통의 편지를 상세한 독일 편집자 주석과 함께 번역한 것이다. 편지가 갖고 있는 속성상 이 두 지식인의 편지에서 우리는 지성사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속살을 포함해 그들이 처했던 실제 상황을 보다 더 직접적으로 대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뜻밖의 횡재 같은 느낌을 준다. 이미 나와있는 아도르노와 벤야민 평전도 같이 참고해가며 읽으면 좋겠다. 이렇게 편지까지 나오게 되면 앞으로 나올 만한 책의 목록을 꽤 꼽을 수 있다. 독자로서 내게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도 계산해봐야 한다는 게 함정이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30년도 더 전의 일이다. 일주일에 두번 이상씩 집회가 열리고 교정에 최루탄이 터지던 시절이었지만 어쨌든 대학생이 되었고 대학강의실에서 ‘강의‘란 것도 처음 들어보게 된 신입생 시절. ‘루카치‘라는 이름도 그맘때 처음 들었다. 헝가리의 공산주의자이자 <소설의 이론>의 저자. 내게 대학생이 되었다는 말의 한가지 뜻은 바로 ‘루카치‘라는 이름을 입에 올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덧붙이자면, 언젠가 적은 대로 <소설의 이론>은 내가 신입생 시절에 읽은 가장 어려운 책이었다.

30년이 훌쩍 지났고 나는 여전히 강의에서 루카치를 소환한다. 세계문학, 특히 근대소설 강의가 이제는 주업이 되었고 근대소설사에 대한 나의 이해는 내가 읽거나 들은 루카치에 많이 빚지고 있다. 그래서 ‘루카치 다시 읽기‘ 시리즈의 첫권(<루카치의 길>)이 나왔을 때 반가웠는데 이번에 2,3권이 함께 나왔다. 자전적 메모(한 차례 나왔던 책)와 솔제니친론. 역시나 반가운 마음에(반갑기도 하지만 세월의 무게도 느끼면서) 바로 주문했다.

루카치를 기념하는 의미에서 나는 내년봄에 헝가리의 부다페스트를 주 목적지로 한 동유럽문학기행을 기획했다가 보류했다. 헝가리의 현 우파정부가 루카치기념관(루카치 아카이브)을 (재작년인가) 폐쇄시켰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다. 루카치 때문에 기획한 기행이기에 그의 기념관을 찾지 못하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현재는 스위스로 방향을 틀었다. 내년 가을에는 프랑스문학기행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래와 같은 사진을 찍을 날이 언제쯤 올 것인지...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wingles 2019-07-26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의 문학기행 일정은 일사천리군요^^ 언제쯤 참여할 수 있을지 저로선 오리무중이지만..

로쟈 2019-07-26 19:17   좋아요 0 | URL
시간이 많은건 아니어서요.~
 

나는 보도블록과 대화하지 않는다
미치지 않았다는 뜻이다
보도블록이라니 블록이라니
난 보도블록을 블록한다
나는 보도블록에게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는다
블록들은 원래 딱딱하지 게다가
모난 녀석들이야 나는 어릴 때부터
보도블록과 어울려 다니지 않았다
보도블록은 어디에나 깔려 있었지
세상은 보도블록이 지배하는지도 모른다
나는 침울하다 타협하지 않기 때문에
나는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다
보도블록 사이에 비져나온 잡초들과도
말을 섞지 않는다 나는 일관성이 있다
내가 보도블록을 사랑했다는 건 무고다
누군가 나를 중상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매일같이 보도블록을 밟고 지나다닌 건 맞다
보도블록을 내려다보기도 했다
그건 중력 탓이지 내 잘못이 아니다
나는 나대로의 원칙이 있다
나는 아무와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
게다가 보도블록은 얼마나 과묵한가
나는 보도블록이 대꾸하는 걸 들어본 적이 없다
어젯밤에도 걸음을 멈추고 들어보았다
보도블록은 보도블록일 뿐이다
나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그건 내가 미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보도블록을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보도블록에 관한 시를 쓰지 않는다
나는 보도블록이 아니다
나는 보도블록을 부러워한다
보도블록은 보도블록에 관해 말하지 않는다
보도블록은 일관성이 있다
나는 보도블록에 주저앉는다
그건 중력 탓이지 내 잘못이 아니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4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오늘도 맑음 2019-07-23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글이네요~^^

로쟈 2019-07-23 23:06   좋아요 0 | URL
^^

손글 2019-07-23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오네스크 작가의 글과 약간 비슷한 느낌이 들어요.

로쟈 2019-07-23 23:07   좋아요 0 | URL
부조리한가요?^^

로제트50 2019-07-23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읽은 소설 <올가>.
가닿을 수 없는 연인에게 보낸
먹먹한 기다림이 담긴 편지들...
픽션이지만 얼마나 맘이 저렸던지!

흐린 날 쌤의 보도블록은
먹먹한 그리움으로 다가옵니다...

철통같은 수비에도 가끔 스며드는
먹먹함들을 조심해야지요^^

로쟈 2019-07-23 23:07   좋아요 0 | URL
네, 블록들을 조심해야.~

동글이 2019-07-24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강하세요.
이 시대.. 독특한 유형의 전사이신 듯.

로쟈 2019-07-25 18:07   좋아요 0 | URL
블록과 싸우는?^^
 

강의 공지다.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 '로쟈의 세계문학클럽' 강의를 부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이번 8월과 9월에는 '로쟈의 영국문학클럽'을 강의한다(8월 9일부터 9월 17일까지 매주 화요일 저녁이다). 제인 오스틴부터 버지니아 울프까지 대표 작가들의 대표작들을 읽어보는 강의다. 구체적인 일정은 아래와 같다. 


로쟈의 영국문학클럽


1강 8월 06일_ 제인 오스틴, <설득>



2강 8월 13일_ 찰스 디킨스, <올리버 트위스트>



3강 8월 20일_ 샬럿 브론테, <제인 에어>



4강 8월 27일_ 에밀리 브론테, <폭풍의 언덕>



5강 9월 03일_ 윌리엄 워즈워스, <서곡>



6강 9월 10일_ 제임스 조이스, <더블린 사람들>



7강 9월 17일_ 버지니아 울프, <댈러웨이 부인>



19. 07. 2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학 입문서를 읽은 독자라면 바움가르텐이란 이름을 기억할 텐데, 흔히 '근대미학의 창시자'로 불린다. 칸트의 <판단력 비판>으로 가는 여정의 중요한 길목이다. 하지만 나 자신도 바움가르텐의 <미학>이 실제로 어떤 책인지 전혀 궁금해하지 않았다(그 정도로 미학에 관심을 가졌던 건 아니겠다). 대략적인 소개에 만족했던 것. 그렇지만 막상 책이 출간되니 궁금하다. 새로 나온 '미학 원전 시리즈'(마티)의 첫 권이 바로 바움가르텐의 <미학>이다. 이 시리즈의 목록이 계속 채워진다면, 오래 전에 나왔다가 절판된 테리 이글턴의 <미학 사상>(원제는 '미학의 이데올로기')도 다시 읽어볼 수 있겠다(이제 보니 근대미학부터 포스트모더니즘까지 다뤘다). 일단 이 시리즈의 세 권을 리스트로 묶어놓는다...


     


3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미학
알렉산더 고틀리프 바움가르텐 지음, 김동훈 옮김 / 마티 / 2019년 7월
30,000원 → 27,000원(10%할인) / 마일리지 1,5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21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9년 07월 21일에 저장

숭고와 아름다움의 관념의 기원에 대한 철학적 탐구
에드먼드 버크 지음, 김동훈 옮김 / 마티 / 2019년 7월
22,000원 → 19,8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19년 07월 21일에 저장

취미의 기준에 대하여 / 비극에 대하여 외
데이비드 흄 지음, 김동훈 옮김 / 마티 / 2019년 7월
22,000원 → 19,8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19년 07월 21일에 저장



3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