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대로 <로쟈의 인문학 서재>(산책자, 2009) 출간을 기념하여 두번째 이벤트를 엽니다. 나름 알라디너 여러분의 성원에 대한 보답이기도 합니다(참고로 지난번 1차 이벤트의 당첨자들께는 이번주내로 사인본을 발송해드리겠습니다). 간단하게 두 문제를 출제하도록 하겠습니다(문제는 생각보다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공통적으로 <로쟈의 인문학 서재>의 표지에 관한 것입니다. 모두 26명의 인물사진이 서재에 꽂힌 책처럼 표지에는 박혀 있는데요, 상품페이지의 미리보기를 통해서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혹은 서점에서 실물을 확인하셔도 좋구요).   

문제1) 이들 가운데 안경을 쓰고 있는 8명의 이름을 적어주세요. 정답자가 없을 경우엔 가장 많이 맞히신 분을, 정답자가 다수일 경우엔 선착순 2명을 당첨자로 하겠습니다.   

문제2) 26명 가운데에는 <로쟈의 인문학 서재>에서 한번도 거명되지 않는 인물이 '실수'로 들어가 있습니다. 그의 이름을 적어주세요. 이름을 알아맞히는 정답자가 없을 경우엔 어느 위치에 있는 인물인지 맞히시는 분을, 정답자가 다수일 경우엔 선착순 2명을 정답자로 하겠습니다. 이 문제는 책을 자세히 읽어보셔야 맞히실 수 있는 고난이도의 문제여서, <로쟈의 인문학 서재> 외에 '산책자의 에쎄' 시리즈 중 <기호의 제국>, <유동하는 공포>, <아메리카> 세 권을 같이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무래도 문제가 너무 어려운 듯해서, '안 대중적'인 듯해서 많은 분이 참여하실 수 있는 문제를 하나 더 추가합니다. 

문제3) <로쟈의 인문학 서재>의 부제는 '곁다리 인문학자 로쟈의 저공비행'입니다. 또다른 부제가 될 만한 '카피'를 적어주세요. 가장 멋진, 혹은 가장 적절한 카피를 적어주신 2명을 당첨자로 하겠습니다. 공정을 기하기 위해서 심사는 산책자의 편집팀과 같이 하도록 하겠습니다.

세 문제 모두 응모하실 수 있으며 중복 당첨도 가능합니다. 응모시에는 비밀댓글로 정답을 적어주세요. 1차 마감은 5월 23일 자정까지로 하겠습니다(정답자가 없다면 조금 연장하거나 좀더 쉬운 문제로 바꿔서 출제하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응모 있으시길 바라겠습니다.^^ 

09. 05. 20. 

P.S. 오늘 충격적인 사건이 있고 해서 경황이 없네요. 1차 마감을 오늘 자정까지로 했었는데, 마감을 25일(화) 자정까지로 일단 연장합니다. 문제(1), (2)번의 정답자가 아직 없다는 게 한 가지 이유입니다. (3)번의 경우는 응모해주신 분들이 좀 되는데, 화요일까지 추가 신청을 받아서 당첨자를 선정하도록 하겠습니다... 

09. 05. 23. 

P.S.2. 추가적으로 응모해주신 분은 안 계신데, 아시다시피 추모기간이어서 이벤트 결과는 5월 31일(일)에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미리 응모해주신 분들께서는 널리 양해해주시길 바라며, 아울러 5월 30일(토) 자정까지는 추가적인 응모가 가능하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09. 0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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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로쟈의 인문학 서재 이벤트(2) 당첨자 발표
    from 로쟈의 저공비행 2009-05-31 22:06 
    지난 20일에 올린 <로쟈의 인문학 서재> 출간 기념 이벤트(2)의 당첨자를 발표합니다. 아시다시피,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이벤트 당첨자 발표는 좀 늦추었었습니다. 이 이벤트는 지난주 '한겨레21'의 새책 소개 코너에서도 짤막하게 언급되었는데요, 이랬습니다.    하루에 1천 명이 꾸준히 방문하는 서재 블로그 ‘로쟈의 저공비행’ 주인장이 자신의 본명을 오프라인 책의 저자 이름에 박았다. 로쟈는 거의 매일 신간을
 
 
2009-05-20 0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쟈 2009-05-20 00:49   좋아요 0 | URL
제 이름은 나오는데요.^^

2009-05-20 0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쟈 2009-05-20 06:54   좋아요 0 | URL
네, 그렇진 않습니다.^^

2009-05-20 07: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쟈 2009-05-20 21:17   좋아요 0 | URL
네, 그러시길.^^

다락방 2009-05-20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번문제에 대한 답도 비밀 댓글로 적어야 할까요, 로쟈님?

로쟈 2009-05-20 08:42   좋아요 0 | URL
아, 3번은 공개로 적어주세요.^^

Kir 2009-05-20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흐, 전 그냥 사서 볼 거지만 3번 문제의 답(?)들이 기대됩니다.

로쟈 2009-05-20 21:16   좋아요 0 | URL
3번은 도전해주셔도 좋을 듯한데요.^^

2009-05-20 1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5-20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전 그냥 사서 볼 건데 공으로 저자 싸인을 얻을 방법은 없을까요?
굽신굽신 ^^;;

로쟈 2009-05-20 21:16   좋아요 0 | URL
글쎄요, 어디서 뵈야 할까요?^^;

2009-05-20 18: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20 18: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쟈 2009-05-20 21:15   좋아요 0 | URL
1,2번은 아무래도 다시 도전하셔야 할 듯싶은데요.^^

yoonta 2009-05-20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책이 출간되었나 보군요.
로쟈님 서재들락거리면서 알라디너가 된게 엊그제 같은데 감회가 새롭네요.
온라인으로만 봤던 그 주옥같은 글들을 이젠 책으로 접할게 되는 건가요?
출간 축하드립니다..^^

로쟈 2009-05-20 21:15   좋아요 0 | URL
주옥같은 글들이라면 책값이 더 올라갔을 거구요, '조약돌들'정도로 봐주시길.^^;

2009-05-21 16: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쟈 2009-05-21 08:18   좋아요 0 | URL
네, 추가로 적어주셔도 됩니다.^^

stella.K 2009-05-21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연 이 방법 밖엔 로쟈님의 사인본을 얻을 수 있는 다른 길은
없단 말이옵니까? 슬프옵니다. 흐흑~

로쟈 2009-05-21 11:48   좋아요 0 | URL
나중에 저명인사가 되면 저도 '사인회'를 해보겠습니다.^^;

stella.K 2009-05-22 13:01   좋아요 0 | URL
지금도 저명한 인사시잖아요.;;

이리스 2009-05-21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크, 이벤트 참가하기 전부터 좌절입니다. 내겐 너무 어려운 ㅜㅜ

로쟈 2009-05-21 11:48   좋아요 0 | URL
3번에 응모해주세요!..

2009-05-21 15: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24 2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22 04: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22 1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22 1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22 14: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22 15: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허리우스 2009-05-23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도 읽으려 하지 않는 문자들의 독해." 자정 전에 3번 문제 답을 올립니다. 벤야민이 그랫던가요. 진정한 책읽기는 식인종이 어린아이를 요리하듯이 애지중지 다룬다고요. 로쟈님께서 행하는 책읽기 특히 번역물에 대한 독해가 그러하지 않을까 해서 그런 측면을 부각시키려고 생각해보았는데 적당한 말들이 떠오르지 않네요. 시간은 다가 오는데. 뭐 이미 책은 나왔으니 부제가 무엇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의미가 전달되었으면 해서 부끄럽지만 올려봅니다. 그럼 다시 한번 추카추가 ^^

로쟈 2009-05-24 11:49   좋아요 0 | URL
마감을 며칠 연장했습니다. 적당한 문구가 떠오르시면 추가해주세요.^^;
 
로쟈의 인문학 서재 표지

예정대로 <로쟈의 인문학 서재>(산책자, 2009)가 오늘 출간됐다. 아마도 내일부터는 배포가 될 듯싶고, 일반서점에서는 이르면 수요일부터 구매가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나는 오늘 밤에나 책을 받아볼 듯싶은데, '기념'으로 책의 제사(에피그라프)도 소개한다. 지난번에 표지 이미지를 올려놓았으니 의당 '제사' 차례이기도 하다. 사실 책장을 열면 가장 먼저 읽게 되는 것이 '제사'(혹은 '헌사')이지만 거꾸로 보통 가장 나중에 씌어지는 게 이 '제사'다. 내 경우에도 마지막에 '책머리에'를 쓰면서야 니진스키의 글귀를 골라 제사로 삼았다. 이런 구절이다.   

나는 셰익스피어의 어릿광대들을 좋아한다. 그들은 유머가 풍부하지만 때때로 화를 내기도 한다. 그러니까 그들은 신이 아니다. 나는 신 안에 깃들인 어릿광대다. 그래서 나는 농담을 좋아하는 것이다. - 니진스키 

그리고 이에 어울릴 만한 이미지를 찾아서 책에 실어주도록 편집팀에 부탁했다. 그래서 짐작에 제사와 함께 가장 먼저 보게 될 것이 니진스키의 페트루슈카(광대) 역을 위한 브누아의 무대의상 스케치(1911)이다.  

   

참고로, 아래는 그 무대의상을 입은 니진스키의 모습(최종의상은 약간 달라진 듯하다).

  

그리고, 그의 무덤에 세워진(앉혀진?) 동상 또한 페트루슈카의 모습이므로 이 '광대'는 니진스키를 대표하는 배역이기도 하겠다.

 

짐작엔 한 20년쯤 전에 <니진스키의 고백>이란 책을 처음 읽고(다 읽지는 않았었지만)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이번에 그 빚을 얼마간 갚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아, 채권자들이 떼로 몰려오겠다!)... 

09. 05. 18. 

P.S. 아래는 <로쟈의 인문학 서재> 앞표지에 실린 니진스키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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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도자료] 로쟈의 인문학 서재
    from 산책자들 : 도서출판 산책자의 블로그 2009-05-20 18:24 
    로쟈의 인문학 서재 곁다리 인문학자 로쟈의 저공비행 이현우 지음 인문 분야 2009년 5월 18일 발행 ISBN 978-89-01-09571-4 (03810) 142×223mm 무선철 428쪽 15,000원 우리 시대의‘대중지성’로쟈, 그의‘오프라인 서재’에 초대합니다! 경계 없는, 경우 없는, 경이로운 인문 지성, 로쟈의 첫 책 ‘로쟈의 저공비행’이 경유한 광대한 책읽기와 삐딱한 글쓰기의 놀라운 궤적! “뜻하지 않게 ‘대표적인 인터넷 서평꾼’에다가..
 
 
허리우스 2009-05-18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한번 추카드립니다. 덕분에 니진스키라는 사람을 알게되었네요. 저도 세익스피어와 광대 그리고 농담과 유머에 관심이 있는지라. 코드가 맞는 사람 같아서 .... 그리고 밀란 쿤데라에 대한 글 잘 읽었습니다. 저에게 쿤데라는 '쿤子'입니다. ^^ 건필하시길.....

로쟈 2009-05-19 01:05   좋아요 0 | URL
'쿤자'라고 하니까 재밌네요.^^

Kitty 2009-05-18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사라는 제목을 보고 돼지머리를 기대하고 온 저는 뭐죠 ㅋㅋㅋㅋㅋ
출간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알라딘에도 빨리 떴으면 좋겠네요 ^^

로쟈 2009-05-19 01:04   좋아요 0 | URL
사실 그런 의미도 은근히 갖고 있는 거 아닐까요?^^

딸기 2009-05-18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님, 저도 축하드려요 *^^*

로쟈 2009-05-19 01:04   좋아요 0 | URL
네, 감사.^^

여울 2009-05-18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님, 축하드려요. 여러모로 많이 도움되었는데, 이렇게 따로 볼 수 있으니 더 더욱 기쁘네요. ㅎㅎ. 고생하셨네요 ㅁ.

로쟈 2009-05-19 01:0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드팀전 2009-05-18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집에가서 스트라빈스키의 페트르슈카를 들어야할 것 같은데요..^^ 기대하겠습니다.

로쟈 2009-05-19 01:03   좋아요 0 | URL
ㅎㅎ

마냐 2009-05-18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훙. 축하드림다. 때맞춰 축하드릴 수 잇어서 다행 ㅎㅎ

로쟈 2009-05-19 01:03   좋아요 0 | URL
감사.^^

치타 2009-05-18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로쟈님 축하드립니다(답글은 거의 남기지 않지만 늘 들르고 있는 서재인입니다). 책 꼭 사볼께요!
저는 개인적으로 로쟈님의 안내에 따라 독서경험을 늘려가고 있으니, 서재를 꼭 진짜 '서재'에 꽂차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로쟈 2009-05-19 01:0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받아보니 책이 좀 요란하긴 합니다...

비로그인 2009-05-18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오늘 <니진스키 영혼의 절규>를 다 읽었는데 어쩐지 반갑네요.
사실 이 책은 로쟈님 덕분에 알게 된 책입니다. :)

로쟈 2009-05-19 01:03   좋아요 0 | URL
일단 이런 책은 구해놓으셔야 됩니다.^^

2009-05-18 19: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19 0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푸른바다 2009-05-18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책이 알라딘에 떳군요^^ 책값은 '적정'한 것 같은데요^^ 아마도 알라딘 블로그에서 나온 첫 '블룩'인데 알라딘에서 특별 광고라도 해줘야 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처음 서재일 하시면서 책으로 낼 생각까지는 안하셨을 것 같은데, 감개가 무량하실 것 같네요^^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로쟈 2009-05-19 01:00   좋아요 0 | URL
감개 무량은 아니고, 약간의 멋쩍음과 대견함이 교차하고 있습니다. 이걸 다 서재에 올려놓다니!, 하면서요...

다소 2009-05-18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더 늦게 나오면 어쩌나 했는데 이번 주에 나와줘서 기뻐요.
꼭 사볼께요. 책이 제법 두툼한데 가격이 (할인하면) 13000원대라 부담없네요.
모니터의 글보다 인쇄된 글을 더 좋아해서, 가끔 여기 있는 글들을 프린트해서 보관해놓을까 생각했는데 책으로 제본되어 나오니 그럴 필요 없겠어요.
많이 팔리길 기원할게요.^^

로쟈 2009-05-19 00:59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책으로 읽는 게 더 편한데, 교정보느라 여러 번 읽어서인지 당분간은 읽고 싶지 않네요.^^;

마늘빵 2009-05-19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 등록되는 순간, 세일즈포인트 쭉쭉 오르겠는걸요? ^^

로쟈 2009-05-19 13:54   좋아요 0 | URL
그게 반신반의하게 돼요.^^;

릴케 현상 2009-05-19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구매가 되네요^^

로쟈 2009-05-19 13:54   좋아요 0 | URL
네, 몇 분이 구매를 하셔더군요.^^

시베리아도서관 2009-05-19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님, 출간을 축하합니다. 출근하자마자 질렀습니다. ㅎㅎ. 저로서는 김수한 주간이 예전 편집장이기도 하고, 로쟈님과는 일전에 책을 보내며 서신으로 인사드린 적이 있어서 이래저래 인연 있는 분들이 만든 책이라 생각합니다. 건필을 기원합니다.

로쟈 2009-05-20 00:3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김주간한테 한번 물어봐아겠네요.^^

노이에자이트 2009-05-19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제사라니...고사 지낸다는 뜻? 했습니다.

로쟈 2009-05-20 00:37   좋아요 0 | URL
어허, 아실 만한 분이 그러시면...^^

Kir 2009-05-19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니진스키...>을 읽으면서 너무 우울하고 무기력해져서 괴롭던 기억이 나네요. 조만간 구입해서(?)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책 출간 다시 한번 축하드려요~

로쟈 2009-05-20 00:36   좋아요 0 | URL
저는 즐겁게 읽습니다. 즐거울 때 덮어서인지도 모르지만...

에피쿠로스 2009-05-20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당연히 사 봐야 겠네요. 책 읽는 속도보다 책사는 속도가 더 빠른거 같습니다.허허...

로쟈 2009-05-20 00:35   좋아요 0 | URL
몇 배는 차이가 날 듯싶은데요.^^;

털세곰 2009-05-20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정말 거짓말 아니고 야동 내려받는 동안 잠깐 무료해 들어왔다가 이런 옷깃을 여미게 하는 숙연한(?)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로쟈님의 출간 소식이라. 첫 권이 나왔으니 두번째, 세번째, 네번째는 시간 문제겠지요? 필매, 필독 하겠습니다.

로쟈 2009-05-20 21:17   좋아요 0 | URL
ㅎㅎ 러시아 야동이면 잘 보관해주세요.^^

stefanet 2009-05-21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뒷북입니다만, 책 출간 축하드립니다.
댓글 한 번 남긴적 없지만 로쟈님 서재에 종종 들러 많은 가르침(?)을 받고 있는 애독자입니다.
화면으로 꼼꼼하게 읽지 못한 많은 글을 지면으로 다시 읽어봐야겠네요.
꼭 구입하고...땡스투도 이 페이퍼에 하겠습니다~ ^^

로쟈 2009-05-22 10:0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전체로 보자면 일부에 불과하지만, 나름 선별한 것이니 재미있게 읽으시면 좋겠습니다...

루체오페르 2009-05-22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축하 합니다! 정말 멋지네요. 한계가 어디실까요? ^^
앞으로도 덕분에 즐겁게 읽겠습니다.

로쟈 2009-05-22 10:0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즐겁게 읽어주시면 저도 즐겁습니다.^^

일년열두달 2009-05-22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진스키 영혼의 절규, 초반까지 읽다가 저의 정신마저 날카로워지고 이상해지는 느낌이라 덮었어요. 니진스키는 춤을 추든 글을 쓰든(일기였지만) 언제나 자신의 표현을 절정까지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로쟈 2009-05-25 11:17   좋아요 0 | URL
가끔 한두 페이지 정도씩만 읽으면 괜찮은 듯해요.^^;

kleinsusun 2009-05-25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축하드려요~ 로쟈님의 책, 예쁘게 밑줄 그으며 읽을께요.^^
제 책도 다음달에 나와요. 이번엔 경영/경제서가 아닌 독서 에세이랍니다.
회사 다니면서 책 쓰기가 너무 힘에 겹다 보니 알라딘 출입도 못했어요.
앞으로도 좋은 글들 기대할게요~ 다시 한번 축하드리며...

로쟈 2009-05-25 11:17   좋아요 0 | URL
교정은 끝나셨나요? 지금 한창 바쁘실 거 같은데요.^^ 저도 미리 축하드립니다.^^
 

바쁘게 지내다 보니 또 봄날이 간다. 봄날들이 가고 있다. 아무런 감상도 없이 보내기에는 아쉬운 마음도 없지 않아서 오래전에 쓴 시를 찾았다. 1995년 봄에 쓴 시들이니까 햇수로는 15년 전이다(아, 20대의 봄밤이여!). 라일락에 관해 쓴 시 두 편을 옮겨놓는다. 라일락이 한창이었다가 지기까기, 두 시 사이에는 한달 정도의 시차가 있다.  

라일락 폭죽 속에서

이건
동시다발적 폭죽이다, 세상의 종말이다, 이게 아니야!
라일락 폭죽 속에서 한번쯤 코피 터질 만도 한 세상,
세상은 그로기 상태다, 아 이게 아니야!
아니다 싶은 것들 한꺼번에 터져 나와 숨가쁜
마음은 무정부상태다, 망명정부다, 라일락 폭죽 속에서
라일락 그 눈부신 난타 속에서
라일락 그 화려한 어퍼컷과 본때나는 잽 속에서
나는 본다, 보고야 만다
그래 바로 저거야, 라일락은 그저 라일락으로
온통 라일락으로 한세상 죽여주는 거야
바로 저거야!

라일락 끝내 지고 말다

그저 라일락 맨몸으로 죽여주던 한세상,
도 또 다른 세상에 밀려 떠밀려가고
라일락, 끝내, 지고 말다
불 꺼진 라일락 폭죽은 더 이상 아무것도 불 밝히지 않고
한번쯤 커피 터진 세상, 두 번 실수하지 않다
어제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세상은 꿋꿋이
다시 일어나 시간 끌어들이고 시간 끌었다
끝내 끌려가는 라일락-

그저 맨주먹 하나로 안 되는 일도 있다
세상엔 없는 게 없다!  

 

09. 05. 18. 

P.S. 4월 29일에 쓴 걸로 돼 있는 '라일락 폭죽 속에서'의 시작노트는 이렇다. "아마 하루종일 집안에 틀어박혀 있었나 보다. 자취하던 3층방 창으로 라일락 향기가 진하게 번져오던 때였다. 방바닥에 드러누어 있으면 10-15분간격으로 떠가는 비행기들이 보였다. 그렇게 한세상이 끝나도 나는 별다른 미련이 없을 듯했다..." 그리고 '라일락 끝내 지고 말다'는 5월 27일에 쓴 걸로 돼 있다. "한달쯤 지났을 때, 라일락은 자취도 없었다. 할 수 없이 나는 진상을 보도해야 할, 중계해야 할 의무를 느꼈다. 세상은 붐붐 맨시니처럼 야무지다. 만만하지 않다. 흔한 말로, 맨손과 맨션의 차이라고나 할까, 거지 같은."  

맨시니는 지난 1982년 도전자 김득구 선수와 함께 세계복싱협회(WBA) 라이트급 타이틀전을 벌인 미국 권투선수다. 알다시피 김득구는 경기 끝무렵에 맨시니의 펀치를 맞고 쓰러져 결국 세상을 떠났다. "주먹 하나로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벗어나려던 26세의 젊은 복서는 홀어머니와 임신 3개월의 약혼녀를 남겨놓은 채 이국 땅에서 짧은 삶을 마감했다." 곽경택 감독의 영화 <챔피언>(2002)은 그 비운의 복서를 소재로 한 영화였다. 흠, 라일락 얘기가 어쩌다가 복싱 얘기로 흘러가버렸나. 내친 김에 사이먼 앤 가펑클의 노래 ‘권투선수(The Boxer)'(1969)나 오랜만에 들어봐야겠다(http://www.youtube.com/watch?v=M7RgGFwgWPY).   

"빈민가 출신의 권투선수가 권투를 그만두고 귀향하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계속해야 하는 절박한 심정"을 노래했다는 이 노래는 실제로 "62년 3월24일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열린 세계 웰터급 타이틀전에서 도전자인 에밀 그리피스의 주먹을 맞고 숨진 쿠바 출신 복서 베니 파레트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날짜가 하루 넘어가서 오늘이 5.18이군. 더 큰 비극들에 대해선 말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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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05-18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조차도 로쟈님답다는 느낌?
시인 김정환씨가 생각나기도 하는 시입니다. ^^

로쟈 2009-05-18 00:34   좋아요 0 | URL
김정환 시인은 훨씬 단단한 시들을 쓰시죠.^^;

드팀전 2009-05-18 0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서....좋아하는 노래에요. 그렇네요. 5월이 가기전에 사이먼앤 가펑클을 들어야겠어요.

로쟈 2009-05-18 13:40   좋아요 0 | URL
저도 얼마전에 갑자기 생각이 나서 사이먼 앤 가펑클을 한두 시간 들었습니다...

조선인 2009-05-18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일락과 아카시아가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꽃인 저로선, 공포시에요. =3=3=3

로쟈 2009-05-18 13:40   좋아요 0 | URL
'세상의 종말'이라고 했으니 묵시록적인 시이긴 합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05-19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년전엔가 에밀 그리피스가 중년이 된 베니 파레트의 아들을 만났어요.둘의 상봉순간...그리피스가 눈물이 그렁그렁하고 파레트 2세도 울먹울먹...눈시울이 뜨거워지는 장면이었습니다.
세상을 맨시니에 비유하셨군요.이쁘장한 얼굴인데 난타전을 두려워하지 않은 강타자였습니다.이태리 계에 이 성이 많지요.음악가 헨리 맨시니도 있구요.영화 좋아하시니 잘 알 거예요.

로쟈 2009-05-20 00:40   좋아요 0 | URL
맨시니를 잘 아시면 나이가 드러나시는 건데요.^^;

노이에자이트 2009-05-20 22:11   좋아요 0 | URL
하하하...에밀 그리피스는 50년대부터 활동했는데요.맨시니 쯤은...요즘은 UCC에 유명복서들 동영상이 다 나와요.연관되는 시합장면 따라가다 보면 다 알 수 있지요.30년대 복서들 시합장면도 가끔 열심히 연구합니다.
 

대한항공의 기내지인 모닝캄 5월호에 실은 글을 옮겨놓는다. 체코 출신의 작가 밀란 쿤데라에 관한 짦은 소개글이다(초고가 약간 축약됐다). 애초에는 '쿤데라와 프라하'에 초점을 맞춰달라는 주문이었지만 결과적으론 그의 '애매모호한 정체성'이 주제가 됐다. 이 글은 영문으로도 번역돼 있는데(물론 나의 번역은 아니다), 'Being Milan Kundera'가 그 타이틀이다.    

Morning Carm(09년 5월호) 체코의 망명작가, 밀란 쿤데라의 작품세계

“내게 있어 미래가 아무런 가치도 표상해주지 않는다면 나는 무엇에 집착해 있는 것인가? 신? 조국? 민족? 개인?” 스스로가 던진 이러한 질문에 체코의 망명작가 밀란 쿤데라는 이렇게 답한다. “내 답은 우스꽝스러운 만큼이나 진지한 것이다. 나는 세르반테스의 절하된 유산 말고는 그 어떤 것에도 집착해 있지 않다.” ‘세르반테스의 절하된 유산’이란 세르반테스 이후의 서구 근대 소설을 가리킨다. 바로 그 ‘소설’이 자신의 유일한 집착대상이라고 고백한다. 그렇다면 그는 ‘소설가’ 외에 다른 ‘소속’을 가지고 있지 않은 셈이다. 이런 소속감은 쿤데라의 문학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그에게 ‘조국’ 혹은 ‘국적’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쿤데라는 단편집 <우스꽝스러운 사랑>과 장편소설 <농담> 등을 1960년대에 발표하여 체코 작가로서 명성을 얻지만, 1975년 아내와 함께 프랑스로 망명한다. 체코 국적을 상실하지만 1981년 미테랑 정부 시절 프랑스 국적을 갖게 된다. 그렇다면 그는 ‘프랑스’ 작가인가? 사실 <불멸>(1990) 이후의 작품들은 체코어가 아닌 프랑스어로 써서 발표하고 있으므로 엄연히 ‘프랑스 작가’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대우는 좀 모호하다. 이 이중언어 작가는 1981년 이후부터 ‘프랑스인’이고 ‘프랑스어’ 작품을 발표하고 있지만 프랑스 서점에서 그의 소설은 ‘프랑스소설’이 아닌 ‘외국소설’로 분류된다고 한다. ‘동시대 프랑스 소설’이 아니라 ‘프랑스어로 표현된 외국소설’이라는 것이 프랑스 독자들의 판단이다. 반면, 체코에서 쿤데라는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지고 가장 많이 번역된 체코 출신 작가”로 소개된다. ‘체코 출신 작가’란 말에서 망명작가인 쿤데라와 체코 정부 간의 불편한 관계를 엿볼 수 있다.  

이렇듯 쿤데라는 체코 작가이기도 하지만 체코 작가가 아니고 프랑스 작가이지만 프랑스 작가가 아니다. ‘동유럽 작가’가 아닌 ‘중부 유럽 작가’를 자처하는 쿤데라는 ‘체코’라는 국명이 지시하는 정치적 정체성보다는 ‘보헤미아’라는 지역적 정체성을 더 선호한다.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에 의하면, 기원전에 살았던 켈트족이 프라하의 정착민들을 ‘보헤미아’라고 불렀다. ‘보헤미아인’이라는 또 다른 정체성은 거기에서 생겨났다. 소설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행위와 사건은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일어나지만, 그는 ‘체코슬로바키아’란 이름을 사용하지 않는다. ‘체코슬로바키아’는 1918년에서야 생겨난 말이며 1993년 체코와 슬로바키아, 두 국가로 분리됐으니 ‘체코’에 대한 그의 태도도 다르지 않다. 그것은 역사적 뿌리도 없고 아름답지도 않다는 것이 쿤데라의 생각이다. 대신에 그는 ‘보헤미아’를 인물들의 국적으로 사용한다. 쿤데라에게 프라하는 체코의 수도가 아니라 그 보헤미아의 수도다. 

   

밀란 쿤데라의 대표작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1984)은 프라하라는 도시의 운명을 바꾸어놓은 1968년의 ‘프라하의 봄’을 다룬다(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영화가 국내에는 <프라하의 봄>으로 소개되었다). 그는 한 정치적․역사적 사건이 어떻게 한 세대의 삶을 좌절과 파멸로 이끌었으며 개개인의 인생행로를 뒤바꾸어 놓았는가에 대한 소설적 명상을 시도한다. 소설의 주요 등장인물은 토마스, 테레사, 사비나, 그리고 프란츠다. 많은 여자와 자유분방한 관계를 갖던 이혼남 토마스는 어느 날 보헤미아의 한 작은 마을에서 카페의 여급 테레사를 만나며 그녀는 다시 프라하로 그를 찾아온다. 토마스는 자신의 애인인 사비나에게 부탁하여 테레사가 사진작가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두 사람은 결국 결혼까지 하게 된다.   

그러던 중에 터진 것이 ‘프라하의 봄’이라는 체코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고 이를 짓밟는 구 소련의 침공 사태가 벌어졌다. 토마스와 테레사는 스위스 취리히로 떠났고, 제네바로 간 사비나는 그곳에서 만난 프란츠와 잠시 사랑을 나누고 파리로 향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토마스의 끊임없는 바람기를 견디지 못한 테레사는 프라하로 돌아가고 그는 다시 그녀의 뒤를 따른다는 줄거리. 동시대 네 인물의 사랑과 성을 따라가면서 인간 존재의 의미를 성찰해나가는 작품은 토마스와 테레사가 시골에서 자동차 사고를 당하며 죽는 것으로 마무리되는데, 사실 이러한 마무리 자체가 제목에서 시사하는 ‘존재의 가벼움’을 한 번 더 강조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쿤데라는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에 대한 성찰로 작품을 시작하는데, 이는 모든 일들이 무한히 반복된다고 하는 ‘우스꽝스러운 신화’에 대한 분석이기도 하다. 쿤데라는 이 영원회귀 사상을 삶의 일회성에 대비하면서 한번 사라지면 두 번 다시 돌아오지 못할 인생의 의미에 대해서 되묻는다. 만약에 정말로 한번뿐이라면, 인생이란 하나의 그림자에 지나지 않으며 아무런 무게도 없고 처음부터 죽은 것이나 다를 바 없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것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다. 그러기에 인간은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역사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 불멸을 꿈꾸고 또다른 시도를 하지만, 이런 노력은 대부분 부질없고 우스꽝스러운 결과만을 낳았다.  

쿤데라에게 소설은 그렇듯 깃털처럼 가벼운, 바람에 날리는 먼지처럼 가벼운 인간 존재에 대한 성찰이며, 그 존재의 의미를 발견하고 탐구하는 형식이다. 너무도 가벼운 존재로서의 인간에게 신과, 조국, 민족은 너무도 무거운 존재이고 가치임을 그는 폭로한다. 쿤데라에게 삶의 자연스런 모습이란 어쩌면 세속의 관습이나 규율 따위에 구속되지 않는 자유분방한 삶, 바로 ‘보헤미안’의 삶일는지도 모른다.  

09. 0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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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7 2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18 0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18 19: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19 0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기분전환도 할 겸 오랜만에 동네극장에서 심야영화를 보기로 하고 정한 프로그램은 홍상수의 <잘 알지도 못하면서>다. 박찬욱의 <박쥐>도 상영중이지만 한편만 봐야 한다면 나로선 선택의 여지가 없다(여러 리뷰를 보건대 <박쥐>의 감상이 유쾌할 것 같지 않다). 두 시간쯤 남았는데, 마침 감독 인터뷰 기사가 있기에 '기념'으로 스크랩해놓는다. 인터뷰의 홍상수는 이젠 나도 잘 아는 홍상수이다. 아, 그의 취미는 처음 알았다. 그러고 보니 영어제목이 'Like You Know It All'이군...  

서울신문(09. 05. 16) 칸 영화제 초청받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홍상수 감독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홍길동이 아니다. 홍상수(49) 감독 이야기다. 그의 최근 동선은 누가 봐도 혀를 내두르게 한다. 이달 전주영화제(단편 ‘첩첩산중’)와 칸영화제(‘잘 알지도 못하면서’)가 부른 데 이어, 8월 열리는 로카르노영화제에서도 그를 심사위원으로 초청했다.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지만, 홍 감독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9번째 장편 ‘잘 알지도 못하면서’(14일 개봉)에 호평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작품은 영화감독인 구경남(김태우)이 제천과 제주를 방문하면서 겪는 일화를 담고 있다. 두 곳에서 차례로 여자를 만나지만, 오해와 과욕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만다. 홍 감독은 바쁜 와중에도 이메일 인터뷰에 흔쾌히 응했다.

→평소 영감을 얻는 곳은.

-남들이 보면 일상적인 상황인데, 나한테는 영화적으로 풀어나가면 내가 하고 싶었던 질문들을 그 구현과정에서 ‘저절로’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직감으로 들 때가 있다. 난 거기서 시작한다.

→작품이 더 편안하고 재미있어진다는 평에 “나이가 들어서”라고 했는데 혹시 세계관이나 작품관이 바뀌었나.

-항상 지향하는 곳은 밝은 곳, 힘찬 곳, 명료한 곳이었다(어떤 것을 명료하게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명료함까지 포함해서). 내가 겪은 것이 있고, 생긴 게 있어서 나의 경로가 있었던 것 같다. 처음 영화 시작했을 때 내가 가졌던 관심들과 지금의 것들이 달라진 것이 있다. 난 언제나 부분으로서만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를 따로 ‘관(觀)’으로서 얘기하면 과정에 대한 왜곡된 설명이 될 것이다. 영화가 나에겐 최선의 표현이라고 믿고 싶다.

→주인공 구경남에 혹시 본인의 모습도 투영이 됐나.

-모델이 있어야 작업을 하는 사람이지만, 모델과 최소한의 거리가 있어야 작업이 가능하다. 그래서 한 인물을 위해서 모델 여럿을 섞기도 하고, 모델 아닌 읽고 보고 들은 것들을 섞기도 한다. 구경남은 (퍼센티지는 모르겠고) 나와 김태우와 다른 언급 안 된 모델들과 내가 읽고 보고 들은 것들의 합이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에서 몇몇 인물의 경우, 연기가 어색한 것이 사실이다. 개의치 않는 건가, 특별한 느낌을 유도하기 위한 건가.

-내가 어떤 건 많이 꼼꼼하고, 어떤 건 조금 설렁설렁한다. 주어진 촬영 조건 속에서 더 중요한 것을 기준으로 오케이를 내면서 찍어간다. 그렇게 보였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난 ‘개인적으로’ 별로 걸리지 않았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는 이야기나 대사가 앞뒤에서 대구를 이루거나, 약간의 변형을 거쳐 반복된다. 이 기법을 통해 말하고자 한 것이 있나.

-삶이 일직선으로 나간다고 믿는 것도 대구·반복의 구조처럼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누군가의 눈에는 대구가 더 사실적인 삶의 구조일 수 있다. 입력된 해석의 틀이 너무 강해서 우린 삶의 현상을 맨눈으로 제대로 보지 못하고 죽는 경우가 허다하다. 부분으로 봐서는 같지만 둘을 놓고 보면 꼭 다른 점이 보이고, 너무 다른 것이라도 같이 놔두고 보면 꼭 같은 면이 발견된다. 우린 그런 부분의 발견을 통해서 입력된 틀의 허구를 운 좋게 확인할 수도 있다, 가끔.

→감독의 영화를 보면, 현실의 비루하고 약간은 추잡한 모습들이 그럴 듯하게 그려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 모습을 그리는 것은 ‘이런 것도 우리네 삶의 모습이다.’라고 인정하기 위함인가.

-표현대로 ‘비루하고 약간 추잡한 게’ 우리가 매일 사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비루하지 않고 추잡하지 않고, 귀엽고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순간들도 있지만…. 난 과장된 사고와 근거 없는 환상 때문에 삶이 불필요하게 더 힘들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사고 과장과 환상들을 끄집어내서 같이 보려 하는 맘이 있다. 그런 맘 때문인지 어떤 삶의 부분들이 다른 부분들보다 더 자주 선택되는 것 같다.

→여성 관객분들 중에 간혹 “홍상수 영화에 나오는 여자들은 다 한번 건드리면 쉽게 넘어오는 것으로 그려져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람도 있더라.

-그런 분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아는 어느 주체적이고 튼튼한 정신의 여자분은 내 영화를 아주 유쾌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사실이다. 둘은 뭘 다르게 보는 걸까. 한 분은 (어떤 이유나 목적의식으로) 그 여자 인물의 행동 액면가에 반응하는 것 같고, 한 분은 영화의 맥락과 태도에 감흥한 것 같다고 생각한다.

→홍 감독의 영화는 대개 현재 시점으로 진행된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방식을 특별히 싫어하는 이유가 있나.

-시간대가 늘어지면 시간 점프가 커지고, 그 사이를 설명 없이 건너가려면 (설명을 할 수는 없고) 뭔가 전형성에 많이 의존해야 해야 할 것 같다. 모른 척하고 그냥 건너갈 수도 있지만 그건 척하는 것 같고, 쿨한 척. 근접 시간대의 미세한 차이 속에서 뭔가를 얘기해야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하게 되는 것 같다.

→소위 특급 배우를 잘 기용하지 않는다. 캐스팅의 원칙이나 기준이 있다면.

-대강 이야기가 정해지면 배우들을 만나기 시작하는데, 그 배우란 사람 속에서 어떤 맥을 읽게 된다. 그 맥이란 게 그 사람을 ‘내 식으로 이해하는’ 어떤 기억 속의 인물의 환기같은 건데, 그걸 잡고 내가 미리 준비한 걸 섞으면서 과정을 시작한다. 



→취미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취미라고 부를 것은 없다. 첫 영화하고 상금 탄 돈으로 뭔가 사둬야겠다고 해서 피아노를 샀다. 제대로 배운 적은 없지만, 가끔 그걸 5분, 10분씩 치면 재미있다.

→감독의 연애관이 궁금하다.

-연애보다는 삶이 재미있다. 애인보다는 친구가 최고다.

→칸 영화제에 5번째로 가게 된 소감은.

-불러주니 가는 것이고, 내가 작업을 계속하는 데 도움되는 일이려니 생각하고 가는 게 크다.(강아연 기자) 

09. 05. 16. 

 

P.S. 영화는 예상보다 조금 길었지만 예상대로 아주 재미있었다(그런데 객석은 텅 비어 있었다. 한 10명쯤 같이 본 듯하다). 이 저예산 영화에 아마도 무보수로 출연했을 배우들의 연기도 모두 좋았다. 공형진, 유준상 등의 연기. 그러나 압권은 정유미였다. <사랑니> <가족의 탄생> 등의 영화에서 이미 본 배우이고 간간이 그녀의 연기에 대한 호평도 들었지만, 이렇게 놀라운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인 줄은 미처 몰랐다(스크린에서 보지 않았기 때문일까?). 좋아하는 배우가 한 명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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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9-05-17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족의 탄생에서 정유미씨가 무척 눈에 띄더군요. 그러고 나서 사랑니를 우연히 다시 봤는데 거기 있더라구요^^ 어떤 드라마에서 얼핏 봤을 때는 노다메 칸타빌레의 노다메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

로쟈 2009-05-17 14:49   좋아요 0 | URL
제가 일본 드라마는 안 봐서요.^^;

딸기 2009-05-17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유미라는 배우였군요. 고현정인줄 알았어요.

로쟈 2009-05-17 14:48   좋아요 0 | URL
아, 위쪽 사진은 고현정 맞습니다. 정유미는 좀더 작은 배역으로 나옵니다...

딸기 2009-05-18 23:42   좋아요 0 | URL
위에 쓰신 글에 여자가 두 명 나오잖아요. 위 사진에 남자랑 앉아있는 여자는 고현정인 거죠? 그럼 밑의 독사진은 누구인가요?

로쟈 2009-05-19 00:24   좋아요 0 | URL
독사진이 정유미예요...

노이에자이트 2009-05-17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현정 누나는 우리 고향사람(전남 화순에서 국민학교 2학년까지 다녔던가...여하튼)입니다.그 동네에 고씨 집성촌이 있지요.
정유미 누나는 우에노 주리 닮았다는 자명한 산책 님의 말씀인데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음...이 누나도 귀엽네요.
로쟈 님은 제시카를 알았고 저는 정유미를 알았네요.

로쟈 2009-05-17 22:34   좋아요 0 | URL
연기를 한번 보셔야 하는데요.^^

노이에자이트 2009-05-17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에노 주리도 귀여워요.검색 한번 해보세요.로쟈 님 고향에서 나온 이쁜 연예인은 누구인가요?

로쟈 2009-05-19 00:25   좋아요 0 | URL
글쎄요, 딱히...^^;

노이에자이트 2009-05-19 23:39   좋아요 0 | URL
광주 및 인근 전남 지역출신 이쁜 연예인 엄청나게 많은데...문근영,유빈,한지혜,구하라 등등...그 외에도 수두룩합니다.로쟈 님도 찾아보면 고향출신 연예인이 나올 거예요.

릴케 현상 2009-05-18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 우에노 주리라는 이름은 외워둬야겠네요...전 일드를 보는 방법도 몰라요. 만화의 이미지를 떠올려서 말씀드린 건데^^

Kir 2009-05-19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님도 정유미의 매력에 빠지셨군요^^ 이 친구 정말 매력적이예요. 요새도 검색하면 바로 볼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몇년 전에 <폴라로이드 작동법>이라고, 굉장히 호평받은 단편영화가 있었어요. 친구의 추천으로 봤다가 이 아가씨한테 반해버렸지요. 그 다음부터 영화 출연작은 다 챙겨보고 있는데, 이 영화는 아직입니다. 내리기 전에 빨리 봐야될텐데,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로쟈 2009-05-20 00:51   좋아요 0 | URL
네, 영화를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