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책'을 골라놓는다. 타이틀북은 인디고서원에서 엮은 <운명의 주인 영혼의 선장>(인디고서원, 2013)이다. '희망을 꿈꾸는 청소년들의 뜨거운 인문 토론의 기록'이 부제. "진실한 책읽기와 글쓰기를 통해 자기 삶의 '운명의 주인, 영혼의 선장'을 꿈꾸는 청소년들의 세상을 향한 정의로운 외침"을 담고 있다. 함께 읽고 토론한 책들의 수준이 높고 분야도 다양하다. 바라건대, 도시마다, 학교마다 이런 토론의 기록을 책으로 펴낼 수 있었으면 싶다. 내가 바라는 세상이다.  

 

 

두번째 책은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가구공단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의 삶을 기록한 <우린 잘 있어요, 마석>(클, 2013)이다. '마석가구공단 이주노동자 마을의 세밀한 관찰기'가 부제. 부제대로 "이 책은 한국 사회에 알려지지 않은 이주노동자 마을 사람들의 세밀한 일상을 1년 넘게 관찰한 기록이다. 노동과 생활의 공간에서 펼쳐지는 그들만의 독특한 희로애락을 풍부한 인터뷰와 사례들, 그리고 사진을 통해서 생생하게 전달한다. 또한 선주민인 한센인, 공장주, 주변 상인 등 이주노동자와 공생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한국 사람들의 이야기도 담았다."

 

 

이주노동자들의 삶에 대한 기록으로는 이란주의 <말해요, 찬드라>(삶창, 2003)와 <아빠, 제발 잡히지 마>(삶창, 2009)가 떠오른다. 마석은 사정이 좀 나은 편일까? '잘 있어요'란 말의 의미를 직접 확인해봐야 알 것 같다.

 

 

세번째 책은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의 진실'을 파헤친 유시민의 <노무현 김정일의 246분>(돌베개, 2013)이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에 대한 본격 해설서'로 "정부 여당과 권력기관, 언론에 의해 심하게 왜곡된 대화록의 진실을 명쾌하게 파헤친다." '대화록 독해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해설서인데, 문제는 그런 시민들이 이 책을 과연 읽을까 하는 점. 이미 진실을 짐작하고 있는 독자들이 주독자층이지 않을까. 기우이기를 바란다.  

 

네번째 책은 '대한민국 모든 시민들을 위한 탈핵 교과서'를 표방한 김익중의 <한국 탈핵>(한티재, 2013)이다.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은 추천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내 생각에 이것은 지금 이 사회가 가장 긴급히 필요로 하는 책이다. 후쿠시마라는 미증유의 파국적 사태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지금 일본산 수산물을 먹어야 하느냐 마느냐라는 지극히 표피적인 관심을 넘어서 이 묵시록적 사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진지하게 성찰해보는 지적·정신적 능력의 결여를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지적 불모 상황을 타개하고, 우리들 자신과 후손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탈핵사회를 진심으로 염원한다면, 우리들 모두가 김익중 교수의 이 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나는 이것이 그만한 가치를 충분히 지닌 책이라는 것을 의심치 않는다."

 

 

다섯번째 책은 10.26을 맞아 뻬놓을 수 없는 책으로 문영심의 '김재규 평전', <바람 없는 천지에 꽃이 피겠나>(시사인북, 2013)이다. "그동안 10.26과 관련한 책이 쏟아져 나왔지만 김재규와 10.26에 대해 철저하게 드러난 사실만을 바탕으로 인물과 사건을 재구성한 책은 없었다. 이 책은 강신옥, 안동일 등 김재규 변호사들이 34년간 고이 간직해온 자료와 기억, 가족의 증언, 김재규와 운명을 함께 한 박흥주, 박선호 등 5명의 충직한 부하들이 남긴 이야기들,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경기대학교 김재홍 교수가 어렵사리 입수한 <박정희 살해사건 비공개 진술>, 그 외 방대한 자료들의 토대 위에 있다." '27년간 텔레비전 다큐멘타리를 써왔으며 등단 소설가'이기도 한 저자의 공력은 주로 그 자료들을 하나로 꿰는 데 바쳐져 있다. 작년 10월에 나온 김성태의 <의사 김재규>(매직하우스, 2012)가 자료집 성격을 갖고 있다면, 이번에 나온 책은 내러티브가 좀더 강화됐다. 젊은 세대 독자들은 꽤나 놀랄 만한 사실들과 대면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영화 <그때 그 사람들>도 같이 참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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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주인 영혼의 선장- 희망을 꿈꾸는 청소년들의 뜨거운 인문 토론의 기록
인디고 서원 엮음 / 인디고서원 / 2013년 10월
15,000원 → 14,250원(5%할인) / 마일리지 430원(3%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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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린 잘 있어요, 마석- 마석가구공단 이주노동자 마을의 세밀한 관찰기
고영란.이영 지음, 성유숙 사진, 샬롬의집 기획 / 클 / 2013년 10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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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김정일의 246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의 진실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3년 10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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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탈핵- 대한민국 모든 시민들을 위한 탈핵 교과서, 2014 올해의 환경책 / 『한겨레』가 뽑은 '2013 올해의 책' / 『시사IN』선정 '2013 올해의 책'
김익중 지음 / 한티재 / 2013년 11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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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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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발견'은 알베르토 토스카노의 <광신>(후마니타스, 2013)이다. '어느 저주받은 개념의 계보학'이 부제. 이름에서 알 수 있지만 이탈리아 출신의 철학자이고 현재는 영국에서 활동중이다. 국내에도 몇권의 공저와 인터뷰를 통해 이름이 알려졌는데, <광신>은 첫번째 단독 저서다. 어떤 책인가.  

 

 

광신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칸트, 헤겔, 마르크스, 그리고 프로이트, 블로흐, 바디우를 관통하는 비판적·변증법적 계보를 재조명하고, 광신 개념이 겪은 어두운 모험들을 읽어 나간다. 그리고 이를 통해, 전체주의 대 자유주의, 회의 대 신념, 합리 대 광신 등으로 모든 논의를 단순화함으로써, 모든 대안과 가능성을 봉쇄해 온, 정치 종교 담론과 세속화 담론의 이면을 파헤친다.

 

매우 흥미로운 '모험'이 될 듯싶은데, 다른 한편으로 저자는 알랭 바디우의 영역자로도 유명하다.

 

 

 

소개에 따르면, "그는 바디우의 <세기>와 <세계의 논리> 등을 번역했으며, <광신> 이외의 주요 저서로는 <생산의 극장: 칸트와 들뢰즈 사이에서의 철학과 개체화>(2006)가 있다."

 

 

번역은 문화평론가로 활발히 활동중인 문강형준 씨가 맡았다. <혁명은 TV에 나오지 않는다>(이매지, 2012), <파국의 지형학>(자음과모음, 2011) 등의 저서와 <루이비통이 된 푸코?>(난장, 2012) 등의 역서를 갖고 있다. 저자와 역자가 모두 미덥다...

 

13.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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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의 기이한 사례>(창비, 2013)가 새로 번역돼 나왔다. 흔히 <지킬 박사와 하이드>로 알려진 작품. 통속소설로도 읽히지만 빅토리아 시대 영국사회에 대한 신랄한 고발도 담고 있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고전'으로 자리매김되는 이유. 너무도 오래 전에 청소년판으로 읽은 듯한데, '고전'으로도 다시 읽어보고 싶다. 몇가지 번역본을 모아놓는다(가장 많이 판매되는 판본은 푸른숲주니어에서 나온 <지킬박사와 하이드>이다).

 

이 소설은 선정적이고 엽기적인 추리소설이면서도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욕망과 윤리를 다룬 진지한 심리소설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는데, 1886년 1월에 출간된 직후 대중소설이라는 형식에도 불구하고 진지한 주제로 문학적 성과를 인정받은 한편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이후 이 작품은 끊임없이 드라마, 연극, 영화, 오페라로 각색되어 큰 인기를 얻어오고 있다. 이 작품은 얼핏 엽기적 소재를 다룬 대중적 공포소설로 이해될 수도 있으나 원작을 찬찬히 뜯어보면 인간 내면에 감추어진 선과 악에 대한 깊은 이해, 빅토리아 시대 영국의 도덕적 위선에 대한 고발 등 철학적인 주제와 당대의 사회윤리적 문제에 대한 진지한 대응을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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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기이한 사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송승철 옮김 / 창비 / 2013년 10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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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박사와 하이드 / 데이비드 모험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강혜숙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13년 1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6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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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이상한 사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남장현 옮김 / 부북스 / 2012년 9월
6,000원 → 5,400원(10%할인) / 마일리지 3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6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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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외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조영학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5월
11,800원 → 10,620원(10%할인) / 마일리지 59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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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은 보류중이지만 지난주에 나온 관심도서 가운데 하나는 E. A. 웨스터마크의 <인류혼인사>(세창출판사, 2013)다. 핀란드의 인류학자라고 하니까 저자가 생소한 건 당연한데, 그래도 상당한 업적을 세운 걸로 돼 있다.  

 

 

소개에 따르면, "약관 29세에 불후의 명작 <인류혼인사(The History of Human Marriage)> 제1판을 펴내 진화주의적 인류학자의 일원이 되었으며, 이후 헬싱키대학의 사회학교수(1890~1906), 아보아카데미의 도덕철학교수(1906~1918), 철학교수(1918~1930), 런던대학의 사회학교수(1907~1930)로 재직하면서 많은 논문을 쓰고 귀중한 저서를 남겼다. 그가 원시난교.집단혼의 논쟁에서 그 실질적 보급의 한계성을 지적하고 혼인에서의 '생물학적 조건'을 근거로 원시일부일처제를 주창한 것은 남다른 예지적 연구의 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원시일부일처제'를 주장했다는 게 핵심인 듯한데, 원저는 상당히 반대한 걸로 돼 있어서 번역의 대본이 무엇인지, 얼만큼 번역된 것인지 궁금하다.

 

 

웨스터마크 관련서를 찾아보다가 구입한 게 <침팬지 폴리틱스>(바다출판사, 2004)의 저자 프란스 드발의 <원숭이와 초밥요리사>(수희재, 2005)다. 두 권 현재는 절판된 듯한데(<원숭이와 초밥요리사>도 중고로 구했다), 저자는 저명한 영장류 학자. <원숭이와 초밥요리사>의 마지막 장이 '인간의 선성을 둘러싼 2천 년간의 논쟁'을 다루고 있는데, 그중 한 절이 '웨스터마크, 프로이트를 격파하다'이다. 웨스터마크의 프로이트 비판을 다룬 듯해 관심을 갖게 됐다.

 

 

분류하자면 <침팬지 폴리틱스>와 <원숭이와 초밥요리사>는 '사라진 책들'이 되는데, 그렇게 그냥 치워버리기엔 아쉽다. 새롭게 관심을 갖게 될 독자들을 위해서라도 좀더 버텨주길 바란다...

 

13. 10. 23.

 

 

P.S. 혼인과 반대되는 주제가 독신인데, 어제 관심을 갖게 된 책은 장 클로드 볼로뉴의 <독신의 수난사>(이마고, 2006)다. 다행히 아직 절판되지 않은 책이고, 같은 저자의 <키스>(살림, 2000)까지 뒤늦게 장바구니에 넣었다. <수치심의 역사>(에디터, 2008)가 가장 나중에 나온 책인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이건 절판됐다. 소장하고는 있는 책인지만 역시나 어디에 두었는지는 알 수 없는 책인지라 부재가 아쉽다. 책이 오랫동안 읽히는 건 결코 수치스러운 게 아닐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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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알고 있기에 '발견'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주의 서프라이즈'이면서 '이주의 과학서'에 해당하는 책은 조지 윌리엄스의 <적응과 자연선택>(나남, 2013)이다.

 

 

 

진화생물학의 고전으로 개인적으론 수년 전에 원서까지 구해놨던 책. <이기적 유전자>를 쓴 도킨스조차도 이렇게 경의를 표한 바 있다. "내가 쓴 <이기적 유전자>의 핵심은 조지 윌리엄스의 <적응과 자연선택>에 나오는 두어 단락 안에 다 들어 있다. 윌리엄스의 이 책은 진화 이론이 발전하는 데 거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를 깊이 존경한다." 소개는 이렇다.

 

 

워낙 여러 과학책에서 이 책이 언급되기에 국내 독자들에게도 그 묵직한 존재감은 잘 알려져 있었던 책, 조지 윌리엄스의 <적응과 자연선택>이 진화심리학자 전중환 교수(경희대)에 의해 우리말로 번역되었다. 왜 이 책이 그토록 중요한가? 이 책은 유전자의 눈 관점(gene’s eye view), 즉 복잡한 적응은 오직 유전자의 이득을 위해 진화했다는 새로운 시각을 제안함으로써, 현대 생물학에 우뚝 솟은 고전이 되었기 때문이다. 윌리엄스가 펼친 논제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적응은 우연히 발생한 이로운 효과가 아니라 과거의 환경에서 적합도를 높이게끔 자연 선택에 의해 설계된 증거를 통해서만 판별됨을 강조하였다. 둘째, 저자는 적응이 집단이나 군집, 생태계가 아니라 오직 유전자의 이득을 위해 진화함을 입증함으로써 당시 유행하던 집단 선택설에 종지부를 찍었다.

조지 윌리엄스는 몇달 전 <사회생물학의 승리>(동아시아, 2013)를 읽다가 다시금 상기하게 돼 관련서를 (다시) 구하기도 했는데, 이렇듯 불시에 그의 대표작과 만나게 돼 반갑다. 게다가 진화심리학을 전공한 전중환 교수의 번역이라 더욱 신뢰가 간다. 진화생물학 서가의 빈틈 하나가 채워졌다...

 

13.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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